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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09 올레 3코스 (온평-표선) 5
- 2010.09.02 올레 2코스 (광치기-온평) 6
- 2010.08.29 올레 1-1코스 (우도) 2부 8
- 2010.08.28 올레 1-1코스 (우도) 1부 8
- 2010.08.24 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2부 10
올레 3코스 (온평-표선)
올레 3코스, 22km ⓒ제주도청
올레 코스들 중에 두번째로 긴 3코스. 중간에 통오름과 김영갑 갤러리를 지나 표선해수욕장에서 끝나는 코스다. 김영갑 갤러리는 사진 찍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고 싶어하는 곳일 듯. 오늘은 같이 가는 사람이 없어서 하루 종일 혼자 걸어야 할 것 같다.
어제와는 달라 보이는 온평포구
어제 일찌감치 들어와서 푹 쉰(?) 때문인지 오늘은 몸이 가볍다. 날씨도 어제보다 좋고. 그런데 살갗이 벌써 벗겨지기 시작한다. V에 나오는 파충류가 된 기분? ㅋ 어제 그제 알로에를 좀 바르긴 했지만 날씨가 이대로라면 고생 좀 할 듯.
어제 못 찍은 온평포구 사진도 좀 담아주고
올레길엔 도무지 그늘이 없다. 가끔 깊은 숲이나 곶자왈을 지날 때를 빼고는 항상 햇볕을 쬐며 걸어야 하기 때문에 챙이 넓은 모자, 소매가 긴 옷이나 썬크림은 필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간 나처럼 직접 V에 출연하게 될 수도 있다. ㅡㅅ-
아침부터 장난 아니네. ㅡㅅ-
오늘은 하루 종일 혼자 걷게 될 줄 알았는데 일행이 생겼다. 바닷가를 벗어나서 막 마을로 접어들었을 무렵, 먼저 걷고 계시던 남자분을 만났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지나가려는데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물으시길래 "저는 울산요. 어디서 오셨어요?" "저는 청주에서 왔는데 원래 집은 서귀포에요." 알고 보니 청주에서 교사 임용을 준비하는 분이란다. 제주도 출신인데 올레길을 걸어본 적이 없어서 여름에 집에 온 김에 한 번 돌아보시는 중이라고.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같이 걷게 되었다. 이게 올레길의 매력인가? ㅎㅎ
돌하르방 군락지 (읭?)
근데 3코스 초반은 진짜 지루하다. 딱히 볼 것도 없고. 혼자 걸었으면 정말 심심했을 듯.
전체 코스의 1/3을 걷고서야 뭔가 첨으로 볼만한 곳이 나오네.
가을이면 온통 보랏빛 꽃잎으로 덮인다는 통오름. 지금은 여름. ㅡㅅ-
그래도 지금도 충분히 좋다.
어느새 해도 구름 뒤로 숨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
오늘 하루 큰 힘이 되어준 동행
중산간의 멋들어진 풍경
여긴 가을이 되면 보랏빛 꽃들도 꽃들이지만 노랗게 물든 모습도 멋질 것 같다.
멋들어진 이정표
여기서 같은 숙소에 묵고 있던 모녀를 만났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잠깐 동안 같이 걸었다.
중산간 도로,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이다.
통오름을 내려와 중산간 도로를 건너면 야트막한 산을 하나 지난다.
이곳의 숲은 생각외로 깊은 편이다. 대낮에도 볕이 거의 들지 않아 어둠침침할 정도. 우리가 가진 지도에는 이곳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김영갑 갤러리가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걸어도 걸어도 김영갑 갤러리는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는 우리가 김영갑 갤러리를 못보고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니까. 영갑이형 우릴 죽일 셈이야?
곧게 위로 자란 삼나무길, 김영갑 갤러리는 도대체 어디에?
어라? 나무를 베어 태우고 있어?
같이 걷던 동행이 설명을 해준다. 제주도에는 바람이 많아서 바람을 막는 방풍목이 많이 필요했는데 일제시대 땐가 삼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삼나무는 자라는 속도도 빠를뿐더러 곧게 위로 자라기 때문에 바람을 막는데 딱이었다고. 그런데 삼나무의 꽃가루는 독성이 심해서 봄마다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많아서(10명에 1명 꼴이란다) 점차적으로 베어내고 다른 나무로 갈아심는 중이란다. 역시 제주도민!
트랙터가 지나간 자국인지 소용돌이 모양 자국이 생겼다.
김영갑 갤러리는? ㅡㅅ-
오늘 가장 힘든 구간은 여기였을 듯. 가도가도 김영갑 갤러리는 나오지 않고, 감귤밭만 계속. 게다가 날은 다시 개서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갤러리를 지나친 것이 아닌가 불안해 하다가 트럭을 몰고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여쭤봤더니 한 30분 남았단다.
드디어!
점심먹을만한 곳도 마땅치 않아 쫄쫄 굶으며 걷다가 만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지도를 어떻게 만든거야!
들어가 볼까?
오느라 욕보긴 했네유.
만사 귀찮은 인형? 정원에는 요런 인형들이 많다.
점심도 못먹었고 날도 더워서 그늘에 앉아 동행이 가져온 초코파이를 맛나게 먹었다.
갤러리 뒤에 있는 무인 찻집
물도 떨어지고, 화장실을 가려다 발견한 갤러리 건물 뒤의 무인 찻집.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다. 음악도 좋고.
네네 명심할께요.
에어컨 바람도 너무 시원하고 정수기도 있어서 생수병에 물도 채웠다.
쓰기도 하고, 팔기도 하는 모양
차가운 음료가 마시고 싶은데. ㅡㅅ-
아직 아무 것도 안먹었다구요. ㅡㅅ-;
방명록인가? 폴라로이드 사진들도 있고.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분위기가 좋아요.
창문엔 이쁜 그림도
1시가 넘었는데 점심먹으러 간 언니는 돌아오지 않고. 일단 갤러리부터 구경하기로 했다. 입장료는 3천원. 초코파이 얻어먹었으니 동행 입장료는 내가 계산했다. 제주도민이라 할인받아 2천원인데 그렇게 부담스러하실 것 까지는. ㅡㅅ-; 영갑형님이 찍은 사진엽서를 하나씩 준다.
사랑은 집요해서 해뜨기 전에 벌써 문앞에 와 있다.
더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꼭 직접 보는 것을 추천
작품들을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있는 영상관에서 20분 정도 다큐멘터리를 봤다. 영갑형님의 인터뷰도 있고, 병에 걸려 카메라도 들기 힘들면서도 카메라를 손질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다.
생전에 쓰시던 방
오래 기다렸다! 감귤 쥬스!
감귤 쥬스를 마시고 조금 노닥거리다가 다시 출발.
시원한 소나기
갤러리를 나서서 길을 따라 조금 걷다보니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를 맞으면서 다시 밭길로.
땅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사진에는 안나왔네.
다시 단조로운 길을 한참동안 걸어 일주 도로를 만났다. 레스토랑이 보이길래 늦은 점심을 돈까스로 해결하고. 돈까스가 참 튼실하게 나왔던 기억이. 지금 지도를 보니 나와 있네? 우물안 개구리 레스토랑. 우리가 갖고 있는 지도엔 없었다.
길을 따라 걷다 만난 바다목장. 사유지라 철조망이 쳐져 있다.
시원한 바다 옆에 넓은 초원이 있다.
말과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드넓은 초원
파도가 대단했다. 내 마음도 씻어주지 않을래?
뭘 그렇게 생각하세요? 같은 숙소에 묵었던 분인데 말이 통 없으셔서.
맛있겠다. 소고기... (응?)
모자란 사진 내공이 아쉬울 뿐
텐트치고 자면 좋을 것 같아. 사유지라 안되겠지만.
목장을 지나 계속되는 바닷가, 이 날 파도는 정말 예술이었다.
에메랄드 빛 바다
바다를 떠난 길은 다시 내륙으로
벌써 코스모스가 필 계절이 됐나?
다시 마을이 나오고
도로가 공사중이라서 우회해야 된다는 표지판이 나왔다. 3코스를 걸으면서 거의 처음으로 가게가 나온 듯. 쭈쭈바 하나씩 빨아주고, 담배가 떨어져서 담배를 샀다. "담배 피우셨어요? 하루 종일 안 피우시길래 담배 안피우는 분인 줄 알았어요." 저도 하루 종일 어떻게 안피우고 버텼는지 궁금합니다. ㅎ
둑방길을 지나
배고픈 다리
고픈 배처럼 다리가 쑥 꺼져 있다 해서 배고픈 다리란다. 조수간만에 따라 물에 잠기기도 하는 모양. 근데 배고파. ㅡㅅ-
다리 위에서 유유자적 낚시를 하시네. 뭐 좀 잡으셨어요?
정낭, 집에 아무도 없단다.
나무가 3개 걸려 있으면 집에 아무도 없고, 2개 걸려 있으면 조금 멀리 간거고, 1개 걸려 있으면 옆집이나 가까운 곳에 갔으니 금방 온다는 표시란다.
철근으로 만든 노란 난간이 참 특이하네?
조금 더 걸으니 하천마을에서 만든 쉼터가 나온다. 정자가 있는 공터. 청년회에서 만든거라는데... 제주도 청년회도 나이 많은 중년 아저씨들이 많단다. 제주도 살던 분이랑 같이 걸으니 궁금할 때마다 물어볼 수 있어서 좋다. 정자에서 잠깐 쉬고 다시 출발.
표선 바닷가가 보이기 시작, 이제 거의 다 왔나봐.
물이 빠지는 중인지 들어오는 중인지
아주 작은 해변이 나온다.
먼저 지나간 발자국이 많구나. 호젓하니 딱 좋은 느낌.
바위 위에 돗자리를 깔고 시원하게 웃통을 벗으신 아저씨가 계신다. "안녕하세요. 시원하시겠어요." "예. 너무 더워서 나왔어요. 조금만 더 걸으시면 끝이에요." "고맙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도 스스럼 없이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올레길. 좋구나.
물이 빠지면서 생긴 무늬. 구멍도 숭숭 뚫려 있다.
표선 해수욕장 무료 야영장
바닷가 구경도 좀 해주고
사진을 찍을 땐 몰랐는데 사진을 찍고 바닷가를 둘러보고 있으려니 누군가 반갑게 아는 척을 한다. 어라? 어제 본 그 외쿡 커플아냐? ㅋ (윗 사진 가운데 앉아 있는 커플) "헤이~" 라면서 둘이 나란히 손을 흔든다. "어라? 모구리 야영장에 안갔어?" "갔었는데 우리가 생각했던거랑 조금 달랐어. 그래서 여기로 왔는데 여기가 훨씬 좋네. 우리 텐트는 저쪽에 있어." (무료 야영장을 가리키며) "그렇구나. 그럼 오늘도 여기서 자는거야?" "응. 여기가 너무 좋아서 하루 더 있다 가려고. 오늘 걸으면서 좋은 구경 많이 했어?" "응. 그런대로. 오늘은 22km 걸었어." "와우~" 사람 인연이라는 것이 만나려니 또 이렇게도 만나는거구나. 좋은 시간 보내라고 서로 인사를 하면서 헤어졌다.
조금 더 걸어서 해수욕장이 끝나는 곳에 도장 찍는 곳이 있었다. 도장을 찍고 어디로 가야 버스를 탈 수 있는지 확인을 하고. 오늘 하루 종일 같이 걸으며 동고동락을 한 동행과도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됐네.
객주리를 말리고 있다. 쥐치를 제주도에선 객주리라고 한다.
하루 종일 같이 걸어준 동행이 고마워 저녁이라도 같이 하자 하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냥 헤어졌다. 서로 길 반대편에서 버스를 타야 해서 덕분에 즐거웠다며 악수를 하고.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못물어봤는데. 너무 반가웠어요. 고마웠고.
한 20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온평 초등학교에 도착. 픽업해달라고 전화를 했더니 고부장님이 "못 걸어 오겠니?" 한 4일째 걸은데다 오늘은 22km를 걸었더니 발에 물집이 제대로 잡혔고, 더 걷기도 싫었다. 기다렸다가 스타렉스를 탔는데 픽업갈 사람이 있다고 해서 성산항으로 ㄱㄱ.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엉덩이를 개한테 물린 분을 픽업하고 돌아온 시각은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사장님은 오늘도 나한테 총무를 맡기려고 했는데 내가 늦는 바람에 민수 형님이 총무를 맡았다. ㅋ
씻고 나와서 오늘도 바베큐 파티. 고양에서 가족과 함께 오신 큰 형님이 준비한 카레와 수박으로 저녁을 맛있게 해결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고, 카레도 잘 먹었습니다. 큰 아드님도 군대 잘 다녀오시고. 옛날 소주의 사카린 맛을 기억하는 당신이 술을 안마셔봤을리 없다고! 부모님 앞이라고 뻥치다가 딱 걸렸어! ㅋㅋ
오늘은 내가 둥지에서 마지막으로 묵는 날이다. 내일부터는 거지 꼴을 하고 해비치 호텔에서 묵어야 할 판. 재민이가 흔쾌히 따라나서기로 해서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다. 민수 형님은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겨서 돌아가봐야 하신다고. 형님, 며칠 같이 안있었지만 반가웠어요. 잘 올라가시고.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오늘도 제주도의 밤은 깊어만 간다.
올레 2코스 (광치기-온평)
올레 2코스, 17.2km ⓒ제주도청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주연이랑 성아랑 같이 광치기 해변에 도착. 길을 건너서 2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날씨는 so so.
내수면, 방조제를 쌓아 만든 거대한 양어장
2코스는 시작 스탬프를 찍는 곳에서 길을 건너 방조제 쪽으로 향한다. 이걸 모르고 그대로 광치기 해변을 따라 걷다가 낭패를 보는 분들이 종종 있다는.
우후~ 나 이뽀? 한 장 이쁘게 찍어줘봐~
이 포즈는 어때? 호수도 잘 나오게 찍어줘야 해?
요 앞에 사진찍기 좋아하는 말 한 마리 못봤어? 지가 무슨 모델인 줄 알아. 근데 이 포즈 어때? 괜찮아? 내가 걔보단 낫지.
사진찍기 좋아하는 말 두 마리를 지나서 방조제에 올라섰다. 양어장은 거의 버려진 상태인 듯.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다.
백로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둘이 호젓한 곳에서 남몰래 만나는거야? ㅋ
찍을건 백로들 뿐. 14미리로는 하얀 점으로만 나와서 좀 더 당겨볼거라고 77미리로 바꿨는데 점이 좀 더 커졌다는 것 밖엔. ㅋ
방조제를 지나면 짧은 숲이 나온다.
정말 짧은 숲을 지나고 나면 다시 방조제의 끝부분이 등장. 끝에 작은 정자가 있다. 운동다니는 분들이 조금씩 있네?
정자 주변엔 꽃들이 많다.
호숫가를 따라 식산봉으로
식산봉 올라가는 계단
식산봉은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이 똑같다. 이 곳은 고려시대부터 왜구들의 침략이 많았는데, 마을을 지키던 장군(?)이 군사가 많아 보이게 하려고 이 오름을 군량미가 산처럼 쌓인 것 처럼 꾸몄다고 해서 식산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호젓하니 좋다.
안개 탓인지 전망이 썩 좋지는 않은 듯? 그래도 바람이 참 시원하다.
같은 길인데도 내려갈 때 느낌은 또 다르다.
원래 자리로
오조리로 건너가는 다리, 다리 이름이 며느리 다리라고?
꾸물꾸물하던 날씨가 개기 시작. 햇볕이 내리쬔다. 이거 대략 좋지 않은데? 어제 태운 곳이 따끔따끔하겠네. ㅡㅅ-
근데 이 다리, 그닥 실용적이진 않은 듯? 관광용인가?
구불구불 이어진 다리
나무 그늘의 벤치가 보이는가?
오늘은 날씨가 이래서 그런지 유난히 초장부터 지친다. 일단 나무 그늘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물 좀 마시고, 담배도 한 대 피우고.
바로 앞에 가게가. 간판도 없고 물건도 별로 없지만 가게 맞습니다. 맞구요~
잠깐 앉았다 일어나려는데 안 일어나져. 내가 벤치와 한 몸이 됐나봐. ㅡㅅ- 주연이는 벌써 안보인지 오래됐고, 벤치에 달라붙어 있는 사이에 성아도 휙하니 지나간다. 이래 된거 한 대 더 피우고 가자. ㅋ
붕붕붕~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미안. ㅡㅅ-;
나를 놓아줄 수 없다는 벤치와 눈물의 이별을 하고 다시 걷기 시작. 조금 걸으니까 버스가 다니는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제 주연이가 오늘 성산읍내에 오일장이 열린다고 그랬던거 같은데?
반찬가게, 밥집은 없나요?
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어디 국수 파는데 있으면 국수나 한 그릇 하고 갈까 했더니 없나? 어슬렁거리면서 구경을 하다 보니 밀짚모자를 팔고 있다. "얼마에요?" "3천원." "주세요." 이 모자 올레길 끝날 때까지 나와 함께 하셨다. ㅋ
여러 가지 과일들이 그득
장을 보고(모자 하나 샀지만 ㅋ) 길을 따라 걷는데 집채만한 배낭을 맨 외쿡 커플이 사전인지 뭔지를 뒤져보면서 머리를 쥐어 뜯고 있다. 뭔가 오묘한 표정인데? 도와줘야 하나? ㅋ
"헤이~ 왔썹맨~" 하기엔 얘들 너무 착해 보인다. 교과서 영어로 가기로 결정. ㅋ "5월에 도와 줄까?" "예쓰! 여기 토일렛이 어디야?" "내가 오던 길 따라 한 200미터 가면 오른편에 성당이 있는데 거기 있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여자분 뛰어가신다. 오묘한 표정은 그것 때문이었나? ㅋ "한국말로 토일렛이 뭐야?" "화장실." "화장시?" "화장실!" "아. 알았어. 화장시." 너 빠다 좀 더 먹어야겠다. 리을 발음이 안되니? ㅡㅅ-
어디서 왔느냐, 뭐해서 먹고 사느냐, 어디 갈거냐 등등 머스마를 데리고 조서를 쓰다보니 시원한 표정의 여자분 등장. ㅋ 지도를 내밀면서 모구리 야영장에 가고 싶단다. 바로 옆 약국에 가서 물어보니, 여기서 버스를 타고 표선에 내려서 거기서 성읍가는 버스를 타고 성읍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야될거라는 복잡한 얘기를 나보고 영어로 어떻게 하라고?! (버럭) 지도와 손짓발짓을 동원해서 어떻게 어떻게 가르쳐는 줬다. ㅡㅅ- 자 이제 "퐐로우 미~" 해서 정류장에 갔더니 마침 버스 도착. 버스에 태우고 여기 외쿡인들 표선에 내려서 성읍 가는 버스 타야 하니 적당한 곳에 내려달라고 부탁. "쌩유쌩유" "그려 잘가." "니도 테이크 케어 하고."
나중에 얘들 또 만난다. ㅋ
와~ 여기서 쉬었다 가자~!
근데 뭔가 빼먹은 것 같은데? 중간 도장은 어디서 찍는거야? "썸바디 헬 미~!" ㅡㅅ-;
결국 못 찍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홍마트에서 찍어야 한다는데? 나 거기 지나왔는데 거긴 도장찍는 곳이라고 안써있던데. ㅡㅅ- 패스포트에 전 코스 도장을 다 찍었는데 2코스 중간 도장만 없다. 잊지 않겠다 홍마트. ㅡㅅ-+
요 깜찍한 표지판 좀 보게. ㅎ
아 근데 정말 힘들다. 단순히 날씨가 더워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뭐지? 볼게 별로 없어서 그런가? 배가 고픈건가?
겨우 요거 올라오는데 왜 이리 힘든 거냐고?
여기도 중간에 갈림길이 있는데 한 쪽은 정상갔다 내려오는 길이고, 다른 한 쪽은 그냥 내려가는 길이다. 힘들어 죽겠지만 그래도 정상은 보고 와야겠기에 정상가는 길로 ㄱㄱ
근데 날씨가 왜 이러냐고요. ㅡㅅ-
저기가 섭지코지인 듯
룰루랄라 공동묘지로~ (읭?)
오늘의 가장 어려웠던 코스. 공동묘지를 지나서 혼인지까지. 오직 밭과 길 뿐이다. 물도 떨어졌는데. ㅡㅅ-
날씨는 완전 푹푹. 습도 장난 아님.
얼레? 지금 배짼거임?
장난 아닌 습도에 힘들어서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뭔가 툭 떨어진다. 그러더니 후두두둑- 가방 안의 내용물들이 땅바닥에. 이 싸구려 가방 누구한테 얻은거였는데 터져버렸네? 나 이거 다 손에 들고 가야 하는거야? ㅡㅅ-
이 가방은 자크를 써서 가방 크기를 키우거나 줄일 수 있는데 다행히 터진 부분이 그 사이 부분이라 자크를 올려 가방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마무리. 여기서 가방이 터져서 렌즈니 뭐니 다 손에 들고 가야 했다면 포기했을지도. 그나마 다행이여.
그래서 도착한 혼인지, 여기서 소원을 빌면 그 사람과 이루어진다는데 그걸 몰랐네? ㅋ
혼인지가 뭔지도 모르고 막연히 관광지일 것이다 생각하고, 관광지에는 틀림없이 매점이 있을거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걸어왔는데 매점이 없다. 발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힘이 쭈욱 빠지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었고, 사방에서 잔디를 깎느라 시끄럽고 먼지만 날리고. 이거 뭐야~ ㅡㅅ-
어떻게 이거라도
그늘에서 신발 벗고 좀 쉬다가 다시 정문 쪽으로 가보니 관리사무실이 있다. 사무실에 계신 아주머니께 이 근처 매점 없냐고 여쭤봤더니 한참 가야 한다고 왜 그러냐고 물어보신다. 물이 다 떨어졌다고 하니까 냉장고에서 큰 생수병을 꺼내서는 내 물병에 따라주셨다. 여기서도 물을 사다 드셔야 한다고 하시면서 내가 물을 마시기를 기다렸다가 또 물을 채워주시네. 정말 고마웠어요. ㅎ
"엄마 저기 거지가 지나가요." "쉿~ 보면 안돼."
사람들이 쌓아둔 돌탑들, 저 멀리 온평 포구가 보인다.
포구 도착, 방파제가 특이하네.
겨우겨우 도착. 제주도 습한 날씨 완전 제대로 맛보고. 종점에 있는 슈퍼에 들어갔더니 고부장님하고 주연이가 라면 먹고 있네. ㅋ 성아는 오다가 바로 들어갔다고. 나도 라면 하나 주세요~ 근데 제주도 와서 제주도 음식은 별로 못먹어보는 듯?
일찌감치 들어와서 씻고, 빨래도 하고, 오늘은 내가 바베큐 파티 총무를 맡았다. 사장님은 "총무 니가 사람들한테 이것저것 다 시켜." 라는데 난 남한테 이래라저래라하는거 별로 안좋아해서. ㅎ 오늘은 고부장님이 숭어를 한 마리 잡아오셔서 살짝 맛을 보고, 인천에서 오신 누님이 매운탕을 기가 막히게 끓이셔서 밥을 맛나게 먹었다. 술먹다 회비 빵꾸나고. 그 와중에 거문오름에 가기로 동훈씨랑 의기투합. ㅋ 막판에 비도 시원하게 와주고, 오늘은 낮에 코스 도는 것보다 밤에 노는게 더 재미있었던 듯?
※ 혼인지 관리사무실에 계시던 아주머님이 제주문화관광해설사 한재순님이셨네요. 따뜻한 배려 감사합니다.
올레 1-1코스 (우도) 2부
올레 1-1코스, 16.1km, 2부는 하고수동 해수욕장에서 천진항까지 ⓒ제주도청
이런데서 캠핑이라니 좋은뒈?
나도 나중에 차갖고 와서 제주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캠핑해야겠다. 여기 말고도 캠핑장이 꽤 있더라구. 예상 외로.
튜브도 빌려주고 평상도 있고
누구 자전거일까?
찍을 땐 느낌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아닌지도. ㅎ
하고수동 해수욕장을 뒤로 하고 비양도로 ㄱㄱ
그림이 따로 없구나. ㅎㅎ
비양도가 보인다.
제주도에는 비양도가 두 곳이 있다. 우도에 붙어 있는 비양도와 한림 앞바다에 있는 비양도. 우도에 붙어 있는 비양도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왜 비양도가 두 곳인가는 글쎄?
저 다리를 건너가면 비양도
저 멀리 우도봉이 보인다.
물이 정말 깨끗하다.
조용한 섬 비양도
우도에 있는 비양도는 정말 작은 섬이다. 한 20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듯.
낚시를 하는 분도 있고
망대 위에서 바라 본 풍경, 정자와 등대가 보인다.
저 멀리 하고수동 해수욕장도 보인다.
나를 따라 망대에 올라온 강아지. 어쩌냐? 먹을 것이 없어서?
바위섬인데 풀로 뒤덮여 있다.
사람들이 쌓아둔 돌탑, 무슨 소원들을 빌었을까?
아까 올라갔었던 망대
나는 다시 바다로 나가고 싶어.
작지만 아름다웠던 비양도를 뒤로 하고
길은 다시 내륙으로 접어든다. 우도엔 그늘이 전혀 없다. 바닷가였는데 바람도 별로 없고. 그나마 바닷가에서는 시원한 바다라도 보는데 내륙으로 들어가면 보이는건 길과 밭 뿐. 바닷가에 있던 정자에 앉아서 땀을 조금 식히고 다시 출발!
말 가족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연밭이 있네? ㅎㅎ
돌담과 나무와 풀밭이 만드는 풍경도 감상해주고
부럽다! 커플이 부러운게 아니라 스쿠터가! (정말이냐? ㅡㅅ-)
슬레이트 지붕이 날아가지 않게 올려둔 타이어와 돌들
여긴 원래 매표소로 쓰던 곳 같은데 지금은 이런저런 장식이 있다.
많은 돌탑들
제주도 곳곳에는 사진 속의 탑들보다 크기가 제법 큰 탑들이 있다. 방사탑이라고 하는데 마을의 액운이나 재앙을 막기 위해 세워둔 탑들이라고. 하고수동 해수욕장 초입에도 하나 있었는데 사진이 없네? ㅎ
어느새 성큼 다가온 우도봉, 왼쪽 끝에서부터 구름이 만들어지는 것이 보이삼?
"형님. 우도봉 옆구리에 저거 계단 아니에요? 저리 올라가는건가?" "설마?"
파도가 제법
파도가 제법?
파도가 제법!!!!!
이거 빌린 렌즌데. ㅎㄷㄷ 동철아 미안~ ㅋㅋㅋㅋㅋㅋㅋ
검멀레, 모래가 검어서 검멀레라던가?
저 아래로 내려가서 왼쪽으로 가면 우도 팔경 중에 하나인 동안경굴이 있다는데 밀물이라 패스. 다음 기회에. ㅡㅅ-;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
여러분은 지금 설마가 사람잡는 장면을 보고 계십니다. ㅋ
그래도 경치가 우왕ㅋ굿ㅋ
우도봉 등대를 향하는 분위기 좋은 길
아까는 스쿠터가 부러웠지만, 여긴 오직 걸어서만 올 수 있는 곳. 인간의 두 다리는 참 위대하지 않은가?
여긴 바람이 정말 시원하다.
지금까지 걸어온 코스가 한 눈에, 비양도까지 보인다.
검멀레 해변
사... 사람 살...
그거슨 설정샷. ㅋ
마음에 드는 색감
오래된 등대와 새 등대
바람이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오면서 구름이 만들어진다.
수국... 꽃말은 변덕, 진심. 색이 잘 변해서 변덕이라는 꽃말이 붙었는데 진심을 전할 때 쓴단다. 몰랐네?
정상에는 등대 박물관이 있고, 세계 곳곳의 등대 미니어쳐들이 있는데 그닥?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서둘러 까페테리아로 대피. (정확히 말하면 까페테리아 앞의 수돗가 ㅋ) 세수를 하고, 생수병에 물을 받아서 그 자리에서 두 병은 해치운 듯. ㅎㄷㄷ
형님! 왠지 귀엽게 나왔어요. ㅋㅋㅋㅋㅋ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근데... 쉬지 않고 뜯어먹는데 풀은 도대체 언제 자라는거야?
말타는 사람들도 있고, 조용한 이곳에 비명 소리가. ㅡㅅ-+
너무 불쌍해 보인다. 털에 윤기도 없고. 비루먹는다는게 이런건가? ㅡㅅ-
주차장을 지나면 다시 숲길이.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정말 끊임없이 먹는다. ㅋ
우도는 나라에서 쓸 말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서 말이나 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도라는 이름도 그래서 붙은게 아닌가 했는데, 섬의 모양이 소가 누워있는 모양이랑 비슷해서 그렇단다.
숲길을 계속 걷다보면 뜬금없이 다시 바다가 나온다. 이제 거의 끝인 것 같은데?
우리나라 모양이라는 바위도 찍어주고
근데 정말 덥다. 정자에서 좀 쉬어가요.
헐? 이거 뭐야? 왜 위 아래 색이 달라?!
천진항 가는 길, 사람들이 쌓아둔 돌탑들
천진항에 도착한 시간은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근데 배타려고 줄선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아? ㄷㄷㄷ 다행히 배 두 대가 쉬지 않고 왔다갔다하면서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한 20분 서있다가 배를 타고 다시 성산항으로.
지금 보니 표에 이름이 써있네? ㅋ
창완이형님이 집에 갈치를 사가신다고 해서 성산항 바로 옆의 공판장으로. 와 근데 여기 완전 시원해! ㅋ 갈치 구경도 좀 하고. 갈치는 몇 "미"인가로 가격을 결정한다는데 "미" 수가 작을 수록 알이 굵고 비싸단다. 이거 조리거나 구으면 대박일 듯. ㅜㅜ 픽업 온 스타렉스를 타고 창완이 형님은 버스 타는 곳에서 작별.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ㅎㅎ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흔들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으려니 탄 곳이 따갑네. ㅡㅅ- 이거 고생 좀 하겠구만 생각하면서 흔들흔들 하고 있으니 저쪽에서 집채만한 배낭을 맨 시커먼 머스마가 등장. 김해에서 온 재민이는 오늘 그 배낭을 메고 1, 2코스를 다 돌았단다. ㅎㄷㄷ 조금 더 있으려니 부천에서 온 민수형님도 등장. 라면 하나 끓여먹고 노닥거리다가 오늘도 어김없이(?) 바베큐 파티에.
깻잎 밭에 가서 깻잎 따오고, 부침개에 삼겹살 구워서 소주 한 잔에 하루의 피로를... 민수형님 완전 동안이시고. 재민이랑 주연이 티격태격하는거 재미나게 구경하면서 이틀째 밤도 마무리. ㅋ
올레 1-1코스 (우도) 1부
올레 1-1코스, 16.1km, 1부는 천진항에서 하고수동 해수욕장까지 ⓒ제주도청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었다. 하늘을 보니 날씨가 희멀건하네. 날씨가 좋으면 우도에 가려고 했는데 이래서는 2코스를 가야할지도. 어쩔까 생각하고 있는데 황똘똘 일행이 나타났다. "오늘은 몇 코스 가실거에요?" "글쎄요." 우도를 가자니 날씨가 걸리고 2코스를 가자니 황똘똘이 걸리고. 어쩔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제 만난 창완이 형님이 오늘 우도 들어갔다가 올라가신단다. "그럼 저도 같이 가요." 똘똘이 어머님이 초큼 아쉬워하시는 것 같았지만. 1-1로 결정. ㅋ
성산항 앞 방파제 등대
그런데 웬걸? 스타렉스 타고 일주도로로 나오니까 해가 쨍쨍 쬔다. ㅋㅋㅋㅋㅋ 둥지가 그렇게 촌에 있었던가? 일단 기분좋게 성산항에 도착하여 표를 끊고 배에 탑승! 우도까지는 배로 10분 남짓이다.
성산항이 멀어졌는가 싶더니...
벌써 우도 등장. 뭐야 긴장감없게. ㅋ
배에서 사진을 찍다가 모자가 바람에 날려가버렸다. 이런 젠장. ㅡㅅ- 그 때까지는 이게 이후로 벌어질 고생의 서막인 줄 몰랐지. ㅋㅋㅋㅋㅋ
이런 멋진 풍경을 보고 있으니 모자가 바람에 날려간 것 정도는 금새 잊...을 리가 없잖아! 내리쬐는 햇볕 어쩔. ㅋ
일단 우도에 내려서 그늘로 ㅌㅌ 우도 가는 배에도 차를 실어 올 수 있지만 선착장 앞에서 자전거, 스쿠터, 카트를 빌릴 수 있어서 빌려 타고 가는 사람이 많았음. 관광 버스까지 줄지어 서있더라능. 둘이 나란히 담배를 피워물고, 자전거를 타고 가면 재밌겠단 생각을 잠깐 했지만... 우린 걸으러 온거니까 걷기로 결정! 밀짚모자를 팔고 있길래 하나 살까 했는데... 그 때 샀어야 했어. ㅡㅅ-
소라 껍데기로 만든 탑. 무슨 축제 기념이었던 것 같은데 이놈의 기억력은. ㅡㅅ-
자. 이제 본격적으로 우도의 맛을 볼까나?
물이 빠지면서 멋진 호수가 생겼다.
이거 신기하네. 설마 사람이 만든건 아니겠지? ㅡㅅ-a
이거이거. 볼록 거울이 너무 높이 매달려 있잖아. 루저의 슬픔. ㅜ
해안을 따라가던 길은 홍조단괴해빈(?) 표지판을 앞에 두고 내륙으로 들어간다. 지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길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홍조단괴해빈 보고 싶었는데. 뭔가 이름이 특이하잖아? 거길 들렀다갈까도 생각해봤지만 일단은 코스대로 가기로.
무슨 밭인지 모르겠지만 밭들을 지나다보면
이런 시원한 풀밭이 나온다. >ㅅ<
화살표가 하늘을 향하고 있네? 하늘로 가란 소린 아니지?
여기가 쇠물통 언덕길이라고?
방목장의 소들이 목이 마르면 찾아와 물을 먹던 곳이라는데 지금은 물통이 없다. 오직 소똥만 있을 뿐. ㅋ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도 구경해주고
오른쪽에는 무덤들이 있다. 제주도 곳곳에서 저런 무덤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무덤들은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돌아다니는 내내 그 이유가 뭔지 궁금했지만 물어보는걸 깜빡. 나중에 찾아보니 소나 말들이 무덤의 풀을 뜯다가 무덤이 훼손되지 않도록 막아둔거란다. 역시 제주도답네.
누가 내 얘길했나? 왜 귀가 가렵지?
다시 마을과 밭이 나온다. 근데 이게 다 무슨 밭이래?
모든 밭이 다 똑같다. 밭에서 일하는 분들한테 여쭤봤더니 이게 다 땅콩 밭이라네? 나중에 들은 얘긴데 우도가 땅콩으로 유명하단다. 첨 듣는 얘기라고? 근데 그 땅콩들이 우도 안에서 다 소비가 돼서 밖으론 안나온단다. 그래서 우도가 땅콩으로 유명하다는걸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여기 사람들은 땅콩만 먹고 사시나? ㅎ
에구. 센서에 먼지가. ㅡㅅ-;
이게 다 땅콩 밭이라고? @ㅅ@
그럼 땅콩으로 만든 음식이 있을텐데... 그러고보니 아까 오면서 땅콩국수집을 본 것도 같은데. 점심은 땅콩국수로 할까? 그런데 더 이상 땅콩국수집은 안나오더라는. 나중에 동훈씨 얘기를 들어보니까 우도 들어가면 땅콩국수를 꼭 먹어줘야 한다고. ㅡㅅ- 콩국수를 땅콩으로 만든거라던데 고소하고 맛나다고. 근데 나중에 누가 그랬더라? 그냥 콩국수에 땅콩 가루 얹은거라고 하던데. 못먹어봤으니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나 면 종류 엄청 좋아하는데. ㅜㅜ
돌담. 돌담. 돌담. 이 돌들을 다 어디서 났담?
근데 아까부터 느낀건데... 햇볕 정말 장난 아니다. 너무 더워. ㅡㅅ-;;;;;
누가 이렇게 성게를 많이 드셨나?
가끔 생각한다. 선사시대 조개무덤 얘기가 나오면서 조개 껍질을 화폐로 썼을지도 모른다는 얘기. 사실은 거기 조개구이집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ㅋㅋㅋㅋㅋㅋㅋ 뭐. 이 집은 성게구이집으로 보이진 않더라. ㅡㅅ-
산호사 해수욕장, 서빈백사, 홍조단괴해빈
뭔 해수욕장이 이름이 이렇게 많은지? 모래가 꽤 특이하다. 처음엔 산호가 죽은 모래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네. 홍조단괴란다. 홍조류가 탄산칼슘을 침전시켜 만든거라는데 그건 내 알바 아니고. ㅋ 쌀알보다 조금 더 굵은 모래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알이 굵어서 그런지 달라붙지도 않고 깔끔하게 떨어진다. 쿨하네? 모래 주제에. ㅋ 게다가 색깔도 새하얘서 바다 색깔도 특이하다.
이래 보니 제사상에 올라가는 뻥과자처럼 보이기도 하네. ㅋ
물색 특이하지?
바다 구경은 이쯤 해두고. 내가 뭐라고 했지? 매점을 그냥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라고 그랬지?
거러췌~ 이거거등!
창완이 형님이 맥주 두 캔을 사오셨다. 바닷가에 있는 평상 그늘에 앉아서 시원하게 들이키는 맥주의 맛이란!
안주로 먹은 우도 땅콩
맥주캔을 들이키고 있으려니 옆에 계신 할머니가 한 말씀 하신다. "땅콩은?" 우도에 와서 그 유명하다는 우도 땅콩을 맛보지 않는다는게 말이 돼? 5천원을 주고 땅콩 한 봉지를 샀다. 우도 땅콩은 길쭉하지 않고 동글동글하다. 그리고 껍질째 먹어도 쓰지 않다. 고소하네. 껍질을 벗기는 수고를 덜어준 우도 땅콩. ㅋ 천천히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다.
바이바이 산호사 해수욕장. 다음에 또.
뭘 봐? 풀먹는거 첨 봐?
바닷가를 벗어나니 다시 풀밭이 나오고 풀밭에는 소들이 있다. 소들이 있다면 뭘 조심해야 한다고?
당연히 이걸 조심하란 얘긴 아니지. ㅋ
지뢰를 조심하셔야죠. ㅋ
지뢰밭에서 살아 나왔더니 다시 해변이다. 그리고 저 구불구불한 길 어쩔. >ㅅ<
빌려주는 차 같은데. 이런건 왠지 어울리지 않아. ㅡㅅ-
이건 뭐지? 여기 혹시 나스카인가요? 바닥에 웬 그림이?
고놈 참 자알 생겼다.
지뢰밭에서 살아 나오니 다시 푸른 바다가 나온다. 데자뷰?
물이 정말 깨끗하다. 바닥이 다 들여다보일 정도.
이런 해변은 제주도에만 있겠지?
막다른 길도 이 정도면 수준급
얼기설기 쌓은 돌담
같은 대상, 다른 시선
갈림길, 바다쪽으로 계속 길이 이어지는 것 같은. 나만의 생각인가?
저 멀리 등대가 보인다.
등대 자체는 별로 볼 게 없어서 가까이 가지 않았다. 코스에도 들어 있지 않았고. 옆에는 생뚱맞게 푸드코트가 있었는데 배가 고프지도 않았을뿐더러 창고형 매장 같이 생긴 외관도 와닿지 않아 역시 가지 않았다. 누가 저기 갔었는데 맛이 형편 없었다지? ㅋ 길은 다시 내륙으로... 섬에 내륙이란 표현이 이상하긴 하지만.
물이 흐르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ㅎ
작은 마을의 한적한 길도 지나고
밭으로 둘러싸인 구불구불한 길도 지나고
길은 은근 오르막이었고, 해는 머리 위에서 내리쬐고 있었고, 그늘도 없는 비슷비슷한 길이 계속 되었다.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할 무렵, 저 멀리 기념비 비슷한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원인가? 전망대? 이런 길이 싫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특이한게 있으면 재밌잖아? 발걸음을 더 재게 놀려 그 곳을 향해 무브무브~
잊지 않겠다. 파평 윤씨. ㅡㅅ-+
그래도 이제 다시 바다가 보이네?
경치도 나쁘지 않고.
형님 같이 가유. ㅋㅋ
저기 보이는 해수욕장이 하고수동 해수욕장일텐데 그러면 답다니탑은 어디지? 그땐 지도가 없어서 몰랐는데 후기를 쓰려고 지도를 보다보니 답다니탑이라는 곳이 있네? 틀림없이 파란 화살표가 가리키는대로 왔는데? 검색을 해보니... 내가 가지 않았던 등대 옆에 답다니탑이 있단다. 그 블로그에도 자기는 화살표대로 따라갔는데 답다니탑을 못봤다고... 왜 코스에 답다니탑이 포함되지 않았을까 의아해 하던데. 사진을 보니 대단하진 않던데 그래도 이 글을 보는 분이 있다면 푸드코트가 딸린 하얀 등대를 그냥 지나치지 마시기를. 푸드코트 음식 맛이 형편없다는 것도 잊지 마시고. ㅋ
답다니탑을 못봤어도 어쨌거나 하고수동 해수욕장
바다도 환상적이고 날씨도 환장적이고. 아~ 덥다.
점심으로 먹은 보말 칼국수
보말이 뭐냐면... 고둥, 경상도 말로는 고디. ㅋ 성게 칼국수도 있었고 짬뽕도 있었는데 짬뽕은 안된단다. 그래서 선택한 보말 칼국수. 맛이 어땠냐고? 너구리랑 똑같더라. ㅋ
해수욕장도 식후경, 2부도 식후경. ㅇㅋ?
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2부
올레 1코스, 15km, 2부는 중산간도로에서 광치기해안까지 ⓒ제주도청
중산간도로에서 일주도로 교차로로 가는 길
수도꼭지를 틀어서 세수 좀 하고
밭을 지나다보면 가끔 수도꼭지가 나온다. 아마 밭에 물을 주려고 놔둔 것 같은데 땀을 식히기에 그만이다. ㅎㅎ
재미삼아 요런 사진도 찍어 보고 ㅋ
여기가 어디라고? 아~ 종달리~ ㅋ
내가 온다고 꽃도 심어둔거야? ㅋ
쓰러진 자전거 ㅋ
여러분은 지금 앉아서 올레길을 걷고 계십니다. 채널 고정~
종달초등학교, 무려 천연잔디 운동장!
종달리는 생각보다 큰 마을이었다. 요 근처 어디 가게가 있을텐데? 초등학교 근처에는 항상 문방구 겸 가게가 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 소싯적에 코묻은 돈으로 학교 앞 문방구에서 군것질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터. ㅋ
이건 뭐 경운기를 세워놔도 그림이니
제주도에 왔으면 돌하르방은 꼭 찍어줘야지. 종달초등학교 뒷문
이거야 이거!
역시 나는 천재인 듯? 초등학교 뒷문을 지나 마을회관쯤 오니까 가게가 있다. ㅋㅋㅋㅋㅋ 냉큼 쭈쭈바 하나 사서 입에 물어 주시고. 꼬맹이들이 길 걷기 전부터 아이스크림 노래를 부르길래 하나씩 사줄까했더니 나보다 빨리 하나씩 물고 있네? 가방을 벗어놓고 그늘에 앉아서 쉬면서 먹어주는 쭈쭈바가 킹왕짱입니다요. ㅋ
동네 골목길
종달리 소금밭
예전엔 여기가 소금밭이었다던데 지금은 없어지고 갈대밭이다. 여긴 일반적인 염전은 아니고 바닷물을 가마솥에 끓여서 소금을 만들던 곳이다. 소금이 귀하던 시절엔 여기서 소금을 만들어서 제주도 전역에 팔았다는데 지금은 소금이 흔해져서 없어졌단다.
누군가의 발자취. 중간에 날아갔는지 발자국이 없어졌...다기 보다는 이 길을 나중에 포장했겠지. ㅋ
황똘똘 슬슬 힘들어한다. ㅋ 삼보일배도 아니고 세발짝 걷고 신발끈 묶고 또 세발짝 걷고 신발끈 묶고. 처음에 몇 번 묶어주다가 끈 묶는 방법을 가르쳐줬는데 아무래도 꼬맹이라 힘이 없어서 그런지 자꾸 풀리나보다. 슬슬 내 카메라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는데? 한 번만 찍어보면 안되냐고 조르기 시작. 자꾸 끈을 묶느라 일행들이랑 많이 떨어졌으니 사람들 있는데 가서 찍어보게 해주겠다고 꼬시면서 길을 재촉한다. ㅋ
가을에 갈대가 노랗게 물들면 볼만할 듯. 가을의 올레길은 어떤 모습일까?
와~ 바다다~ 성산일출봉은 구름에 가려 안보인다. ㅡㅅ-
이제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길을 따라 인도를 만드는 공사를 하는 듯? 여기서부턴 계속 바다를 보면서 걸을 수 있다. 그나저나 똘똘이 어머님. 똘똘이는 아예 저한테 맡겨버리신건가요? ㅜㅜ
종달리 해수욕장. 성산일출봉은 계속 구름에 가려 안보인다. 아직 한 번도 못봤다능. ㅡㅅ-
저 주황색 지붕은 아까 알오름에서 망원으로 당겨찍은 그 건물이네? ㅎ
모던한 스타일의 까페가 있다. 저 털복숭이 개는 엄청 크더라능. 그리고 엄청 짖더라능. ㅡㅅ-
해녀 누님 포즈 직이네요. ㅋㅋ
제주도엔 해녀가 많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해녀에도 등급이 있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상군, 중군, 하군이 있는데 당연히 상군이 가장 실력이 좋다고. 요즘엔 젊은 사람들이 물질을 안하기 때문에 나이든 할머니들 뿐이란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해녀 보기 힘들어질지도.
매점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장사 안하는 듯? 소심한 인증샷 하나 날려주시고. ㅋ
종달리는 끝인가? 저 앞에 보이는 금영휴게소가 중간 스탬프 찍는 곳
휴게소가 나오면 쉬어가는 것이 예의! ㅋ 패스포트에 중간 스탬프를 찍고 그늘에 앉아 있으려니 꼬맹이 하나가 나를 부른다. "아저씨. 엄마가 오시래요." 안에 들어가보니 세 분이 시원한 병맥주를 드시고 계시네? 황똘똘 데리고 다닌다고 고생했다고 한 잔 주시려나보다. ㅋ 앉아서 시원한 맥주에 한치 구운 것을 안주삼아 땀도 식히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세 분 다 학교 선생님이시네?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친해지셨나보다. 지금은 각자 다른 학교에 계시는 듯. 잘생겼는데 왜 결혼 안하셨냐고 울산에도 친구들이 있으니 아가씨 소개시켜 주신단다. ㅋ
휴게소 앞에 한치를 말리고 있다.
7살 똘똘이는 걷는게 많이 힘든가보다. 걸음도 점점 느려지고 자꾸 신발끈을 고쳐 매다 보니 뒤쳐지기 시작해서 어쩌다 보니 똘똘이 어머님이랑 셋이 같이 걷게 됐는데 똘똘이 누나는 그게 불만이었나? "엄마! 이 아저씨 사랑하는거야?" 푸핫? 휴게소 안은 완전 폭소의 도가니. ㅋㅋㅋㅋㅋ 이거 아직 결혼도 못했는데 유부녀랑 염문설 돌면 안되는데. ㅋㅋㅋㅋㅋ
휴게소 강아진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옆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데리고 온 강아지
요거 집어타고 가고 싶구만. ㅋ 저 뒤에 아까 그 강아지가. 넌 주인 잘만나서 호강한다? 올레길도 걷고. 고생인가? ㅋ
물이 참 깨끗하다. 바닥이 다 들여다 보일 정도. 그나저나 성산일출봉 끝까지 안보이네. ㅡㅅ-
맥주도 얻어마셨으니 황똘똘은 다시 내 차지. (읭?) 점점 쳐지길래 힘드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안 힘든데 힘들어요." 화장실 가고 싶다고 그래서 근처 민박집에 얘기해서 화장실 보내주고 다시 다독여서 걷기 시작. 결혼도 안했는데 애 아빠 같잖아 이건. ㅡㅅ-
잔디밭에 카메라를 놓고 한 장 찰칵
갈매기들이 몰려 있다. 거기 뭐 있는데? 새우깡이라도 있냐?
고깃배를 만드는 작은 조선소. 배가 다 되면 저 레일로 미끄러뜨려서 바다에 진수를 한다.
성산일출봉 너 참 비싸게 군다.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니? (아랫입술 꽉 깨물고)
드디어 성산갑문에 도착. 다리 옆에 있는 작은 트럭 까페에서 아이스커피랑 팥빙수를 사서 빙수는 애들 주고 잠시 쉬었다 간다. 까페 뒤편으로 돌아가서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는데 황똘똘이 따라오더니 "어? 아저씨 담배핀다. 우리 아빠는 안피는데." 그때부터 내 별명은 담배 아저씨. ㅡㅅ-
성산갑문
Code name 143
성산갑문을 지나 왼쪽으로 들어가면 성산항이 나온다. 성산항 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3일째던가? 픽업가는 차 얻어타고 대구에서 온 분을 픽업왔는데 여기서 개한테 엉덩이를 물리셨다는. ㅋ
언덕 위의 하얀 집, 정신 병원은 아니겠...
멋들어진 해안길이 나온다. 풀을 뜯는 말도 있고. 무엇보다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ㅋ
경치가 예술이네. 여기 텐트치고 자면 얼마나 좋을까?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 ♬
어디 가서 이런 풍경을 보겠어?
쓰... 쓰다듬어 보고 싶어!
쫌만 더 보여주면 안되겠니?
초큼만 더!
끝까지 다는 안보여주는구나. 흥!
여기까지 왔으니 성산일출봉을 한 번 올라가봐야 할텐데. 황똘똘 상태를 보아하니 영 힘들 듯? 한참 앞서간 다른 일행들은 벌써 성산일출봉 정상이란다. 시간도 6시 다 되어가고 똘똘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성산일출봉은 패스.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여운을 남겨둬야 다음에 와서 볼게 있잖아? ㅎㅎ
뒤에서 보니까 잘 보이네?
아까 거기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표시가 불명확해서 조금 헤맸다. 이젠 수마포 해변을 지나서 광치기 해변까지 가면 끝.
수마포 해변. 안개가 짙게 끼었다.
야옹아. 얼굴만 숨으면 다 숨은거야? ㅋㅋ
결국 다 보여줄거면서 튕기기는. ㅋ
슬슬 날이 저물어간다.
수마포는 나라에서 쓸 말들을 육지로 보낼 때 여기서 말들을 받았다고 해서 수마포란다. 2차 대전 말에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이 23개 있다는데 나는 못봤다. 왜 못봤지? ㅡㅅ-
느낌 좋은 풀밭을 지나서 광치기 해변으로 ㄱㄱ
광치기 해변, 특이한 바위들이 보인다.
광치기 해변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는 간세
썰물 때 드러나는 저 너럭바위(제주말로는 빌레)가 넓은 광야 같다고 해서 광치기 해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빌레가 넓다는 걸 제주말로는 광치기라고 한단다.
제주도에는 정말 말이 흔한가보다.
수줍음 많은 성산일출봉은 그새 또 숨었다. ㅋ
1코스 끝. 대략 7시쯤 됐나? 고부장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아까부터 어디쯤 왔냐고 전화 자꾸 하시드만. ㅋ "야. 너 영어 좀 하냐?" "왜요?" "얘가 뭘 물어보는데 뭐라는지 모르겠다?" 외국 아가씨가 섭지코지가 무슨 뜻이냐길래 고부장님한테 물어봐서 알려주고. "얘 숙소는 잡았나 물어봐라." "숙소 잡았다는데요?" "태워준다고 그래." 태워준다니 걸으면 되는데 뭐하러 차를 타고 가냔다. 길만 알려달라길래 길을 알려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시원하게 씻고 나니 8시. 방에 들어갔더니 서울서 오셨다는 창완이 형님이 계시네. 간단하게 통성명을 하고 이런저런 얘기 좀 하다 보니 배가 고프다. 둥지엔 저녁을 먹을 방법이 없다. 식당에선 아침만 주고 저녁은 먹고 들어오던지 아니면 8시부터 시작하는 바베큐 파티에 회비 만원을 내고 참석하던지. 종일 걸었는데 저녁은 먹어야지? 9시쯤 돼서 회비 만원을 내고 파티에 참석. "지금이라도 회비 내면 참석할 수 있죠? ㅎ" 일산에서 온가족이 같이 오신 형님, 서울에서 온 주연이랑 성아를 만났다. 닭죽하고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제주도에서의 첫날밤이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