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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 다녀왔어유 - 둘째날 & 셋째날

중청대피소, 어느새 깔려있던 구름이 걷히고 속초 시내가 보인다.

출발하기 전 날 세 시간 밖에 못자고 종일 운전에 산을 탔더니 피곤했던 모양이다. 저녁을 먹으면서 소주를 한 잔 하고 8시 좀 넘어 잠깐 누운 것 같은데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주변에 코 고는 사람도 많고 부부가 싸움하는 통에 다들 잠을 설쳤다는데 난 한 번도 안깨고 4시 좀 넘어서 일어났으니. ㅋㅋ 밑에 깔려있던 구름이 걷히고 속초 시내가 보이는 걸 보니 오늘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여명이 밝아온다. 빛이 정말 환상적인 듯.

 

멀리 울산 바위가 보인다.

밑에 깔린 구름은 걷혔는데 위에는 여전히 구름이 덮여있다.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없을까? 발걸음도 가볍게 대청봉으로 향한다.

 

어라? 저게 뭐지? ㅋㅋ

사람들의 탄성과 함께 해가 구름 사이로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위에 깔린 구름이 멋지게 물들었다.

작년에 지리산 종주할 때도 일출을 봤는데 그 땐 문제가 있었다. 짐이 무거울 것 같아서 렌즈를 40리밋만 들고 간데다 충전한 줄 알았던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사진도 제대로 못 건지고 카메라를 껐다 켰다 하면서 힘들게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ㅋㅋ 그래서 이번에는 10-20과 18-200을 챙겼다. 뭐 40리밋 하나 들고 갈 때랑 별 차이 안나네? ㅎㅎ

 

그래서 초큼 땡겨봤다. ㅎㅎ

 

아마 대포항일 듯, 땡겨보고 밀어보고~ ㅎㅎ

 

해가 구름에 걸렸다. 그래도 좋기만 하구만.

 

뭐가 부끄러운지 구름 속으로 숨는다. 새색시... 라기엔 해는 주로 남성으로 묘사되지 않나? 그럼 새신랑~ ㅋㅋㅋㅋㅋ

 

그리곤 완전 숨어버렸다. 구름이 참 멋지게 물들었구나.

 

제대로 된 노출에선 이렇게 보인다는거. ㅋㅋㅋ

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니 제정신이 돌아왔다. 보름달이 뜨면 미치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해가 떠도 그런거야? ㅎㅎ 어쨌든 정신 차리고 단체로 기념 사진도 찍고 그제서야 주변도 둘러보고. 물론 정상주가 빠질 수 없지. ㅋㅋ

 

운해도 멋지고~

 

빛내림은 더 멋지고~

 

산에 오면 이런 멋진 장면도 볼 수 있어요~

다시 중청대피소로 내려와서 라면과 햇반으로 아침을 해결하고(햇반 만세~ 지어먹는 밥도 물론 맛있지만 산에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설익기도 쉽다),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코스는 올라가는 코스랑 좀 다르게. 봉정암까지는 같지만 수렴동으로 가지 않고 오세암을 들렀다가 영시암을 거쳐서 가기로 했다. 거리는 비슷비슷한가? 조금 더 먼가?

 

어젠 운해에 묻혀서 보이지 않던 풍경이 오늘은 멋지게 잘 보인다.

 

구름 사이로 보는 봉우리들이 멋지구나.

 

다시 찾은 소청산장, 저런 사진들을 찍으려면 여기서 살아야 할텐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래보고 싶다.

 

그리고 다시 봉정암, 어제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래도 역시 안개가 낀 편이 좋아.

 

봉정암에서, 아침 공양하고 남은 것을 다람쥐 먹으라고 놔둔 것 같다. 주변에 다람쥐 서너 마리가 분주하게 아침 공양 중이다.

 

맛있어? 떨어질 줄을 모르네. 귀여워라~ ㅎㅎ

봉정암에서 어제와 다른 갈림길을 택해서 오세암으로 향했다. 어제 봉정암까지의 길이 대체로 평탄했다면 오늘은 경사도 가파르고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이라 어제보다 체력소모가 심하다. 게다가 내리쬐는 햇살까지. 형님은 죽을 맛이다. 형~ 우리 저녁에 대포항에서 회떠다가 쐬주 한 잔 하기로 했잖아~ ㅋㅋㅋ

 

뻔뻔한 다람쥐, 그래도 귀엽다. ㅎㅎ

바위 길을 오르락내리락하다보니 발바닥에 불이 난 것 같다. 중간에 발을 담글만한 계곡만 보이면 어김없이 발을 담근다. 얼음장 같은 물에 발을 담그고 천연 냉찜질을 하면 다음 계곡까지 문제 없다. 발에 물을 담그고 먹는 삶은 감자도 진미~ 감자 냄새를 맡았는지 다람쥐 너댓마리가 주위를 맴돈다. 근데 어쩌냐. 감자 다 먹었는데. ㅋㅋㅋㅋㅋ

다시 등산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을 때까지 녀석들이 계속 주위를 맴돈다. 도망도 안가고 발 밑에서 나를 쳐다보는 표정이 꼭...

"야! 너 일루와봐! 그래 너! 너말야~ 거기 뒤돌아보는 너~ 와보라고 짜샤~ 치사하게 냄새만 풍기고 그냥 가냐? 뭐 좀 있으면 내놔 봐. 엉아가 널 삥뜯는게 아니고 빌리는 거야. 빌리는 거~"

무서워라. 저기 이거라도 드세요~ 초코파이를 하나 뜯어놓자마자 바로 달려든다. 자기들끼리 서로 장난치면서 초코파이 쟁탈전을. ㅋㅋ 근데 진작 이렇게 했으면 사진찍기 편했을텐데. 나 바보 아냐? ㅡㅅ-

 

드디어 봉정암 도착, 사람들이 뭔가를 기다리는 것 같은데? 뭐지?

 

아하~ 밥! ㅋㅋㅋ

중간에 버너를 켜서 밥을 먹을만한 곳이 없었고, 앞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그럴만한 곳이 없어서 점심은 공양을 하기로 했다. 처음 먹어보는 절 밥! 미역국에 고사리 나물, 오이 김치가 전부였지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시주는 부장님이. ㅋㅋㅋㅋㅋ

 

오세암에서

 

점심도 해결했겠다. 그대로 내려가도 되지만 중간에 갈림길로 접어들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부장님 말씀에 잠깐 들러보기로 한다. 형님은 여전히 죽을 맛. 형~ 우리 저녁에 대포항에서 회떠다가 쐬주 한 잔 하기로 했잖아~ 새우튀김도 먹자며~ ㅋㅋㅋ

 

어느새 오세암이 저 멀리 보인다. 형 결국 올거면서. ㅋㅋㅋ

영시암에서 봉정암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 길인데(어제 올라간 길과 오늘 내려가는 길), 그 사이에 용아장성이 버티고 있다. 만경대에 올라가면 그걸 볼 수 있다는데... 근데 만경대는 북한에 있는거 아냐? ㅎㄷㄷ 나중에 알고보니 만경대가 아니라 망경대라고. 월북할뻔했네. ㅡㅅ-

 

망경대에서, 멋지긴 하구만. 오른편에 보이는 것이 용아장성. 이제 온 길로 다시 내려가야. ㅡㅅ-

 

백담사 입구, 물가에 사람들이 돌 탑을 쌓고 있다. 뭘 빌고 있을까?

영시암에서 백담사 입구로 돌아오는 길은 어제 왔던 길이라 그런지 별 감흥이 없다. 얼른 가서 씻고 쐬주나 한 잔 했으면. ㅋㅋㅋ

 

백담사에서

 

백담사에서

 

백담사에서

백담사는 전대갈이 다녀간 이후로 유명해졌다. 그 전까지는 절까지 가는 냇가를 건너기 위해서 부실한 나무 다리를 건너야 했고, 비가 많이 오면 쓸려가기 일쑤였다는데, 지금은 널찍한 돌 다리가 있고 절도 많이 커진 것 같다. 전대갈이 머물렀던 방은 아예 비워두고 일반 개방하고 있었는데 별로 보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패스~ 만해 한용운 기념관도 있었는데 빨리 씻고 쉬고 싶은 마음에 패스~ 난 큰 절은 절 같지 않아서 싫더라. 그래서 절 구경은 안하고 꽃 사진만 몇 장 찍었다. 이제 대포항으로 궈궈~

대포항은 그냥 일반적인 포구랑 다르지 않았다. 흥정을 해서 회를 좀 사고, 새우 튀김과 오징어 순대를 사서 미리 예약해둔 콘도로 향했다. 시원한 물에 씻으니 살 것 같구나. 산에서는 자연 보호를 위해 세제나 비누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고,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샤워는 꿈도 꿀 수 없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내내 땀은 비오듯하지만 간간이 만나는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세수를 하는 것이 전부다. 그래도 나는 산이 좋다. 산에서 해먹는 밥 맛도 좋고, 산에서만 볼 수 있는 경치들도 너무 좋다.

장만해온 안주들을 놓고 뒷풀이로 쏘주가 빠질 수 없다. 매운탕에 밥을 먹고, 라면에 쏘주를 곁들여 오늘 밤도 깊어만 간다.

사온 술을 적당히 마시고, 밖으로 맥주를 한 잔 더하러 가자고 사람들이 꼬셨지만.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산에서 내려와서 부고를 들었다. 같이 설악산에 오기로 한 차장님이 아버님이 위독하시다는 연락에 대구에 가셨는데 결국 돌아가셨단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문상을 가려면 안전운전을 위해 일찍 자야지.

 

숙소에서 바라본 설악산, 카메라를 가지러 간 사이에 울산바위에 구름이 걸렸네. ㅡㅅ-

 

숙소 뒤편은 골프장이다. 아침부터 라운딩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나마 구름이 좀 걷힌 울산바위. 울산에서 여기까지 오느라 니가 고생이 많다~ ㅋㅋ

 

구름이 이쪽을 향해 오는 것을 보니 걷힐 것 같지는 않네. 울산바위야 잘 있어~

 

즐거웠던 설악산 산행은 이걸로 끝. 내년 여름엔 어디로 갈까?

설악산에 다녀왔어유 - 첫째날

백담사를 지나 영시암 가는 길에, 비가 옵니다.

작년에 여름 휴가를 맞아 회사 사람들과 지리산을 2박 3일간 종주하고 왔다. 올해도 여름 휴가를 맞아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이번엔 1박 2일이다. 우리도 찍어보자 1박~ 2일~! ㅋㅋㅋ

 

우리를 반겨 준 다람쥐, 처음엔 너무 신기했지만...

새벽에 울산을 떠나 설악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더덕 막걸리를 시산주 삼아 황태 해장국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백담사로 가는 버스를 탔다. 구불구불한 길을 거침없이 달리는 버스의 맨 뒤자리에 앉아 있자니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백담사는 내려오면서 보기로 하고 바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늘의 목표는 중청대피소. 10km가 훌쩍 넘는 거리다.

 

비가 그린 그림

백담사에서 영시암으로 가는 길은 거의 평지나 다름 없었다. 초입에 비가 오기 시작해서 1회용 우의를 뒤집어 쓰고 걷기 시작했다. 비로 인해 불어난 계곡물소리가 너무 시원했다. 비가 좀 오긴 했지만 카메라가 방진 방습이라 그냥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영시암, 마음을 씻으라는 글귀. 천원 짜리는 누구의 센스지? ㅋㅋ

영시암에 도착해서 물을 마시며 잠깐 쉬었다. 비가 그쳐서 우의를 털어서 가방 뒤에 매달고 기념 사진 몇 장 찍어주고. 건물을 신축중인지 포크레인과 트럭이 왔다갔다하는데 안그래도 절이 커서 절 같지 않았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실망.

 

영시암을 지나서 봉정암으로 궈궈~

설악산은 바위산이라 길이 다 돌로 되어 있다. 비가 와도 진흙이 질척거리지 않아서 좋긴 한데 비에 젖은 돌은 은근 미끄럽기 때문에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 조심 또 조심! 봉정암까지는 이런 식의 평지나 다름 없는 길이 이어진다.

 

꺄아- 다람쥐닷! +ㅅ+

설악산엔 다람쥐가 엄청 많다. 뭔가 부스럭거린다 싶으면 틀림없이 다람쥐가 쪼르르 달려가고 있다. 덩치도 작고 어찌나 빠른지 사진 찍기가 쉽지가 않다. 날도 흐린데다가 망원으로 잡으려면 ISO를 높여도 흔들리기 십상. 사람들이 괴롭히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을 봐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게다가 어찌나 귀여운지~ 아무리 봐도 귀엽다. ㅋㅋ

 

비온 뒤라 물이 엄청 많다. 콸콸거리는 물소리가 너무 시원~

 

봉정암가는 길목, T셔츠 같아서 귀엽다.

 

그래~ 이 맛이야!

계곡 물이 하도 경쾌하게 흐르길래 도중에 잠시 쉬면서 등산화를 벗고 발을 담갔다. 여름인데도 발을 오래 담그고 있기가 힘들 정도로 물이 차다. 바위로 된 길을 오래 걸으면 발바닥에 불이 나는 것 같은데 시원한 물에 발을 담가주면 피로가 완전 풀리는 느낌. 이 맛에 산에 다닌다. ㅎㅎ

 

봉정암, 안개가 끼어 분위기 있다.

중간에 폭포를 몇 개 지나치고 드디어 봉정암에 도착했다. 명성에 비해 그닥 멋지지는 않았지만(비닐로 온통 도배를. ㅡㅅ-) 영시암보다 조용하고 안개가 끼어 그런지(구름인가?)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았다. 저녁 공양을 하고 있었지만 사람도 너무 많았고 중청대피소까지 가서 찌개를 끓여 저녁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다시 길을 나섰다. 이제부터가 비탈길 시작인데 평소에 담배 뻑뻑 피우면서 올라갈 수 있을까? ㅋㅋ

 

봉정암 전경

 

길을 나서면서 이름 모를 꽃도 찍어주고

 

슬슬 봉정암이 멀어져간다. 이래 찍으니 좀 있어뵈는구만. ㅎㅎ

이놈의 오르막. 제법 숨이 차지만 그래도 올라갈만 하다. 같이 간 형님이 너무 힘들어해서 다른 사람들 먼저 보내고, 자꾸 쉬려는 형님을 어르고 달래서 꾸역꾸역 산을 올라간다. 형~ 우리 저녁에 찌개 끓여서 쐬주 한 잔 하기로 했잖아~ ㅋㅋㅋ

 

소청산장에서

그렇게 오르기를 얼마간, 난데없이 앞이 탁 트이면서 소청산장에 도착했다. 매점에서 맥주를 사서 마시고 있는 사람들과 평상에서 저녁을 지어먹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가 올라온 방향을 보고 있었다. 뒤돌아 본 순간 탄성이 절로~ 우와~

 

위로도 구름~

 

사방이 온통 구름이다. 이런걸 정말 운해라고 하겠지?

 

빛내림도 환상적이다. 당장 여기에 자리펴고 눕고 싶구나~

소청산장은 개인이 운영하는거라서 맥주도 팔고, 방도 펜션 비슷하게 되어 있단다. 저런 절경을 보면서 한 잔 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지만 우린 좀 더 올라가서 중청대피소를 예약했기 때문에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ㅠㅅㅜ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꼭 오고야 말리라!

 

중청대피소 가는 길, 하늘 빛이 너무 고왔다. 거기에 양털 구름까지!

소청산장에서 20여분을 더 올라오면 또 다시 앞이 탁 트이면서 중청대피소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형님이 또 힘들어하네. ㅡㅅ- 형~ 우리 저녁에 찌개 끓여서 쐬주 한 잔 하기로 했잖아~ 밤에 라면도 끓여 먹어야지~ ㅋㅋㅋ

 

중청대피소에서, 내일 올라가야 할 대청봉이 바로 보인다. 15분이면 충분할 듯.

드디어 중청대피소에 도착했다. 평상을 하나 잡아서 버너와 코펠을 꺼내 찌개를 끓이고 햇반을 데웠다. 그 사이 벌써 소주가 한 병이 없어지고, 스팸과 김치를 넣고 끓인 찌개는 완전 예술! 거기에 라면을 끓여 소주를 한 잔 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 절경을 눈 아래 두고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이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밤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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