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11.05.06 올레 12코스 (무릉-용수)
  2. 2011.02.12 올레 9코스 (대평-화순) & 10코스 (화순-모슬포) 2
  3. 2011.02.08 마라도 & 올레 10-1코스 (가파도) 2부 4
  4. 2011.02.07 마라도 & 올레 10-1코스 (가파도) 1부
  5. 2011.01.30 올레 11코스 (모슬포-무릉) 4

올레 12코스 (무릉-용수)

올레 12코스, 17.5km ⓒ제주도청

어제 금능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오면서 6일치 숙박비를 미리 냈기 때문에 당분간은 여기 계속 있어야 한다. 다행히 여기서는 14-1코스까지 픽업을 해주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경치 좋네. 저 멀리 비양도가 보인다.

제주도에 비양도가 왜 두 개 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 아침을 뭘 먹었더라? 마지막으로 후기를 쓴지 너무 오래 되긴 했다. 12코스는 재민이랑 현주랑 셋이서 같이 걷기로 했다.

 

픽업을 기다리며. 지도가 완전히 썩었다. ㅡㅅ-

땀에 젖고, 비에 젖고.

 

여긴 스쿠버 다이빙도 가르쳐 준다.

물론 비용은 비싼 편. 같은 돈이면 태국에 가는게 낫지 않을까?

 

다시 찾은 무릉 생태학교. 여기서 별 헤는 밤을 꿈꿨었는데 말야.

 

요런 귀여운 표지판도 있다. ㅎㅎ

 

강아지풀, 요놈들이 노랗게 물들려면 두어 달은 더 있어야겠지?

 

바다가 나오기 전까지 요런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12코스 초반은 좀 지루한 길이다. 별달리 볼 것도 없고. 단순히 걷는다는 것 이외에 뭔가를 찾기는 좀 힘든.

 

올해 농사는 쉬려고 그냥 골라두기만 한 땅 같은데, 생명이 움텄다.

그래. 늬들도 살아야 하니까. 산다는 것이 참 만만치 않지?

 

제주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논이다.

 

도원 연못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곳이라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당연히(?) 새 한 마리 없다. 저기 정자에서 땀 좀 식히고.

 

나무가 멋드러진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주고.

 

크게 굽이치는 돌담도 담아주고

 

녹남봉에 올라

녹나무가 많아서 녹남봉이라나? 녹나무가 어떻게 생긴 나무지?

 

녹남봉 정상에는 분화구가 있다. 안은 밭인 듯.

길은 분화구 가장자리를 빙 돌아 내려간다.

 

이런 길, 왠지 좋다.

 

저기 마을이 보이는데. 가게도 있겠지?

흐린데도 더운, 그런 날이다.

 

마을 어귀에서 꽃이 이뻐 찰칵-

거미줄에는 껍데기만 남은 벌레가 몇 마리 걸려 있고, 그 껍데기에 개미가 뭐 먹을거 없나 달라붙어 있다. 아서라.

 

산경도예, 여기서 중간 도장을 찍는다.

아. 목이 타는데. 이 동네엔 가게도 없다. 담배 간판을 보고 반가이 달려간 곳은 장사를 하지 않는 빈 가게다.

 

드디어 바다를 만났다.

이제 배도 고픈데 어디 밥 먹을데 없나?

 

한치물회, 여기 완전 맛있다. ㅎㅎ

바다를 따라 난 도로를 조금 걷다보니 횟집이 하나 나온다. 마침 끼니 때가 되어 배가 고픈데 완전 잘 됐다. 셋이 좋다고 가서 앉았다. 뭘 먹을까 보고 있는데 우리 앞에 앉은 노가다 아저씨들이 생선구이 정식 같은걸 먹고 있다. 저거 완전 맛있겠다. 우리도 저걸로 주세요. 초롱초롱- +ㅅ+

"미리 예약하셔야 됩니다."

여기에 횟집이 있는지도 몰랐던 우리가 무슨 수로 예약을 한단 말인가? ㅡㅅ- 난 한치물회를 시키고 재민이랑 현주도 각자 주문을 하고. 아쉬운대로 맥주라도 마시자.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밥을 말아서 후루룩- 사진 보니 또 먹고 싶다. 꼴깍-

 

늬들은 왜 그렇게 맛있는게냐?

밥도 먹었고, 맥주로 목도 축였으니 이제 다시 걸어볼까?

 

오늘도 파도 좀 쳐주신다.

 

신도포구

 

여기도 가게가 없다. ㅡㅅ-

바닷가를 따라 한참 걷다가 이제 슬슬 다시 바다와 멀어진다. 근데 재민이도 나도 둘 다 담배가 떨어졌다. 위기다. ㄷㄷㄷ 둘 다 담배가 말리기 시작. 조금 걸으니 마을이 나온다. 아싸- 여기 가게가 있겠지? 근데 이리저리 봐도 가게가 안보인다. 마침 저기 자전거 타고 오는 애들한테 물어보자.

"얘들아."

슝-

"여기 가게 어딨어?"

슝-

"없어용."

슝-

이것들이 사람이 말을 걸면 잠깐 서기라도 하지. 버르장머리 하고는. ㅡㅅ- 그나저나 큰 일이다. 가게가 없다니. 재민이는 거의 쓰러질 지경. ㅋㅋㅋㅋㅋㅋㅋ

 

저게 뭐지? 저기가 수월봉인가?

 

오옷? 여기가 양을 친다는 구라청?

"행님~!"

다 죽어가던 재민이가 갑자기 파바박 뛰기 시작한다.

"와? 뭔데? 뭔데?"

 

수월봉

"여기 매점 있어예!"

"어예!"

여기가 관광 코스인지는 잘 몰라도 관광버스가 여러 대 서 있고 한 쪽에 매점이 있는 것이 아닌가? 둘은 잽싸게 달려 들어가 담배와 맥주, 삶은 달걀을 사들고 나왔다. 담배 한 대 물고 캔 맥주를 시원하게 벌컥벌컥-

"오빠들 참..."

흥. 한심하게 볼테면 보라구! 이것이 바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

 

수월봉 전망대, 사실 여긴 매점말고 딱히 볼만한건 없었다.

 

엉알길로 ㄱㄱ

수월봉을 내려가 엉알길로 접어들었다. 엉이라 함은 큰 바위, 알은 아래라는 말인가 보다. 즉 큰 바위 아래 길. 길 오른편에는 커다란 바위들이 줄지어 계속되고 있었다.

 

오홋? 여기 용머리가.

시원한 물에 세수를 했다. 이건 먹는 물은 아니었던 듯.

 

저 앞에 보이는 섬이 차귀도란다.

 

으미- 파도!

재민이는 도망. ㅎㅎ

 

나도 도망 ㄷㄷㄷ

 

해적잠수함 매표소

가끔 보이던 노란 잠수함은 여기서 타는건가부다. 근데 왜 해적잠수함이지? ㅎㅎ

 

영화 이어도를 여기서 찍었단다. 근데 여긴 차귀도잖아?

 

자구내포구

여긴 횟집도 제법 있고, 차를 몰고 놀러온 사람도 꽤 있었다.

 

이거 재밌네. ㅎㅎ

 

자귀내포구를 떠나서 다시 걷기 시작

조금 더 걷다보니 왼쪽에 펜션이 보이고 길은 그 뒤로 이어진다. 여기가 당산봉 입구인 듯.

 

쉬엄쉬엄 올라가 봅시다.

 

오. 여기 좋다. ㅎㅎ

 

이제 끝이 머지 않은 듯

 

다시 바다가 나왔다. 여긴 생이기정 바당길.

저기 어딘가가 오늘의 종착지인 듯?

 

에메랄드 빛 바다

 

이게 다 한치야? ㅎㅎ

 

오늘의 목적지 용수포구에 도착

매점에서 도착 도장을 찍고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였다. 올레 패스포트에는 여기가 마지막이다. 13코스부터는 도장찍는 곳도 없고. 2코스 홍마트에서 도장을 찍었어야 되는데. 아까비. ㅡㅅ- 마침 현주가 아는 언니를 만나서 잠깐 같이 있다가 다 같이 버스를 타러 걸어나갔다. 세상 참 좁아.

버스를 타고 다시 금능 게스트하우스에 도착.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오늘은 바베큐 파티다. 회비를 내고 시원한 술에 고기를 구워 우걱우걱- 바베큐 파티가 끝나고 셋이서 맥주를 사다가 금능 해수욕장 방파제에 놀러갔다. 이런저런 얘기도 좀 하고. 밤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하긴 한 여름의 해수욕장이잖아? 난 방파제 위에 누워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머나먼 이곳에서 밤하늘의 달과 별을 보고 있으려니 오늘 따라 너무 보고 싶구나.

올레 9코스 (대평-화순) & 10코스 (화순-모슬포)

올레 9코스, 8.8km ⓒ제주도청

예정에 없던 거문오름에 가는 바람에 올레길 종주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하루를 까먹었으니 어디선가 하루를 보충해야 하는 상황. 성수기에 비행기 예약을 변경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라 일정을 변경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비교적 짧은 9코스를 어딘가에 끼워넣기로 했다. 그러려고 보니 그것도 만만치 않은게, 남은 코스들을 보니 딱히 짧은 코스도 없다. 그리고 12코스부터는 거리가 멀어 9코스랑 같이 걷기도 애매. 10코스는 14.8km 정도인데 둘을 합하면 23.6km로 이 정도면 가장 길었던 4코스랑 얼추 비슷한 거리가 될 뿐더러, 9코스와 10코스를 연달아 걷게 되니까 따로 다른 코스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 오늘 하루는 9코스랑 10코스를 같이 걷기로 결정했다.

 

짐을 금능 게스트하우스에 부치고

9코스와 10코스를 오늘 다 걸으면 11코스까지 모두 끝이기 때문에, 12코스부터는 숙소를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

 

다시 찾은 대평포구, 날씨가 썩 좋지는 않다.

시작점까지는 산야 게스트하우스 픽업을 이용했다. 봉고는 구불구불한 길을 잘도 돌아 우리를 대평포구에 내려다 주고 갔다. 오늘은 다소 희한한 일정이 되는 것이, 9코스와 10코스를 하루에 걷기도 하지만 재민이는 10코스를 미리 걸었기 때문에 9코스만 같이 걷고, 오후에는 현주랑 만나 10코스를 걷기로 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바로 만날 수 있는 간세

몰질. 말이 다니던 길이라 해서 몰질이란다. 고려시대 때부터 생긴 길이라니 오래된 길일세.

 

근데 이게 정말 말이 다니던 길이 맞아?

경사가 제법 되는 바위 투성이의 길이다. 뭐 최근에 KBS 차마고도 다큐를 보니 그것보다 더한 길도 짐을 싣고 다니긴 하더라만 그 때 당시에는 이걸 말이 다니라고 만든 길인가 싶긴 했다. ㅎㅎ

 

한참 걷다가 탁 트인 곳이 보이면 잠깐 쉬어 가기도 하고

 

토지소유자의 요청으로 지나갈 수 없어서 코스가 변경되었다는 안내 간판

2009년 4월이면 1년도 더 된거네. 올레길 코스 도중에는 목장이라든지 기타 사유지를 지나는 일이 많다. 다행히 땅 주인이 허락을 하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코스가 변경될 수 밖에 없다. 올레길 때문에 제주도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도 좋긴 하지만 자기가 피해를 보면서까지 관광객들을 배려해 줄 의무는 없으니까. 민박집을 선전하는 작은 간판은 수풀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간판이 잘 있나 보려고 여기까지 자주 오긴 좀 그렇겠지?

 

이젠 오르막길은 끝인가?

 

여기에도 밭이 있다니 근처에 차가 다니는 길이라도 있나보다.

 

지금은 밀감철이 아니라 눈으로만 즐길 수 밖에 없다. ㅎㅎ

 

하얀 꽃이 지천으로 가득하다. 깨 밭인가?

 

볼레낭길을 지나면서

제주도에서는 보리수를 볼레낭이라고 한단다. 저 쪽에 얼핏 보이는 것이 화력발전소인 듯?

 

간만에 보네 이거.

여기까지가 목장인건지 아니면 여기서부터 목장인건지.

 

화력발전소가 맞구만.

이 근처 바닷가에 돔이 많다고 하던데. 화력발전소랑 무슨 관련이 있을까? 근처 양식장에서 나온거란 소리도 있다.

 

A코스와 B코스의 갈림길에 도착

일단 중간 도장을 찍어주고. A코스는 안덕계곡을 통과하는 5.3km의 구간이고, B코스는 그대로 종점으로 가는 0.9km의 구간이다. 계곡을 통과하는 코스라 그런지 여름에는 폐쇄하는 모양이지만... 이대로 종점으로 가기엔 너무 아쉽잖아? 더운 여름이니 계곡 구경도 할 겸 A코스로 가기로 했다.

 

어느 새 해가 나서 덥다.

 

마침내 안덕계곡 입구에 도착

이 근처의 원시 난대림은 천연기념물이란다. 야생 오리가 많이 날아온다고 해서 올랭이소라고도 한다는데 올랭이는 제주말로 오리란다. 원시 난대림이라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검은 잠자리들이 그렇게 많다.

 

이게 뭔가요. ㅡㅅ-

날도 덥고 해서 시원한 계곡에 발도 담그고 할 요량으로 선택한 코스인데 물이 더럽다. 냄새도 좀 나는 것 같고. 천연기념물이 이래도 되는거임? 실망이다.

 

확실히 숲이 울창하긴 하다.

 

물만 깨끗했으면 말이지. ㅡㅅ-

여름이라 그런지 사진에 보이는 저 곳에 물이 꽤 많았다. 물이 깨끗했다면 신발을 벗고 발이라도 담그면서 건넜을텐데 썩 깨끗한 물도 아니고 해서 바위를 디디고 건너려 했더니... 중간에 경사가 꽤 급한 곳에서 미끄러져서 한 쪽 발이 빠지고 말았다. ㅜㅜ 그래도 카메라 안빠뜨린게 어디야. 여길 지나서는 별 달리 볼 것이 없었다. 도중에 창고를 지나면서 수도가 있는 것을 발견하곤 발을 닦고 등산화를 물로 헹궜다. 이거 빨리 말라야 할텐데 말이지.

 

이게 뭐였더라? 해물탕?

9코스는 그대로 끝나고 종점인 화순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도장을 찍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이것도 전복이라고. ㅎㅎ

조금 늦게 도착한 현주를 식당으로 불러 셋이서 점심을 맛나게 먹었다.


올레 10코스, 14.8km ⓒ제주올레

점심도 먹었으니 10코스 출발. 10코스가 변경되는 바람에 모슬포항 올레 안내소에서 받은 지도. 뒷면에는 11코스 지도가 있다. 역시 땀에 젖어 누렇게 바랬음. ㄷㄷㄷ

 

이거 몰아본지가 10년도 더 됐네. ㅎㅎ

군생활할 때 몰던 차가 있어서 반가운 맘에 한 컷 담아주고.

 

화순해수욕장

웬 군용차가 있다 했더니 군인들이 하계훈련을 하나보다. 해병들인가? 재민이는 10코스를 미리 돌았지만 중간에 한적한 해수욕장이 있다며 거기서 선탠을 하겠다고 해서 거기까지 같이 가기로.

 

여름 휴가 기간인데도 어째 한산하다 싶었는데

 

여긴 사람들이 바글바글

공짜랬던가 뭐 그랬던거 같다. 수영복이라도 챙겨왔음 좀 담갔다 가고 싶었지만. ㅎㅎ

 

역시나 이런 경고판 따윈 가볍게 무시해주고

 

곧 이어 나타난 퇴적암 지대

여기가 용머리 해안이란다. 동네 사람들은 모래도 아니고 돌도 아닌 땅이라고 해서 썩은 다리라고 부른다는데?

 

여길 지나면 재민이가 말한 호젓한 바닷가가 나온단다.

 

신기하긴 신기하구만.

 

오오 정말!

해수욕장 지난지 얼마 안됐는데 정말로 인적이 드문 호젓한 해변이 눈 앞에 펼쳐졌다. 재민이는 여기서 선탠 좀 하겠다 해서 나중에 만나기로 하고 현주랑 나는 10코스 종점을 향해 ㄱㄱ

 

호젓한 해변을 뒤로 하고

 

설마 이게 용머리는 아니겠지?

 

바위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여긴 정말로 아담하고 호젓한 곳이네.

해변까지 밀려온 쓰레기들이 없었다면 정말로 좋았을 듯. 나만의 해변으로 하고 싶은 곳이었다.

 

그리고 나타난 너른 바닷가

 

지그재그로 펼쳐진 울타리와

 

좀처럼 보기 힘든 바위로 된 해변이 있는 곳

 

이 사진 찍는다고 다른 한 쪽 신발까지 젖어버렸다.

 

손에 잡힐 듯한 산방산

역시 14미리로도 다 담을 수가 없어서 살짝 끼얹어본 파노라마(클릭하면 엄청 크게 볼 수 있음). 가운데 난 길을 따라 배늘모살동산으로도 불린다는 사구 언덕으로 향했다. 울타리는 뭔가 했는데 여기에 ATV를 탈 수 있는 체험장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다. 사구 언덕으로 올라가는 동안 ATV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구 언덕을 올라 산방연대로 향하는 도중에

 

산방연대, 연대라고 하길래 봉수대 같은건가 했더니 그런건 아니고 일종의 요새 비슷한 것인 듯?

 

저기에 웬 범선이?!

저기가 하멜이 표류해 도착한 곳이란다. 간단한 매점과 놀이 기구가 있었던 듯.

 

머리를 너무 크게 찍어 미안하구만. ㅋㅋㅋㅋㅋㅋㅋ

 

설큼바당

옛날 여기에 돌담을 쌓아 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원'이 있어 설쿰원이라고 했단다. 지금은 아쉽게도 볼 수가 없단다. 설큼은 설기설기 얽혀진 바위 투성이 지대를 말한다고.

 

바닷가를 따라 계속 걷다보면 요런 이상한 지형이 있는 곳에 다다른다.

 

온통 처음 보는 신기한 지형들 뿐

 

열심히 걷다 보니 송악산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

 

편의점에서 중간 도장을 찍고 송악산을 오르기 시작

 

경치가 참 좋다.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바다를 바라보며 멍 때리기 좋은 곳

 

여기서 어느 방향으로 갔더라?

아마 전망대 방향으로 조금 더 가다가 트럭이 보이는 곳 쯤에서 정상으로 향했던 것 같다.

 

풀을 헤치고 간세를 찍느라 손이 나와버렸네. 지도하고 젖은 깔창을 들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송악산은 절울이오름이라고도 하는데 절울이는 파도가 소리쳐 운다는 뜻이란다.

 

분화구 주변의 능선

 

분화구를 담아봤지만

한 눈에 들어올만큼 높은 곳이 없어서. ㅎㅎ

 

능선을 따라 분화구를 구경하고는 셋알오름으로 향한다.

주변에는 흑염소들이 군데군데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간만에 보는 말들, 50% 크롭

 

올라가기 쉬우라고 공사중인 듯?

아마 지금쯤은 완성되지 않았을까? 저런건 별로 좋아라 하지 않지만 말야.

 

저 아래로 내려가야 하나보다.

 

셋알오름으로 향하는 길

 

셋알오름에 있는 일제 고사포 진지

2차 대전 당시 수세에 몰린 일본군이 구축해둔 고사포 진지. 제주도 곳곳에는 일제의 잔재들이 남아 있다.

 

셋알오름을 지나면 드넓은 평지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또 하나의 일제 잔재,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 안

 

알뜨르 비행장을 지나 한참을 걸었다.

 

이건 뭐지?

일단 계단이 있으면 무조건 올라가본다. ㅎㅎ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좋구나.

역시 광각 렌즈는 높은 곳에서 보고 찍어야 제 맛. 평지에서는 입체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

 

한참을 걷고 또 걸어 하모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어느 새 해가 떨어지기 시작

여기서부터는 도로가 나와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젖은 신발을 신고 걸으려니 발이 아파서. 낮의 열기가 식지 않아 바닥은 아직 뜨끈뜨끈했지만 젖어서 물에 부는 것 보다는 낫지. ㅎㅎ

 

날이 흐려서 일몰치곤 영 느낌이 없다.

여기서도 꽤 걸어서야 종점인 하모체육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해서 재민이를 만나 버스를 타고 금능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것은 해가 떨어진 뒤였다. 방을 배정 받고, 씻고, 빨래를 돌려놓고, 저녁을 먹으러 협재해수욕장까지 갔다. 숙소 근처에는 현금을 뽑을 곳도 없었고 저녁을 먹기도 애매해서. ㅎㅎ 저녁을 뭘 먹었더라? 닭도리탕 먹었던가? 긴 하루였다.

마라도 & 올레 10-1코스 (가파도) 2부

올레 10-1코스, 5km ⓒ제주도청

지난 줄거리 : 마라도에서 짜장면을 못 먹은데 상심한 재민이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높은 파도 때문에 배멀미까지 하면서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과연 재민이의 운명은? 두두둥! 은 개뿔. 언제부터 지난 줄거리 같은거 알려줬다고. ㅋㅋㅋㅋㅋ

 

다행히 재민이가 죽기 전에 가파도에 도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것들이 어디서 염장질을. ㅋㅋㅋㅋㅋㅋㅋ

 

구름이... 구름이...

 

끝~내줘요. ㅋ

 

어서오라곤 하는데... 배고파.

 

소라를 장만하는 아주머니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면서

 

소라회 등장!

올레길을 걸으면서 소라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그 무렵이 소라가 산란을 하는 기간이라 잡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서 그렇단다. 이건 미리 잡아둔 거라던데 과연? 보기엔 부드러워 보일 것 같은데 의외로 오돌뼈 같다고 해야 하나? ㅎㅎ

 

회에는 역시 소주가, 올레길 걷는 내내 즐겨마시던 한라산

 

문어 숙회까지 먹어 치우고

 

마무리는 라면으로

이제 살 것 같구만. 가파도도 식후경. ㅋㅋㅋㅋㅋ

 

누군지 센스 있는데?

 

먹고 나오는 사이에 구름은 걷히고, 다시 뜨거운 햇살이

 

바다 바로 옆으로 난 흙길을 따라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하늘과 구름, 그리고 바다

저 앞에 장택코 정자가 보인다.

 

몸에 좋은(?) 황토길도 걷고. ㅎㅎ

 

뭣에 쓰려는지 바람개비(?)가 많았던 집

설마 저걸로 풍력발전을 하려는건 아니겠지? 제주도가 아무리 바람이 많다지만. ㄷㄷㄷ

 

돌하르방인가?

 

저 멀리 제주도 산방산이 보인다.

그러고 보면 가파도는 제주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듯.

 

이거 시리즈물인거야? ㅎㅎ

 

근데 이건 뭔지 잘 모르겠다능.

 

귀여운 해녀까지. ㅎㅎ

 

다시 출발했던 상동포구 쪽으로 가는 길, 이 정도면 반은 더 왔다.

 

상동포구 옆에 있는 바다별장, 여기 해산물이 맛나다던데

 

S자를 그리면서 다시 가파포구를 향해서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10-1코스는 상동포구에서 출발해서 반시계 방향으로 섬을 돌고 다시 북쪽으로 섬을 가로 질러 올라가서 상동포구에 들렀다가, 이번엔 반대로 시계 방향으로 섬을 돌아 가파포구에서 끝나는 S자 형태의 코스이다. 우리가 타고 갈 배는 상동포구에서 타야 되니까 실제로는 가파포구에서 상동포구까지 다시 올라와야 하는 8자 코스라고 보면 될 듯.

 

산방산도 다시 한 번 봐주고, 바위 위의 해녀 할망들이 보이는가? ㅎㅎ

 

재민이는 어디서 슬리퍼를 주워다 신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시커먼데 역광이라 더 시커멓게 나왔구만. 스트로보가 없어서 어쩔 수 없단다. 미안. ㅎㅎ

 

정자 이름이 참. 개엄주리코지정자? 무슨 뜻이지? ㅎㅎ

코지라함은 곶을 말한다는 것은 섭지코지 때 들어서 알았는데 여기가 그러면 개엄주리곶인가 보다.

 

저 앞에 정자가 하나 더 있네?

 

웅진물정자

우도 때도 그랬지만 섬에는 군데군데 정자가 참 많다. 사진으로 보면 시원해보이지만 낮 기온 30도가 넘어가는 땡볕에서 대낮에 걷는다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다. 정자가 보일 때마다 땡볕을 피해 담배 한 대 태우거나, 물도 마시고, 땀에 씻겨나간 썬크림도 다시 발라주고. 중간중간 요긴하게 쉬어갈 수 있다.

 

생뚱맞게 놓여 있는 컨테이너 박스들

어떻게 갖다놨는지도 궁금하지만 도대체 여기에 왜 이런게 놓여 있는지, 뭐가 들었는지도 궁금하다. 녹이 발갛게 슬어서 흉물스럽네. ㅡㅅ-

 

헬기장 너머로 마라도가 보인다.

파도가 높아서 배가 못 뜰 때에는 간혹 헬기가 뜨는 모양이다.

 

저 너머 보이기 시작하는 가파포구

 

그리고 어느새 마을에 들어섰다.

 

곳곳에 이쁜 벽화들이. ㅎㅎ

여기도 포구고, 매표소가 있는 것을 보니 배가 뜨긴 할 것 같은데 말이지.

 

산방산을 그린 것 같은데, 붉은 꽃들은 철쭉인가?

 

아기자기한 동네다.

평소엔 그토록 찾아 헤매던 매점이건만. 지금은 배가 부르다. 인생이 다 그런건가? ㅎㅎ

 

이불을 널어 말리고 있네? 이런 소소한 풍경들이 나는 왠지 좋다.

 

바닷가라 그런지 차까지 발갛게 녹이 슬어 있다.

 

어딘가 분위기 있어 보이는 집, 자전거까지 그럴 듯하게 세워져 있는

 

순국열사충혼비라는 빨간 글씨가 적힌 비석, 김성숙 선생상이라는 수상한 동상까지?

 

아하~ 가파초등학교~

여기가 오전에 들렀던 마라분교의 본점뻘 되는 곳이다. ㅎㅎ 회사 같은 부서 일하는 차장님이 가파도 출신인데 여길 나오셨다고. 가파도 다녀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상동포구 바로 앞에 있는 집이 우리 집인데 미리 얘기하지 그랬냐고. ㅜㅜ

 

어쨌거나 배를 타려면 부지런히 상동포구로 가야 된다.

 

데, 데자뷰?!

 

다시 출발지점에 도착

모슬포항으로 가는 배표를 사고, 배를 기다리면서 부모님이랑 같이 놀러온 꼬맹이들한테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줬다. ㅎㅎ

 

배가 도착했다.

지금 내리는 사람들은 가파도 사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오늘 자고 갈 사람들? 이 배가 아마 마지막일텐데.

 

잘 있어~ 언젠가 다시 만날 때까지~

 

금가루를 뿌린 것 같은 바다, 너무 이쁘다.

 

다시 반갑게 맞아주는 빨간 등대

 

모슬포항까지는 20분 정도

 

아침에 타고 갔던 21 삼영호

 

흥! 짜장면 따위!

마라도 짜장면을 못 먹은 것이 못내 아쉬웠던 우리는 모슬포항 근처 중국집을 찾아 이른 저녁을 먹었다. 나는 평소 궁금하던 냉우동을 주문. 냉면 육수에 냉면 대신 굵직한 우동 면발이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될 듯? 얼음 동동 띄운 국물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지금도 침이 고인다. 스읍-

 

오늘 하루도 끝이구나. 숙소로 가는 봉고차 안에서.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께 전화를 넣어 픽업을 부탁했다. 오늘도 홍마트에 들러 맥주를 조금 사서 숙소에 도착. 개운하게 씻고, 빨래도 좀 돌리고, 바깥에 있는 평상에서 통닭을 시켜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마라도 & 올레 10-1코스 (가파도) 1부

마라도, 40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날씨를 확인. 오늘 날씨 완전 좋은데 배가 뜨겠지? 전화로 확인해보니 배가 뜬단다. 아싸뵹~! ㅋㅋㅋㅋㅋ

 

잽싸게 달려가서 표를 끊고

오늘 가야 할 10-1코스는 코스가 매우 짧다. 가파도만 다녀오면 시간이 너무 남기 때문에 마라도에도 들렀다 가기로 결정. 마라도와 가파도를 모두 가려면 모슬포항에서 표를 끊을 때 두 곳을 모두 가겠다고 얘기해야 한다. 순서는 마라도에 먼저 들렀다가 가파도에 가는 것으로. 반대로는 갈 수 없다. 나중에 알게 된 정보인데 그렇게 가는 배편은 하루에 한 번 뿐. 9시 40분 배 밖에 없다. 마라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우릴 태우고 갈 21 삼영호

오늘 날씨 완전 좋다. 며칠 만에 배가 뜨는거라 늦게 도착했으면 표를 못 구할 뻔했다.

 

재민아. 니 정말 마이 탔다. 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날씨가 너무 도와주는 듯

 

그래도 파도는 제법 높은 편인데. 저런 배타고 가려면 완전 ㅎㄷㄷ 하겠다.

 

벌써 제주도는 저만큼 멀어지고. 재민아 뭔 생각하는데?

 

도중에 가파도 옆을 지난다.

 

그리고 보이기 시작하는 마라도

저 ㅎㄷㄷ한 파도가 보이는가? 배는 사정없이 좌우로 흔들리고.

 

14미리로도 다 담을 수가 없어서 살짝 끼얹어본 파노라마

이럴 줄 알았으면 한 컷 더 찍어서 3장을 붙이는건데. 클릭하면 엄청 크게 볼 수 있음.

 

사람들이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근데 이걸 뭐하러?

 

이건 언제부터 여기 이러고 있었지?

배에서 내리자마자 호객꾼들이 달려든다. 카트 빌려 타라고. 어떤 곳은 자기네 집에서 짜장면을 먹으면 카트를 싸게 빌려준다고 손님을 끌기도 하고. 카트도 나쁘지 않지만 직접 두 발로 걷는 것만 할까 싶어서 쿨하게 패스하고 내 두 발로 ㄱㄱ

 

좋네. 그냥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풍경.

 

가슴이 뻥 뚫리는 듯?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준다.

 

날씨도 너무 좋고. 오길 정말 잘 했어. ㅎㅎ

 

저기 저건 등대인가?

 

왠지 앙증맞아 보이는 풍향계

 

여기까지 교회가 ㄷㄷㄷ. 근데 교회가 아니라 성당이란다.

 

하늘 참. 구름도.

 

이런 곳에서 캠핑하면 참 좋을 듯.

사람 별로 없을 때. 그런 날은 없으려나?

 

섬의 남쪽 끝에 도착

 

파도가 시원하네.

 

여기가 대한민국최남단

 

초코렛 캐슬? 이건 펜션인가? 뭔진 몰라도 집이 참 이쁘다.

 

파도가 올라오는 순간을 기다려서 한 컷

이럴 땐 사실 광각은 좀 불리하긴 하다.

 

좀 더 다가가 봤지만. ㅎㅎ

 

절까지. ㄷㄷㄷ

 

그림이 따로 없네.

 

이건 뭐지?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

학교가 참 아담하다. 알고보니 학생 세 명에 선생님이 세 분이란다. 1대 1 수업인가? 뒤의 짜장면 집은 좀 에러인 듯. ㅡㅅ- 근데 여기서부터 짜장면 집들이 잔뜩. 서로 원조임을 자처하고 있고 무한도전이 왔다간 집에는 멤버들 사진이 입간판으로. 짜장면 냄새가 콧속으로 스며드니 먹고 싶긴 한데... 시간이 없다.

 

하늘을 담고 있다.

 

11시 30분 배를 타야 하는데 지금 시간이 11시 28분

헐레벌떡 선착장으로. 그나저나 웬 흑인 손이. ㄷㄷㄷ

 

줄을 서자. 줄을. 저 배가 우리 밴가?

아니란다. ㅡㅅ-

 

그럼 우리 배는 언제 오는거야?

 

그럼 저 배야?

아니란다. ㅡㅅ-

 

이 배 란다. ㅡㅅ-

지금 시간은 11시 53분. 아놔 짜장면 먹을 수 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짜장면 먹고 올 걸 그랬다는 재민이의 말에 앞에 같이 줄서고 계시던 아저씨가 한 말씀 하신다.

"먹어보니 별로여."

아. 네. 아저씨는 드셔보셨으니 그런 말씀이라도 하시겠죠. ㅡㅅ-

 

파도는 여전

재민이는 멀미가 나서 죽겠단다. 가파도까진 제법 가야 되는데 이거 어쩔? 과연 재민이는 어찌될 것인가? 2부에 계속.

올레 11코스 (모슬포-무릉)

올레 11코스, 18km ⓒ제주올레

오늘은 숙소를 옮겨야 한다. 서귀포 근처 코스들을 민중각에서 돌기 위해 4박 5일간 예약을 했었는데 다행히 예정대로 코스들을 마쳤고, 이제 제주도의 서쪽을 돌아봐야 하기 때문에 숙소를 서쪽에 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다. 그런데 미리 봐둔 숙소는 따로 없었고, 재민이가 있다는 산야 게스트하우스에 묵기로 했다. 올레 옮김이 서비스를 이용해서 배낭을 산야 게스트하우스로 부치고, 서일주 버스를 타고 모슬포항에 내렸다. 원래는 마라도랑 가파도에 가기로 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파도가 심해서 배가 안뜬단다. ㅡㅅ- 일단 모슬포항에 한 번 가보고, 배가 뜨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에 11코스를 걷기로 결정. 마침 11코스가 변경되는 바람에 지도는 그 때 올레 안내소에서 받은 것으로. 땀에 젖어 그런지 누렇게 바랬다. ㅋㅋㅋㅋㅋㅋㅋ

 

아침은 근처 식당에서 회덮밥으로

식당 아주머니는 매우 싹싹한 성격이셨다. 밑반찬도 푸짐했고 음식 솜씨도 좋았고. ㅎㅎ 원래 제주도 출신이 아니라 타지에서 오셨다고 하던데 어딘지는 생각이 안나고. 식당 이름도 생각이 안난다. ㅡㅅ-;

 

모슬포항에도 벽화가 많다.

 

하늘이 파랬으면 더 좋았겠지만

 

벽화들을 좀 더 구경해주고

 

멋쟁이 빨간 자전거도 담아 주고

 

날씨가 썩 좋지는 않다.

 

오래된 듯한 건물

 

바람도 파도도 장난이 아니네. ㄷㄷㄷ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ㅎㅎ

모슬포항을 벗어나 바닷가를 따라 길은 계속 이어졌다.

 

사람들이 쌓아둔 돌탑도 보고

 

그리곤 도로로...

 

대정여고 지나고 모슬봉 올라가는 길

 

하늘이 맑았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지금으로도 충분히 좋아유. ㅎㅎ

 

요런 호젓한 길을 지나서

 

 

누군가의 묘지가 있는 전망 좋은 곳에서 모슬포를 바라보면서 잠깐 쉬어갑니다.

 

요런 귤인지 낑깡인지 모를 것도 먹으면서. ㅎㅎ

바람도 불고 비도 적당히 날려줘서 그렇게 덥지는 않네.

 

저게 산방산인가?

오늘 묵을 산야 게스트하우스는 저 언저리 어디쯤 있겠구만.

 

바람이 참 많이도 분다.

 

모슬봉 찍고 내려가는 길

막상 모슬봉 정상에는 철망으로 둘러싸인 군사시설 같은 것이 있어서 코스는 그 둘레를 돌아 내려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어쩐지...

묘가 정말 많다 했더니 우리가 지나온 곳이 공원묘지구나. 매점인 줄 알고 헐레벌떡 뛰어간 건물엔 저런 썰렁한 공고 하나만 붙어 있고 매점 같은건 없었다. ㅜㅜ

 

언제 걸어도 기분 좋은 요런 길을 지나

 

모슬봉을 완전히 내려오니 언뜻 언뜻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

이제 날씨 좀 개는거야?

 

보성농로를 지나 정난주 마리아 성지를 향해

 

벌써 모슬봉이 저만치 보이는 곳까지 왔는데

근데 정난주 마리아 성지는 어딘거야? 지도상으로는 한 2km만 걸으면 된다고 하는데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그리곤 거짓말 같이 날이 개어버렸다. ㅎㅎ

이거 이러면 더워질텐데. ㅋㅋㅋㅋㅋ

 

너무나도 멋진 하늘

 

재민아, 이 길 끝에는 정난주 마리아 성지가 있을까?

거의 다온거 같은데예.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

 

바닷가에 왔어유~

비닐을 덮어둔 것 뿐이지만 언뜻 보면 바닷물에 햇빛이 반사된 것처럼 보이는 비닐 바닷가랍니돠. ㅎㅎ

 

가만. 저기가 정난주 마리아 성지인가?

그런거 같네예 행님.

 

정난주 마리아 성지에 도착

날이 더워서 그런지 2km가 너무 긴 것 같았다. 화장실에 들어가 좀 씻고, 중간 도장도 찍고, 물을 마시면서 좀 쉬었다.

 

고놈들 참 맛있... 잘 생겼다. 으흠-

다시 출발. 때는 점심시간을 넘겼는데 도무지 뭘 먹을만한 곳이 없다. 그 흔한(?) 가게도 하나 없고.

 

뭔 동네에 점방도 하나 없냐고? 어? 어? 어? (정찬우 버전)

갑자기 라면 하나 먹고 싶거나 담배가 떨어지면 차끌고 나가는건가. ㅡㅅ-

 

으헥- 으헥- 으헤헥-

그렇게 배고픔과 목마름에 시달리다가 신평 사거리에서 발견한 매점. 이쯤에서 다시 복습 들어갑니다. 올레길을 걷다가 매점이 보이면 어떻게 하라고 그랬죠?

 

1. 무조건 들어가서 시원한 맥주를 마셔줍니다.

 

2. 맥주를 마시면서 주린 배를 채워주는 것도 잊으면 안됩니다.

자. 이제 여러분은 올레길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든 것을 배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먹었으니 이제 게워내야지?

배두드리면서 걷다가 나타난 신평 곶자왈. 곶자왈은 정말 빽빽한 숲이다. 어떤 곳은 대낮에도 빛이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

 

요런 터널도 지나주고

 

이런 수풀이 우거진 길도 지나주고

 

뭐. 간단히 이런 정도?

요런 곳은 대낮이라도 여자 혼자 지나가려면 무서울 듯. 연인들은 이런 곳을 잘 활용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

 

길 잃어버리기 딱 좋겠죠?

누가 흘린 처자가 있었음 주워오는건데 없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평 곶자왈을 지나, 바로 나오는 무릉 곶자왈

 

바닥은 거의 바위인데 이끼와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신평 곶자왈이 그냥 커피라면 무릉 곶자왈은 T.O.P야. ㅋㅋㅋㅋㅋ 신평 곶자왈은 조금 깊은 숲이라는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무릉 곶자왈은 정말 내가 어딘가 다른 곳에 와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도 없고 새소리만 들리는 이 곳에서 우리 둘은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앉아 한참을 쉬었다.

 

요런 돌탑도 있고. 누가 쌓았는지 꽤나 스릴을 즐기는 성격임에 틀림없다.

 

요런 깜찍한 대문도 있네. 근처에 목장이 있나?

 

돌에 달라붙어 자라는 이끼들. 만지면 보들보들할 것 같다.

 

종점인 무릉2리 생태학교에 도착

여기 오면 별을 보며 잘 수 있다고 해서 여기서 며칠 묵으면서 주변 코스들을 돌아보려 했는데 예약이 늦었는지 자리가 없다고 하여 패스한 곳이다. 종점 도장을 찍으러 갔다가 민중각에서 방을 같이 썼던 분을 만나 잠깐 반갑게 인사를 하고.

 

여기도 호젓하니 괜찮을 것 같긴 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았다.

근데 여기 도착하긴 했는데 모슬포항까지 어떻게 가지? 버스타는 곳이 있나?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사이에 여기 사모님이 나타나셨다. 버스를 타려면 요 모퉁이를 돌아서 요래요래 가면 되는데 버스 시간이 아마 10분 남았을거라고. 그 버스가 지나가면 한 두 시간 기다려야 할거라고. 아 예. 그렇군요. 10분 남았다구요. 예. 예. 예?! 10분요?!

앞뒤 안보고 뛰기 시작. 버스 정류장까진 거리가 제법 있었는데 우다다 뛰기 시작해서 보건소 옆에 있는 정류장에 도착하고 보니 10분 깔랑깔랑한 듯? 아가씨 두 명이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 여기가 모슬포항 가는 버스 타는 곳 맞나요?"

"잘 모르겠어요."

"예? 어디 가시는데요?"

"모슬포항이요."

얘들 뭐야. 여기가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버스를 기다린다고? 여기서 타는지 건너서 타는지는 알고 있어야 할거 아냐? ㅡㅅ- 아직 버스는 안지나갔다고 하길래 바로 옆에 있는 보건소에 들어가서 물었다.

"모슬포항 가는 버스 타려면 여기서 타야 해요? 아님 건너서 타야 되나요?"

"건너서 타셔야 해요."

그래서 건너편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저기 모슬포항 가시려면 여기서 타셔야 한다는데요."

"아. 네."

근데 안건너오고 뭐하냐? 걍 거기 앉아 있네? 그리곤 잠시 후 버스가 오더니 둘은 그 버스를 타고 가버렸다. 읭? 그 버스를 타고 갔다고? 이거 뭐야? 마침 지나가는 아저씨한테 여쭤봤다.

"어르신 말씀 좀 묻겠습니다. 모슬포항 가는 버스는 여기서 타는게 맞나요?"

"아닌데? 방금 저 버스 저거 타야 되는데?"

 

뭣이?!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임? 버스타는 곳을 잘못 알려준 보건소 아줌마도 웃기지만, 거기서 그대로 버스를 타고 간 걔들은 또 뭐임? 우리도 모슬포항 간다는걸 알고 있었으면 우릴 불렀어야 하는거 아님?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면 그냥 거기가 타는 곳이 맞다고 하던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시츄에이션을 겪고 보니 머엉- 다음 버스는 두 시간 뒤에 있다는 시간표를 보니 또 머엉-

뜬금없이 여자 셋한테 농락 당해서 어쩔까 생각하고 있는 우리 앞에 아까 곶자왈을 지나면서 잠깐 만났던 가족이 등장. 여기가 모슬포항 가는 버스 타는 곳이 맞냐고 물어보시길래 타는 곳은 맞는데 버스가 방금 지나가서 두 시간 기다리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어쩔까 고민하시는 듯. 재민이랑 나는 두 시간 기다리는 것은 뻘짓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지나가는 차를 잡아 타고 가기로 했다. 지나다니는 차도 참 없었지만 간혹 지나가는 차도 우릴 무시하고 그냥 쌩- 하고 지나갔다. 하긴 우리 몰골이. ㅋㅋㅋㅋㅋㅋㅋ 한 10분 그러고 있다가 지나가는 트럭을 향해 손을 흔들었더니 마침 모슬포 가시는 길이라고 타라고 하시네. 역시 히치는 트럭이 짱이야! 아저씨는 제주도분인데 자긴 맨날 다니는 곳을 사람들이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것이 잘 이해가 안간다고 하시면서 차라리 관광지를 돌지 그러냐고. ㅎㅎ 친절하게 대정읍내에 내려주고 가셨다. 덕분에 어이없고 황당하던 기분도 풀렸고.

 

헐? 이거슨?

올레 안내소에서 11코스 종료 도장을 찍다가 눈에 띈 봉고 트럭. 그것은 올레 옮김이 트럭이었다. 숙소를 옮기면서 몇 번 이용하긴 했지만 트럭을 보는 것은 처음. 시동도 꺼져 있고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있었던걸 보면 오늘 일은 마치셨나보다. 아님 저녁 먹으러 가셨나? 그러고 보니 우리도 배가 고프다. 재민아 뭐 물래?

 

내일은 배가 뜨려나?

 

제주도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한치

 

이 사진 왠지 맘에 든다. 파란색도 있고, 붉은 색도 있고, 녹색도 있고. ㅎㅎ

식당을 몇 군데 돌아다녀 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아침에 갔던 그 식당에 다시 가기로 했다.

 

저녁 메뉴는 고등어 조림

집에선 누가 생선 가시를 발라 밥 위에 얹어줘야만 먹는다는 재민이도 고등어 조림은 맛있나보다. ㅎㅎ 노곤한 기분에 소주 한 잔 들이키면서 먹어주는 고등어 조림의 맛이란 정말이지. 캬- 이 맛이야! ㅋㅋㅋㅋㅋㅋㅋ

 

어두일미!

맛있는 음식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면서 밥까지 든든히 먹어주고 나니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홍마트 앞에서 산야 게스트하우스 사장님한테 픽업해달라고 전화를 하곤 맥주하고 이것저것 좀 장을 봐서 숙소로 ㄱㄱ 산야 게스트하우스는 펜션도 겸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게스트하우스엔 우리 밖에 없었다. 시원하게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맥주 한 캔씩 하면서 내일은 배가 떠야할텐데 하는 얘길 하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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