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1.05.07 올레 13코스 (용수-저지)
  2. 2011.05.06 올레 12코스 (무릉-용수)
  3. 2011.02.12 올레 9코스 (대평-화순) & 10코스 (화순-모슬포) 2
  4. 2011.02.08 마라도 & 올레 10-1코스 (가파도) 2부 4
  5. 2011.02.07 마라도 & 올레 10-1코스 (가파도) 1부

올레 13코스 (용수-저지)

올레 13코스, 16.4km ⓒ제주도청

벌써 8월이다. 7월 중순에 혼자 비행기를 타고 무작정 제주로 날아와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1코스를 걷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올 땐 혼자 왔지만 제주도에 와서 많은 새로운 인연들이 생겼고, 재민이랑은 제주도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면서 같이 걷고 있다. 오늘도 재민이랑 둘이서 13코스를 걷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픽업해주는 차를 타고 충혼묘지 사거리에 내렸다. 어제 용수포구에서 버스를 타러 충혼묘지 사거리까지 걸었으니까 오늘은 여기서부터.

 

용수저수지

특전사가 힘 좀 썼다는 복원된 밭길을 지나 용수저수지에 도착했다. 흐리고 찌는 날씨였는데 그래도 물가에 오니까 선선하네.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분이 있다. 옆의 옥수수 통조림은 밑밥인가?

재민이는 낚시하는 사람을 보니 또 낚시가 하고 싶은가보다. 좀 잡으셨냐고 말도 붙이고. ㅎㅎ

 

오호. 이거 매운탕 끓이면 맛나겠다. ㅎㅎ

 

여긴 벌써 강아지풀이 노랗게 물들었네?

 

깨밭인가?

특전사들이 복원했다는 특전사 숲길을 지난다. 8코스의 해병대길도 그렇지만 13코스에도 특전사가 만들었다는 길이 둘이나. 아마 행보관이 시켰을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늬들이 고생이 많다.

 

고목숲길을 지나면서

 

간만에 도로가 나온다.

 

고사리숲길을 지나 하동숲길로

13코스 초반은 숲길의 연속이다. 숲길이라고는 하지만 곶자왈도 아니고 그렇다고 운치있는 숲길도 아니다. 좀 지루하긴 하지만, 인생에 항상 재미난 일만 있는건 아니니까 말이지. ㅎㅎ

 

벌을 치고 있다.

계속 되는 단조로운 숲길에 지쳐가고 있을 무렵...

 

행복상상가?

의자가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근처에 마을이 있나?

 

으, 음주소년 아톰? ㄷㄷㄷ

단순히 의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자마다 톡톡튀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이거 뭥미?

 

이 동네 이름이 앉으면 편하리인가요?

바로 옆에 낙천리라고 되어 있는데? ㅎㅎ 알고보니 여기가 낙천리 아홉굿 마을이란다. 아홉굿? 무슨 뜻이지?

 

아기공룡둘째

 

네, 넵!

앉으라니까 일단 앉았는데. 여기도 역시 구멍가게 하나 없고, 밥 때가 됐는데 식당도 없다. 아, 이런 난감할 데가. ㅡㅅ-

 

그러게나 말입니다.

근처를 지나는 분한테 물어 요 위로 조금만 올라가면 식당 비슷한 것이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식당 비슷한 것?

 

헐?! 님이 여기 대빵인가효?

아홉굿 마을 농촌체험교육농장. 우린 그 밑에 자그마하게 있는 전통음식체험이란 여섯 글자를 놓치지 않았다. +ㅅ+

 

제주올레 13코스 쉼팡 - 낙천리

각양각색의 의자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네. 제가 좀 독종입니다. ㅡㅅ-

 

저기... 그래서 밥을 먹으려면 몇 칸을 더 가야 하나요?

 

국을 데우라는 것을 보니 밥이 멀지 않은 듯!

 

보리 비빔밥! 이거 완전 맛나!

 

찬이 푸짐하다.

재민이 손은 벌써 안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

 

완소 흑돼지 김치찌개

이건 여기서 파는건 아니고, 여기 공사하던 아저씨들이 옆테이블에서 드시고 계셨는데 우리 재민이가...

"사장님. 혹시 남는거 없으예?"

재민아. 완전 사랑한다. 너한테 충성을 다하마. ㅜㅜ

 

이건 뭐~ 으와~ 뭐~ 와~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여기 밥 값이 참 저렴하고 푸짐하다. 13코스 걷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

 

등산화에 웬 풀이. ㅎㅎ

다리 봐라. 흑형의 포스가 느껴지는가? ㄷㄷㄷ

 

배가 부르니까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어떻게 이런 곳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뭐 고딴게 적혀 있다.

 

일인조떼강도

 

별별 의자가 다 있다.

이런 의자들을 보고 있으면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나 하나 앉을 자리는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든든하게 배도 채웠으니 이제 다시 걸어볼까?

 

비운의 종아리

따블 에스 오공일이 부릅니다. 내 다리가 나빠서~

 

나중에 감귤이 익으면 알록달록 노란색이 돌겠지?

 

13코스는 낙천리부터 재미있어진다.

 

경치도 좋구요.

 

뒷동산 아리랑길

 

목장인가?

 

그리고 나타났다. 저질 저지오름.

여기쯤 오니까 좀 힘들긴 했다. 날도 습하면서 찌는 날이고. 보름째 매일 올레길을 걷고 있기도 하고. 저지오름 분화구 주변을 따라 한 바퀴 돌고, 다시 내려와 그 둘레를 반 바퀴를 돌면 내려가는 길. 저지오름이 좋긴 좋다던데. 닥나무가 많아서 닥몰오름이라고도 한단다. 저지는 닥나무의 한자 표현이라고.

 

근데 왜 이리 빙글빙글 돌게 만든거야? 돌겠구만.

 

그 와중에 매미를 잡은 재민이. ㅋㅋㅋㅋㅋㅋㅋ

 

정상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분다.

 

정상 전망대는 공사중이었는데, 지금은 다 됐겠네.

 

자. 내려가자구.

 

빽빽하구만.

내려가다보면 작은 체육공원이 있다. 평상 비스무리한 것도 있고.

"행님. 한 숨 자고 가지예?"

그럴까? 한 삼십 분 꿀잠을 자고.

 

종착지인 저지 마을회관에 도착

저기가 훨씬 편해보이네. 저기서 잘 걸. 음료수 하나씩 마시고 게스트 하우스에 전화를 걸어 픽업을 와달라 했다. 지금 출발할테니 길 따라 천천히 걸어내려오라네? 알겠슴다. ㅎㅎ

 

아 근데 어디까지 걸어내려오라는거야?

한 20분 걷고 있는데도 올 생각을 안한다. 뭐야 이거? 다시 전화를 걸었다.

"네 거의 다 와가요."

무슨 소리야? 거기서 여기가 얼마나 된다고?

 

으잉?

조금 있으려니 저쪽에서 웬 카트 한 대가 덜덜거리면서 굴러온다. 헐? 설마?

"사장님이 안계셔서 이거 끌고 나왔어요."

 

"사장님한테 걸리면 혼나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이 친구 참 재미난 친구다. 대학에 떨어지고 제주도에 놀러 왔다가 여기가 마음에 들어 몇 달 째 일을 하고 있단다. 덩치는 커도 귀여운 구석도 있고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덕분에 카트 타고 시원하게 숙소까지 도착. ㅎㅎ

샤워를 마치고 빨래 돌려놓고 방에 잠깐 있으려니 새로운 사람들이 도착했다. 오늘도 바베큐 파티. 새로 만난 사람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부산에서 담배인삼공사 다닌다는 형님이랑 의기투합해서 낼은 같이 14-1코스에 가기로 했다.

올레 12코스 (무릉-용수)

올레 12코스, 17.5km ⓒ제주도청

어제 금능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오면서 6일치 숙박비를 미리 냈기 때문에 당분간은 여기 계속 있어야 한다. 다행히 여기서는 14-1코스까지 픽업을 해주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경치 좋네. 저 멀리 비양도가 보인다.

제주도에 비양도가 왜 두 개 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 아침을 뭘 먹었더라? 마지막으로 후기를 쓴지 너무 오래 되긴 했다. 12코스는 재민이랑 현주랑 셋이서 같이 걷기로 했다.

 

픽업을 기다리며. 지도가 완전히 썩었다. ㅡㅅ-

땀에 젖고, 비에 젖고.

 

여긴 스쿠버 다이빙도 가르쳐 준다.

물론 비용은 비싼 편. 같은 돈이면 태국에 가는게 낫지 않을까?

 

다시 찾은 무릉 생태학교. 여기서 별 헤는 밤을 꿈꿨었는데 말야.

 

요런 귀여운 표지판도 있다. ㅎㅎ

 

강아지풀, 요놈들이 노랗게 물들려면 두어 달은 더 있어야겠지?

 

바다가 나오기 전까지 요런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12코스 초반은 좀 지루한 길이다. 별달리 볼 것도 없고. 단순히 걷는다는 것 이외에 뭔가를 찾기는 좀 힘든.

 

올해 농사는 쉬려고 그냥 골라두기만 한 땅 같은데, 생명이 움텄다.

그래. 늬들도 살아야 하니까. 산다는 것이 참 만만치 않지?

 

제주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논이다.

 

도원 연못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곳이라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당연히(?) 새 한 마리 없다. 저기 정자에서 땀 좀 식히고.

 

나무가 멋드러진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주고.

 

크게 굽이치는 돌담도 담아주고

 

녹남봉에 올라

녹나무가 많아서 녹남봉이라나? 녹나무가 어떻게 생긴 나무지?

 

녹남봉 정상에는 분화구가 있다. 안은 밭인 듯.

길은 분화구 가장자리를 빙 돌아 내려간다.

 

이런 길, 왠지 좋다.

 

저기 마을이 보이는데. 가게도 있겠지?

흐린데도 더운, 그런 날이다.

 

마을 어귀에서 꽃이 이뻐 찰칵-

거미줄에는 껍데기만 남은 벌레가 몇 마리 걸려 있고, 그 껍데기에 개미가 뭐 먹을거 없나 달라붙어 있다. 아서라.

 

산경도예, 여기서 중간 도장을 찍는다.

아. 목이 타는데. 이 동네엔 가게도 없다. 담배 간판을 보고 반가이 달려간 곳은 장사를 하지 않는 빈 가게다.

 

드디어 바다를 만났다.

이제 배도 고픈데 어디 밥 먹을데 없나?

 

한치물회, 여기 완전 맛있다. ㅎㅎ

바다를 따라 난 도로를 조금 걷다보니 횟집이 하나 나온다. 마침 끼니 때가 되어 배가 고픈데 완전 잘 됐다. 셋이 좋다고 가서 앉았다. 뭘 먹을까 보고 있는데 우리 앞에 앉은 노가다 아저씨들이 생선구이 정식 같은걸 먹고 있다. 저거 완전 맛있겠다. 우리도 저걸로 주세요. 초롱초롱- +ㅅ+

"미리 예약하셔야 됩니다."

여기에 횟집이 있는지도 몰랐던 우리가 무슨 수로 예약을 한단 말인가? ㅡㅅ- 난 한치물회를 시키고 재민이랑 현주도 각자 주문을 하고. 아쉬운대로 맥주라도 마시자.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밥을 말아서 후루룩- 사진 보니 또 먹고 싶다. 꼴깍-

 

늬들은 왜 그렇게 맛있는게냐?

밥도 먹었고, 맥주로 목도 축였으니 이제 다시 걸어볼까?

 

오늘도 파도 좀 쳐주신다.

 

신도포구

 

여기도 가게가 없다. ㅡㅅ-

바닷가를 따라 한참 걷다가 이제 슬슬 다시 바다와 멀어진다. 근데 재민이도 나도 둘 다 담배가 떨어졌다. 위기다. ㄷㄷㄷ 둘 다 담배가 말리기 시작. 조금 걸으니 마을이 나온다. 아싸- 여기 가게가 있겠지? 근데 이리저리 봐도 가게가 안보인다. 마침 저기 자전거 타고 오는 애들한테 물어보자.

"얘들아."

슝-

"여기 가게 어딨어?"

슝-

"없어용."

슝-

이것들이 사람이 말을 걸면 잠깐 서기라도 하지. 버르장머리 하고는. ㅡㅅ- 그나저나 큰 일이다. 가게가 없다니. 재민이는 거의 쓰러질 지경. ㅋㅋㅋㅋㅋㅋㅋ

 

저게 뭐지? 저기가 수월봉인가?

 

오옷? 여기가 양을 친다는 구라청?

"행님~!"

다 죽어가던 재민이가 갑자기 파바박 뛰기 시작한다.

"와? 뭔데? 뭔데?"

 

수월봉

"여기 매점 있어예!"

"어예!"

여기가 관광 코스인지는 잘 몰라도 관광버스가 여러 대 서 있고 한 쪽에 매점이 있는 것이 아닌가? 둘은 잽싸게 달려 들어가 담배와 맥주, 삶은 달걀을 사들고 나왔다. 담배 한 대 물고 캔 맥주를 시원하게 벌컥벌컥-

"오빠들 참..."

흥. 한심하게 볼테면 보라구! 이것이 바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

 

수월봉 전망대, 사실 여긴 매점말고 딱히 볼만한건 없었다.

 

엉알길로 ㄱㄱ

수월봉을 내려가 엉알길로 접어들었다. 엉이라 함은 큰 바위, 알은 아래라는 말인가 보다. 즉 큰 바위 아래 길. 길 오른편에는 커다란 바위들이 줄지어 계속되고 있었다.

 

오홋? 여기 용머리가.

시원한 물에 세수를 했다. 이건 먹는 물은 아니었던 듯.

 

저 앞에 보이는 섬이 차귀도란다.

 

으미- 파도!

재민이는 도망. ㅎㅎ

 

나도 도망 ㄷㄷㄷ

 

해적잠수함 매표소

가끔 보이던 노란 잠수함은 여기서 타는건가부다. 근데 왜 해적잠수함이지? ㅎㅎ

 

영화 이어도를 여기서 찍었단다. 근데 여긴 차귀도잖아?

 

자구내포구

여긴 횟집도 제법 있고, 차를 몰고 놀러온 사람도 꽤 있었다.

 

이거 재밌네. ㅎㅎ

 

자귀내포구를 떠나서 다시 걷기 시작

조금 더 걷다보니 왼쪽에 펜션이 보이고 길은 그 뒤로 이어진다. 여기가 당산봉 입구인 듯.

 

쉬엄쉬엄 올라가 봅시다.

 

오. 여기 좋다. ㅎㅎ

 

이제 끝이 머지 않은 듯

 

다시 바다가 나왔다. 여긴 생이기정 바당길.

저기 어딘가가 오늘의 종착지인 듯?

 

에메랄드 빛 바다

 

이게 다 한치야? ㅎㅎ

 

오늘의 목적지 용수포구에 도착

매점에서 도착 도장을 찍고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였다. 올레 패스포트에는 여기가 마지막이다. 13코스부터는 도장찍는 곳도 없고. 2코스 홍마트에서 도장을 찍었어야 되는데. 아까비. ㅡㅅ- 마침 현주가 아는 언니를 만나서 잠깐 같이 있다가 다 같이 버스를 타러 걸어나갔다. 세상 참 좁아.

버스를 타고 다시 금능 게스트하우스에 도착.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오늘은 바베큐 파티다. 회비를 내고 시원한 술에 고기를 구워 우걱우걱- 바베큐 파티가 끝나고 셋이서 맥주를 사다가 금능 해수욕장 방파제에 놀러갔다. 이런저런 얘기도 좀 하고. 밤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하긴 한 여름의 해수욕장이잖아? 난 방파제 위에 누워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머나먼 이곳에서 밤하늘의 달과 별을 보고 있으려니 오늘 따라 너무 보고 싶구나.

올레 9코스 (대평-화순) & 10코스 (화순-모슬포)

올레 9코스, 8.8km ⓒ제주도청

예정에 없던 거문오름에 가는 바람에 올레길 종주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하루를 까먹었으니 어디선가 하루를 보충해야 하는 상황. 성수기에 비행기 예약을 변경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라 일정을 변경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비교적 짧은 9코스를 어딘가에 끼워넣기로 했다. 그러려고 보니 그것도 만만치 않은게, 남은 코스들을 보니 딱히 짧은 코스도 없다. 그리고 12코스부터는 거리가 멀어 9코스랑 같이 걷기도 애매. 10코스는 14.8km 정도인데 둘을 합하면 23.6km로 이 정도면 가장 길었던 4코스랑 얼추 비슷한 거리가 될 뿐더러, 9코스와 10코스를 연달아 걷게 되니까 따로 다른 코스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 오늘 하루는 9코스랑 10코스를 같이 걷기로 결정했다.

 

짐을 금능 게스트하우스에 부치고

9코스와 10코스를 오늘 다 걸으면 11코스까지 모두 끝이기 때문에, 12코스부터는 숙소를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

 

다시 찾은 대평포구, 날씨가 썩 좋지는 않다.

시작점까지는 산야 게스트하우스 픽업을 이용했다. 봉고는 구불구불한 길을 잘도 돌아 우리를 대평포구에 내려다 주고 갔다. 오늘은 다소 희한한 일정이 되는 것이, 9코스와 10코스를 하루에 걷기도 하지만 재민이는 10코스를 미리 걸었기 때문에 9코스만 같이 걷고, 오후에는 현주랑 만나 10코스를 걷기로 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바로 만날 수 있는 간세

몰질. 말이 다니던 길이라 해서 몰질이란다. 고려시대 때부터 생긴 길이라니 오래된 길일세.

 

근데 이게 정말 말이 다니던 길이 맞아?

경사가 제법 되는 바위 투성이의 길이다. 뭐 최근에 KBS 차마고도 다큐를 보니 그것보다 더한 길도 짐을 싣고 다니긴 하더라만 그 때 당시에는 이걸 말이 다니라고 만든 길인가 싶긴 했다. ㅎㅎ

 

한참 걷다가 탁 트인 곳이 보이면 잠깐 쉬어 가기도 하고

 

토지소유자의 요청으로 지나갈 수 없어서 코스가 변경되었다는 안내 간판

2009년 4월이면 1년도 더 된거네. 올레길 코스 도중에는 목장이라든지 기타 사유지를 지나는 일이 많다. 다행히 땅 주인이 허락을 하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코스가 변경될 수 밖에 없다. 올레길 때문에 제주도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도 좋긴 하지만 자기가 피해를 보면서까지 관광객들을 배려해 줄 의무는 없으니까. 민박집을 선전하는 작은 간판은 수풀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간판이 잘 있나 보려고 여기까지 자주 오긴 좀 그렇겠지?

 

이젠 오르막길은 끝인가?

 

여기에도 밭이 있다니 근처에 차가 다니는 길이라도 있나보다.

 

지금은 밀감철이 아니라 눈으로만 즐길 수 밖에 없다. ㅎㅎ

 

하얀 꽃이 지천으로 가득하다. 깨 밭인가?

 

볼레낭길을 지나면서

제주도에서는 보리수를 볼레낭이라고 한단다. 저 쪽에 얼핏 보이는 것이 화력발전소인 듯?

 

간만에 보네 이거.

여기까지가 목장인건지 아니면 여기서부터 목장인건지.

 

화력발전소가 맞구만.

이 근처 바닷가에 돔이 많다고 하던데. 화력발전소랑 무슨 관련이 있을까? 근처 양식장에서 나온거란 소리도 있다.

 

A코스와 B코스의 갈림길에 도착

일단 중간 도장을 찍어주고. A코스는 안덕계곡을 통과하는 5.3km의 구간이고, B코스는 그대로 종점으로 가는 0.9km의 구간이다. 계곡을 통과하는 코스라 그런지 여름에는 폐쇄하는 모양이지만... 이대로 종점으로 가기엔 너무 아쉽잖아? 더운 여름이니 계곡 구경도 할 겸 A코스로 가기로 했다.

 

어느 새 해가 나서 덥다.

 

마침내 안덕계곡 입구에 도착

이 근처의 원시 난대림은 천연기념물이란다. 야생 오리가 많이 날아온다고 해서 올랭이소라고도 한다는데 올랭이는 제주말로 오리란다. 원시 난대림이라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검은 잠자리들이 그렇게 많다.

 

이게 뭔가요. ㅡㅅ-

날도 덥고 해서 시원한 계곡에 발도 담그고 할 요량으로 선택한 코스인데 물이 더럽다. 냄새도 좀 나는 것 같고. 천연기념물이 이래도 되는거임? 실망이다.

 

확실히 숲이 울창하긴 하다.

 

물만 깨끗했으면 말이지. ㅡㅅ-

여름이라 그런지 사진에 보이는 저 곳에 물이 꽤 많았다. 물이 깨끗했다면 신발을 벗고 발이라도 담그면서 건넜을텐데 썩 깨끗한 물도 아니고 해서 바위를 디디고 건너려 했더니... 중간에 경사가 꽤 급한 곳에서 미끄러져서 한 쪽 발이 빠지고 말았다. ㅜㅜ 그래도 카메라 안빠뜨린게 어디야. 여길 지나서는 별 달리 볼 것이 없었다. 도중에 창고를 지나면서 수도가 있는 것을 발견하곤 발을 닦고 등산화를 물로 헹궜다. 이거 빨리 말라야 할텐데 말이지.

 

이게 뭐였더라? 해물탕?

9코스는 그대로 끝나고 종점인 화순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도장을 찍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이것도 전복이라고. ㅎㅎ

조금 늦게 도착한 현주를 식당으로 불러 셋이서 점심을 맛나게 먹었다.


올레 10코스, 14.8km ⓒ제주올레

점심도 먹었으니 10코스 출발. 10코스가 변경되는 바람에 모슬포항 올레 안내소에서 받은 지도. 뒷면에는 11코스 지도가 있다. 역시 땀에 젖어 누렇게 바랬음. ㄷㄷㄷ

 

이거 몰아본지가 10년도 더 됐네. ㅎㅎ

군생활할 때 몰던 차가 있어서 반가운 맘에 한 컷 담아주고.

 

화순해수욕장

웬 군용차가 있다 했더니 군인들이 하계훈련을 하나보다. 해병들인가? 재민이는 10코스를 미리 돌았지만 중간에 한적한 해수욕장이 있다며 거기서 선탠을 하겠다고 해서 거기까지 같이 가기로.

 

여름 휴가 기간인데도 어째 한산하다 싶었는데

 

여긴 사람들이 바글바글

공짜랬던가 뭐 그랬던거 같다. 수영복이라도 챙겨왔음 좀 담갔다 가고 싶었지만. ㅎㅎ

 

역시나 이런 경고판 따윈 가볍게 무시해주고

 

곧 이어 나타난 퇴적암 지대

여기가 용머리 해안이란다. 동네 사람들은 모래도 아니고 돌도 아닌 땅이라고 해서 썩은 다리라고 부른다는데?

 

여길 지나면 재민이가 말한 호젓한 바닷가가 나온단다.

 

신기하긴 신기하구만.

 

오오 정말!

해수욕장 지난지 얼마 안됐는데 정말로 인적이 드문 호젓한 해변이 눈 앞에 펼쳐졌다. 재민이는 여기서 선탠 좀 하겠다 해서 나중에 만나기로 하고 현주랑 나는 10코스 종점을 향해 ㄱㄱ

 

호젓한 해변을 뒤로 하고

 

설마 이게 용머리는 아니겠지?

 

바위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여긴 정말로 아담하고 호젓한 곳이네.

해변까지 밀려온 쓰레기들이 없었다면 정말로 좋았을 듯. 나만의 해변으로 하고 싶은 곳이었다.

 

그리고 나타난 너른 바닷가

 

지그재그로 펼쳐진 울타리와

 

좀처럼 보기 힘든 바위로 된 해변이 있는 곳

 

이 사진 찍는다고 다른 한 쪽 신발까지 젖어버렸다.

 

손에 잡힐 듯한 산방산

역시 14미리로도 다 담을 수가 없어서 살짝 끼얹어본 파노라마(클릭하면 엄청 크게 볼 수 있음). 가운데 난 길을 따라 배늘모살동산으로도 불린다는 사구 언덕으로 향했다. 울타리는 뭔가 했는데 여기에 ATV를 탈 수 있는 체험장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다. 사구 언덕으로 올라가는 동안 ATV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구 언덕을 올라 산방연대로 향하는 도중에

 

산방연대, 연대라고 하길래 봉수대 같은건가 했더니 그런건 아니고 일종의 요새 비슷한 것인 듯?

 

저기에 웬 범선이?!

저기가 하멜이 표류해 도착한 곳이란다. 간단한 매점과 놀이 기구가 있었던 듯.

 

머리를 너무 크게 찍어 미안하구만. ㅋㅋㅋㅋㅋㅋㅋ

 

설큼바당

옛날 여기에 돌담을 쌓아 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원'이 있어 설쿰원이라고 했단다. 지금은 아쉽게도 볼 수가 없단다. 설큼은 설기설기 얽혀진 바위 투성이 지대를 말한다고.

 

바닷가를 따라 계속 걷다보면 요런 이상한 지형이 있는 곳에 다다른다.

 

온통 처음 보는 신기한 지형들 뿐

 

열심히 걷다 보니 송악산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

 

편의점에서 중간 도장을 찍고 송악산을 오르기 시작

 

경치가 참 좋다.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바다를 바라보며 멍 때리기 좋은 곳

 

여기서 어느 방향으로 갔더라?

아마 전망대 방향으로 조금 더 가다가 트럭이 보이는 곳 쯤에서 정상으로 향했던 것 같다.

 

풀을 헤치고 간세를 찍느라 손이 나와버렸네. 지도하고 젖은 깔창을 들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송악산은 절울이오름이라고도 하는데 절울이는 파도가 소리쳐 운다는 뜻이란다.

 

분화구 주변의 능선

 

분화구를 담아봤지만

한 눈에 들어올만큼 높은 곳이 없어서. ㅎㅎ

 

능선을 따라 분화구를 구경하고는 셋알오름으로 향한다.

주변에는 흑염소들이 군데군데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간만에 보는 말들, 50% 크롭

 

올라가기 쉬우라고 공사중인 듯?

아마 지금쯤은 완성되지 않았을까? 저런건 별로 좋아라 하지 않지만 말야.

 

저 아래로 내려가야 하나보다.

 

셋알오름으로 향하는 길

 

셋알오름에 있는 일제 고사포 진지

2차 대전 당시 수세에 몰린 일본군이 구축해둔 고사포 진지. 제주도 곳곳에는 일제의 잔재들이 남아 있다.

 

셋알오름을 지나면 드넓은 평지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또 하나의 일제 잔재,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 안

 

알뜨르 비행장을 지나 한참을 걸었다.

 

이건 뭐지?

일단 계단이 있으면 무조건 올라가본다. ㅎㅎ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좋구나.

역시 광각 렌즈는 높은 곳에서 보고 찍어야 제 맛. 평지에서는 입체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

 

한참을 걷고 또 걸어 하모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어느 새 해가 떨어지기 시작

여기서부터는 도로가 나와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젖은 신발을 신고 걸으려니 발이 아파서. 낮의 열기가 식지 않아 바닥은 아직 뜨끈뜨끈했지만 젖어서 물에 부는 것 보다는 낫지. ㅎㅎ

 

날이 흐려서 일몰치곤 영 느낌이 없다.

여기서도 꽤 걸어서야 종점인 하모체육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해서 재민이를 만나 버스를 타고 금능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것은 해가 떨어진 뒤였다. 방을 배정 받고, 씻고, 빨래를 돌려놓고, 저녁을 먹으러 협재해수욕장까지 갔다. 숙소 근처에는 현금을 뽑을 곳도 없었고 저녁을 먹기도 애매해서. ㅎㅎ 저녁을 뭘 먹었더라? 닭도리탕 먹었던가? 긴 하루였다.

마라도 & 올레 10-1코스 (가파도) 2부

올레 10-1코스, 5km ⓒ제주도청

지난 줄거리 : 마라도에서 짜장면을 못 먹은데 상심한 재민이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높은 파도 때문에 배멀미까지 하면서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과연 재민이의 운명은? 두두둥! 은 개뿔. 언제부터 지난 줄거리 같은거 알려줬다고. ㅋㅋㅋㅋㅋ

 

다행히 재민이가 죽기 전에 가파도에 도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것들이 어디서 염장질을. ㅋㅋㅋㅋㅋㅋㅋ

 

구름이... 구름이...

 

끝~내줘요. ㅋ

 

어서오라곤 하는데... 배고파.

 

소라를 장만하는 아주머니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면서

 

소라회 등장!

올레길을 걸으면서 소라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그 무렵이 소라가 산란을 하는 기간이라 잡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서 그렇단다. 이건 미리 잡아둔 거라던데 과연? 보기엔 부드러워 보일 것 같은데 의외로 오돌뼈 같다고 해야 하나? ㅎㅎ

 

회에는 역시 소주가, 올레길 걷는 내내 즐겨마시던 한라산

 

문어 숙회까지 먹어 치우고

 

마무리는 라면으로

이제 살 것 같구만. 가파도도 식후경. ㅋㅋㅋㅋㅋ

 

누군지 센스 있는데?

 

먹고 나오는 사이에 구름은 걷히고, 다시 뜨거운 햇살이

 

바다 바로 옆으로 난 흙길을 따라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하늘과 구름, 그리고 바다

저 앞에 장택코 정자가 보인다.

 

몸에 좋은(?) 황토길도 걷고. ㅎㅎ

 

뭣에 쓰려는지 바람개비(?)가 많았던 집

설마 저걸로 풍력발전을 하려는건 아니겠지? 제주도가 아무리 바람이 많다지만. ㄷㄷㄷ

 

돌하르방인가?

 

저 멀리 제주도 산방산이 보인다.

그러고 보면 가파도는 제주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듯.

 

이거 시리즈물인거야? ㅎㅎ

 

근데 이건 뭔지 잘 모르겠다능.

 

귀여운 해녀까지. ㅎㅎ

 

다시 출발했던 상동포구 쪽으로 가는 길, 이 정도면 반은 더 왔다.

 

상동포구 옆에 있는 바다별장, 여기 해산물이 맛나다던데

 

S자를 그리면서 다시 가파포구를 향해서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10-1코스는 상동포구에서 출발해서 반시계 방향으로 섬을 돌고 다시 북쪽으로 섬을 가로 질러 올라가서 상동포구에 들렀다가, 이번엔 반대로 시계 방향으로 섬을 돌아 가파포구에서 끝나는 S자 형태의 코스이다. 우리가 타고 갈 배는 상동포구에서 타야 되니까 실제로는 가파포구에서 상동포구까지 다시 올라와야 하는 8자 코스라고 보면 될 듯.

 

산방산도 다시 한 번 봐주고, 바위 위의 해녀 할망들이 보이는가? ㅎㅎ

 

재민이는 어디서 슬리퍼를 주워다 신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시커먼데 역광이라 더 시커멓게 나왔구만. 스트로보가 없어서 어쩔 수 없단다. 미안. ㅎㅎ

 

정자 이름이 참. 개엄주리코지정자? 무슨 뜻이지? ㅎㅎ

코지라함은 곶을 말한다는 것은 섭지코지 때 들어서 알았는데 여기가 그러면 개엄주리곶인가 보다.

 

저 앞에 정자가 하나 더 있네?

 

웅진물정자

우도 때도 그랬지만 섬에는 군데군데 정자가 참 많다. 사진으로 보면 시원해보이지만 낮 기온 30도가 넘어가는 땡볕에서 대낮에 걷는다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다. 정자가 보일 때마다 땡볕을 피해 담배 한 대 태우거나, 물도 마시고, 땀에 씻겨나간 썬크림도 다시 발라주고. 중간중간 요긴하게 쉬어갈 수 있다.

 

생뚱맞게 놓여 있는 컨테이너 박스들

어떻게 갖다놨는지도 궁금하지만 도대체 여기에 왜 이런게 놓여 있는지, 뭐가 들었는지도 궁금하다. 녹이 발갛게 슬어서 흉물스럽네. ㅡㅅ-

 

헬기장 너머로 마라도가 보인다.

파도가 높아서 배가 못 뜰 때에는 간혹 헬기가 뜨는 모양이다.

 

저 너머 보이기 시작하는 가파포구

 

그리고 어느새 마을에 들어섰다.

 

곳곳에 이쁜 벽화들이. ㅎㅎ

여기도 포구고, 매표소가 있는 것을 보니 배가 뜨긴 할 것 같은데 말이지.

 

산방산을 그린 것 같은데, 붉은 꽃들은 철쭉인가?

 

아기자기한 동네다.

평소엔 그토록 찾아 헤매던 매점이건만. 지금은 배가 부르다. 인생이 다 그런건가? ㅎㅎ

 

이불을 널어 말리고 있네? 이런 소소한 풍경들이 나는 왠지 좋다.

 

바닷가라 그런지 차까지 발갛게 녹이 슬어 있다.

 

어딘가 분위기 있어 보이는 집, 자전거까지 그럴 듯하게 세워져 있는

 

순국열사충혼비라는 빨간 글씨가 적힌 비석, 김성숙 선생상이라는 수상한 동상까지?

 

아하~ 가파초등학교~

여기가 오전에 들렀던 마라분교의 본점뻘 되는 곳이다. ㅎㅎ 회사 같은 부서 일하는 차장님이 가파도 출신인데 여길 나오셨다고. 가파도 다녀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상동포구 바로 앞에 있는 집이 우리 집인데 미리 얘기하지 그랬냐고. ㅜㅜ

 

어쨌거나 배를 타려면 부지런히 상동포구로 가야 된다.

 

데, 데자뷰?!

 

다시 출발지점에 도착

모슬포항으로 가는 배표를 사고, 배를 기다리면서 부모님이랑 같이 놀러온 꼬맹이들한테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줬다. ㅎㅎ

 

배가 도착했다.

지금 내리는 사람들은 가파도 사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오늘 자고 갈 사람들? 이 배가 아마 마지막일텐데.

 

잘 있어~ 언젠가 다시 만날 때까지~

 

금가루를 뿌린 것 같은 바다, 너무 이쁘다.

 

다시 반갑게 맞아주는 빨간 등대

 

모슬포항까지는 20분 정도

 

아침에 타고 갔던 21 삼영호

 

흥! 짜장면 따위!

마라도 짜장면을 못 먹은 것이 못내 아쉬웠던 우리는 모슬포항 근처 중국집을 찾아 이른 저녁을 먹었다. 나는 평소 궁금하던 냉우동을 주문. 냉면 육수에 냉면 대신 굵직한 우동 면발이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될 듯? 얼음 동동 띄운 국물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지금도 침이 고인다. 스읍-

 

오늘 하루도 끝이구나. 숙소로 가는 봉고차 안에서.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께 전화를 넣어 픽업을 부탁했다. 오늘도 홍마트에 들러 맥주를 조금 사서 숙소에 도착. 개운하게 씻고, 빨래도 좀 돌리고, 바깥에 있는 평상에서 통닭을 시켜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마라도 & 올레 10-1코스 (가파도) 1부

마라도, 40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날씨를 확인. 오늘 날씨 완전 좋은데 배가 뜨겠지? 전화로 확인해보니 배가 뜬단다. 아싸뵹~! ㅋㅋㅋㅋㅋ

 

잽싸게 달려가서 표를 끊고

오늘 가야 할 10-1코스는 코스가 매우 짧다. 가파도만 다녀오면 시간이 너무 남기 때문에 마라도에도 들렀다 가기로 결정. 마라도와 가파도를 모두 가려면 모슬포항에서 표를 끊을 때 두 곳을 모두 가겠다고 얘기해야 한다. 순서는 마라도에 먼저 들렀다가 가파도에 가는 것으로. 반대로는 갈 수 없다. 나중에 알게 된 정보인데 그렇게 가는 배편은 하루에 한 번 뿐. 9시 40분 배 밖에 없다. 마라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우릴 태우고 갈 21 삼영호

오늘 날씨 완전 좋다. 며칠 만에 배가 뜨는거라 늦게 도착했으면 표를 못 구할 뻔했다.

 

재민아. 니 정말 마이 탔다. 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날씨가 너무 도와주는 듯

 

그래도 파도는 제법 높은 편인데. 저런 배타고 가려면 완전 ㅎㄷㄷ 하겠다.

 

벌써 제주도는 저만큼 멀어지고. 재민아 뭔 생각하는데?

 

도중에 가파도 옆을 지난다.

 

그리고 보이기 시작하는 마라도

저 ㅎㄷㄷ한 파도가 보이는가? 배는 사정없이 좌우로 흔들리고.

 

14미리로도 다 담을 수가 없어서 살짝 끼얹어본 파노라마

이럴 줄 알았으면 한 컷 더 찍어서 3장을 붙이는건데. 클릭하면 엄청 크게 볼 수 있음.

 

사람들이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근데 이걸 뭐하러?

 

이건 언제부터 여기 이러고 있었지?

배에서 내리자마자 호객꾼들이 달려든다. 카트 빌려 타라고. 어떤 곳은 자기네 집에서 짜장면을 먹으면 카트를 싸게 빌려준다고 손님을 끌기도 하고. 카트도 나쁘지 않지만 직접 두 발로 걷는 것만 할까 싶어서 쿨하게 패스하고 내 두 발로 ㄱㄱ

 

좋네. 그냥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풍경.

 

가슴이 뻥 뚫리는 듯?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준다.

 

날씨도 너무 좋고. 오길 정말 잘 했어. ㅎㅎ

 

저기 저건 등대인가?

 

왠지 앙증맞아 보이는 풍향계

 

여기까지 교회가 ㄷㄷㄷ. 근데 교회가 아니라 성당이란다.

 

하늘 참. 구름도.

 

이런 곳에서 캠핑하면 참 좋을 듯.

사람 별로 없을 때. 그런 날은 없으려나?

 

섬의 남쪽 끝에 도착

 

파도가 시원하네.

 

여기가 대한민국최남단

 

초코렛 캐슬? 이건 펜션인가? 뭔진 몰라도 집이 참 이쁘다.

 

파도가 올라오는 순간을 기다려서 한 컷

이럴 땐 사실 광각은 좀 불리하긴 하다.

 

좀 더 다가가 봤지만. ㅎㅎ

 

절까지. ㄷㄷㄷ

 

그림이 따로 없네.

 

이건 뭐지?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

학교가 참 아담하다. 알고보니 학생 세 명에 선생님이 세 분이란다. 1대 1 수업인가? 뒤의 짜장면 집은 좀 에러인 듯. ㅡㅅ- 근데 여기서부터 짜장면 집들이 잔뜩. 서로 원조임을 자처하고 있고 무한도전이 왔다간 집에는 멤버들 사진이 입간판으로. 짜장면 냄새가 콧속으로 스며드니 먹고 싶긴 한데... 시간이 없다.

 

하늘을 담고 있다.

 

11시 30분 배를 타야 하는데 지금 시간이 11시 28분

헐레벌떡 선착장으로. 그나저나 웬 흑인 손이. ㄷㄷㄷ

 

줄을 서자. 줄을. 저 배가 우리 밴가?

아니란다. ㅡㅅ-

 

그럼 우리 배는 언제 오는거야?

 

그럼 저 배야?

아니란다. ㅡㅅ-

 

이 배 란다. ㅡㅅ-

지금 시간은 11시 53분. 아놔 짜장면 먹을 수 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짜장면 먹고 올 걸 그랬다는 재민이의 말에 앞에 같이 줄서고 계시던 아저씨가 한 말씀 하신다.

"먹어보니 별로여."

아. 네. 아저씨는 드셔보셨으니 그런 말씀이라도 하시겠죠. ㅡㅅ-

 

파도는 여전

재민이는 멀미가 나서 죽겠단다. 가파도까진 제법 가야 되는데 이거 어쩔? 과연 재민이는 어찌될 것인가?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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