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캠핑'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9.24 올레 뒷풀이 캠핑 14
  2. 2010.07.13 비오는 날 혼자 캠핑 4
  3. 2010.06.24 雨中 캠핑 2

올레 뒷풀이 캠핑

비소식이 있거나 말거나 ㄱㄱ ⓒ승영

재민이랑 올레길을 걸으면서 나중에 꼭 캠핑을 한 번 같이 가기로 했었다. 성아랑 주연이도 같이 가기로 해서 날짜를 이리저리 맞춰보려고 해도 쉽지가 않네. 결국 제주도 다녀온지 거의 한 달이 다 된 11일로 결정. 같이 일하던 승영이랑 재민이 친구, 여자 친구, 사촌 동생까지 더해 8명이 캠핑을 가게 되었다. 내 장비로는 5명까지만 어떻게 어떻게 되는데 재민이 친구가 텐트와 코펠을 가져오기로 해서 따로 더 준비할 필요는 없을 듯. 전날 자정이 다 되어 내려온 성아랑 주연이를 근처 찜질방에 맡겨 놨다가(?) 아침 일찍 찾아서 ㄱㄱ

 

만원 어치 멍게를 사고. "하나 더."라는 딱 세 마디로 멍게 한 마리 더 얻었다. ㅋ

주말 내내 비소식이 있어 다들 망설였지만 캠핑의 참맛은 역시 빗속에서! 강력 주장하여 강행. 아니나 다를까 포항을 지나니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강구항에 들러 회 삼만원 어치하고 멍게 만원 어치를 샀다. 회는 역시 좌판에서 사야 푸짐하다는.

 

삼만원에 고등어 두 마리, 광어 작은거 세 마리, 오징어 한 마리 Get!

매운탕 거리 챙겨 달랠걸 그랬나? 강구항 맞은편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봤다. 술, 고기, 저녁 찌개거리, 햇반, 라면, 새우, 소세지, 감자, 고구마... 먹는게 남는거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다 보니 19만원 넘게 썼다. 그래도 8명이 이틀을 먹을 건데.

 

표정이 너무 므훗? 흐뭇? ⓒ승영

비 소식도 있고, 오붓하게 1박할 곳을 생각하다 영덕 오천 솔밭에 다시 왔다. 이틀 내내 우리 밖에 없어서 한적하니 좋았다. 도착하니 마침 비가 그쳐서 타프를 치고, 텐트를 치... 이거 사서 처음 쳐보는거라 어닝을 어떻게 쳐야 하는지 몰라서 걍 텐트 위에 얹어놓고. ㅡㅅ- 맥주 한 잔 하면서 땀을 식히다 배가 고파서 만두 넣고 라면을 끓이던 도중에 재민이 일행 도착.

아뿔싸. 재민이 친구가 가져온 텐트는 비박용이라 둘 밖에 못자겠다. 내 텐트는 4명이 자기엔 넓고 5명이 자기엔 조금 좁고. 근데 사람은 8명이니 나중에 잠자리 복불복해서 야외 취침해야 되나? ㅋ

첨이라 그런지 다들 어색한 것 같아서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회랑 멍게를 꺼내 대낮부터 소주를 들이 부었다. 바베큐 의자까지 의자는 7갠데 사람이 8명이라 재민이가 아이스 박스 위에 앉고. 간단히 통성명을 하고 소주 마시기 시작. ㅡㅅ- 좌판에서 회를 떴더니 회끼리 뭉쳐서 떡이 돼서 잘 안팔렸다. 나중에 라면인지 찌개인지에 투하되는 불상사가. ㅜㅜ

일단(?) 한 잔 하고, 물놀이 가실 분들은 물놀이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항정살과 갈매기살, 새우 등등을 구워 먹어치우기 시작. ㅋ

 

왜 갑자기 어두워진거야? ⓒ승영

캠핑의 꽃은 역시 캠프 파이어. 불 피워놓고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술도 한 잔 하고. 감자랑 고구마도 구워 먹고.

 

쬐는 자와 피우는 자 ⓒ승영

재민이 친구는 산을 상당히 좋아하는 듯. 재민이랑 같이 5일 동안 둘레길 걷고 지리산 종주를 하고 바로 캠핑하러 왔다. ㅎㄷㄷ 갖고 있는 장비들도 대부분 등산 장비고 밥도 엄청 잘하더라능. 코펠에 밥해서 태우지 않고 밥 잘하기 힘든데 평소에 집에서도 코펠에 밥해먹는단다. 덕분에 밥은 맛있게 잘 먹었는데 햇반 이거 어쩔. ㅋ 나중에 같이 산타러 가기로 했다.

 

주연아 뭐해? ㅋ ⓒ승영

마시고, 마시고, 마시고... 재민이가 소주 10병 더 사왔다. 8명이서 낮부터 마시기 시작해서 거의 소주 한 짝을. ㄷㄷㄷ

 

주인공은 소주였단 말인가? ⓒ승영

 

장작 활활 때어 주시고~ ⓒ승영

 

이렇게 마셔대다간 ⓒ승영

 

이렇게 된다. ㅡㅅ- ⓒ승영

전날 3시간 밖에 못자고 대낮부터 마셔대다가 중간에 뻗어버렸나보다. 잠자리 복불복 할 필요도 없이 당첨된 듯. ㅡㅅ- 새벽에 잠을 깨보니 비가 꽤 오고 있어서 장비들을 타프 안으로 옮겨놓고 다시 누웠다가... 잠이 안와서 기상.

비가 제법 와서 완전 난장판이다. 타프 밖에 있던 의자니 이런저런 장비들 비 쫄딱 맞고. 타프 안으로 물이 흐르고 있고. 텐트 안에도 물이 고이고. 그러고보니 텐트 아래 방수포 까는걸 깜빡했네. ㅡㅅ-;

다들 추운지 달달 떠는 것 같아서 남은 장작으로 불을 피웠다. 멍때리면서 커피도 한 잔씩 하고, 승영이가 들고 온 물담배도 피우고. 물담배 요고 재밌네? 그닥 독하지도 않고 향도 괜찮고. 담배를 빨면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가는 것이 재밌다. 남은 라면에 이것저것 다 때려넣고 잡탕 라면을 끓여 먹었다. 다들 이제서야 살 것 같다며. 사실 추운게 아니라 배가 고팠던 걸까나?

 

비가 제법 왔는데도 물은 그닥 불지 않았다. 흙탕물도 안됐고. ⓒ승영

 

조용한 아침 ⓒ승영

비가 그친 틈을 타서 개수대에서 머리를 감고, 설겆이도 했다. 젖은 장비들도 널어 말리고.

 

타프 몇 번 쳐봤다고 이젠 제법 각이 나온다. ⓒ승영

 

승영이가 터키 여행갔다 사온 물담배, 위에 담배를 넣고 숯불을 붙여 피운다. ⓒ승영

 

이런건 언제 찍은겨? ⓒ승영

 

다들 멍때리는 중 ⓒ승영

굳이 뭘 하지 않더라도 조용한 아침에 멍때리고 있으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건가? ㅋ

 

어제 재민이가 물놀이하면서 고디를 한 코펠 잡아왔다. ⓒ승영

 

재민아. 또 물놀이 가려고? ㅋ ⓒ승영

 

주연아. 그거 멍때리는거지? ㅋ ⓒ승영

 

해가 중천인데... ⓒ승영

 

여긴 아직 한밤중 ⓒ승영

 

성아는 여기서도 컴질중이고 ⓒ승영

 

나라도 사람들 먹여 살려야. ㅡㅅ- ⓒ승영

옛날에 인형 눈 붙이는 부업이 있었는데 꼬지에 오뎅을 끼우면서 왜 그 생각이 나는걸까? ㅋㅋㅋㅋㅋ

 

언제들 물놀이 다녀오셨대? 어느 샌가 옆에서 삼겹살 꼬지 제조중. ⓒ승영

 

먹을만 한가욤? ㅋ ⓒ승영

 

태우지 말고 잘 좀 구워봐봐. ⓒ승영

어떻게 어떻게 남은 쏘세지, 오뎅, 삼겹살을 다 구워 해치우고. 마지막 남은 라면에 이것저것 때려넣고 잡탕 라면 시즌 2 전격 방영. 라면보다 만두가 많아서 만두 라면이 아니라 라면 만두가 될 지경. ㅋ 밥 앉혀서 밥까지 말아서 거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성아랑 주연이가 포항에서 5시 기차를 타야 해서 3시에는 출발해야 할 듯?

다들 달라 붙어서 설겆이 하고, 쓰레기 치우고, 주변을 정리했다. 이것저것 차에 싣고 타프 걷으려고 하니 비가 오네. ㅡㅅ- 할 수 없이 타프랑 텐트는 대충 말아서 구겨 넣고 나중에 말리기로. 아쉬움을 남기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3시에 부산 팀과 바이바이했다. 성아랑 주연이는 포항역에 내려 주고, 승영이랑 둘이서 울산으로 ㄱㄱ

울산에 도착해서 승영이랑 둘이서 치킨에 맥주로 간단히 뒷풀이를 하고. 재민이하고 주연이한테서 잘 놀았다고 문자 날아오고. 뭘. 덕분에 내가 잘 놀았지. ㅎ 성아는 2kg 쪘다고? 10kg 책임증량이었는데 아깝. ㅋㅋㅋㅋㅋ

다음엔 누구랑 어딜 갈까나?

비오는 날 혼자 캠핑

영덕 오천 솔밭, 바로 앞에 깨끗한 오십천이 흐르고 있다.

캠핑 장비들을 대충 마련하고 처음 떠나는 캠핑. 주변 사람들을 꼬셔봤지만 이래저래 일정도 맞지 않았고, 비까지 온다고 하니 혼자 캠핑을 떠나게 되었다. 첫 캠핑이 빗속에서 하는거라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가기로 했으니 가야지? 이런저런 핑계들을 대려면 뭐하러 장비 마련한다고 장터에서 매복하면서 그 고생을 했는데?

어디로 갈까 여기저기 장소를 알아보다가 영덕에 오천 솔밭이라는 좋은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널찍하면서도 한적한, 물도 깨끗한 좋은 곳이더라구. 가서 푸욱 쉬다 오면 좋겠다 싶어서 여기로 결정.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짐은 미리 차에 다 실어두었는데 막상 혼자 가려니 솔직히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일단 출발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중간에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 7번 국도를 따라서 본격적으로 ㄱㄱ

 

처음, 그것도 혼자서 쳐본 타프. 그래서 그런지 각은 잘 안나온 듯?

포항 쪽은 전에도 몇 번 가본 일이 있어서 길이 낯설지는 않았다. 오천 솔밭은 영덕 풍력발전소 가는 길보다 더 위쪽이라서 가본 적이 없었지만 네비를 따라 오천리까지 가서 길가에 있는 이정표를 보고 찾아가니 OK. 중간중간 커피도 한 잔 하고 담배도 한 대 피우고 하다보니 가는데 2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도착해보니 두 팀 정도가 먼저 와 있었다. 한 팀은 커다란 천막을 치고 고기 구워 먹으면서 놀러온 대규모 팀이라 자고 갈 것 같지는 않았고, 다른 한 팀은 이미 타프에 텐트까지 완벽하게 쳐놓고 계셨다. 나이 지긋한 부부가 같이 오신 듯. 매점에는 관리를 하는 동네 아저씨 한 분만 계신 것 같았다. 개장 전이라 그런지 입장료는 안받네. 천원 굳었다. ㅎㅎ

대충 둘러보고 널찍한 자리를 골라 타프를 치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은 조금 낮게 치고, 반대편은 공간 활용을 위해서 조금 높게 쳤다.

미리 인터넷에서 혼자 치는 방법을 보고 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첨이니 생각대로 잘 안된다. 보기엔 작아 보여도 길이 방향으로 5m가 넘는거라서 혼자 이리저리 낑낑거리면서 치는데 1시간은 걸린 것 같다. 다행히 비는 그친터라 비맞아가면서 고생은 안해도 되었음. 다음엔 좀 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듯. 누가 도와주면 훨씬 수월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

타프는 비와 햇볕을 막아주는 가림막이다. 사각과 육각이 있는데 공간 활용면에서는 사각이 좋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는 육각이 더 안정적이다. 물론 육각이 좀 더 뽀대도 나고. ㅎㅎ 저 모델은 나름 저렴하지만 쓸만한 편이라서 인기가 많다. 중고로 구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잘 고른 것 같아서 만족.

 

깨끗한 오십천,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타프 치느라 땀을 흘렸으니 세수도 할 겸, 깨끗한 오십천 물을 보러 가야지? 먼저 다녀온 사람의 후기에서 보긴 했지만 물이 정말 깨끗하다. 얼음처럼 시원한건 말할 것도 없고. 건너편은 제법 깊을 듯. 땀을 씻어내니 살 것 같구나.

 

넓고 한적하다. 새소리에 벌레들 우는 소리에. 너무 좋다.

 

오십천쪽에서 솔밭을 바라본 모습. 이 넓은 곳이 한여름에는 텐트로 가득 찬다고?

 

일단 편안한 의자에 기대 앉아 맥주부터 한 잔 하고 ㅎㅎ

편안히 앉아서 새소리를 들으면서 맥주를 한 잔 하고 있으니 부러울게 없다. 이래서 다들 캠핑을 다니나보다.

 

요 사이드테이블은 다른 것과 다르게 높이 조절이 된다. 먼저 쓰던 사람이 윗 판만 사서 다리를 직접 만든거라.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다. 일단 라면을 끓이자. 하나는 조금 모자란 듯 해서 한 개 반. ㅎㅎ

 

배도 채우고 멍때리면서 쉬다보니 날이 살짝 어둑어둑해지네. 캄캄해지기 전에 화로대에 불부터 피우고.

화로대는 접이식이라 간편하고 작은 것이 불장난 하기에 딱 좋다. 얼마 안해서 새것으로 구입. 압축 장작은 쌀겨를 압축해서 만든거라 처음 불 붙일 때를 제외하면 쓸데없는 연기가 안나고 화력도 좋다. 20kg에 택배비까지 만 이삼천원 한 것 같은데.

 

시골이라 금방 어두워지네. 랜턴을 켰다.

지난 번 신불산 자연휴양림에서 용준형이 가져온 랜턴이 너무 어두워서 밝은 놈으로 알아보고 구입했다. 밝기도 충분한 것 같고 가스도 많이 먹지 않는 것 같고. 너무 인기가 많은 품목이라 중고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가격차이도 얼마 안나서 새걸로 구입. 새것도 요즘이 캠핑철이라 물량이 달려서 며칠 기다린 듯?

낮에 시끄럽게 고기 구워먹으며 놀던 팀은 벌써 갔고, 그 사이에 연인인 듯한 커플이 와서 텐트를 쳤다.

 

불을 피웠으니 고기를 구워보자. ㅋ 혼자 먹을거라 목살 반근만 샀다.

압축 장작이 다 타고 나면 숯이 되는거라 숯불에 고기를 구웠다. 삼겹살은 기름이 너무 많아서 기름기가 적은 목살을 구입. 맥주를 마시면서 천천히 구워서 뱃속으로 ㄱㄱ 목살이라 기름이 적은 편인데도 불위에 올리니 기름이 나와서. 삼겹살 샀으면 불쇼를 했을 듯.

 

저질 설정샷 ㅋ 아무 것도 안해도 시간이 참 잘 간다.

뭔가 해야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편안히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들도 좀 하고.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저쪽 멀리 나이 지긋한 부부가 계신 텐트에서 기타 소리랑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참 듣기 좋네. 저절로 멍해지는 것 같은 느낌. 나도 언젠가는 마누라 데리고 와야겠구만. ㅎㅎ

 

불장난에 여념이 없다. 타오르는 불꽃을 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 안들어유. ㅎㅎ

슬슬 우루과이랑 월드컵 경기할 시간이라 차에 가서 DMB를 켰으나 안나옴. 라디오도 먹통이네. 여기가 그렇게 시골인가? 경기를 못봐서 아쉽지만, 아는 사람들한테 날아오는 문자 중계로 대신하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맥주나 좀 더 마실까나?

경기는 우리 나라가 아깝게 졌다네. 경기 내용은 아주 좋았던 모양인데 아쉽. 시간도 늦었는데 슬슬 자야지?

 

보통 텐트는 타프 바깥에 치는데 간밤에 비가 와서 타프 밑에 쳤다.

저 텐트는 던지면 저절로 쳐지는거라 편하긴 한데, 접었을 때 부피가 너무 커서 차에 싣거나 보관하기가 힘들다. 다른 텐트를 알아봐야 할 듯? 어차피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한거라 팔아버리고 다른 걸 중고로 구하면 그만. 인기품목이라 파는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타프에 맺힌 빗방울, 저녁부터 시작해서 간밤에 비가 제법 왔다.

우중 캠핑의 참맛은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 것이라고들 한다. 정말 들어보지 않으면 모를 듯.

 

아침은 라면에 햇반으로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는 조용한 아침. 비는 거의 그쳤고 바깥에 백로가 한 마리 유유히 날아간다. 아침먹고 좀 더 멍때려야.

 

날이 화창하게 갰다. 어제 비맞은 타프를 말리기에 안성맞춤.

 

텐트랑 방수포도 바짝 말려주자.

밤 사이에 몇 팀이 더 왔네? 차 두 대를 나란히 세우고 지붕에다 천막을 쳐서 그 사이에 야전 침대를 깔고 주무신 모양이다. 고수네. 아침을 먹고 멍때리다보니 날이 화창하게 개서 잽싸게 장비들을 말리기 시작. 비오는 날 캠핑을 하고 그 다음날 해가 쨍쨍하게 나주는 것이 우중 캠핑의 베스트 시나리오라는데 정말 그대로 됐다. 내가 한 재수한다. ㅋㅋ

장비들을 모두 바짝 말려주고, 타프를 걷어서 차에 실었다. 장비들을 치우고 있으려니 옆 텐트의 나이지긋한 어르신이 어디서 오셨냐고 말을 붙이신다. 울산에서 왔다고, 어제 기타 연주 잘 들었다고 말씀드렸다. 몇 마디 얘기를 좀 더 하다가 짐 정리를 끝내고 울산으로 출발. 그 사이에 친해진 관리인 아저씨한테 잘 놀다간다고 인사도 드리고. 다음에 또 올게요.

혼자 캠핑을 간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혼자서 무슨 재미로 캠핑을 가냐고. 솔직히 혼자 가는 것이 조금 심심하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생각들은 혼자가 아니면 하기 힘들잖아? 확실히 기숙사 방에 앉아 있으면 컴퓨터를 하거나 TV를 보면서 낄낄거리거나 하지 혼자 차분히 생각할 기회는 잘 없었지 싶다. 이렇게 밖에 나와서 자연을 벗삼아 혼자 있으면 생각할 시간도 생기고.

후기를 쓰고 있으려니 또 가고 싶네. 올레길 다녀온 다음에 또 가자. 이번엔 친구들도 데리고.

雨中 캠핑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렇게 좋다던데... (사진은 인터넷에서)

주말 내내 비가 온단다. 내 장비들을 가지고 나가는 첫 캠핑이라 비가 온다는 것이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뒷처리도 초큼 부담스러울 것 같지만, 그래도 호젓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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