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5.04 건축사 상담
  2. 2011.04.16 집의 윤곽을 생각해 보자

건축사 상담

광장건축 위치 ⓒ광장건축

땅은 마련했으니 이젠 설계를 해야지. 땅 계약을 하고 온 그 날 바로 전화를 걸어 상담 약속을 잡았다. 그 주에는 소장님이 일본 출장이셨고, 그 다음 주에는 예약 만땅이라 그 다음 주 수요일인 5월 4일 1시에 뵙기로 약속을 잡았다. 5월 3일 화요일은 대학원에 가는 날이라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오후에 KTX를 타고 인천 본가에 도착해서 아버지께 간단히 설명을 드렸다.

 

혜화역으로 ㄱㄱ

집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했더니 박찬익 이사님이 전화를 주셨다. 상담이 늦게 끝나서 이제 점심식사하러 왔으니 10분만 기다려 달라 하신다. 사실은 저도 집에서 늦게 나와 10분 정도 늦을 것 같은데 잘됐어요. ㅎㅎ

 

지도에서 본대로 2번 출구로 나간다.

 

나가기 전에 지도를 한 번 힐끔 봐주고

 

KFC를 찾으면 거의 다 온거나 마찬가지

지도를 따로 뽑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첨에 지도를 보고 KFC가 있는 것을 봐뒀었다. 2번 출구로 나와 뒤쪽에 KFC가 있는데 그 골목으로 들어가서 끝까지 가면 된다. 혜화동도 간만이네. 젊고 활기찬 분위기 확확 느껴주시고. ㅎㅎ

 

저기가 끝인데...

근데 아무리 봐도 광장건축 간판이 안보인다. 건물 입구에 보면 보통 그 건물 안에 몇 층엔 뭐가 있고 뭐 이런 표지나 입간판이 있는데 건물 몇 군데를 돌아봐도 모르겠다. 박찬익 이사님께 전화를 넣었다.

"아. 카메라 갖고 온 분이죠? 여기서 보이네요. 비어드 파파 왼쪽 입구로 들어가서 쭈욱 올라오시면 돼요. ㅎㅎ"

 

아하. 저 아치 모양 입구가 던전 입구인가? ㅋㅋㅋㅋㅋㅋㅋ

 

아. 저기 광장이라고 써 있네. ㅡㅅ-;

들어서서 계단을 올라갔다.

 

천국 3층으로 가는 계단

입구를 들어서 2층에 들어가 옆으로 새지 말고 올라온 대로 그대로 올라가면 3층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 3층에 가면 4층으로 가는 계단이 보인다. 올라가자.

올라가서 잠깐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박찬익 이사님이 나오셨다. 인상 참 좋으시네. 땅콩집 카페에 글을 종종 썼더니 기억도 해주시고 영광이다. ㅎㅎ 널찍한 테이블에 앉아 타주시는 커피를 받아 들고 있으려니 이현욱 소장님이 나오셨다. 소장님은 책이나 여러 언론 매체에서 몇 번 뵈어서 그런지 처음 뵙는데도 낯설지 않았다. ㅎㅎ

일단 계약서를 보여 드리고, 복덕방에서 얻은 지도랑 계약서에 첨부된 환지계획도를 보여드렸다.

"몇 평인가요?"

"55평입니다."

"1억 2천이면... 평당 얼마 정도죠?"

"2백 5, 6십 정도 됩니다." (나중에 과도 청산할 10평 정도는 빼구요.)

"이 정도면 싼 편인가요? 울산 땅값을 잘 몰라서. 여기(호계 지구)는 얼마 정도죠?"

"3백 5십 정도 하더라구요."

"울산도 땅값이 비싸네요."

그리고는 집 짓는 예산은 얼마 정도 생각하고 있는지, 몇 평으로 몇 층을 지으려고 하는지 그런 얘기들을 했다. 15, 6평 정도로 다락까지 3층으로 짓고 싶다 말씀드렸더니 그 정도면 지금 예산으로 충분히 가능하겠다 하셨다. 다행이네. 1억 넘는 대출은 부담스러워서 대출은 딱 1억까지만 생각했는데 충분하다니 말야. ㅎㅎ

인테리어는 최대한 단순했으면 좋겠고, 화장실은 1층과 2층에 하나씩, 주방과 거실은 볕이 잘 드는 남쪽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공사는 여름 휴가가 있는 7월 중순쯤에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구해놓은 땅이 아직 건축 허가가 안났으니 그 점은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조합에서는 5월 말에 건축 허가가 난다고는 했지만 그건 그 때 가봐야 아는거라.

"결혼은 하셨어요?"

"아뇨. 아직..."

"와. 그럼 결혼 준비하시는 거에요?"

"아니 뭐 그렇다기 보다는 제가 기숙사에 10년째 있다보니..."

"그런데 아이도 없으신 분이 어떻게 이런 마당 있는 집을 지을 생각을 하셨어요?"

"제가 마당이 있는 집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요. 어렸을 때... 중얼중얼... 그랬는데... 사실은 제가 앱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푸핫. 이 분은 아직 미혼에다 애도 없는데 이런 분은 첨인데? MBC에 취재 좀 하라고 해야 겠어요. ㅎㅎ"

"그, 그건 좀... ㅎㅎ"

 

책에 싸인 받았당. ㅎㅎ

"아. 이거 결혼하세요라고 썼어야 되나요? ㅎㅎ"

20일에 부산에 있는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21일에 부산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땅콩집 세미나를 하신단다. 사람이 많이 모일지 걱정하시던데 많이 모일 겁니다. ㅎㅎ 세미나가 끝나면 내려오신 김에 내가 얻어놓은 땅을 보러 오기로 하셨다. 마침 잘 됐다는건 이런걸 두고 말하는건가? 바로 계약서를 쓰고 서명을 했다. 설계비는 2천만원. 계약금으로 30%, 건축 허가가 나면 40%, 준공한 다음에 30%를 드리기로 했음. 그러고보니 입금을 안했네. 내일 바로 입금해야겠다.

외장은 어떻게 마감할까 얘기를 조금 했다. 칼라 징크는 좀 그렇다고 말씀드렸더니 시멘트 사이딩이나 방부목, 혹은 적삼목도 가능하고, 따로 집을 보러 다니면서 이거다 싶은 디자인이 있으면 사진을 보내달라 하셨다.

 

칼라 징크와 시멘트 사이딩 ⓒ왕규태

칼라 징크는 가격도 저렴하고 한 번 시공한 다음에는 그닥 손 댈 일이 없어서 좋기는 한데 어떻게 보면 창고나 공장처럼 보이는 단점이 있다. 알록달록하게 페인트 칠을 해놓은 것이 시멘트 사이딩인데 얼핏 나무를 나란히 대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런 모양으로 만든 시멘트 마감재. 가까이에서 보면 나무결 모양으로 무늬도 들어 있고 원하는 색으로 페인트를 칠하기도 좋다.

 

방부목과 시멘트 사이딩 ⓒ로또민지

사진은 땅콩집 6호 창원 단독. 역시 알록달록 칠해놓은 부분은 시멘트 사이딩. 나머지는 방부목이다. 방부목은 나무가 썩지 않도록 약품 처리를 해둔 것으로 그대로 써도 좋고 나중에 그 위에 원하는 색을 칠해도 된다.

 

적삼목

병충해에 강하고 내후성이 좋아 별도의 방부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고급 목재. 대신 색을 유지하기 위하여 2, 3년 간격으로 오일스테인을 발라줘야 하므로 손이 많이 가고 자재 가격도 방부목보다 비싸다.

가격도 비싸고 2, 3년마다 오일스테인을 발라줘야 하는 적삼목은 일단 패스. 방부목이나 시멘트 사이딩, 칼라 징크 정도 생각해 볼까나? 마감재도 마감재지만 사실 나는 담쟁이를 너무 좋아하는터라 나중에 담쟁이를 심어 담쟁이 벽을 만들어볼까 싶기도 하다. 마감 재질을 어떤 것으로 하든 담쟁이가 잘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별로 상관은 없단다.

 

그 얘기 하고 나오니까 마침 담쟁이 벽이 보이네. ㅎㅎ

요즘 땅콩집 열풍 때문에 두 분 다 엄청 바쁘신 듯. 점심 식사도 늦게 하러 가셨다던데 내가 상담받고 있는 사이에도 몇 분이 더 오셨다. 궁금한 점은 이리저리 여쭤봤고, 기다리는 분도 계시니 그만 일어나기로. 나중에 부산에서 뵈어요. ㅎㅎ

집의 윤곽을 생각해 보자

볕은 잘 들까?

어제 회식 때문에 9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ㅡㅅ- 수치해석특론 중간고사 공부를 하긴 해야겠는데... 해야되는데... 문득 월요일에 계약하기로 한 땅에 집을 지으면 볕이 잘 들까 궁금했다. 며칠 전 땅보러 다니면서 받은 지도 한 장을 들고 고민해봤지만 잘 모르겠다. 이럴 땐 역시 직접 그려보는 것이 최고!

 

DraftSight ⓒDassault Systèmes

도면은 역시 CAD로 그려야 제 맛. 무료 CAD 프로그램 따위 있을까 찾아보니 이것도 무료가 있다?! 프랑스 다쏘에서 만든 DraftSight라는 프로그램인데 이거 AutoCAD랑 사용법이 똑같아 회사에서 하듯이 똑같이 그릴 수가 있다. 우왕ㅋ굳ㅋ

 

방구석에서 끄적끄적 그린 도면

복덕방에서 얻은 지도는 콩알만해서 치수는 대충 어림 잡았다. 지도에서 보기엔 땅 가로 세로 비율이 1대 1.5 정도인 것 같아서 55평을 환산해보니 딱 가로 11m, 세로 16.5m가 나온다. 토지구획정리의 특성상 땅 크기는 딱 떨어지는 크기로 하기 때문에 아마 맞을 것 같다. 호수지구가 정남향이 아니기 때문에 어림잡아 30도 정도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주니 지도랑 비슷한 듯.

주택을 지을 때에는 내 땅이라고 다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옆 집과 뒷 집도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뒷 집의 일조권 보호를 위해서 지으려는 건물의 층 수마다 1m 씩 남쪽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난 2층 집을 지을거니까 2m 떨어뜨리고. 옆 집이랑은 1m 정도 떨어뜨려야 하니까 땅 폭이 11m면 집 폭은 9m. 이렇게 내가 지을 집의 뒤와 옆 벽이 결정되었다.

그럼 앞 벽은? 그건 집을 어느 정도 크기로 지을 것이냐에 달렸다. 난 건평 16평 정도로 2층집(다락방까지 하면 3층이지만 다락방은 등기면적에 포함이 안된다)을 지을 생각이니까 바닥 면적은 16 x 3.3 = 52.8㎡가 된다. 폭이 9m니까 뒷 벽에서 앞 벽까지는 5.85m. 이러면 16평이 살짝 안된다. 마찬가지로 마당 면적은 28.3평. 이 정도면 딱 적당하다.

옆 집은 집을 어떻게 지을지 알 수가 없지만 중개사 말로는 원룸을 지으려는 사람들도 땅을 많이들 보러 온다고 하니까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려면 역시 원룸을 생각해야 한다. 지을 수 있는대로 꽉 차게 짓고 층도 높이 올리려고 하니까. 55평 땅이 건폐율 60%에 용적률 200%면 바닥면적은 33평이고 3층 정도 올릴 수 있다. 코너에 있는 땅은 모서리를 도로가 물고 있어서 땅 면적이 조금 작아지니까 바닥 면적은 32평 정도에 역시 3층. 이거 아무리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고 했지만 진짜 양쪽에 이렇게 지으면 암울하다. ㅡㅅ-

마당을 넓게 쓰려니 집을 작게 지을 수 밖에 없고(물론 크게 지을 돈도 없다), 마당에 볕이 들려면 집을 북쪽에 붙여 지어야 하는데 저런 식으로 옆 집 건물이 들어선다면 아침 햇살이나 나른한 오후의 햇살, 석양 같은건 물건너 간다. 아 슬퍼. ㅜㅜ

이웃을 잘 만나야 할텐데 말이지. 비나이다 비나이다~

 

개발사업현황도 ⓒ울산 북구청

그림은 그려 봤는데... 그림을 제대로 그린 건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북구청 홈페이지를 보니 호수지구는 93년 2월 11일에 시작했다고 하는데 벌써 19년째다. ㄷㄷㄷ 중간에 시행사 부도, 조합원 간의 의견 불일치로 14년을 후루룩 후루룩 말아 드시고 2007년 5월 24일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여 9월 18일 환지계획 인가를 받고 사업을 속행하게 되었다. 올해 말 완공 예정.

어쨌건 사업 현황도라든지 무슨 지도 쪼가리 하나 찾아보려고 해도 민간조합이라 그런지 아무 것도 없다. 북구청 홈페이지를 이리저리 훑어봐도 아무 것도 없고, 딸랑 저 지도 하나 뿐이다. 복덕방 아저씨는 어디서 지도를 뽑아준거지? ㅡㅅ-

북구청 홈페이지의 행정정보 > 행정자료 > 도시계획정보를 보면 개략적인 내용이랑 위에 있는 저 지도 한 장만 딸랑 있다. 그리고 그 밑에 이렇게 되어 있다.

 

토지이용규제정보시스템(http://luris.mltm.go.kr)을 이용하시면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의 열람이 가능하며, 도시관리계획 입안 중인 사항은 본 시스템으로 확인이 불가합니다.

지구단위계획 구역별 건축물의 건축 등 규제사항은 "부서별 홈페이지" → "도시녹지과" → "지구단위계획"을 이용하면 세부지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도시녹지과의 지구단위계획에는 역시 아무 것도 없어서 토지이용규제정보시스템이란 곳에 가보기로 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토지이용계획 > 토지이용계획열람을 선택하면 아래와 같은 페이지가 뜬다.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 이름 참 해괴하다.

근데 보려는 땅의 번지수를 입력해야 된다. 복덕방 아저씨한테 받은 지도에는 근처 땅의 번지수는 나와 있지만 토지구획지구 안의 번지수는 나와 있지 않다. 대충 근처 땅의 번지수를 넣고 몇 번의 시행 착오 끝에 지도 한 장을 얻었다.

 

토지이용계획

내가 사려는 땅은 과거 "595-1대"와 "산66-3임"을 합쳐 분할한 곳이네. 끝의 대는 대지, 임은 임야를 뜻한다. "595-1대"의 2007년 개별공시지가는 80만 천 9백원. 난 세 배가 넘는 가격으로 땅을 사는건가. ㅡㅅ-

소로2류라 함은 8m 짜리 도로라는 뜻이다. 내 집 앞으로 8m 짜리 도로가 지나간다. 편도 1차로 정도의 흔한 동네 길 정도. 도로에 접하지 않는 땅은 맹지라 하여 땅 값어치가 확 떨어진다. 속칭 속집이라고도 하고.

지도를 내가 그린 도면에 얹어보니 딱 맞는다. 각도라든지 길이라든지. 한 눈썰미 하는 듯? ㅎㅎ

 

595-1대의 지적도등본

한국토지정보시스템에 가면 지적(임야)도등본을 볼 수 있다. 호수지구는 개발 이전에는 거의 논과 밭이었구나. 그런 땅이 개발을 거쳐 택지지구가 된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번에 집을 지을 마음을 먹고 땅도 사고 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

이웃을 잘 만나야 할텐데 말이지. 비나이다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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