다시 1차 도면


1층 ⓒ땅콩집

작년에 한참 집을 짓겠다고 설계를 하다가 건축허가가 예정대로 나지 않아 설계를 보류했었다. 된다된다 하던 건축허가는 결국 해를 넘겼고 얼마 전 조건부로 건축허가가 난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설계를 시작하기로 했다. 상황은 작년과 비슷. 장마가 끝나고 착공을 해야하는데 이번엔 10월경까지 완공을 해야하니 더 어렵게 되었다. 설계 담당이 바뀌어 처음 설계를 시작하면서 말씀드렸던 내용을 정리하여 다시 보내드렸고 "다시" 1차 도면을 받았다.

예전 도면에서는 데크가 일부분만 깔려 있던 것을 집 폭에 맞추어 전체적으로 깔기로 했다. 여기까진 문제 없고. 움푹 들어가 있던 현관을 위에 처마를 달고 집 앞벽에 일치시켜(문 여는 방향도 동선을 고려하여 반대로 변경) 현관 공간이 넓어졌다. 근데 내 의도와 달리 현관문 위에만 처마가 달려 있다. 얼마전 77호 집에 구경을 갔었는데 형식적으로 달린 처마는 비가 올 때 무용지물일 것 같아 데크 전체에 처마를 씌우려고 했는데 전달이 잘못 된 듯. 수정해야 할 것 같다. 넓어진 현관 공간에 붙박이장이 그만큼 늘어났는데 너무 깊은 것 같기도 하고. 이건 조금 더 생각해봐야.

1층 화장실은 샤워부스와 욕조를 같이 설치해달라 했더니 반영이 되어 있지 않아 이번에 다시 요청하였다. 2층 화장실과 배치도 다르고 문도 미닫이, 여닫이로 제각각이어서 그 점을 수정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미닫이 문의 방음 및 방수 문제는 어떠한지 물어봤는데 답변이 없네? 문은 미닫이로 통일되었고, 배치가 다른 것은 욕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일단 패스.

오븐과 밥솥을 놓는 공간이 어정쩡해서 이것을 없애면서 다용도실을 조금 넓히고 수전을 넣어달라(50호를 참조) 요청했더니 김치 냉장고가 다용도실로 들어가버렸다. 들어간 것 자체는 상관이 없는데 미닫이 문 폭이 애매하다. 미닫이 문은 여닫이 문보다 폭이 좁아서 세탁기라든지 김치 냉장고가 들어가기 애매해지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문이 들어가는 벽에 경사가 있어 자칫하면 김치 냉장고 문이 걸릴 소지도 있다. 이것은 다시 검토해달라고 해야겠네.



2층 ⓒ땅콩집

2층은 부부침실을 옮기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전에는 맨 왼쪽 방이 부부침실이고 드레스룸이 부부침실에 딸려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부부침실과 화장실이 너무 멀다는 말씀을 하셔서 부부침실 위치를 맨 오른쪽 방으로 옮겼다. 옮기고 보니 부부침실엔 붙박이장이 딸려 있어 드레스룸은 가족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입구를 복도쪽으로 변경하였다. 수납 공간이 조금 줄어들긴 하는데 그 정도는 감수할만한 수준이라고 생각. 문은 공간 활용을 생각하여 미닫이 문으로. 아울러 서재(이현욱 소장님이 서재로 정해버린 사실상 방으로 쓸 공간)가 너무 오픈되어 있는 느낌이라 2장 짜리 미닫이 문을 1장 짜리로 변경하였다. 근데 그래놓고 보니 다른 문들은 모두 미닫이 문인데 왼쪽 방과 오른쪽 방만 여닫이 문이다. 이것도 미닫이 문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도어 포켓은? 왼쪽 방 도어 포켓은 드레스룸의 벽을 이용하면 될 것 같고, 오른쪽 방 도어 포켓은 서재의 미닫이 문 위치를 잘 조정하면 서재 벽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을 미닫이 문으로 모두 통일하는 것 까진 좋은데 가운데 방은 양쪽 방 사이에 끼어 있어 창문을 한 면에만 낼 수 있다. 이러면 통풍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복도 쪽 벽에 창을 내려고 해도 도어 포켓이 있어 힘들다. 미닫이 문에 통풍을 위한 창을 내야 할까? 선박의 선실 문에는 창은 아니고 개폐가 가능한 환기용 구멍이 있는데 이런 것이 주택용 문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울러 개방감(+환기)을 주기 위해 2층의 계단 벽은 트는 것이 좋을 듯. 수직 부재를 이용하되 아이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촘촘하게 한다든지 하면? 일단 2층은 이 정도로.



3층 ⓒ땅콩집

기존에 수납장으로 되어 있던 부분은 경사를 고려하면 수납장으로 쓰기 힘들다고 판단하여 책꽂이로 바꾸고, 다락을 둘로 나누는 벽에 책꽂이를 추가하였다. 몇 집을 돌아보니 다락방이 상당히 더운 편이다. 처마와 용마루에 벤트를 설치하였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설치하였다고 하더라도 천정이 막혀 있어 더운 공기가 벤트로 나갈 통로가 없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메일을 보내면서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담당자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 말씀드렸는데 답이 없다(뭐야). 아울러 계약서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김주원 소장님이 맡아주시기로 한 인테리어 설계가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을 부탁드렸는데 답이 없다. 이 무렵 김주원 소장님이 인테리어 담당으로 땅콩집에 합류하기로 하였다는 글을 올리셔서 답변은 그것으로 갈음하기로.

아울러 예전에 설계를 시작하면서 이현욱 소장님께 말씀드렸던 몇 가지 내용에 대한 답변이 있었다.

마당에 잔디도 깔고 나무도 심으려면 수도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동파 우려는 없는지? 외부 수전 설치는 가능하며 동파 우려가 있으므로 물을 살짝 틀어놓는다든지 열선을 시공하여 밤에만 가동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에어컨을 나중에 설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리 배관이 빠져나갈 구멍을 뚫고 마개로 막아두는 것이 가능한지? 완공 후에 배관용 구멍을 뚫으면 외관상 좋지 않던데? 에어컨 배관을 모아 기성품 박스로 벽면에 매립해둘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방마다 인터넷, TV 동축 케이블 라인을 미리 깔아두고 싶은데 케이블 TV를 나중에 설치하려면 벽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중에 구멍을 뚫으면 역시 외관상 좋지 않으므로 단자함 같은 것을 설치하여 깔끔하게 하고 싶다. 아울러 모든 콘센트는 대기 전력 차단 콘센트로 하고 싶은데 가능한가? 단자함 설치는 가능하며 콘센트는 시공사와 상의하여 선정할 수 있다는 답변.

마당에 있는 데크 바닥에 문을 설치하여 수납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가? 수납 공간을 넣기 위해서는 데크가 바닥에서 50cm 이상 떠 있어야 하는데 기초가 높아지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므로 별도의 상자를 구매하여 마당에 두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 데크가 낮더라도 수납 공간으로 사용할 곳은 바닥을 파서 상자를 매립하면 가능할 것 같은데 너무 쉽게 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할 수 있는 생각을 설계하는 분이 못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너무 상식적인 답변이라 살짝 실망이다. 그런 답변을 들으려고 설계비를 지불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건축주가 요청하는 것은 되도록 하려는 방향으로 가야지 하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곤란하다.

이런저런


땅콩집 카페가 리뉴얼 되었다. ⓒ땅콩집

기나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가 싶더니 요즘 날씨는 여름 날씨다. 진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되어버린건가? ㅋ 매일 같이 들락거리던 땅콩집 카페가 5월 16일을 기점으로 전격 리뉴얼에 들어갔다(날짜하고는). 전면 실명제 실시까지는 좋다만 회원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았고, 개편 이후에도 땅콩집 홍보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에는 댓글을 달 수 없게 되었다. 자유로운 의견 교환은 물건너 가버린 느낌. MB식의 일방통행 소통을 보는 것 같아 좀 갑갑하다. 덤으로 개편 이후 한동안 등업해달라는 글 말고는 다른 글은 올라오지도 않았다. 대자동과 동탄 사태(?) 때문에 한동안 카페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그것이 개편의 이유인지? 개편하고나니 동탄 관련 글은 올라오지 않는데 좋은 방향으로 해결을 보느라 그런건지 그나마 있던 정도 떨어져서 그런건지 모르겠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해가 바뀌도록 건축 허가 관련해서는 변한 것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이리저리 찾다보니 몇 가지 소식이 눈에 들어왔다.


1. 호수지구 주택 허가 불허 마찰

울산 북구 호계동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호수지구에 대해 북구청이 단독주택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아 조합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구청 "당초 설계 무시해 우수기 수해 우려 높아"
조합 "현장 실정 적합한 맞춤형 시공으로 변경 "


 7일 북구청에 따르면, 호수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조합이 당초 실시설계와 달리 도시기반시설을 완공한데 대해 북구청은 지난 2010년 11월 단독주택 건축 불허가 통보를 조합에 보냈다. 이에 조합 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지난해 10월 재차 건축 불허 통보문을 발송했다.

# "2007년에는 현재보다 더 열악"
문제의 도시기반시설은 우수관, 가로등, 보차도 경계석 등으로 이들 시설은 현재 당초 설계계획과는 다르게 완공된 상태다. 북구는 통보문에서 설계와 달리 우수관을 설비하면 우수기에 수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재시공을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도시기반시설 미완공으로 간주해 건축허가 내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조합 측은 지난달 26일 북구청을 방문, 환경에 맞는 시공을 해야 하는 만큼 설계를 현장 맞춤식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합 측은 또 지난 2007년에는 현재보다 기반시설이 미흡하고 공정이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건설사업을 승인했는데, 단독주택 건축은 왜 내주지 않느냐며 차별적 법규 적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북구는 조합이 설계를 변경해 설치한 도시기반시설에 대해 전문업체에 용역을 맡겨 수리계산(우수관이 어느 정도 물을 수용할 수 있는지 계산하는 것)상 문제가 없으면 단독주택 건축허가를 내줄 방침이다.

# "수리계산후 적정하면 허가"
구청 관계자는 "조합이 지난 3일 북구에 조치계획서를 제출한 만큼 이를 수용해 최대한 조합에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며 "그러나 우수관의 수리계산이 적정하게 나오지 않으면 건축허가는 내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합은 북구의 인구 유입률을 고려해 공동주택을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변경, 총 856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를 오는 3월~5월 중 분양할 계획이다. 현재 호수지구 도시개발사업의 공정률은 62%다.   김은혜기자 ryusori3@

이놈의 조합은 수상한 구석이 너무 많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홈페이지나 카페 하나 없고(시끄럽고 귀찮아서 안만들었다니 그게 할 소리냐? 그럼 사람들 불평불만이 없게 제대로 일을 하든가.) 모든 일처리는 조합 사무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하고 있다. 도면 하나 얻어보려고 해도 조합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야만 한다.

쉬쉬하면서 일을 하더라니 결국에는 구청에 신고하고 허가를 받은 설계와 동떨어진 시공을 하여 건축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청 입장에서는 당연한 얘기다. 원래 허가받은 도면대로 시공이 되어 있지 않은데 어떻게 허가를 내준단 말인가? 환경에 맞는 시공을 하기 위해 현장 맞춤식으로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궤변이다. 애시당초 환경에 맞도록 설계를 했어야 하지 않나? 마음대로 설계와 다른 시공을 해놓고 그것을 조합원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건축 허가가 나지 않아 많은 조합원들이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이다. 도대체 설계와 달라야 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2. 일성아파트? 1군 건설사?


일성아파트? ⓒ(주) 전인CM

처음 이 그림을 보고 여기가 어딘가 한참을 생각했다. 길이 저런 식으로 나 있지 않은데? 뒤에 보이는 아파트는 또 뭐지?



여기구나. ㄷㄷㄷ

조합에서 처음 들을 때는 1군 업체라고 하더니 일성아파트? 2011년 도급순위/시공능력 무려 77위에 빛나는 일성건설이라는 곳이 있긴 하다만 어디까지가 1군인건데? 그림에서 뒤쪽에 아스라이 보이는 아파트는 맞은 편에 생길 아파트 단지인데 1군 업체는 여기 들어오는건가? 물론 그럴리 없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ㅋㅋㅋ 나야 아파트에 살 것이 아니니 큰 상관은 없지만서도 요즘 건설회사가 어렵다던데 이상한 회사가 들어와서 공사하다 부도라도 나면 오랫동안 흉물로 남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ㅡㅅ-


3. 뜬금없이 날아든 각서


조합에서 뭔가를 받아보긴 처음이다.

뜯어보니 웬 각서가 들어 있다. 잘 읽어보니 드디어(?) 구청에서 건축 허가가 난단다. 근데 각서는? 구청에서 건축 허가를 받으려면 조합에 토지 사용 승낙을 먼저 받아야 한다. 토지 사용 승낙을 받으려면 자기 땅에 물린 보차도 경계석을 자비를 들여 교체해야 한단다. 이게 뭔 개소리야. ㅡㅅ-

구청에 허가를 받을 때는 화강암 경계석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실제 시공은 콘크리트 경계석으로 했단다. 이게 무슨 환경에 맞는 시공이야? 돈 띵겨 먹은거지. 누굴 호구로 알아? 여튼 이걸 나중에 조합에서 시정할 계획인데 '본인이 급해서' 먼저 건축을 하고 싶으면 자비를 들여 교체를 하겠다는 각서를 쓰라는거다. 본인이 급해서 하는거니 자비를 들여 해라? 지들이 돈 띵겨 먹어 놓고 왜 그걸 내 돈으로 메꾸라고? 얼핏 계산해보니 11개 정도 교체해야 하는데 그걸 꼴랑 11개만 팔아? 그렇게는 안파니까 나중에 일괄 구매해서 갈아주마 하면서 단가를 뻥튀기 해서 거기서 또 띵겨 먹을 심산인 것 같다. 자비를 들인다는 각서를 받는 것을 보니 그림이 딱 나오네. 이것들이 누굴 호구로 알고.

그래요 나 호구에요. 집을 빨리 지어야 할 사정이 생겨서 각서를 써야겠다능. ㅡㅅ-

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었냐고?

누가 빨갱이라고? 장난하냐? ㅋㅋㅋㅋㅋㅋㅋ ⓒ네이버

FTA, 비정규직, 4대강, 민간인 사찰... 참 살맛나는 세상이다 그죠? 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었는가 남탓할 것 없다. 투표하지 않은 45.7% 당신들 덕분입니다. 쌩유베리캄사.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비정규직이 하고 싶다면야 ⓒ네이버

평생들 하시라. 나는 (지금은) 정규직이니까 상관없다.

100호 울산 오픈하우스

100호 울산 전경

얼마 전 카페에 100호 울산 준공 소식이 올라왔다. 다른 곳이 아닌 울산에 생기는 첫 땅콩집이고 작년에 대학원 다니면서 여유 시간이 많아 오며가며 집 짓는 과정을 지켜본터라 특별한 의미가 있는 집이라 꼭 구경을 가보고 싶었다. 임군님과 박양님께 괜찮은 시간에 구경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그러라고 하셔서 오늘 오전에 찾아뵙게 되었다. 선물을 무엇을 준비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마당이 있는 집이니 꽃 나무를 하나 심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소담스레 피어 있는 일본산 철쭉 화분을 하나 사들고 성안동을 찾았다. 카페 보경이님과 아이엠님 내외분이 먼저 와 계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집구경을 시작. ㅎㅎ

 

언제나 그렇듯이 1층 평면도부터. ㅎㅎ ⓒ광장건축

이 집은 층당 12.8평의 국민주택 규모로 MBC 집드림에 나왔던 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데크 1.5m까지는 연면적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하고 봐야 할 듯.

 

12.8평이라도 거실은 전혀 좁지 않다.

1층은 거실과 주방으로만 사용하고 2층은 침실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12.8평이라고 해도 거실과 주방은 20평대 아파트와 비슷하거나 조금 넓은 수준이다. 탁자는 인테리어팀에서 자작나무를 사용하여 만들어주셨다. 기성품은 알맞은 크기가 없고, 원하는 크기로 공방에 주문하면 너무 비싸다. 집을 지으면서 인테리어팀에 부탁하면 재료비와 공임을 지불하더라도 원하는 사이즈로 공방에 주문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가구들을 장만할 수 있다. 카메라를 보시는 분이 집주인 임군님. 완전 훈남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

 

여자분들이 궁금해하실 주방

주방 가구는 안산에서 내려와 해주셨다. 양산에 있는 76호와 77호도 같은 분이 하신 걸로 들었음. 한샘에 납품도 하시는 분이니 실력은 더 물어볼 것도 없고. 메이커 딱지 하나 붙었나 아닌가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아일랜드 테이블의 싱크는 물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가림막을 설치할 예정이다. 천정에 있는 들보는 하중과 상관없이 장식을 위하여 사용하고 노출시켜 두신 것이다. 목재 9겹을 겹쳐 접착하여 만든 공학목재로 가격이 좀 센 편이다. ㅎㅎ

 

주방 창문. 이쁜 컵 두 개를 놓아두는 센스. ㅎㅎ

창문은 발주 후 받아보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사 들어가기 전에 미리 창호 도면을 보고 주문을 넣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설계된 창문의 생산이 가능한지 아닌지도 미리 확인하는 것도 필수. 이 창은 처음에 폭 600mm로 설계되었으나 800mm 이상만 생산할 수 있다고 하여 창의 크기를 키웠다.

앞서 거실 사진으로는 잘 알 수 없지만 벽과 천정이 만나는 곳은 마이너스 몰딩으로 되어 있으며 창문의 걸레받이 또한 벽에서 약간 돌출되어 있다. 이런 디테일은 김주원 소장님 스타일인데 시공사가 같다보니 양산 76호, 77호에서 먼저 적용된 디테일이 100호 울산에도 동일하게 사용되었다.

 

다용도실

12.8평이다보니 다용도실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다. 일반적인 문 크기로는 들어갈 수가 없는 김치 냉장고와 드럼 세탁기가 들어가 있다. 비밀은 다용도실에 사용된 문. 아파트 거실 등에 중문으로 사용하는 3단 짜리 문인데 미닫이 문이지만 3단이 모두 연결되어 있어 하나만 밀어서 열어도 나머지가 같이 움직여 넓게 열린다. 소리도 별로 안나고 부드럽게 열리는 것이 마음에 든다.

 

1층 화장실

바닥 타일은 자갈이 우둘투둘 튀어나온 것 같은 질감이다. 물기가 있어도 미끄러지지 않는다고. 세탁기(탈수기?)가 놓여 있는 바닥을 살짝 올려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화장실에 배수를 위하여 구배를 두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배수를 위하여 구배를 둔 바닥은 통이 회전하여 세탁 및 탈수를 하는 세탁기의 특성 때문에 생각지 않은 진동이 생길 수 있다.

 

2층 평면도 ⓒ광장건축

2층에는 침실 2개와 욕실, 드레스룸이 하나씩 있다.

 

넓은 방은 지우방. ㅎㅎ

책상과 의자는 역시 인테리어팀 작품. 지우랑 태양이(저기 나머지 한 명은 뉴규?)는 계단이 있는 집도 너무 신나고, 손님들이 오니 더 신나는 모양이다. 구경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면서 쉴새 없이 뛰어다니고 논다. 생각보다 계단이 높은 편인데도 열심히 기어 오르고, 기어 내려가는데도 전혀 지장이 없다. 어쩌면 계단은 어른들한테 더 위험한 걸지도.

 

지우방의 다른 한 쪽

지우야. 니 방이 내 방보다 넓다. 알간? ㅋㅋㅋㅋㅋㅋㅋ

 

부부침실

 

우리 집 좋죠? ㅎㅎ

집도 부럽지만 이쁜 딸이 더 부럽다. 나는야 과년한 노총각일 뿐이고. ㅋㅋㅋㅋㅋㅋㅋ

 

부부침실에 딸린 드레스룸

문은 중국 장인의 손길로 한땀한땀 인테리어팀 사장님 솜씨다. 통풍을 고려하여 정성들여 만드셨으나 청소할 때는 먼지 때문에 아무래도 번거로운 것도 사실. 문이 열리면서 벽을 때리지 않도록 끝이 고무로 된 받침을 달아놓은 것도 체크 포인트.

 

문을 열면 짜자잔~

붙박이 장이 들어가 있어 조금 답답한 느낌도 있는데 원래 행거로 하려다가 먼지를 생각해서 붙박이장으로 하셨다고. 일장일단이 있을 듯 하다. 방마다 있는 붙박이장은 주방가구 사장님 솜씨.

 

2층 화장실

바닥 타일 재질은 1층과 같다. 원래 변기와 샤워기 사이에 유리로 된 칸막이가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깨질 수도 있어 안 넣으셨다고. 비데 콘센트 위치가 물이 닿는 쪽에 있어 조금 아쉽긴 한데 콘센트가 방수 재질이라 큰 상관은 없을 듯.

 

2층 화장실 문 안쪽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3층 평면도 ⓒ광장건축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계단은 요런 느낌?

등이 괜찮네요? ㅎㅎ

 

미혼 동지들 염장 한 번 질러주시고. ㅎㅎ

계단은 심심할수도 있는 공간이지만 꾸미기 나름.

 

루바로 마감한 다락 천정과 천창

천창은 백만원짜리. 그리 크지도 않드만 비싸다. ㅜㅜ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능. 천정 루바는 따로 칠을 하지 않았고 올라가면 그윽한 나무 냄새가 향기롭게 퍼진다.

 

다락 높이가 시원하게 잘 나왔다.

공사 도중에 왔을 때는 마감이 안돼서 높은 줄 알았는데 마감이 끝난 후에도 상당히 높다. 물론 주변은 낮지만. 루저인 이 몸도 허리 펴고 당당하게 서 있을 수 있다는. ㅋㅋㅋㅋㅋㅋㅋ

 

사모님 저런~

접촉 사고네요. 보험 부르셔야겠어요. ㅎㅎ

 

다락은 역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뭘 보고 있니? ㅎㅎ

뉘집 딸인지 부모님을 닮아 아주 미인이로세. 또래 머스마들이여. 나중에 눈물 흘릴 준비들 하시라. ㅎㅎ

 

행복한 가족의 모습(롱다리는 서비스로 ㅋ)

왜 집을 짓는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도 아니고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 짓는 집이다. 아파트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아파트에 살면 그만이고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마당이 있는 집에 살면 된다. 집이 넓고 좁고는 중요하지 않다. 집을 다 구경하고 거실에 앉아 우리끼리 왜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은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요즘 카페 분위기가 많이 뒤숭숭하다. 나름 카페 활동을 열심히 한 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좋지 않아 카페 방문이 조금 뜸하기도 했다. 행복하기 위해 짓는 집인데 힘들어하는 분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내가 집을 짓겠다고 나선 것이 과연 잘하고 있는 일인지 생각이 많았다. 집을 구경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임군님과 박양님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고, 지우가 너무 신나게 뛰어 노는 모습도 보기가 좋아 그래도 집을 짓는 것이 잘하는 일이라는 확신과 용기를 얻었다. 모쪼록 힘들어하는 분들의 일이 원만하게 잘 해결되어 모두가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시작은 내가 먼저 했지만 토지 허가 문제로 진행이 많이 늦어지고 있어 지우네가 먼저 울산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많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늦어진 덕분에(?) 오늘 집을 구경하면서 궁금한 점도 많이 물어볼 수 있었고, 임군님이 이것저것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셔서 구경도 잘 하고 힌트도 많이 얻었다. 이것도 인연이라면 큰 인연인데 앞으로도 행복하시고 친하게 지내요 우리. 행복한 집 구경 잘 하고 왔습니다. 많이 부럽고 또 고마워요. 다음에 또 만나요. ㅎㅎ

전통이 살아 숨쉬는 안동 여행

안동 관광 지도 ⓒ안동시청

봄이 오니 꽃구경하러 순매원에 갈까 했는데 이번 겨울이 너무 추워 꽃 소식은 아직이라 하여 어딜 갈까 하다가 안동에 가보기로 했다. 근처 예천은 두 세번 갔었는데 안동은 처음이네. ㅎㅎ

 

안동도 식후경

8시에 출발하여 안동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30분 정도. 안동에 왔으니 안동찜닭을 맛봐야 하지 않겠는가? 점심을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아침도 일찍 먹었고, 시간이 더 지나면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가 없을 듯 하여 점심을 미리 해결하고 돌아보기로 하였다. 1박 2일에 나와 유명해진 현대찜닭에 가서 공기밥과 함께 찜닭 한 마리를 뚝딱... 할랬는데 양이 많아 조금 남겼다. ㅎㅎ

 

고산정 앞 풍경

고산정이 좋다고 하여 가보려고 하니 거리가 만만치 않다. 하회마을 탈춤 공연이 2시부터라고 하니 2시간 반 정도 남았는데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여 고산정에 먼저 가보기로. 가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거리가 더 멀다. 그러나 경치는 일품! ㅎㅎ

 

날씨가 너무 좋다.

날씨는 너무 좋았으나 바람이 겁나 불었다는거. ㅡㅅ- 고산정을 풀어 말하면 외로운 산의 정자. 사방에 산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어 조선시대 변변한 이동 수단도 없던 그 시절에 이 깊은 산속까지 들어와 집을 지으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한 곳에서 공부를 하려 이 외딴 곳에 집을 지었다는데 멋진 풍경을 보니 물놀이 하기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ㄷㄷㄷ

여기까지 와서 고산정만 보고 가기엔 아쉬운 생각이 들어 근처에 있는 농암종택에 가보기로 했다. 어부가로 유명한 농암 이현보의 종택이라고 하는데 첩첩산중에 있다고 생각하기 힘든 멋진 저택이었지만 숙박을 위해 빌려주는 방이 많아 자세히 들여다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잠깐 둘러보고 나오면서 가는 길에는 도산서원에 들러보기로.

 

퇴계 이황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도산서원

도산서원에 가려다가 잘못하여 퇴계종택에 가게 되었다. 농암종택에 비하면 규모가 조금 작고 소박한 맛이 있었으나 역시 가정집 겸 숙박을 위해 빌려주는 용도라서 한 번 둘러만 보고 다시 도산서원으로 왔다.

도산서원 주차요금은 2천원. 입장료 성인 1명당 2천원. 매표소에서 도산서원으로 오는 길 옆으로 줄줄이 늘어선 나무와 흐르는 강이 인상적이다. 날씨가 추워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아 호젓한 분위기를 느끼기 좋았다.

 

도산서당

퇴계 이황이 직접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으로 도산서원에 있는 건물 중 가장 오래 되었다고. 직접 설계한 건물이라고 하니 옛날 사람들은 한자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집도 직접 설계할만큼 박학다식했구나 싶다.

 

도산서원 현판이 멋드러진 전교당

원장실과 강당으로 구성된 본채라고 보면 되겠다. 현판 글씨가 멋지다 싶었는데 명필 한석봉의 글씨라고. ㄷㄷㄷ

 

도산서원을 나서면서

나가는 길에 오른편에 있는 옥진각에 들러 퇴계 선생이 생전 쓰시던 유물들을 모아둔 전시관을 구경하였다.

 

시사단

도산서원 건너편에 있는 시사단. 자그마한 건물이 하나 있는데 무슨 건물이길래 저렇게 만들어놓았나 했더니 옛날에 과거 시험을 치던 곳인데 안동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되지 않도록 10미터 축대를 세우고 그 위에 옮겨 지었단다. 돌아가는 물굽이가 참 멋지구만. 예천의 회룡포도 물굽이로 유명하지만 근처 안동에도 물굽이가 돌아가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나중에 가볼 하회마을도 물굽이가 마을을 돌아나가는 형태로 되어 있으며 하회라는 이름도 거기에서 연유되었다.

 

하회마을 전경

한참을 운전하여 하회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경. 탈춤 공연은 물건너 갔지만 이런 날씨에 야외 공연을 구경하는 것도 곤욕이었을거라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마을 구경하러. 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주차장에 주차하고 보니 온통 음식점 뿐이라 어디로 가야 하나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매표소 표지판을 발견하여 표를 사러 갔다. 표를 사고 들어가서 다시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것은 미리 알고 있었던터라 편도 500원의 버스비를 내고 하회마을 입구에 도착.

 

한옥 골조는 처음 본다.

초가집도 저렇게 나무로 뼈대를 세우고 만드는건가? 집을 짓는 입장에선 신기한 구경이다. ㅎㅎ

 

충효당

서애 류성룡의 종택이다. 오늘 교과서나 위인전에서만 보던 사람들이 살던 집을 많이 보네. 안동에 정말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살았었구나. 정말 몰랐다.

 

충효당의 뒤편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에 보면 더 멋있을 것 같다.

 

충효당 뒤편의 영모각에서 서애 선생의 유물을 관람하고 나오면서

유물을 관람하면서 두 가지를 느꼈다. 서애 선생은 발이 참 컸구나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신발 사이즈가 350은 되어 보였다. 그리고 몇 백년 동안 유물을 잘 간직한 후손들도 대단하다는 것. 세월의 흔적이 남아 다소 해진 물건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수백년이 지났는데도 조상의 물건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은 역시 대단.

 

으리으리한 기와집도 많지만 이런 초가집도 많다.

하회마을은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아무 집에나 불쑥불쑥 들어가면 곤란하다. 하회마을에 가면 부용대에 꼭 올라가 마을 전경을 찍어보려고 했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라 다음을 기약하고. 나오는 길에 하회탈 박물관이 있던데 입장료까지 내면서 볼 것이 있을까 싶어 패스하고 병산서원으로.

 

병산서원 앞 풍경

 

만대루

입구에 커다란 누각이 있다. 누각 밑을 지나 본채로 들어가는 특이한 구조.

 

여름에 여기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정말 좋을 듯

 

멋지구만.

이런 건물을 보면 나도 어서 집을 짓고 싶어진다. 툇마루는 없겠지만 대신 데크를 만들어야지. ㅎㅎ

 

천등산 봉정사 입구

마지막으로 부석사만큼 오래된 목조건물이라는 봉정사로 향했다. 해가 뉘엿뉘엿 스러지기 시작하는 때에 도착.

 

계단으로 요래요래~

매표소에서 5분? 10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봉정사로 향하는 계단이 나타난다.

 

들어가는 입구가 웅장하다.

병산서원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대웅전 건물에서 수백년의 역사가 느껴진다.

무려 신라시대 때 창건되었다고 하는 봉정사.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고려시대 때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최소 12세기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동안은 극락전이 가장 오래된 건물이었는데 2000년 대웅전을 보수하면서 나온 상량문에 따르면 대웅전이 더 오래된 건물이라고.

 

아 이거 뭥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부처님 이마에 떡하니 500원 짜리 동전을.

 

3층석탑

한눈에 보기에도 오래되어 보인다.

 

호젓한 경내

이런 고풍스럽고 소박한 절을 좋아한다. 사람들 바글바글하고 대리석 떡칠한 절은 사절. 절 같지도 않다.

봉정사를 구경하고 안동 시내로 돌아와 간고등어 명인 이동삼 선생님의 아드님이 운영하신다는 일직식당에서 간고등어 구이 정식으로 저녁을 해결. 고등어 살이 통통한 것이 발라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동삼 선생님도 실물(?)로 보고. ㅎㅎ

멋진 저녁 노을을 보며 안동을 출발하여 숙소에 들어온 시간은 오후 9시 반. 날씨가 따뜻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간만에 카메라 들고 멀찍이 다녀온 안동 여행이 나름 괜찮았다. 처음 가본 안동이지만 의외로 볼 거리가 풍성하다는 것에 놀랐고, 우리 나라엔 역시 가봐야 할 곳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엔 어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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