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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2 올레 2코스 (광치기-온평) 6
  2. 2010.08.24 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2부 10

올레 2코스 (광치기-온평)

올레 2코스, 17.2km ⓒ제주도청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주연이랑 성아랑 같이 광치기 해변에 도착. 길을 건너서 2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날씨는 so so.

 

내수면, 방조제를 쌓아 만든 거대한 양어장

2코스는 시작 스탬프를 찍는 곳에서 길을 건너 방조제 쪽으로 향한다. 이걸 모르고 그대로 광치기 해변을 따라 걷다가 낭패를 보는 분들이 종종 있다는.

 

우후~ 나 이뽀? 한 장 이쁘게 찍어줘봐~

 

이 포즈는 어때? 호수도 잘 나오게 찍어줘야 해?

 

요 앞에 사진찍기 좋아하는 말 한 마리 못봤어? 지가 무슨 모델인 줄 알아. 근데 이 포즈 어때? 괜찮아? 내가 걔보단 낫지.

사진찍기 좋아하는 말 두 마리를 지나서 방조제에 올라섰다. 양어장은 거의 버려진 상태인 듯.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다.

 

백로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둘이 호젓한 곳에서 남몰래 만나는거야? ㅋ

찍을건 백로들 뿐. 14미리로는 하얀 점으로만 나와서 좀 더 당겨볼거라고 77미리로 바꿨는데 점이 좀 더 커졌다는 것 밖엔. ㅋ

 

방조제를 지나면 짧은 숲이 나온다.

정말 짧은 숲을 지나고 나면 다시 방조제의 끝부분이 등장. 끝에 작은 정자가 있다. 운동다니는 분들이 조금씩 있네?

 

정자 주변엔 꽃들이 많다.

 

호숫가를 따라 식산봉으로

 

식산봉 올라가는 계단

식산봉은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이 똑같다. 이 곳은 고려시대부터 왜구들의 침략이 많았는데, 마을을 지키던 장군(?)이 군사가 많아 보이게 하려고 이 오름을 군량미가 산처럼 쌓인 것 처럼 꾸몄다고 해서 식산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호젓하니 좋다.

 

안개 탓인지 전망이 썩 좋지는 않은 듯? 그래도 바람이 참 시원하다.

 

같은 길인데도 내려갈 때 느낌은 또 다르다.

 

원래 자리로

 

오조리로 건너가는 다리, 다리 이름이 며느리 다리라고?

꾸물꾸물하던 날씨가 개기 시작. 햇볕이 내리쬔다. 이거 대략 좋지 않은데? 어제 태운 곳이 따끔따끔하겠네. ㅡㅅ-

 

근데 이 다리, 그닥 실용적이진 않은 듯? 관광용인가?

 

구불구불 이어진 다리

 

나무 그늘의 벤치가 보이는가?

오늘은 날씨가 이래서 그런지 유난히 초장부터 지친다. 일단 나무 그늘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물 좀 마시고, 담배도 한 대 피우고.

 

바로 앞에 가게가. 간판도 없고 물건도 별로 없지만 가게 맞습니다. 맞구요~

잠깐 앉았다 일어나려는데 안 일어나져. 내가 벤치와 한 몸이 됐나봐. ㅡㅅ- 주연이는 벌써 안보인지 오래됐고, 벤치에 달라붙어 있는 사이에 성아도 휙하니 지나간다. 이래 된거 한 대 더 피우고 가자. ㅋ

 

붕붕붕~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미안. ㅡㅅ-;

나를 놓아줄 수 없다는 벤치와 눈물의 이별을 하고 다시 걷기 시작. 조금 걸으니까 버스가 다니는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제 주연이가 오늘 성산읍내에 오일장이 열린다고 그랬던거 같은데?

 

반찬가게, 밥집은 없나요?

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어디 국수 파는데 있으면 국수나 한 그릇 하고 갈까 했더니 없나? 어슬렁거리면서 구경을 하다 보니 밀짚모자를 팔고 있다. "얼마에요?" "3천원." "주세요." 이 모자 올레길 끝날 때까지 나와 함께 하셨다. ㅋ

 

여러 가지 과일들이 그득

장을 보고(모자 하나 샀지만 ㅋ) 길을 따라 걷는데 집채만한 배낭을 맨 외쿡 커플이 사전인지 뭔지를 뒤져보면서 머리를 쥐어 뜯고 있다. 뭔가 오묘한 표정인데? 도와줘야 하나? ㅋ

"헤이~ 왔썹맨~" 하기엔 얘들 너무 착해 보인다. 교과서 영어로 가기로 결정. ㅋ "5월에 도와 줄까?" "예쓰! 여기 토일렛이 어디야?" "내가 오던 길 따라 한 200미터 가면 오른편에 성당이 있는데 거기 있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여자분 뛰어가신다. 오묘한 표정은 그것 때문이었나? ㅋ "한국말로 토일렛이 뭐야?" "화장실." "화장시?" "화장실!" "아. 알았어. 화장시." 너 빠다 좀 더 먹어야겠다. 리을 발음이 안되니? ㅡㅅ-

어디서 왔느냐, 뭐해서 먹고 사느냐, 어디 갈거냐 등등 머스마를 데리고 조서를 쓰다보니 시원한 표정의 여자분 등장. ㅋ 지도를 내밀면서 모구리 야영장에 가고 싶단다. 바로 옆 약국에 가서 물어보니, 여기서 버스를 타고 표선에 내려서 거기서 성읍가는 버스를 타고 성읍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야될거라는 복잡한 얘기를 나보고 영어로 어떻게 하라고?! (버럭) 지도와 손짓발짓을 동원해서 어떻게 어떻게 가르쳐는 줬다. ㅡㅅ- 자 이제 "퐐로우 미~" 해서 정류장에 갔더니 마침 버스 도착. 버스에 태우고 여기 외쿡인들 표선에 내려서 성읍 가는 버스 타야 하니 적당한 곳에 내려달라고 부탁. "쌩유쌩유" "그려 잘가." "니도 테이크 케어 하고."

나중에 얘들 또 만난다. ㅋ

 

와~ 여기서 쉬었다 가자~!

근데 뭔가 빼먹은 것 같은데? 중간 도장은 어디서 찍는거야? "썸바디 헬 미~!" ㅡㅅ-;

결국 못 찍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홍마트에서 찍어야 한다는데? 나 거기 지나왔는데 거긴 도장찍는 곳이라고 안써있던데. ㅡㅅ- 패스포트에 전 코스 도장을 다 찍었는데 2코스 중간 도장만 없다. 잊지 않겠다 홍마트. ㅡㅅ-+

 

요 깜찍한 표지판 좀 보게. ㅎ

아 근데 정말 힘들다. 단순히 날씨가 더워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뭐지? 볼게 별로 없어서 그런가? 배가 고픈건가?

 

겨우 요거 올라오는데 왜 이리 힘든 거냐고?

여기도 중간에 갈림길이 있는데 한 쪽은 정상갔다 내려오는 길이고, 다른 한 쪽은 그냥 내려가는 길이다. 힘들어 죽겠지만 그래도 정상은 보고 와야겠기에 정상가는 길로 ㄱㄱ

 

근데 날씨가 왜 이러냐고요. ㅡㅅ-

 

저기가 섭지코지인 듯

 

룰루랄라 공동묘지로~ (읭?)

오늘의 가장 어려웠던 코스. 공동묘지를 지나서 혼인지까지. 오직 밭과 길 뿐이다. 물도 떨어졌는데. ㅡㅅ-

 

날씨는 완전 푹푹. 습도 장난 아님.

 

얼레? 지금 배짼거임?

장난 아닌 습도에 힘들어서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뭔가 툭 떨어진다. 그러더니 후두두둑- 가방 안의 내용물들이 땅바닥에. 이 싸구려 가방 누구한테 얻은거였는데 터져버렸네? 나 이거 다 손에 들고 가야 하는거야? ㅡㅅ-

이 가방은 자크를 써서 가방 크기를 키우거나 줄일 수 있는데 다행히 터진 부분이 그 사이 부분이라 자크를 올려 가방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마무리. 여기서 가방이 터져서 렌즈니 뭐니 다 손에 들고 가야 했다면 포기했을지도. 그나마 다행이여.

 

그래서 도착한 혼인지, 여기서 소원을 빌면 그 사람과 이루어진다는데 그걸 몰랐네? ㅋ

혼인지가 뭔지도 모르고 막연히 관광지일 것이다 생각하고, 관광지에는 틀림없이 매점이 있을거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걸어왔는데 매점이 없다. 발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힘이 쭈욱 빠지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었고, 사방에서 잔디를 깎느라 시끄럽고 먼지만 날리고. 이거 뭐야~ ㅡㅅ-

 

어떻게 이거라도

그늘에서 신발 벗고 좀 쉬다가 다시 정문 쪽으로 가보니 관리사무실이 있다. 사무실에 계신 아주머니께 이 근처 매점 없냐고 여쭤봤더니 한참 가야 한다고 왜 그러냐고 물어보신다. 물이 다 떨어졌다고 하니까 냉장고에서 큰 생수병을 꺼내서는 내 물병에 따라주셨다. 여기서도 물을 사다 드셔야 한다고 하시면서 내가 물을 마시기를 기다렸다가 또 물을 채워주시네. 정말 고마웠어요. ㅎ

 

"엄마 저기 거지가 지나가요." "쉿~ 보면 안돼."

 

사람들이 쌓아둔 돌탑들, 저 멀리 온평 포구가 보인다.

 

포구 도착, 방파제가 특이하네.

겨우겨우 도착. 제주도 습한 날씨 완전 제대로 맛보고. 종점에 있는 슈퍼에 들어갔더니 고부장님하고 주연이가 라면 먹고 있네. ㅋ 성아는 오다가 바로 들어갔다고. 나도 라면 하나 주세요~ 근데 제주도 와서 제주도 음식은 별로 못먹어보는 듯?

일찌감치 들어와서 씻고, 빨래도 하고, 오늘은 내가 바베큐 파티 총무를 맡았다. 사장님은 "총무 니가 사람들한테 이것저것 다 시켜." 라는데 난 남한테 이래라저래라하는거 별로 안좋아해서. ㅎ 오늘은 고부장님이 숭어를 한 마리 잡아오셔서 살짝 맛을 보고, 인천에서 오신 누님이 매운탕을 기가 막히게 끓이셔서 밥을 맛나게 먹었다. 술먹다 회비 빵꾸나고. 그 와중에 거문오름에 가기로 동훈씨랑 의기투합. ㅋ 막판에 비도 시원하게 와주고, 오늘은 낮에 코스 도는 것보다 밤에 노는게 더 재미있었던 듯?

※ 혼인지 관리사무실에 계시던 아주머님이 제주문화관광해설사 한재순님이셨네요. 따뜻한 배려 감사합니다.

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2부

올레 1코스, 15km, 2부는 중산간도로에서 광치기해안까지 ⓒ제주도청

 

중산간도로에서 일주도로 교차로로 가는 길

 

수도꼭지를 틀어서 세수 좀 하고

밭을 지나다보면 가끔 수도꼭지가 나온다. 아마 밭에 물을 주려고 놔둔 것 같은데 땀을 식히기에 그만이다. ㅎㅎ

 

재미삼아 요런 사진도 찍어 보고 ㅋ

 

여기가 어디라고? 아~ 종달리~ ㅋ

 

내가 온다고 꽃도 심어둔거야? ㅋ

 

쓰러진 자전거 ㅋ

 

여러분은 지금 앉아서 올레길을 걷고 계십니다. 채널 고정~

 

종달초등학교, 무려 천연잔디 운동장!

종달리는 생각보다 큰 마을이었다. 요 근처 어디 가게가 있을텐데? 초등학교 근처에는 항상 문방구 겸 가게가 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 소싯적에 코묻은 돈으로 학교 앞 문방구에서 군것질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터. ㅋ

 

이건 뭐 경운기를 세워놔도 그림이니

 

제주도에 왔으면 돌하르방은 꼭 찍어줘야지. 종달초등학교 뒷문

 

이거야 이거!

역시 나는 천재인 듯? 초등학교 뒷문을 지나 마을회관쯤 오니까 가게가 있다. ㅋㅋㅋㅋㅋ 냉큼 쭈쭈바 하나 사서 입에 물어 주시고. 꼬맹이들이 길 걷기 전부터 아이스크림 노래를 부르길래 하나씩 사줄까했더니 나보다 빨리 하나씩 물고 있네? 가방을 벗어놓고 그늘에 앉아서 쉬면서 먹어주는 쭈쭈바가 킹왕짱입니다요. ㅋ

 

동네 골목길

 

종달리 소금밭

예전엔 여기가 소금밭이었다던데 지금은 없어지고 갈대밭이다. 여긴 일반적인 염전은 아니고 바닷물을 가마솥에 끓여서 소금을 만들던 곳이다. 소금이 귀하던 시절엔 여기서 소금을 만들어서 제주도 전역에 팔았다는데 지금은 소금이 흔해져서 없어졌단다.

 

누군가의 발자취. 중간에 날아갔는지 발자국이 없어졌...다기 보다는 이 길을 나중에 포장했겠지. ㅋ

황똘똘 슬슬 힘들어한다. ㅋ 삼보일배도 아니고 세발짝 걷고 신발끈 묶고 또 세발짝 걷고 신발끈 묶고. 처음에 몇 번 묶어주다가 끈 묶는 방법을 가르쳐줬는데 아무래도 꼬맹이라 힘이 없어서 그런지 자꾸 풀리나보다. 슬슬 내 카메라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는데? 한 번만 찍어보면 안되냐고 조르기 시작. 자꾸 끈을 묶느라 일행들이랑 많이 떨어졌으니 사람들 있는데 가서 찍어보게 해주겠다고 꼬시면서 길을 재촉한다. ㅋ

 

가을에 갈대가 노랗게 물들면 볼만할 듯. 가을의 올레길은 어떤 모습일까?

 

와~ 바다다~ 성산일출봉은 구름에 가려 안보인다. ㅡㅅ-

이제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길을 따라 인도를 만드는 공사를 하는 듯? 여기서부턴 계속 바다를 보면서 걸을 수 있다. 그나저나 똘똘이 어머님. 똘똘이는 아예 저한테 맡겨버리신건가요?  ㅜㅜ

 

종달리 해수욕장. 성산일출봉은 계속 구름에 가려 안보인다. 아직 한 번도 못봤다능. ㅡㅅ-

 

저 주황색 지붕은 아까 알오름에서 망원으로 당겨찍은 그 건물이네? ㅎ

 

모던한 스타일의 까페가 있다. 저 털복숭이 개는 엄청 크더라능. 그리고 엄청 짖더라능. ㅡㅅ-

 

해녀 누님 포즈 직이네요. ㅋㅋ

제주도엔 해녀가 많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해녀에도 등급이 있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상군, 중군, 하군이 있는데 당연히 상군이 가장 실력이 좋다고. 요즘엔 젊은 사람들이 물질을 안하기 때문에 나이든 할머니들 뿐이란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해녀 보기 힘들어질지도.

 

매점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장사 안하는 듯? 소심한 인증샷 하나 날려주시고. ㅋ

 

종달리는 끝인가? 저 앞에 보이는 금영휴게소가 중간 스탬프 찍는 곳

휴게소가 나오면 쉬어가는 것이 예의! ㅋ 패스포트에 중간 스탬프를 찍고 그늘에 앉아 있으려니 꼬맹이 하나가 나를 부른다. "아저씨. 엄마가 오시래요." 안에 들어가보니 세 분이 시원한 병맥주를 드시고 계시네? 황똘똘 데리고 다닌다고 고생했다고 한 잔 주시려나보다. ㅋ 앉아서 시원한 맥주에 한치 구운 것을 안주삼아 땀도 식히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세 분 다 학교 선생님이시네?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친해지셨나보다. 지금은 각자 다른 학교에 계시는 듯. 잘생겼는데 왜 결혼 안하셨냐고 울산에도 친구들이 있으니 아가씨 소개시켜 주신단다. ㅋ

 

휴게소 앞에 한치를 말리고 있다.

7살 똘똘이는 걷는게 많이 힘든가보다. 걸음도 점점 느려지고 자꾸 신발끈을 고쳐 매다 보니 뒤쳐지기 시작해서 어쩌다 보니 똘똘이 어머님이랑 셋이 같이 걷게 됐는데 똘똘이 누나는 그게 불만이었나? "엄마! 이 아저씨 사랑하는거야?" 푸핫? 휴게소 안은 완전 폭소의 도가니. ㅋㅋㅋㅋㅋ 이거 아직 결혼도 못했는데 유부녀랑 염문설 돌면 안되는데. ㅋㅋㅋㅋㅋ

 

휴게소 강아진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옆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데리고 온 강아지

 

요거 집어타고 가고 싶구만. ㅋ 저 뒤에 아까 그 강아지가. 넌 주인 잘만나서 호강한다? 올레길도 걷고. 고생인가? ㅋ

 

물이 참 깨끗하다. 바닥이 다 들여다 보일 정도. 그나저나 성산일출봉 끝까지 안보이네. ㅡㅅ-

맥주도 얻어마셨으니 황똘똘은 다시 내 차지. (읭?) 점점 쳐지길래 힘드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안 힘든데 힘들어요." 화장실 가고 싶다고 그래서 근처 민박집에 얘기해서 화장실 보내주고 다시 다독여서 걷기 시작. 결혼도 안했는데 애 아빠 같잖아 이건. ㅡㅅ-

 

잔디밭에 카메라를 놓고 한 장 찰칵

 

갈매기들이 몰려 있다. 거기 뭐 있는데? 새우깡이라도 있냐?

 

고깃배를 만드는 작은 조선소. 배가 다 되면 저 레일로 미끄러뜨려서 바다에 진수를 한다.

 

성산일출봉 너 참 비싸게 군다.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니? (아랫입술 꽉 깨물고)

드디어 성산갑문에 도착. 다리 옆에 있는 작은 트럭 까페에서 아이스커피랑 팥빙수를 사서 빙수는 애들 주고 잠시 쉬었다 간다. 까페 뒤편으로 돌아가서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는데 황똘똘이 따라오더니 "어? 아저씨 담배핀다. 우리 아빠는 안피는데." 그때부터 내 별명은 담배 아저씨. ㅡㅅ-

 

성산갑문

 

Code name 143

성산갑문을 지나 왼쪽으로 들어가면 성산항이 나온다. 성산항 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3일째던가? 픽업가는 차 얻어타고 대구에서 온 분을 픽업왔는데 여기서 개한테 엉덩이를 물리셨다는. ㅋ

 

언덕 위의 하얀 집, 정신 병원은 아니겠...

 

멋들어진 해안길이 나온다. 풀을 뜯는 말도 있고. 무엇보다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ㅋ

 

경치가 예술이네. 여기 텐트치고 자면 얼마나 좋을까?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 ♬

 

어디 가서 이런 풍경을 보겠어?

 

쓰... 쓰다듬어 보고 싶어!

 

쫌만 더 보여주면 안되겠니?

 

초큼만 더!

 

끝까지 다는 안보여주는구나. 흥!

여기까지 왔으니 성산일출봉을 한 번 올라가봐야 할텐데. 황똘똘 상태를 보아하니 영 힘들 듯? 한참 앞서간 다른 일행들은 벌써 성산일출봉 정상이란다. 시간도 6시 다 되어가고 똘똘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성산일출봉은 패스.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여운을 남겨둬야 다음에 와서 볼게 있잖아? ㅎㅎ

 

뒤에서 보니까 잘 보이네?

아까 거기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표시가 불명확해서 조금 헤맸다. 이젠 수마포 해변을 지나서 광치기 해변까지 가면 끝.

 

수마포 해변. 안개가 짙게 끼었다.

 

야옹아. 얼굴만 숨으면 다 숨은거야? ㅋㅋ

 

결국 다 보여줄거면서 튕기기는. ㅋ

 

슬슬 날이 저물어간다.

수마포는 나라에서 쓸 말들을 육지로 보낼 때 여기서 말들을 받았다고 해서 수마포란다. 2차 대전 말에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이 23개 있다는데 나는 못봤다. 왜 못봤지? ㅡㅅ-

 

느낌 좋은 풀밭을 지나서 광치기 해변으로 ㄱㄱ

 

광치기 해변, 특이한 바위들이 보인다.

 

광치기 해변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는 간세

썰물 때 드러나는 저 너럭바위(제주말로는 빌레)가 넓은 광야 같다고 해서 광치기 해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빌레가 넓다는 걸 제주말로는 광치기라고 한단다.

 

제주도에는 정말 말이 흔한가보다.

 

수줍음 많은 성산일출봉은 그새 또 숨었다. ㅋ

1코스 끝. 대략 7시쯤 됐나? 고부장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아까부터 어디쯤 왔냐고 전화 자꾸 하시드만. ㅋ "야. 너 영어 좀 하냐?" "왜요?" "얘가 뭘 물어보는데 뭐라는지 모르겠다?" 외국 아가씨가 섭지코지가 무슨 뜻이냐길래 고부장님한테 물어봐서 알려주고. "얘 숙소는 잡았나 물어봐라." "숙소 잡았다는데요?" "태워준다고 그래." 태워준다니 걸으면 되는데 뭐하러 차를 타고 가냔다. 길만 알려달라길래 길을 알려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시원하게 씻고 나니 8시. 방에 들어갔더니 서울서 오셨다는 창완이 형님이 계시네. 간단하게 통성명을 하고 이런저런 얘기 좀 하다 보니 배가 고프다. 둥지엔 저녁을 먹을 방법이 없다. 식당에선 아침만 주고 저녁은 먹고 들어오던지 아니면 8시부터 시작하는 바베큐 파티에 회비 만원을 내고 참석하던지. 종일 걸었는데 저녁은 먹어야지? 9시쯤 돼서 회비 만원을 내고 파티에 참석. "지금이라도 회비 내면 참석할 수 있죠? ㅎ" 일산에서 온가족이 같이 오신 형님, 서울에서 온 주연이랑 성아를 만났다. 닭죽하고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제주도에서의 첫날밤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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