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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04 의령 유곡천 다목적캠핑장 & 다시 찾은 우포늪 4
  2. 2010.07.13 비오는 날 혼자 캠핑 4

의령 유곡천 다목적캠핑장 & 다시 찾은 우포늪

의령 유곡천 다목적캠핑장 ⓒ승영

용준이형이 날 추울 때 함 떠야 된다고, 3주 동안 형수한테 빌었다고 꼭 캠핑을 가잔다. ㅋㅋㅋㅋㅋ 어딜 갈까 알아보던 중 소백산에 새로 생긴 캠장에서 개업(?) 기념으로 하루 5천원에 다섯 팀만 모신다기에 냉큼 신청해놓고 소백산 산행을 겸하려고 했는데 캠핑장 사정으로 좌절. ㅡㅅ- 어딜 갈까 하다가 먹캠 카페에서 의령에서 떼캠을 한다길래 근처에 뭐가 있나 보니까 우포늪이 멀지 않다. 한 20km 정도? 초겨울의 우포는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승영이를 꼬셔서 셋이서 캠핑 겸 출사를 다녀왔다.

 

우포늪 단기 속성 코스, 8km

금요일 저녁 출발했으면 좋았겠지만 각자 사정이 있으니 토요일 아침에 출발하기로. 마침 솔캠 카페의 쌀님과 땅님, 풍류님이 우포마을 캠장에 자리를 꾸려두고 낮에 할 것이 없다해서 우포늪에 같이 가기로 했다. 10월말에 발로 뛰어서 그런지 이젠 우포늪 지도만 봐도 대략 감이 온다. 연약한(?) 여자 두 명과 자전거를 타신다는 풍류님을 감안하여 단기 속성으로 엑기스만 뽑을 수 있는 코스를 미리 뽑아두고 도착해서 만나기로.

 

각 따윈 무시한 발로 친 텐트 ⓒ승영

의령에 도착하니 금요일부터 와 계신 분들이 제법 된다. 콤비 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해서 다니는 분까지. ㄷㄷㄷ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텐트부터 쳤다. 바람이 제법 불어서 큼지막한 돌로 흙받이를 눌러 두고 우포늪으로 출발~ 점심은 동네 식당에서 백반으로 해결하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소주 한 병을 셋이 나눠 마셨다. 쌀님과 땅님을 만나기로 한 소목 마을 주차장으로 ㄱㄱ

 

우항산에서 바라본 나무벌(목포)

소목 마을에서 우항산을 넘어가면 목포제방으로 바로 나온다. 우항산은 사실 산이라고 하기도 미안한 야트막한 언덕인데 연약한 척하는 두 분이 어찌나 초장부터 엄살을 피우는지. ㅡㅅ-

 

이거 뻥 조금 보태면 우리 나라 닮지 않았?

후딱 우항산을 넘어 주고 목포제방에 도착. 이리저리 둘러보며 사진을 좀 찍었다.

 

목포제방에서 바라본 소벌(우포)

대낮이라 그런가 조용하구만. 가을이랑은 조금 다른가?

 

고기잡는 그물

아침마다 쪽배를 타고 저 그물을 걷겠지? 아닌가? 치는건가? 곡선에 묘한 매력이 있다.

 

우포를 가로지르기 위해 개울을 건너며, 형 좋수?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1/4이나 왔다. 지난 번 왔을 때보단 개울 물이 좀 줄어든 듯?

 

겨울 냄새가 나는구나.

고작 한 달 반이 지나는 사이에 나뭇잎은 다 떨어지고 늪은 노란 옷으로 갈아 입었다.

 

억새의 물결

몽글몽글한 느낌을 주려고 조리개를 열었다. 몽글몽글한건 좋은데 정작 초점은 어디에? 조리개를 한 스탑 조이고 ISO를 높여서 셔속을 빠르게 가져갈걸 그랬다. 막상 찍을 땐 잘 몰랐는데 좀 더 생각을 하고 사진을 찍어야 할 듯.

 

이거 한 달 반 전이랑은 또 다르네?

아마 이 풍경을 매일 본다면 달라진다는 것을 좀처럼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느 날 문득 느끼게 되겠지?

 

늦가을하고는 왠지 물 빛도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이건 뭔가 좀 어정쩡한데?

아래를 자르고 하늘을 좀 더 담을걸 그랬나? 아님 위를 자르고 땅을 좀 더 담든지. 이것저것 다 담으려고 하면 너무 산만해지는 듯. 적당히 버릴 줄 알아야 다른 것을 담을 수 있는데 알면서도 항상 그게 힘들다. 꼭 사진 얘기만은 아니겠지만.

 

계단을 다 내려가면 저 길로 이어지는걸까?

전망대에 잠깐 들러 다른 사람들 올라와 구경하는 사이에 담배 한 대 피워주고. ㅎㅎ

 

아까 나무와 쪽배를 담은 그 곳인 듯?

빛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같은 것도 어디서 담는가에 따라 색도 느낌도 너무 다르다.

 

워디들 가는겨~어?

 

저 안에 뭐가 있을 것 같긴 한디.

막상 들어가보기 전에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곳. 뭐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들어가면 몸 버릴까봐 두렵기도 하고. 사람 사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대대제방

반도 더 왔네. 이 무렵 햇살은 나른하니 기분 좋다. 물론 사진 찍기에도 참 좋다.

 

미운 오리 백로 새끼?

 

이 정도 느낌이었나?

사진을 보정할 때는 가능하면 찍을 당시 느꼈던 색감으로 보정하고 싶은데 그게 의외로 만만치가 않단 말이지.

 

이런건 언제 담았대? ⓒ승영

분위기는 참 좋은데? 근데 담부턴 발목은 자르지 말아주셈. 사람을 찍을 땐 관절 부분을 자르지 않는 것이 기본임. ㅎㅎ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사진을 찍을 때 가능하면 해를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카메라의 측광 방법상, 해가 들어가면 사진이 엄청 어두워지기 때문에 시커먼 사진이 나오기 일쑤. 그런데 이 사진은 밑에 억새가 빛을 받고 있어서 한 번 담아봤다.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느낌? 은 개뿔. ㅡㅅ-

 

이런 느낌도 가끔은 나쁘지 않은 듯

 

사실은 이런 느낌

 

모래벌(사지포)

근데 저 새카만건 다 뭐래?

 

저게 다 오리임? ㅎㄷㄷ

여기가 따뜻한가? 아님 먹이가 좀 많은가?

 

사지포제방에서 주매제방으로 워프하는 숲 속에서

 

오늘의 베스트샷?

가끔 이런거 한 장 건지는 재미에 사진을 찍는다.

 

해가 떨어지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

지난 번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 일몰은 대대제방에서 담아야 할 듯.

 

이 길은 항상 봐도 좋은 듯

지난 번 왔을 땐 하늘도 맑고 온통 파릇파릇했는데 고작 한 달 반이 지나는 사이에 이렇게 되다니 역시 자연의 신비. 이런 모습은 처음이지만 좋아 좋아. ㅎㅎ

 

겨울에 눈이 쌓이면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

겨울에 눈이 왔을 때 또 올 수 있을까?

 

내 새끼들(?) 여전히 잘 있구나. ㅎㅎ

한 바퀴 돌아 다시 소목 마을 주차장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슬슬 걸어도 세 시간이면 충분하구나. 주차장 매점에서 오뎅 꼬지를 먹으며 맥주 한 잔 하고 쌀님과 땅님은 저녁하러 갈 시간(?)이 되어 바이바이~ 그리고 우리는 일몰을 담으러 ㄱㄱ

그런데~ 그러언데~ 오뎅 먹느라 시간을 너무 보냈는지 우포늪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는 사이에 해는 벌써 떨어져 버렸다. ㅡㅅ-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다시 캠핑장으로.

 

그 새 해는 떨어졌을 뿐이고~ 칼바람은 불어댈 뿐이고~ 배는 고플 뿐이고~ ⓒ승영

경연씨한테 저녁은 어쩌나 물어봤더니 각자 간단하게 먹고 모여서 술을 한 잔 하잔다.

 

용장금은 요리중 ⓒ승영

칼바람이 불어 텐트 안에서 저녁을 하기로. 용준이형이 실력 발휘하는 중. 저녁 메뉴는 김치 순두부 부대찌개?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 찍으려고 보니 이미 냄비는 텅~ ⓒ승영

역시 주부의 솜씨는 좀 다른 듯?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 거기에 라면까지 끓여 먹었다. 그리고 술 한 잔 하러 갔는데...

낚였다! ㅎㄷㄷ 술안주 나와봐야 뭐 나올까 했던 것은 내가 먹캠 카페를 너무 쉽게 본 듯. 우리가 들고 간 닭봉 말고도 부대찌개, 콘치즈, 순대볶음, 막창, 오징어회, 닭갈비, 감자샐러드, 육포... 으헤~ 으헤~ 으헤헤~ 인증샷은 용준이형 폰이 제정신이 돌아오면 나중에 업데이트 하기로 하고. 근데 그 폰은 언제 제정신으로 돌아오는거유? ㅡㅅ-

 

그 와중에도 불놀이는 해줘야 제 맛!

칼바람이 부는 날씨였지만 장작을 활활 때면서 불가에 앉아 있으니 생각만큼 춥진 않았다. 가져 온 수제 소세지도 꼬지에 끼워 구워 먹고, 담배도 한 대씩 피우면서 남자들끼리 이런 저런 얘기도 좀 하고. 하늘에 별이 쏟아질 듯 많았다.

그렇게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수다를 떤 듯. 다행히 우리 일행들 말고는 없어서 늦게까지 떠들어도 별 부담이 없었다.

 

내일 일출 찍으려면 자야지? ㅡㅅ- ⓒ승영

이 술, 저 술 섞어 마시면서 안주를 흡입하다가 용준이형은 먼저 자러 들어간지 이미 오래. 내일 오늘 일출을 찍으려면 그래도 좀 자야겠다는 생각에 1시 반이 넘은 시각에 텐트로 철수. 승영이가 가져온 옥장판이 의외로 따뜻해서 침낭까지 덮었더니 더울 지경. 그래도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 피곤했는지 다들 이내 잠이 들었다.

중간에 알람을 맞춰 둔 시간에 잠시 깼지만... 날씨를 보아하니 일출은 틀린 듯. 그대로 다시 잠이 들었다. ㅡㅅ-

 

이런 날씨에 일출은 무슨. ㅡㅅ- ⓒ승영

아침에 일어나니 9시 조금 넘었네. 바깥 날씨가 차서 그런지 텐트 안에 이슬이 좀 맺혀 있었다. ㅡㅅ- 뭐 잠은 따시게 잘 잤으니까. 스팸이랑 삼겹살을 굽고, 에그 스크램블을 하고, 라면을 끓여 햇반이랑 같이 아침을 먹었다. 이슬이로 해장도 좀 하고. ㅋㅋㅋㅋㅋ 텐트는 말려야겠기에 딩굴딩굴하면서 컬투쇼를 좀 듣다가 1시 조금 안돼서 다 걷어치우고 철수~

점심은 느지막히 울산 손짜장집에서 짬뽕이랑 탕슉으로 해결. 전날 의령이 영하 10도 였다는데 겨울 캠핑도 생각보단 할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고생 많았슈~

비오는 날 혼자 캠핑

영덕 오천 솔밭, 바로 앞에 깨끗한 오십천이 흐르고 있다.

캠핑 장비들을 대충 마련하고 처음 떠나는 캠핑. 주변 사람들을 꼬셔봤지만 이래저래 일정도 맞지 않았고, 비까지 온다고 하니 혼자 캠핑을 떠나게 되었다. 첫 캠핑이 빗속에서 하는거라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가기로 했으니 가야지? 이런저런 핑계들을 대려면 뭐하러 장비 마련한다고 장터에서 매복하면서 그 고생을 했는데?

어디로 갈까 여기저기 장소를 알아보다가 영덕에 오천 솔밭이라는 좋은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널찍하면서도 한적한, 물도 깨끗한 좋은 곳이더라구. 가서 푸욱 쉬다 오면 좋겠다 싶어서 여기로 결정.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짐은 미리 차에 다 실어두었는데 막상 혼자 가려니 솔직히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일단 출발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중간에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 7번 국도를 따라서 본격적으로 ㄱㄱ

 

처음, 그것도 혼자서 쳐본 타프. 그래서 그런지 각은 잘 안나온 듯?

포항 쪽은 전에도 몇 번 가본 일이 있어서 길이 낯설지는 않았다. 오천 솔밭은 영덕 풍력발전소 가는 길보다 더 위쪽이라서 가본 적이 없었지만 네비를 따라 오천리까지 가서 길가에 있는 이정표를 보고 찾아가니 OK. 중간중간 커피도 한 잔 하고 담배도 한 대 피우고 하다보니 가는데 2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도착해보니 두 팀 정도가 먼저 와 있었다. 한 팀은 커다란 천막을 치고 고기 구워 먹으면서 놀러온 대규모 팀이라 자고 갈 것 같지는 않았고, 다른 한 팀은 이미 타프에 텐트까지 완벽하게 쳐놓고 계셨다. 나이 지긋한 부부가 같이 오신 듯. 매점에는 관리를 하는 동네 아저씨 한 분만 계신 것 같았다. 개장 전이라 그런지 입장료는 안받네. 천원 굳었다. ㅎㅎ

대충 둘러보고 널찍한 자리를 골라 타프를 치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은 조금 낮게 치고, 반대편은 공간 활용을 위해서 조금 높게 쳤다.

미리 인터넷에서 혼자 치는 방법을 보고 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첨이니 생각대로 잘 안된다. 보기엔 작아 보여도 길이 방향으로 5m가 넘는거라서 혼자 이리저리 낑낑거리면서 치는데 1시간은 걸린 것 같다. 다행히 비는 그친터라 비맞아가면서 고생은 안해도 되었음. 다음엔 좀 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듯. 누가 도와주면 훨씬 수월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

타프는 비와 햇볕을 막아주는 가림막이다. 사각과 육각이 있는데 공간 활용면에서는 사각이 좋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는 육각이 더 안정적이다. 물론 육각이 좀 더 뽀대도 나고. ㅎㅎ 저 모델은 나름 저렴하지만 쓸만한 편이라서 인기가 많다. 중고로 구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잘 고른 것 같아서 만족.

 

깨끗한 오십천,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타프 치느라 땀을 흘렸으니 세수도 할 겸, 깨끗한 오십천 물을 보러 가야지? 먼저 다녀온 사람의 후기에서 보긴 했지만 물이 정말 깨끗하다. 얼음처럼 시원한건 말할 것도 없고. 건너편은 제법 깊을 듯. 땀을 씻어내니 살 것 같구나.

 

넓고 한적하다. 새소리에 벌레들 우는 소리에. 너무 좋다.

 

오십천쪽에서 솔밭을 바라본 모습. 이 넓은 곳이 한여름에는 텐트로 가득 찬다고?

 

일단 편안한 의자에 기대 앉아 맥주부터 한 잔 하고 ㅎㅎ

편안히 앉아서 새소리를 들으면서 맥주를 한 잔 하고 있으니 부러울게 없다. 이래서 다들 캠핑을 다니나보다.

 

요 사이드테이블은 다른 것과 다르게 높이 조절이 된다. 먼저 쓰던 사람이 윗 판만 사서 다리를 직접 만든거라.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다. 일단 라면을 끓이자. 하나는 조금 모자란 듯 해서 한 개 반. ㅎㅎ

 

배도 채우고 멍때리면서 쉬다보니 날이 살짝 어둑어둑해지네. 캄캄해지기 전에 화로대에 불부터 피우고.

화로대는 접이식이라 간편하고 작은 것이 불장난 하기에 딱 좋다. 얼마 안해서 새것으로 구입. 압축 장작은 쌀겨를 압축해서 만든거라 처음 불 붙일 때를 제외하면 쓸데없는 연기가 안나고 화력도 좋다. 20kg에 택배비까지 만 이삼천원 한 것 같은데.

 

시골이라 금방 어두워지네. 랜턴을 켰다.

지난 번 신불산 자연휴양림에서 용준형이 가져온 랜턴이 너무 어두워서 밝은 놈으로 알아보고 구입했다. 밝기도 충분한 것 같고 가스도 많이 먹지 않는 것 같고. 너무 인기가 많은 품목이라 중고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가격차이도 얼마 안나서 새걸로 구입. 새것도 요즘이 캠핑철이라 물량이 달려서 며칠 기다린 듯?

낮에 시끄럽게 고기 구워먹으며 놀던 팀은 벌써 갔고, 그 사이에 연인인 듯한 커플이 와서 텐트를 쳤다.

 

불을 피웠으니 고기를 구워보자. ㅋ 혼자 먹을거라 목살 반근만 샀다.

압축 장작이 다 타고 나면 숯이 되는거라 숯불에 고기를 구웠다. 삼겹살은 기름이 너무 많아서 기름기가 적은 목살을 구입. 맥주를 마시면서 천천히 구워서 뱃속으로 ㄱㄱ 목살이라 기름이 적은 편인데도 불위에 올리니 기름이 나와서. 삼겹살 샀으면 불쇼를 했을 듯.

 

저질 설정샷 ㅋ 아무 것도 안해도 시간이 참 잘 간다.

뭔가 해야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편안히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들도 좀 하고.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저쪽 멀리 나이 지긋한 부부가 계신 텐트에서 기타 소리랑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참 듣기 좋네. 저절로 멍해지는 것 같은 느낌. 나도 언젠가는 마누라 데리고 와야겠구만. ㅎㅎ

 

불장난에 여념이 없다. 타오르는 불꽃을 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 안들어유. ㅎㅎ

슬슬 우루과이랑 월드컵 경기할 시간이라 차에 가서 DMB를 켰으나 안나옴. 라디오도 먹통이네. 여기가 그렇게 시골인가? 경기를 못봐서 아쉽지만, 아는 사람들한테 날아오는 문자 중계로 대신하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맥주나 좀 더 마실까나?

경기는 우리 나라가 아깝게 졌다네. 경기 내용은 아주 좋았던 모양인데 아쉽. 시간도 늦었는데 슬슬 자야지?

 

보통 텐트는 타프 바깥에 치는데 간밤에 비가 와서 타프 밑에 쳤다.

저 텐트는 던지면 저절로 쳐지는거라 편하긴 한데, 접었을 때 부피가 너무 커서 차에 싣거나 보관하기가 힘들다. 다른 텐트를 알아봐야 할 듯? 어차피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한거라 팔아버리고 다른 걸 중고로 구하면 그만. 인기품목이라 파는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타프에 맺힌 빗방울, 저녁부터 시작해서 간밤에 비가 제법 왔다.

우중 캠핑의 참맛은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 것이라고들 한다. 정말 들어보지 않으면 모를 듯.

 

아침은 라면에 햇반으로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는 조용한 아침. 비는 거의 그쳤고 바깥에 백로가 한 마리 유유히 날아간다. 아침먹고 좀 더 멍때려야.

 

날이 화창하게 갰다. 어제 비맞은 타프를 말리기에 안성맞춤.

 

텐트랑 방수포도 바짝 말려주자.

밤 사이에 몇 팀이 더 왔네? 차 두 대를 나란히 세우고 지붕에다 천막을 쳐서 그 사이에 야전 침대를 깔고 주무신 모양이다. 고수네. 아침을 먹고 멍때리다보니 날이 화창하게 개서 잽싸게 장비들을 말리기 시작. 비오는 날 캠핑을 하고 그 다음날 해가 쨍쨍하게 나주는 것이 우중 캠핑의 베스트 시나리오라는데 정말 그대로 됐다. 내가 한 재수한다. ㅋㅋ

장비들을 모두 바짝 말려주고, 타프를 걷어서 차에 실었다. 장비들을 치우고 있으려니 옆 텐트의 나이지긋한 어르신이 어디서 오셨냐고 말을 붙이신다. 울산에서 왔다고, 어제 기타 연주 잘 들었다고 말씀드렸다. 몇 마디 얘기를 좀 더 하다가 짐 정리를 끝내고 울산으로 출발. 그 사이에 친해진 관리인 아저씨한테 잘 놀다간다고 인사도 드리고. 다음에 또 올게요.

혼자 캠핑을 간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혼자서 무슨 재미로 캠핑을 가냐고. 솔직히 혼자 가는 것이 조금 심심하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생각들은 혼자가 아니면 하기 힘들잖아? 확실히 기숙사 방에 앉아 있으면 컴퓨터를 하거나 TV를 보면서 낄낄거리거나 하지 혼자 차분히 생각할 기회는 잘 없었지 싶다. 이렇게 밖에 나와서 자연을 벗삼아 혼자 있으면 생각할 시간도 생기고.

후기를 쓰고 있으려니 또 가고 싶네. 올레길 다녀온 다음에 또 가자. 이번엔 친구들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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