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Epilogue

돌아오는 비행기는 창가쪽 자리 ㅋㅋㅋㅋㅋㅋㅋ

일찌감치 일어나 씻고 짐을 챙겼다. 재민이랑 같이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택시 기사 아저씨는 올레란 것은 큰 길에서 집까지 들어가는 골목을 말하는건데 '올레'길이란 것은 잘못된 말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선은 제주도의 푸른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3주라는 시간이 정말로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구나.

 

안녕을 고하듯

 

저 아래 어딘가를 3주 동안 걸어다녔다니 기분이 묘하다.

 

바이바이-

 

이륙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육지'다.

 

낙동강과 김해 평야가 보인다.

지금 쯤은 그놈의 4대강 때문에 많이 변했을려나?

 

내가 떠나 있던 3주 동안 저 아래의 사람들도 저마다의 일로 바쁘게 보냈을테지?

 

터치 다운!

이렇게 쉽게 오갈 수 있는데 왜 그리 힘들었는지? 일단 저지르면 어떻게든 되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핑계를 대며 산다.

 

이젠 집으로...

재민이랑 버스 타는 곳으로 나와 버스를 기다리며 담배를 피워 물었다. 드디어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다시 만날 기약을 하며 버스에 올라 창밖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이제 일상이 다시 시작되겠지.

올레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떠나 새로운 곳에서 좋은 경치를 구경하고, 맛있는 것들을 먹으면서 맛볼 수 있는 작은 일탈. 소소한 즐거움. 이런 것들은 상당히 공통적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이유인지 부차적인 어떤 것인지는 각자 다를 것이다.

재민이는 힘이 들어서 왔다고 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때문에 힘들어 하다가 바람을 쐴 겸 제주도에 와서 나를 만났다. 우리는 같이 길을 걸으면서, 저녁에 술을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왜? 나도 힘이 들었다. 드러 내놓고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같은 이유로 제주도에 왔고 길을 걷다가 만났으며 길을 걸으면서 친해지게 되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때문에 너무 힘이 들었다.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고 언제 끝난다고 기약이 있는 일도 아니었다. 결과가 보장된 일이 아니었기에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몸은 멀쩡했지만 마음은 공허했고 피폐해져 있었다. 돌아버릴 것 같은 일상으로부터 어떻게든 도망치기 위해 제주도를 택했다. 같이 간다는 사람이 없어도 상관없었다. 그게 더 편했으니까.

3주 동안 때로는 땡볕에서, 때로는 비를 맞으면서 매일 10km가 훌쩍 넘는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머리를 식히고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택한 방법 치고는 아주 괜찮은 방법이었지만 3주 내내 혼자 걸었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 생전 본적도 없었지만 길을 걷다 만나 같이 걷고, 술마시고, 웃고... 동고동락한 3주 동안의 시간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다. ㅎㅎ

3주의 시간이 흘렀어도 나를 둘러싼 고민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2년 가까이 지나 후기를 마무리하는 지금은? 고민의 원인은 달라졌지만 고민 자체는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그 땐 왜 그렇게 힘들었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다른 고민이 있는 것을 보면 고민이라는 것이, 산다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하는 고민도 먼 훗날 언젠가는 왜 그랬을까 생각하게 되는 날이 오겠지? 일상으로 돌아가 열심히 고민하며 살자. 그러다 못 견디면 또 어떤 '제주도'를 찾자.

 

To be continued?

올레 16코스 (고내-광령)

올레 16코스, 17.8km ⓒ제주도청

드디어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다. 빠진 것이 없는지 짐을 확인하고 챙긴 후에 재민이랑 같이 금능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바이바이- 다시 올 일이 있을까?

서일주 버스를 타고 제주시에 내렸지만 도무지 어디에 숙소가 있는지 알 수가 있나? 택시를 잡아타고 모텔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가격이 저렴한 곳을 찾아 짐을 맡기고 현주를 만나기로 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민속 5일시장 앞에서 보기로 했는데 도무지 어딘지. ㅡㅅ- 안내도도 보고 사람들한테 물어물어 정류장을 찾아갔다. 제법 멀리 돌아간 듯.

 

아침은 찐빵으로

아침부터 움직인다고 아침 먹을 틈이 없었다. 이거 현주가 가져왔던가? ㅡㅅ-a

 

당연(?)하지만 팥이 들어있다.

자. 이제 버스를 타고 고내 포구로 가자.

 

아침부터 날씨가 기가 막히구만.

마지막 날 환송을 제대로 해 줄 모양이다. ㅎㅎ

 

오늘이 정말 마지막 날인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제 봤던 편의점 앞에서 선크림을 바르고 출발.

 

초반은 가벼운 오르막으로 시작

이거 정말 너무한거 아닙니까? 날씨가 이렇게 좋다니. 사진은 정말 멋지게 나오는데 초장부터 힘들어 죽을 맛이다. 내리쬐는 햇빛이 아주 그냥. 끝까지 이래야겠니? ㅋㅋㅋㅋㅋㅋㅋ

 

셔터질을 쉴 수가 없다.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어떤 멋진 길이 기다리고 있을지 두근거린다.

그래서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인생도 그렇지 않나? 과거의 추억은 아름답지만 거기에만 매달리면 더 아름다울지 모르는 미래를 맞이할 수 없잖아? 물론 항상 아름다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과거의 추억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내 마음 속에서 다시 찾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가련다.

 

얘들아 같이 가.

내가 자뻑질 좀 한다고 나를 버리고 가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되오~ ㅡㅅ-

 

이런 길 정말이지 내 스타일이야.

차를 타고 달려도 멋있을 것 같아. ㅎㅎ

 

사진을 찍느라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ㅡㅅ-

 

재민이 폼 잡는 사진도 하나 찍어 주고. ㅎㅎ

여기가 신엄 포구 근방이지 싶다. 오면서 횟집도 많고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 했지만 어떻게 어떻게 참고 고행을 계속. ㅋㅋㅋㅋㅋㅋㅋ

 

신엄 포구 전경

하늘과 바다 빛이 정말이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경사가 제법

해를 가릴 곳이 없는 길을 계속 걷다가 오르막을 어지간히 올라갔더니 나무 그늘에 의자가 있고 그 앞에 포장마차가 있다. 아침에 찐빵 쪼가리 먹은 것만 갖고는 도저히 더 걸을 수 없다. 참외 몇 개랑 막걸리 몇 병을 집어들고 시원한 나무 그늘의 의자로 향했다.

그늘에 갔더니 나이 지긋한 할아버님이 의자에 누워 계신다. 어르신이 계신데 우리끼리 먹을 수 있나? 나는 이런데 참 약하다. 막걸리도 좋아하실 것 같아 조심스레 여쭤본다. "어르신~ 막걸리 한 잔 하시죠."

어르신 반색을 하며 일어나신다. 참외를 깎아 막걸리를 한 잔 따라드렸더니 신이 나신 모양. 6. 25 참전하신 얘기하며, 사람은 모름지기 기술을 배워야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말씀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마지막은 항상 "내 말이 옳나? 그르나?"

요 앞이 내 집이고 아들이 한 자리 하고 있으니 다음에 언제든 근처를 지나거든 꼭 마을에 와서 내 이름을 대고 묵어가라 하신다. 그러마고 대답은 드렸으나 다시 언제 오게 될지. 지금은 그 어른 성함도 까먹었다. 제주도 사투리가 많이 섞여 있어 하시는 말씀을 다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다. 포장마차에서 라면 하나씩 끓여 먹고는 다시 길을 재촉해 본다.

 

배를 채우니 힘도 나고 좋다. ㅎㅎ

 

그리고 도착한 구엄 포구

 

한창 더운 한 낮이다. 느껴지는가? ㄷㄷㄷ

 

물이 뜨뜨 미지근하다. ㅎㄷㄷ

그래도 일단 세수를 하고 머리에 물을 마구 끼얹는다. 이런 날씨엔 도저히 더 걸을 수 없다. 그늘에 널부러져 잠깐 자고 가기로.

 

딱 봐도 충혼탑스럽지 않은가? ㅎㅎ

구엄 포구에서 길은 내륙을 향한다. 한 시간 남짓 잠을 청한 후 다시 ㄱㄱ

 

시원한 저수지와 멋진 나무가 우리를 맞는다.

여기가 수산 저수지인 듯.

 

입구를 지키고 있는 두 개의 방사탑

붙어 있는 담쟁이들이 연륜을 느끼게 한다.

 

수산 저수지 둑방길을 걸어 봅시다. ㅎㅎ

 

둑방길을 걸어보는 것이 얼마만인가?

 

우리가 지나온 둑방길이 어느새 저 멀리에

 

그리고 설익은 밤송이까지

이 뜨거운 여름도 지나고 얼마 안가 낙엽지는 가을이 오리라는 신호.

 

근데 가을은 아직 멀었나보다.

해가 구름 뒤로 숨었어도 너무 덥다. ㄷㄷㄷ

 

아 근데 내가 이런 길 좋아하는걸 어떻게 알았지? ㅋㅋㅋㅋㅋㅋㅋ

더 못 걷겠다 싶을 때마다 어떻게 이런 길이 탁탁 나타나는지. 걷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도착한 항몽유적지

잘 꾸며놨네. 매점이 있으면 어떻게 하라고? 물론 들어가서 시원한걸 마셔주는거다. 시원한 음료수를 벌컥벌컥-

 

음료수 하나 마시고 나왔더니 하늘이 심상치 않다.

그리곤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 오늘 정말 쓴맛 단맛 다 보여주는구나. 마지막 날이라 이거지? 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바다가 보인다.

 

재민아 미안. 사진 찍는다고 하트를 못 해줬네.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고맙다. 네 덕분에 3주라는 긴 시간이 심심하지 않고 즐거웠어.

 

아무렇지도 않게 풀을 뜯는 말을 어디서 또 볼 수 있단 말인가?

 

광령초등학교

끝이 머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

더 이상의 코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후기를 쓰는 지금은 17, 18, 18-1, 19코스가 생겼지만.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한다.

 

축배를 들지 않을 수 없지?

버스를 기다리며 시원한 캔맥주 한 캔을 마셨다.

 

삼대 국수회관

저녁은 당연히 그 동안 먹어보고 싶었지만 못 먹어본 고기국수를 먹으러. 진석이 형이 동네 단골이라며 알려준 서귀포 고기 국수집을 찾지 못해 고기국수를 먹어 볼 기회가 없었다. 오늘 못 먹으면 언제 먹을까? 제주도에서 고기국수로 유명한 삼대 국수회관을 찾았다.

 

이거 완전 대박인데?

역시 명불허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면이라고 하면 사족을 못 쓰는 나지만 이건 정말 꼭 먹어봐야 한다능.

국수를 배불리 먹고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며 셋이서 의기투합. 술잔을 기울이며 제주도에서의 3주를 마감하는 마지막 밤은 깊어만 갔다.

올레 15코스 (한림-고내)

올레 15코스, 19km ⓒ제주도청

끝나지 않을 것 같던 3주간의 일정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오늘 15코스와 내일 16코스만을 남겨두고 있으니까. 돌이켜보면 시간이 언제 흘러 벌써 이렇게 됐나 싶다. 설레는 마음으로 혼자 제주도에 왔던 것이 어제 같은데 그게 언제였던가 싶다니. 두 코스만 남았지만 언제나와 다름없이 오늘도 많은 것을 보고 느끼려 한다. 오늘은 재민이랑 현주랑 같이 걷기로 했다. 서일주 버스를 타고 한림항으로.

 

제주도라 그런지 장승도 돌하르방처럼 갓을 쓰고 있다.

아침부터 더운 날씨지만 구름이 조금 있어 그런대로 괜찮네. ㅎㅎ

 

제주도에 와서 자귀나무는 구별할 줄 알게 되었다.

꽃이 없으면 구별 못할테지만. ㅋㅋㅋㅋㅋㅋㅋ

 

길을 따라 솟대들이 늘어서있다.

 

조개잡이 현장체험도 할 수 있는 모양?

올레길 후반부 코스로 갈수록 정보가 많지 않아 미리 알아보지도 못하고 지도 한 장만 달랑 들고 이정표를 의지해 걸었다. 남은 것은 사진 뿐이라 뒤늦게 후기를 쓰려고 하니 그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지금은 정보가 좀 많이 있으려나?

 

해변의 바위 틈에도 솟대들을 세워놓았다.

 

나무 모양이 참 재미있다. ㅎㅎ

김무스씨 머리를 보는 듯. ㅋㅋㅋㅋㅋㅋㅋ

 

집까지 들어가는 골목을 따라 잔디를 심었다.

이것 참 멋지잖아? 콘크리트 포장보다 훨씬 낫다.

 

걷다보니 어느 덧 영새생물에 이르렀다.

암반 위에 고여 있는 연못으로 깊은 곳은 1m가 넘는단다.

 

연못에 연꽃이 만발하여 한 장 담아주고

 

밭들 사이로 난 굽이진 길을 따라 걷는다.

사진만 봐도 덥다. ㄷㄷㄷ

 

그늘이 보이면 조금 쉬기도 하고

 

참깨꽃이 만발

 

사거리를 지나면서 찰칵-

15코스는 볼거리가 참 없네. 덥기도 덥고 심심한 길이다.

 

끝까지 볼게 없으면 어떻게 하지? ㅡㅅ-

 

한참을 걸어 도착한 선운정사

절은 그닥 볼 것이 없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다시 고고~

 

날은 덥고 배는 고프고

뭐 이렇게 무미건조한 길이 있는지. 점심은 어디서 먹나? 선운정사를 지나 그늘이 나오자마자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털푸덕 앉아 쉬기 시작했다. 현주는 물을 채우는 것을 깜빡해서 선운정사에 물을 채우러... 근데 우리를 부른다. 아 왜? 덥단 말야.

 

헐?!

마침 점심 공양 시간이었나보다. 절 지하에 있는 방에는 많은 분들이 점심 공양을 하고 계셨다. 현주가 물 뜨러 갔다가 공양하고 가란 말씀에 우릴 부른 것. 우리는 더운데 왜 부르냐고 짜증을 부렸는데 생각지도 않게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게 되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절밥 치고는 찬이 너무 많고 푸짐하네. 역시 예수님보다는 부처님이 짱! (읭?)

 

점심도 먹었겠다 다시 힘내서 걸어보자.

주위에 버드나무가 많았'던' 연못이란다. 지금은 없다는 얘긴가? 곽지리 10경 중에 하나로 꼽혔다던데 아쉽.

 

한 300미터 정도 도로를 따라 걷는다.

 

감이 완전 덜 익었네. ㅎㅎ

 

깨를 말리고 있다.

 

매미를 잡았다.

현주가 보면 기겁을 할텐데.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절반은 더 온 듯?

백일홍 나무를 배롱나무라고 하는 모양이다.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고 뿌리가 길게 뻗지 않아 무덤가에 많이 심는다고.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여 간즈름 나무라고도 한단다. 그럼 이제 무덤길을 지나는건가?

 

꽃이 만발했네. ㅎㅎ

 

이쁘다.

정말 간지럼을 타는지 해볼걸 그랬네. 깜빡했다.

 

오름을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주변을 둘러간다.

 

여기서 어디로 갔었지?

아마 맨 왼쪽으로 갔던 듯.

 

집 돼지라 위험하지 않단다. 단 절대 먹을걸 주지 말라는.

근데 돼지는 못 봤다. 똥 냄새만 실컷 맡은 듯. ㄷㄷㄷ

 

돼지가 지나가지 못하게 문을 달아 놓았다.

 

왼쪽에 있는 간세를 따라 고내봉으로

 

고내봉을 넘어가야 하는 모양이다.

 

보광사 입구인 듯

우린 저기로 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중간에 그늘에서 좀 쉬다가

현주는 힘들어서 못 오겠단다. 재민이랑 둘이 먼저 올라가다가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잠깐 드러누워 쉬었다.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계속 걸어야 되네.

정상엔 별거 없었다. ㅡㅅ-

 

하르방당과 고내리 둘레길을 거쳐서 하가리 갈림길에 도착

돌담과 연못이 아름다운 하가리에 들렀다 가려면 1km 더 걸어야 한다. 패스. ㄷㄷㄷ

 

끝이 머지 않았다.

 

드디어 고내포구에 도착

 

무인카페가 있는 모양이다.

 

내일 여기서 걷기 시작하면 되는거야?

 

방파제 장식이 귀엽다. ㅎㅎ

 

무인카페와 편의점이 보인다.

배가 고파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

 

저녁을 먹고 나오니 해가 떨어진다.

버스 타러 가야지. 술이나 한 잔 할까하고 애월에 들렀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 다시 한림으로.

 

한림항에서

 

하루의 마무리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무는구나.

현주는 제주시에 숙소가 있어 버스를 타고 가고, 나랑 재민이는 금능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내일은 아침에 제주 시내에 숙소를 잡아 짐을 놔두고 고내포구에서 보기로.

간만의 나들이, 읍천마을

그림이 있는 어촌마을, 읍천마을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았다. 북태평양 고기압인지 뭔지의 영향이라 날씨가 좋으면 날도 춥게 마련인데 봄이 오려는지 어제와 다르게 날씨도 따뜻했고. 비싸게 사놓고 방에서 썩고만 있는 카메라가 불쌍해서 가까운 읍천마을에 가보기로 했다.

 

멀리 원자력 발전소가 보인다.

날도 따뜻하고 바람도 시원하고. 무엇보다 날씨가 너무 좋다. 간만에 나와보니 좋구나. ㅎㅎ

 

파도 소리가 시원하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란 소리겠지?

원자력 발전소에서 왜 이런걸 할까?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오면서 관광객이 줄어서? 아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방사능 혜택을 주려고? ㅋㅋㅋㅋㅋㅋㅋ

 

어촌마을이라 그런지 바다를 주제로 한 그림이 많다.

그런데 때를 잘 맞춰 와야 할 듯. 그늘에 있는 그림들이 많다.

 

그림이 있는 것은 좋다만... 공룡은 좀 생뚱맞지 않니?

 

멋지네. 배경이 석양이면 더 멋있을 듯.

역광이라 후드를 끼워도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한창 해가 비스듬할 오후 3시 무렵이라 더 그런 듯.

 

길이 없어도 그림이 있으니 들어가 봐야겠다. ㅎㅎ

 

기둥까지 알뜰하게 이용한 그림.

 

길은 없다고 하고...

담 너머에서 개는 계속 짖는다.

 

알았어. 알았다구.

길이 없다면서도 화살표를 그려 놓은 것이 왠지 아이러니하다. 정말 길이 없으니 돌아 나가야지.

 

우리나라는 4면이 바다...

라고 대통령이 말했기 때문은 아니겠지만 벽의 4면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려 놓았다. 아무리 광각이라도 한 컷에 담을 수 없다.

 

강구연월

번화한 거리에 달빛이 연무에 은은히 비치는 모습으로 태평성대의 평화로운 풍경을 나타내는 말이란다. 달빛과 연무는 없지만 일단 평화로워 보이긴 한다. ㅎㅎ

 

제목 참 단순하니 좋다. '새'

 

쓰레기 봉투까지 깔맞춤이다. ㅎㅎ

아쉽게도 집은 세를 놓으려고 내놓은 듯.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포동포동한 고양이가 눈에 들어온다. ㅎㅎ

 

그림이 없었을 때는 그냥 회색 벽이었을까?

 

왜 상생인지?

 

그림이 그려진 대문을 떼어서 벽에 기대놓았다.

원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음. 뒤에 저 시커먼 건물이 원자력 발전소는 아니겠지? ㅡㅅ-

 

바다가 제일 좋은건 알겠지만...

사람도 좀 그려주지. 알록달록한 그림이지만 뭔가 쓸쓸한 느낌이 든다.

 

이... 인면어. ㄷㄷㄷ

 

음...

회 먹고 싶다는건 나도 동감일세. ㅋㅋㅋㅋㅋㅋㅋ

 

뭐 좀 잡으셨어요?

 

신룡님! 드래곤볼을 일곱 개 모아왔으니 소원을...

근데 입에 물고 계시는건 뭔가요? ㄷㄷㄷ

 

너무 반짝반짝 눈이 부셔 지지지지~ 읭?

 

읍천에 가면 龍이 있다.

읍천 마을에 용에 관한 이야기라도 전해 내려오는건가? 아니면 올해가 용의 해라서?

 

저녁 노을이라기 보다는 달이 뜬 모습 같은데?

 

이런 카툰풍의 그림도 있다.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비너스의 탄생인지 뭐시긴지 뭐 그 그림 아닌가? 근데 제목은 왜 무제야? ㅡㅅ-

 

비너스의 탄생 ⓒ산드로 보티첼리

 

여백의 미를 잘 살린 듯.

 

음. 뭔가 있어 보인다.

근데 제목이 '한여름 밤의 겨울 풍경'

 

그라피티풍의 그림도 빠질 수 없지.

 

파란 하늘과 뭉게 구름이 인상적인 그림

 

그림은 멋집니다만...

여긴 죽전항이 아니라 읍천항 아닌가요? ㄷㄷㄷ

 

아이 표정이 참 좋은데...

뒷편에 커다란 나무가 아니라 웬 건물들이. 제목이 '사랑과 원자력' ㄷㄷㄷ 원자력 발전소 스폰이지만 좀 너무한거 아님?

 

전기 계량기가 셋이니까 세 가구가 살겠군. 읭?

 

그림도 좋지만 그 앞의 평상도 멋지다. ㅎㅎ

 

노인과 바다라...

유명한 작품인데 읽어보진 못한 듯. 부족한 인문학적 소양이 드러나는구만. ㅡㅅ-

 

전기선까지 신경써서 색칠했는데...

그 뒤에 가스선과 가스통과 분홍색 변기가 생겨버렸다. A/S 오세유. ㅎㅎ

 

이런 스타일 그림을 뭐라고 하더라?

 

이건 좀 안타깝네.

나비는 쓰레기 구덩이에서 탄생되는건가? 쩝.

 

아. 이거 좀. ㅋㅋㅋㅋㅋㅋㅋ

 

바다 색이 원톤이라 조금 아쉽네.

뒤의 파란 하늘과 잘 어울렸다면 더 느낌 있었을 것 같은데.

 

채색이 미국 만화책 스타일이네. 신기.

 

여기도 죽전이네?

정류장에 써 있는 행선지들은 다 근처 지명인데. 이 근처에 죽전이라는 곳이 있나?

 

그림을 그린 흔적들

대부분의 그림들은 작년 여름에 그렸던데 땡볕에서 고생들 많이 했겠다 싶다.

 

윽! 역광!

 

여름에 정말 시원할 듯. ㅎㅎ

 

원자력 발전소 스폰, SK 훼방 ㅋㅋㅋㅋㅋㅋㅋ

 

멋진 그림 앞에 입간판 세워주는 센스

 

이 그림은 이쁘기도 하지만 참 재미있는 그림이다.

문이 열려 있고 문 밖의 풍경이 보이는데 그 자체가 실제로 문이다. 열어볼 엄두는 내지 못했음.

 

귀엽네. ㅋㅋㅋㅋㅋㅋㅋ

 

서울 녀자 세 분이 그린 작품.

이건 어디 잡지에서 본 것도 같다.

 

'트릭'

발상이 기발하긴 하다. ㅎㅎ

 

나도 고등어 구이가 좋다. ㅎㅎ

 

원자력이 '희망'일까요? ㅡㅅ-

 

'한국적인 바다 풍경'

 

왠지 마음에 드는 그림이네.

 

'겨울'

 

'민화와 동양화 풍경'

고급스럽게 그린 화투장 같다. 생각하는 것 하고는. ㅡㅅ-

 

'낙조'

색이 정말 강렬하다.

 

거친 붓 놀림이 나름 느낌 있다.

 

물놀이 후...

애들이 춥다 추워를 외치면서 우루루 지나가고 난 뒤. 알고 보니 물놀이 하고 왔나보다.

 

읍천항 전경

다시 차로 돌아가볼까?

 

가마솥 아궁이가 있고

안쪽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접이식 의자도 있다.

 

오늘 본 그림들 중에 가장 인상적이다.

뒷 배경도 빨갛게 물들면 정말 멋있을 듯.

 

해가 많이 기울었네.

 

집으로...

 

읍천항 '무료' 갤러리

 

발전소 그림은 빼주면 안되겠니?

 

바이바이~

들어오는 길에 노점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사 마시고. 간만의 나들이는 이걸로.

일조권 높이 제한선과 도로 사선 제한선

건축 조례는 언제 봐도 뭔 소린지. ㅡㅅ-

그림이 없이 말로만 설명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읽어보기만 해서는 이해가 잘 안되는 조항이 많다. 특히 일조권 관련한 부분이 그렇다. 도대체 뭐라는 건지.

 

제55조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제한) ① 영 제86조제1항에 따라 전용주거지역 또는 일반주거지역안에서 건축물을 건축하는 경우 건축물의 각 부분을 정북방향으로의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서 정하는 거리를 띄워 건축하여야 한다. 다만, 담장·연면적 10제곱미터 이하인 부속건축물 및 영 제119조제1항제5호다목 및 라목에 따라 높이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부분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개정 2002·11·15, 2003· 7· 1, 2007· 6·14, 2009·3·5>

1. 높이 4미터 이하인 부분은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1미터 이상

2. 높이 8미터 이하인 부분은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2미터 이상

3. 높이 8미터 초과하는 부분은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당해 건축물의 각 부분의 높이의 2분의 1 이상

②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영 제86조제1항의 단서규정에 따라 건축물의 미관향상을 위하여 너비 20미터 이상의 도로 (자동차전용도로를 포함한다)에 접한 대지(도로와 대지의 사이에 도시계획시설인 완충녹지가 있는 경우에 그 대지를 포함한다) 상호간{대지와 대지사이에 도로(건축이 금지된 공지포함)가 있는 양쪽대지를 포함한다}과 너비가 각각 20미터 이상인 교차도로의 서로 다른 도로에 접한 2 이상의 대지가 서로 접하는 경우 그 대지 상호간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2·11·15, 2009·3·5>

③법 제61조제2항 및 영 제86조제2항에 따라 다세대 주택인 경우 채광...

 이것만 읽고 ①항이 이해가 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해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잘 모르겠으면 그림을 그려 봐야지?

그림에서 보듯이 내 땅은 정남향에서 30도 정도 동쪽으로 돌아가 있으며 북쪽 대지 경계에서 2미터, 양쪽 대지 경계에서 각각 1미터 이격시켜 집을 배치해 놓았다. 북쪽 인접 대지와 이격하는 거리는 정북 방향을 기준으로 하므로 남북을 가르는 녹색 선을 기준으로 단면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비스듬하게 자르면 단면이 조금 뚱뚱해진다.

그림에서 오른쪽 끝에 있는 택지가 북쪽에 접한 땅이다. 정북 방향으로 떨어진 거리를 보면 2 / cos30 = 2.3미터 정도 경계선에서 떨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집의 높이는 기초 0.3미터, 1층과 2층 각 2.8미터, 다락 2.6미터를 더하면 8.5미터가 된다.

조례의 ①항 1절에 따르면 높이 4미터 이하인 부분은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1미터 이상 띄워야 한다. 오른쪽의 녹색 선을 주목하자. 인접 택지로부터 1미터 떨어뜨려 4미터 수직으로 올라간 선이 보이는가? 건축물의 어떤 부분이든 그 밖으로 나가선 안된다.

조례의 ①항 2절에 따르면 높이 8미터 이하인 부분은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2미터 이상 띄워야 한다. 다시 한 번 오른쪽의 녹색 선을 주목하자. 인접 택지로부터 2미터 떨어뜨려 4미터 수직으로 올라간 선이 보이는가? 건축물의 어떤 부분이든 그 밖으로 나가선 안된다. 우리 집의 경우에는 처마가 없으면 괜찮지만 처마를 0.5미터 내놓은 경우에는 이 선에 걸린다. 정남 방향으로 건물을 더 옮겨야 된다. 거리를 재보니 대지 경계선에서 정남 방향으로 2.58미터 띄우면 처마가 걸리지 않는다.

조례의 ①항 3절에 따르면 높이 8미터 초과하는 부분은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당해 건축물의 각 부분의 높이의 2분의 1 이상 띄워야 한다. 언뜻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안간다. 뭔 소리야? 높이 12미터 짜리 네모난 건물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건물 높이의 2분의 1 이상 띄워야 하므로 6미터를 띄우라는 말이다. 높이가 8미터라면? 4미터를 띄우라는 말이다. 잘 생각해보면 2:1 경사를 갖는 선을 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조례의 ①항 1, 2, 3절에 따른 선들을 모두 연결하면 오른쪽의 녹색 선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북쪽에 접한 땅의 일조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한 건물의 높이 제한선이다. 집이 이 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배치하면 법적으로 일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그럼 왼쪽의 파란 선은 무엇인가? 이 선은 도로의 사선 제한을 나타내는 선이다. 도로에 바짝 붙여 높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고 생각을 해보자. 보기가 썩 좋지는 않을 것이다. 도시의 미관을 위하여 도로에 바짝 붙여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정해 놓은 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도로 건너 편의 땅 경계선에서 시작해서 1.5:1의 경사를 갖도록 선을 그리되, 내 땅이 도로와 만나는 곳에서 수직으로 그은 선과 교차시키면 왼쪽의 파란 선을 얻을 수 있다.

왼쪽의 파란 선과 오른쪽의 녹색 선 범위 안에 집을 배치하면 일조권과 도로 사선 제한을 모두 지킬 수 있다. 다만 주의할 것은, 도로 사선 제한을 나타내는 선과 일조권 높이 제한선은 같은 평면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도로 사선 제한선은 도로의 폭 방향 평면에 있고, 일조권 높이 제한선은 정북 방향 평면에 있다.

처마를 넣으려면 집을 북쪽 대지 경계선에서 정북 방향으로 2.58미터 띄우면 된다. 그런데 내 땅은 정북 방향에서 30도 돌아가 있다. 그러면 내 땅의 경계에서는 얼마나 떨어 뜨려야 될까? 2.58 x cos30 = 2.23미터. 조금 여유를 가지고 2.3미터 띄우면 되겠네. 마당이 딱 30평 나온다. 이 정도면 충분히 넓지 않은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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