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해당되는 글 51건

  1. 2010.06.24 雨中 캠핑 2
  2. 2010.06.13 신불산 자연휴양림
  3. 2010.06.03 캠핑 준비
  4. 2010.05.13 올 여름 휴가는...
  5. 2009.11.02 1박 2일, 해남편 2

雨中 캠핑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렇게 좋다던데... (사진은 인터넷에서)

주말 내내 비가 온단다. 내 장비들을 가지고 나가는 첫 캠핑이라 비가 온다는 것이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뒷처리도 초큼 부담스러울 것 같지만, 그래도 호젓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신불산 자연휴양림

느닷없이 완료된 사이트부터 보여주는 몹쓸 센스

요즘 급 캠핑에 삘을 받던 차에, 놀러다니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꼬셔서 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1박 2일 캠핑을 다녀왔다.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의 준비운동이라고나 할까? 일단 한 번 저질러야 어떤 장비가 아쉬운지 알 수 있잖아? ㅋㅋ 혼자 고생하면 억울하니까 같이 고생할 사람들을 꼬셨다.

여기 오기 전날 급히 지른 텐트는 네 명이 자기엔 좀 좁아서 오늘은 용준형(그 욘사마는 아니다만 완전 미남임. 거기 언니 침 좀 닦지? 품절남이셈. ㅋㅋ) 텐트를 가져왔다. 영빈형은 시운전 땜에 늦는다고 그래서 용준형하고 영감님하고 셋이 먼저 왔다. 언양에 있는 메가마트에서 장을 보고, 고기는 가천 린포크에서. 에어콘 틀고 배내고개 넘다가 차가 힘이 달려 돌아가실 뻔했다. 잽싸게 에어콘 끄고 악셀 풀 전개하여 오르막 드리프트... 몹쓸 이니셜 D 드립은 그만 치고. 어쨌든 구불구불한 오르막을 달려 휴양림 상단에 도착. 입구의 관리소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이용료를 계산했다. 5월경부터 휴양림을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서 미리 예약 완료. 예약 당일 3시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예약이 취소되니까... 내가 누구한테 설명하고 있는거지? ㅡㅅ-

 

이 분이 욘사마 용준형, 다시 말하지만 품절남이다. 낯술을 걸쳐서 자알 익으셨구만.

기왕 설명한거, 오토캠핑데크 이용료는 1박에 8천냥(차량 한 대 주차비 면제), 입장료는 인당 천냥, 쓰레기 봉투값 천냥. 차가 여러 대라면 대당 2천냥의 주차비를 따로 받는다. 취사장에선 찬물만 나오고, 화장실은 수세식이고, 샤워장은 성수기 7, 8월에만 운영한다더니 화장실에 샤워실이 있네? 철수하는 날 아침에 보니 누가 들어가서 샤워를 하더라. 이상 설명 끝.

 

영감... 흰 머리가 많이 늘었구랴. 하긴 우리가 첨 만난게 벌써 9년 전인데.

관리소를 통과하여 예약한 데크 옆에 차를 대고 텐트를 쳤다. 텐트는 후딱 쳤는데 플라이 치려니 각이 안나와서 이래저래 시도하다 결국 포기.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네. 다들 아침도 안먹은터라 옆의 빈 데크에 김밥이랑 막걸리를 깔아놓고 대충 점심을 때웠다(이거 원래 정상주 마시려고 산건데. 그래도 신불산도 식후경이니 일단 먹어주고. ㅋㅋ). 여긴 데크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어서 타프칠 공간은 안나올 것 같다.

 

그래도 산에 안가긴 섭섭하니 파래소 폭포라도 ㄱㄱ

텐트도 쳤겠다. 막걸리도 한 잔 했겠다. 원래 계획은 휴양림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간월재까지 다녀오는거였는데 다들 귀찮다. 근데 대낮부터 고기를 구워 소주를 마시자니... 다른 사람 보기 창피한건 아닌데 고기가 일찌감치 떨어지면 밤엔 뭐하남? 손가락 빨고 있남? 일단 영빈형이 오길 기다리면서 파래소 폭포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전망대엔 가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가는 길에 만난 표지판. 영감님 빼곤 다들 전망대에 가본 적이 없었다. 요고요고~ 함 가봐? 근데 그것이 고난의 시작일 줄은...

 

야! 이거 누가 오자고 그랬어? 힘들어 죽겠구만!

0.75Km... 750m... 경사가 급한 지그재그 오르막일 줄이야. ㅋㅋ 하긴 전망대가 달래 전망대겠남? 높은 곳에 있으니 전망대랑께로~

 

저 멀리 배내골 펜션들이... 캠핑 같은 소리 하지 말고 펜션 잡아 놀걸 그랬나? ㅋㅋ

중간에 몇 번 쉬면서 드뎌 전망대에 도착! 날씨가 맑긴 했는데 황사도 아니고 좀 뿌얘서... 그래도 여긴 바람이 불어주니 좀 살 것 같구만. 전망대에 가까워지니 어디서 중년 아줌씨가 시끄럽게 깔깔대는 소리가 들렸는데 올라와보니 젊은(?) 처녀 총각 두 쌍이 전망대에 돗자리 깔아놓고 떠들고 계시더만. 중년 아줌씨가 되면 얼마나 더 시끄러워지시려고 여기서 내공을 쌓고 계시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저기 어딘가를 겁나게 걷고 있을건데

전망을 보면서 바람 쐬고 있으려니 영빈형 전화가. 이제 배내고개 넘어오는 모양이네. 다시 파래소 폭포로 ㄱㄱ

 

어여쁜 처자들(아저씨는 눈에 안보임)이 물수제비를. 이럴 때 광각은 대략 좋지 않다.

아까 텐트 옆 계곡 물에 맥주랑 소주를 담가둘 때 보니 상류에 무슨 공사를 하고 있어서 물이 좀 더럽더만 여기로 흘러 오면서 좀 걸러졌는지 여기 물은 완전 깨끗. 바로 등산화랑 양말을 벗어던지고 들어가서 세수를 했다. 물이 조금 짭짤해졌을라나.

 

이 재미에 산에 온다! 근데 발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아.

땀도 식혔으니 불쌍하게 혼자 기다리고 있을 영빈형보러 텐트로 돌아가야지.

 

영빈형 접선. 에베레스트 등반할 기세.jpg

형이 요기 잉네? 아까 그 표지판이 있던 곳을 지나다가 마주 오던 영빈형을 만났다. 혼자 멍 때리기 심심했나. ㅋㅋ 같이 파래소 폭포 다녀오자는걸 과감히 쌩까주고 베이스 캠프로 돌아왔다. 우린 맥주 마시고 있을테니까 다녀오셈. 전망대도 꼭 들러보고. ㅋㅋ

 

찍지마! X발! 성질이 뻗... 머리가 뻗쳤네?

저 침대, 입사하던 해에 노조 창립기념품으로 받은건데 의외로 쓸만하다. 다른 사람 찔러서 하나 더 마련해둬야겠음.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ㅋㅋ

너무 편한 침대에서 잠시 정신을 잃고 있었나보다. 고기 냄새에 정신을 차려보니 영빈형도 어느새 와 있고. 숯불을 피우고 야채를 씻어다 고기 굽기 시작! 캠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술과 고기 아니겠는가? ㅋㅋ

 

하앍~ 가브리살~ 츄릅~

고기가 익기도 전에 벌써 소주 반 병씩은 마신 듯. 내가 산 화로대는 높이가 맞지 않아 패스하고 숯 집게와 스텐레스 코펠을 개시! 잘샀어 잘샀어. ㅋㅋ 빠른 속도로 고기와 소주를 클리어하기 시작. 네 명이서 소주 여섯 병과 맥주 피쳐 하나는 순식간이구나. 소주 두 병이랑 맥주 피쳐 하나 남았는데 날은 아직 훤하고. 어쩌지?

옛말 틀린거 하나 없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 듯(근데 술 없다고 죽냐?). 영빈형이 주일차장님한테 전화를 때려 저녁에 놀러오라고 콜! 오면서 술하고 고기 좀 더 사오라고. ㅋㅋㅋㅋㅋ

 

Round 2! Fight!

침대에서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주변이 어둑어둑하다. 산속이라 그런지 약간 쌀쌀. 영빈이형 웃옷을 뺏어 입고, 소주 한 잔 들이키고, 숯불을 다시 피웠다. 옆에선 부대찌개 끓여주고. 근데 랜턴이 좀 어둡다. 가스 랜턴이 원래 좀 어둡기는 하지만 이건 어두워도 너무 어둡네. 난 밝은 걸로 사야겠다.

가브리살은 아까 다 구워먹어서 항정살 구으면서 부대찌개랑 남은 소주를 한 잔 하고 있으려니 주일차장님이 명수랑 같이 오셨다. 캠핑장에서 소주 다섯 병하고 마트표 떡갈비를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두런두런 얘기를 하면서 마시는 술 한 잔. 너무 좋네. 누워서 별이 총총한 하늘을 보는 것도 너무 좋고. 이런 맛에 캠핑을 다니나 보다.

 

집에 가기 전에 기념 사진 찰칵~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씩 하고. 라면 끓이고 어제 남은 떡갈비 구워서 아침 해결. 후식은 명수가 사온 수박. 설겆이 하고, 텐트 걷고, 쓰레기 정리하고... 집에 가려니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야 다음에 또 오면 재미있지 않겠어?

 

기용차장님. 칼 고마워요. 두고두고 잘 쓸께요.

캠핑 준비

오토 캠핑(사진은 인터넷에서)

전부터 캠핑을 다녀볼까 했는데 기숙사가 비좁아 장비들을 보관할 곳이 없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었다. 얼마 전, 날씨 화창한 봄날에 방에 쳐박혀 있으려니 이건 아니지 싶어서 올해는 캠핑을 좀 다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전부터 놀러 다니기 좋아하던 주변 사람들 몇 명을 꼬셔서 날짜를 잡고, 캠핑장 예약도 마치고. 첫 캠핑은 가까운 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잡았다. 갑자기 추진하는거라 일단은 각자 가지고 있는 장비들을 가져오고, 없는 것은 내가 사기로 결정. 어차피 마련해야할 장비들이니까.

버너와 스텐 코펠, 불을 피울 수 있는 화로대랑 집게, 버너 바람막이를 구입. 캠핑 동호회와 블로그의 사용기들을 읽어보고 저렴하면서도 평이 좋은 것들로 구입했는데도 15만원이 홀랑. 텐트랑 타프, 릴렉스 체어는 중고로 구입할 생각이다. 이래저래 30-40은 추가로 깨질 듯. 심심할 때 혼자 다니고, 총 인원이 4명이 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서 거기에 맞는 장비들을 차근차근 구입할 예정.

일단은 울산에서 가까운 곳 위주로, 한 달에 최소 한 번 내지는 두 번 정도 생각중이다.

올 여름 휴가는...

16 + 34 코스의 올레길

유난히 길 것 같다. 과장부터는 자기 개발 휴가를 일주일씩 가야 하는데 해마다 주던 휴가 지원금도 올해는 회사가 어렵다고 안준다고 해서(이놈의 회사는 맨날 어렵지 ㅡㅅ-) 낼롬 여름 휴가랑 붙여버렸다. 별 다른 계획도 없으면서.

다음 달에 산악회에서 지리산 둘레길을 가기로 했는데 총무님 부탁을 받고 코스를 고르다보니(지리산은 5코스, 그 중 3코스에 해당하는 인월-금계를 내 맘대로 ㅋ) 갑자기 올레길 생각이 나서 별다른 계획도 없는 김에 여름 휴가는 올레길 가기로 결정해버렸다. 제주도는 고 2 때 수학여행으로 다녀왔는데, 수학여행이 다 그렇듯이 버스로 돌아다니는게 전부라 이젠 생각도 안난다. 그것도 16, 7년 전이니. 그러고 보면 참 나이 많이 먹었네. ㅡㅅ-

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거 정말 길구나. 제주도의 3/4을 돌아보는... 거의 330km에 달하는 코스다(329.1km). 걷는 것은 워낙 이골이 났고, 10년 이상 감기도 걸려본 적 없으니 별 걱정은 안되지만. 휴가도 길잖아? 23일 중에 19일 다녀와도 며칠 남겠네. 22일이면 빠듯하려나. 일정을 잘 조정해봐야 할 듯. 결국 20박 21일로 결정.

긴 코스도 있고 짧은 코스도 있지만 하루에 코스 하나씩만 돌면서 쉬엄쉬엄 다녀오려고 한다. 사진도 찍고, 생각도 하고.

1박 2일, 해남편

1박 2일 내내 예술이었던 해남의 하늘

대학원 면접을 본 다음 날, 1박 2일로 해남에 다녀왔다. 기분이 엉망이라 술이나 한 잔 하고 내내 뻗어자고 싶었는데 내 차를 몰고 가기로 한 터라 안 갈 수가 없었다. 평소엔 안그랬는데 그 날 따라 술먹자는 전화가 왜 그리 오는지.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모두 거절하고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뒤척거리다가 고작 2시간을 겨우 자고 4시에 일어나 씻고 사람들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차를 몰고 나갔다.

11명이 1박 2일 동안 먹을 것을 싣고 나니 차가 꽉 찼다. 5시에 동구를 출발해서 7시 반에 문산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달렸다. 남목 고개를 넘어가는데 비가 오기 시작. 비가 조금 온다는 얘긴 들었는데 고속도로에 차를 올리니 비가 무섭게 오기 시작했다. 이거 제 시간에 휴게소에 도착할 수 있을까? 해가 뜨기 전인데 비까지 오니 앞이 잘 보이지 않아서 속도를 줄이고 바짝 신경을 쓰고 달렸다. 그래도 김해를 지나니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해도 뜨기 시작해서 한결 나았다. 예정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문산 휴게소에 도착해서 돌솥 비빔밥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문산 휴게소에서 일행들을 모두 만나 해남 두륜산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삼호에서 온 일행들까지 모두 모여 산에서 먹을 것들을 나누어 배낭에 지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가져갈까 하다가 짐이 많아서 두고 가기로 했다.

 

두륜봉에서 내려다 본 해남의 모습, 카메라 가져올 걸. ㅡㅅ-

흐리던 하늘이 개기 시작하고 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산을 오르기가 편했다. 중간에 쉬는 시간을 포함해서도 두 시간이 채 안걸렸던 것 같다. 마지막 바위들을 올라 앞이 탁 트이는 곳에 올라선 순간,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됐다. 산 꼭대기에 가면 바다가 환히 바라 보인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벼가 노랗게 익은 구불구불한 논두렁들 하며, 파란 하늘에 뭉게 구름까지. 시원한 바다 바람에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젠장젠장젠장젠장. 카메라 가져올 걸. ㅡㅅ-

두륜봉 꼭대기에 마침 널찍한 곳이 있어 점심을 먹었다. 준비해 온 문어와 김밥, 막걸리를 꺼내는데 삼호에서 온 일행들이 배낭에서 뭘 꺼내기 시작하네? 전어? 컵라면? 우왕- 컵라면을 먹기 위해 보온병에 뜨거운 물까지. +ㅅ+ 바다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썰렁하게 느껴지는 참에 산꼭대기에서 컵라면을 먹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물론 가을 전어도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신선하고 맛있었지만. ㅎㅎ

 

폰카가 즈질이라 너무 안습이구나. ㅡㅅ-

두륜산은 두륜봉이 가장 높은 봉우리가 아니었다. 가련봉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능선을 타고 내려가야 했다. 두륜봉과 가련봉 사이에 그리 넓지는 않은 공터가 있었는데 억새밭이 장관이었다. 잠깐 경치를 감상하고, 내려갈 분들은 그대로 하산, 나머지 우리는 가련봉으로 향했다.

가련봉은 온통 바위산이었다. 중간 중간에 밧줄과 손잡이, 발판이 설치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지만 경사가 급경사라. ㅋㅋ 중간에 한 번 쉬어주고, 그대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해서 가장 먼저 정상을 밟았다. 꼭대기 바위에 올라 앉아 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구나. 그 순간에는 대학원 면접 생각도 잊고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눈 아래 경치를 감상했다.

산을 내려와서 숙소인 주작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1박 2일에 나왔던 유선관은 1박 2일에 방영된 후로 예약이 폭주해서 방이 없었다. 모처럼 한옥에서 잘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쉽긴 했지만, 주작산 자연휴양림도 나쁘지 않았다. 시설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고, 공기가 깨끗해서 별도 많이 보였다. 구름이 많아서 나중엔 볼 수 없었지만. ㅎㅎ 삼호에서 몇 분이 낙지, 대하, 인동주를 들고 오셨다. 준비해 간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들러리삼아(?) 술을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풀고 잠이 들었다.

 

순천만, 날씨가 너무 좋았다.

피곤하긴 피곤했나보다. 사방에서 코를 골고 방바닥이 너무 뜨거웠는데도 눕자마자 잠이 들어서 아침까지 잘 잤다. 남들은 거의 못잤다는데 중간에 몇 번 깨긴 했지만 곧바로 다시 잠들었으니 이 정도면 잘 잔거 아닌가? ㅋㅋ 어제 남은 낙지랑 대하를 넣고 럭셔리 라면을 끓여 아침을 해결했다. 남은 밥까지 있으니 금상첨화!

배를 두드리며 아침을 먹고, 숙소도 정리하고, 삼호 사람들과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이거 올 때마다 거하게 얻어먹으니 너무 미안한데 다음에 울산에 오시면 대접 한 번 할께요. ㅎㅎ 우리는 순천만으로 고고싱~

 

부드럽게 돌아가는 물돌이, 반짝이는 물결

아침볕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달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구불구불한 시골길이 끝나고 고속도로 같이 잘 닦인 국도에 차를 올려 1시간 반 정도 달려 순천만에 도착했다.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2시까지 부산에 가셔야 하는 분이 있어서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밖에 없었다. 전망대까지는 못 가고, 산책로만 둘러보기로 했다.

 

박이 주렁주렁 달린 터널을 지나다가 TV에서 본 사람 모양 박이 있길래 담아봤다. 살짝 기분 나쁘기도 하네.

낮엔 별로 볼게 없을 것 같았는데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넓게 펼쳐진 갈대밭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것 같았다. 딱히 찍을 만한 것이 있지는 않았지만,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대로 그림이 될 것 같은. 오늘은 카메라를 챙겼다.

 

찍을 땐 몰랐는데 맘에 드는 사진, 왜냐고 물으면? 글쎄?

날씨도 좋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눌렀다. 카메라 LCD 화면이 모니터에서 보는 것과는 좀 다른갑다. 찍을 땐 괜찮아 보였는데 다시 보니 별로 건진게 없다.

 

날씨가 좋지 않았다면 그저 그랬을 사진(그럼 그저 그렇지 않다는거냐? ㅡㅅ-)

사람은 많았지만 여유롭고 한가한 분위기가 좋았다. 심심한 것과는 조금 다른.

 

광각으로도 담기 힘든 물굽이. 하얀 구름만 보시라능.

이젠 더 쓸 말도 없고. 사진이나 보시라능. ㅡㅅ-

 

우포늪 생각난다. 근데 전에 갔을 땐 배가 있는지도 몰랐다. ㅡㅅ- 

 

하늘 빛이 참... 광각 렌즈라 주변부 광량 저하 때문인지 따로 뽀샵질을 하지 않아도 하늘 빛이 기가 막히게 나온다.

 

좋아? ㅎㅎ

 

이런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오늘은 좀 있다 가봐야 하니 나중에 와서 찍어주마.

 

초가지붕이 얹혀 있는 요상한 배도 있고. 이래뵈도 수심 1-2m라 잘못 빠졌다간 큰일난다는. ㅡㅅ-

 

광각 렌즈는 너무 넓어서 부담스러울 때가 많지만 그래도 정말 매력적인 렌즈임에는 틀림 없다.

 

저 끝에 가지런히 서있는 나무들이 보이시나요?

 

잘 안보이는 분들을 위해 고성능 20배 발줌으로 바짝 땡겨봤다. 슬슬 단풍이 들려나.

 

벼도 노랗게 익었다. 색감이 너무 곱구나.

 

바로 앞에 있던 강아지가 셔터 누르는 사이에 벌써 저만큼이나. ㅎㄷㄷ

사실은 몇 발짝 안갔다는. 바로 앞에 있어도 저만치 떨어져보이는 광각렌즈의 신통력. 이제 오던 길을 돌아서 주차장으로.

 

갈대가 하늘하늘~ 파란하늘~ (응?)

 

보기엔 근사하지만 막상 타보면 시끄러울 듯

 

쪼그리고 앉아서 아래에서 위로 담은 샷.

 

주차장 돌아가는 길에. 아무리 보고 있어도 싫증날 것 같지 않은 하늘이구나.

 

시간 관계상 배는 못타보고 주차장으로 ㄱㄱ

 

억새로 짠 것 같은 깔개가 깔려있는데... 진위 여부는 확인 불가. ㅡㅅ-

 

기차도 시간 관계상 패스. ㅡㅅ-

 

꽃게가 복어를 집게로 꽉 물었는데. 터져야 되는거 아닌가?

 

페달 밟으면 옷 다버릴 듯. 아무 생각없이 안장에 올라 밟을 뻔했다. ㅎㄷㄷ

넓은 곳을 한 시간 만에 보려니 조금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이하 밥먹고 돌아오는 길엔 별다른 일 없었으므로 생략. 구경 잘하고 잘먹고 왔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개운치 않구나. ㅡ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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