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10.09.18 올레 5코스 (남원-쇠소깍) 8
  2. 2010.09.14 올레 4코스 (표선-남원) 8
  3. 2010.09.09 올레 3코스 (온평-표선) 5
  4. 2010.08.22 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1부 12
  5. 2010.07.16 D-1 6

올레 5코스 (남원-쇠소깍)

올레 5코스, 15km ⓒ제주도청

제주도 6일째 아침, 호텔 부페로 아침을 해결하고 9시에 출발하는 호텔 셔틀버스를 탔다. 올레길 중 가장 긴 3코스와 4코스를 이틀 연속 걸은터라 오늘 걷는 5코스는 약간 쉬어가는 코스가 될 것 같다. 재민이는 전에 5코스를 돌아서 오늘은 7코스를 간다 했던가? 오늘은 전에 둥지에서 만난 현주가 같이 걷자고 해서 시작 지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구름이 멋진 하늘과 시원한 바다, 푸르른 녹음

오늘 걸을 5코스도 전체적으로는 바다를 따라 가는 길이지만 어제 봤던 4코스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5코스가 조금 더 시골스럽다고 해야 하나? 아스팔트 포장이 된 것은 마찬가지지만 중앙선도 없는 좁은 도로, 그리고 걷기에 좋은 산책로들이 끼어 있다.

 

산책로 중간의 정자에서 잠깐 쉬어도 주고

큰엉 산책로는 7코스에 있는 돔베낭길과 더불어 우리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길로 꼽는단다. 엉은 언덕을 뜻하는 제주 말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내려다 보기에 아찔한 절벽도 꽤 있었다.

 

오늘 같이 걸은 현주, 요런 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주는 조잘조잘 말이 많다. 궁금한 것도 많고. 같이 걸으면 심심하지는 않지만 너무 질문이 많아서 가끔은 성가실 때도. ㅎㅎ

 

구름 정말이지. >ㅅ<

 

쪽빛 바다와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책길

 

큰엉 산책길은 금호 리조트를 지난다.

여기에 작은 갤러리가 있어서 잠시 구경해주고.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금호 리조트를 끼고 돌아 잠시 바다를 떠난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질문에 내 대답이 별로 신통치 않았는지, 아니면 원래 성격이 그런건지, 현주는 자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국악을 시작했다는 얘기, 친언니 얘기, 교통 사고 당했던 얘기, 친구 얘기...

 

소담스런 작은 나무 한 그루

이런 저런 얘기를 듣다 보니 다시 바다가 나온다.

 

그리곤 다시 바다를 떠난다.

 

동백나무 군락지, 오른쪽 나무들이 전부 동백나무다.

스무 살도 안된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서 겨우 얻은 땅을 불어오는 거친 바람으로부터 막기 위해 동백 씨앗을 심어 일군 동백나무 군락지. 한 사람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황무지는 비옥한 땅이 되었다.

 

그림 같이 아름다운 제주의 바다

 

여기가 위미항이었던가?

근처에서 중간 도장을 찍어주고. 잠깐 땀을 식혔다.

 

바다에도 반영이 생기는구나.

 

올레꾼들 보라고 만들어 둔건지?

 

어설프게 뭐라고 할 말이 없는 풍경

 

3층밥(헐?)

 

너무 느낌 좋은 길

 

저기 어디쯤이 공천포인가.

저 근처 어딘가 지나는 길에 남자분들이 홀랑 벗고 목욕을 하는 노천탕이 있던데. 현주 눈이 똥그래지던데? ㅋㅋ

 

수영을 할 줄 알았다 해도... 귀찮음에 뛰어들진 못했을거야.

슬슬 점심먹을 때가 된 것도 같고, 공천포 식당이 유명하길래 가봤더니... 자리가 없다. 여기가 그렇게 맛있나? 기다릴까 하다가 이미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서 아쉽지만 패스~

 

무슨 꽃인지, 무슨 섬인지

 

그리곤 다시 바다를 떠나...

 

어느 쪽으로 건너고 있었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건너고 있었던가?

 

다리를 건너 이어지는 길을 따라

 

쇠소깍, 바닥이 투명한 보트를 타고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

 

사진이 조금 흔들려서 아쉽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전통 뗏목 테우, 노를 젓는 것이 아니라 줄을 잡아당겨서 움직인다.

 

저쪽 끝은 바다로 이어진다.

종점에 도착한 시간은 2시쯤. 재민이가 타고 오는 호텔 셔틀을 타고 같이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기 때문에 4시 정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로.

 

점심으로 먹은 한치물회, 시원하니 먹을만 하더라.

제주도 물회에는 고춧가루는 거의 안들어가는 듯. 된장으로 국물을 내는 것 같은데 시원하니 좋았다. 점심을 먹고도 시간이 남아서 근처 휴게소에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재민이가 타고 올 버스를 기다렸다. 셋이서 버스를 타고 호텔에 도착. 현주는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우리 방은 보다시피 호텔 옆면이다. 지하 주차장으로 가는 통로 쪽이지만 아쉬운대로 바다도 보인다는.

빨래는 그럭저럭 말라있었다. 샤워를 하고. 내일은 나가야 하니까 짐을 대충 꾸리고. 14만원 무료 이용을 어제 거의 다 썼기 때문에 오늘 저녁은 나가서 먹어야 한다. 둥지에 오랫동안 머물던 동훈씨가 내일 거문오름에 간다고 해서 같이 가자고 문자를 주고 받다가 이리 건너와서 한 잔 하게 되었다. 근처 말고기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방을 나섰다.

 

호텔 내부, 정면에 라이브 무대가 보이고 오른쪽에 부페가 보인다.

 

호텔 밖 전경, 저 뒤에 보이는 것은 해비치 리조트

리조트와 호텔은 같이 붙어 있고, 호텔을 선택하든 리조트를 선택하든 내 맘이지만 혼자라 호텔을 선택했다. 첨엔 혼자 묵을 줄 알고 싱글이든 트윈이든 상관없다 그랬는데 나중에 체크인하려니 퀸사이즈 뿐이란다. ㅡㅅ- 그래서 시커먼 머스마 둘이 한 침대를. 재민이 여자 친구분 미안해요. ㅋㅋㅋㅋㅋㅋㅋ

 

말이 끄는 마차, 말은 어두워서 안나왔다. ㅋ

 

리조트에 좀 더 가까이 가서, 저 앞으로 계속 가면 표선 해수욕장이 나온다.

둘 다 거지꼴을 하고. 우린 이런데 있으면 안될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말고기 육회, 소고기보단 초큼 찰진 듯?

제주도에 왔으면 말고기를 한 번 먹어봐야. 우리가 둥지에서 추천 받은 곳은 사장님이 추천한 청정제주마장하고 고부장님이 추천한 고수목마. 동훈씨가 청정제주마장에서 보자길래 그리로 갔다. 여기가 호텔에서 더 가깝던데? 동훈씨는 아직 도착 안했고, 재민이랑 이것저것 맛보자고 코스 2인분을 주문했다. 여기서부터 살짝 음식테러. ㅋㅋ

 

스테이크, 소스는 약간 싸구려삘이. ㅡㅅ-;

종종 느끼지만 GX-20의 화밸은 상당히 정확한 편인 듯. 이 정도도 나에겐 과분한 카메라다.

 

짤깃짤깃한 갈비찜

시커먼 촌놈 둘이 생전 처음 말고기 먹어보면서 우와우와를 연발. 소주를 들이 붓는 와중에 동훈씨가 도착했다. 말고기 육회 하나 더 시켜주고, 남은 코스 요리를 섭렵. 그닥 아름다운 광경은 아니네. ㅎㅎ 촌놈인데 어쩔 수 있나유?

 

둥지 사장님 이름 팔고 서비스로 받은 내장.

 

구이가 빠지면 섭하징. 츄릅~

 

마무리는 역시 이거 아니겠슈? ㅋ

재민이 술 마시다 말고 문자질하더니 1차 끝날 때 즈음 둥지에서 만났던 부산 교대 아가씨 등장(이름이 생각 안나서 죄송염). 2차는 근처 매운 닭발집으로 ㄱㄱ. 시원한 콩나물국과 매운 닭발에 한라산 소주를 마셨다. 거기서 "노지"라는 걸 알았는데 냉장고에 넣지 않고 상온에 보관한 소주를 "노지"라고 한다고. 찾는 사람은 그것만 찾는단다. 닭발에 소주를 마시면서 내일 거문오름에 갈 계획(?)을 짜고. 오름에 가서 마실 막걸리랑 맥주는 우리가 준비하기로 했다. 도시락은 동훈씨가. 참. 동훈씨는 여자분이다. ㅋ 제주도 놀러 왔다가 제주도가 너무 좋아서 둥지에서 일하면서 오랫동안 머무르는 중. 나도 직장이 없었다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동훈씨가 술을 좀 많이 마신 듯하여 택시를 잡아 보내드리고. 남은 셋이서 캔맥주를 사들고 표선 바닷가에 앉았다.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부산 교대 아가씨도 택시태워 보내드리고. 한 번 누으면 몸이 빨려들어가 일어날 수 없는 폭신한 침대(재민이의 표현에 따르면)에 몸을 눕히고 잠이 들었다.

올레 4코스 (표선-남원)

올레 4코스, 23km ⓒ제주도청

오늘은 올레 코스들 중에서 가장 거리가 긴 4코스다. 아침에 둥지에서 정들었던 사람들과 작별을 하고 재민이와 함께 스타렉스에 올라 해비치 호텔에 도착. 체크인은 2시부터라 짐을 맡겨두고 바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재민이는 4코스를 먼저 걸었는데 역으로 돌다가 길을 헤매서 제대로 못걸었다고 다시 걷는단다.

 

4코스는 지도에서 보듯이 거의 해안을 따라 걸어가는 길이다.

이날도 해는 사정없이 내리쬐고 있었고, 조금 걷다가 이상한 소리가 나서 보니까 등산화 밑창이 입을 벌리기 시작. ㅡㅅ- 나름 4-5년 함께 하면서 지리산, 설악산 등등 수많은 산을 함께 했는데 이젠 때가 됐나보다. 걷기 영 불편해서 밑창을 뜯어 가방에 넣고 조금 걸어보니 그래도 걸을만 하더라. 그냥 걷기 시작.

 

저기 저게 샤인빌 리조트인가효?

근데 4코스는 정말 이렇다할 특징이라든지 볼거리가 없더라. 잘 모르고 가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바닷가를 따라서 계속 걷는 내내 생뚱맞은 수산물 가공 공장들만 나오고. ㅡㅅ- 중간중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과 이쁘장한 펜션들 조금 보고, 대부분은 재민이랑 얘기하면서 걸은 것 같다. 날이 너무 더워서 중간에 가게라도 나오면 맥주나 한 잔 하고 갈까 했지만 가게도 잘 없고. 도중에 마을을 하나 지나면서 민가에서 물을 좀 얻고, 그 앞에 나온 가게에서 쭈쭈바 하나씩 빨고 계속 걸었다.

 

처음 맛보는 제주도 음식? 자리 물회

걷다 보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어 물회 간판을 보고 들어갔다. 토산 남쪽나라 횟집? 아마 중간 스탬프 찍는 곳이었던 듯. 나는 물회를 먹고 재민이는 뚝배기. 드디어 제주도 음식을 먹는다는 기대를 갖고 먹었지만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런지 그렇게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감귤 막걸리도 생각보다 별로였고. 물회는 저렇게 나오면 저기에 밥을 말아서 후룩후룩 먹어주면 된다능.

 

재민이가 시킨 뚝배기. 별로 맛있어 보이진 않지? ㅋ

점심을 먹고 다시 내륙으로 향하기 시작. 망오름의 경치는 어떨까?

 

사실 별로 특이한건 없더라. ㅡㅅ-

이건 흡사 2코스와 3코스의 재방송을 보는 느낌. 데자뷰라는게 이런건가?

 

거슨새미 근처, 저거 정말 자그마하다. 세면대 크기만큼도 안되는 듯.

날이 너무 더웠는데 세수하기 딱 좋은 크기의 샘이 있더라. 잠깐 더위를 식히고. 거슨새미는 거꾸로 흐르는 샘이라는 뜻이란다. 대부분의 물이 한라산에서 바닷가 방향으로 흐르는데 거슨새미는 바닷가에서 한라산 방향으로 흐른다고. 중국 황실에서 끊어버리려고 했는데 요행히 살아남은 샘들 중 하나란다.

 

태흥리 해변길

올레 패스포트를 사면 주는 이 지도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어차피 대략적인 코스를 표기해 놓은 지도라서 정확한걸 기대하는건 아니지만 지도에 나타난 위치에 상당히 오차가 있는 듯. 3코스 김영갑 갤러리 때도 그랬지만, 거슨새미를 지나서 조금만 가면 영천사가 나올 것 처럼 되어 있었는데 실제로는 꽤 걸어야 하더라. ㅡㅅ- 어쨌건 또 다시 2코스와 3코스의 데자뷰를 겪으면서 감귤밭을 지나 다시 바다가 보이는 태흥리로 나왔다. 발에 잡힌 물집 때문에 걷기가 꽤 힘들더라는.

 

번호판도 없는 신기한 차가? 제주도에는 경운기를 개조해 만든 이런 차들이 많다.

지겨운 길을 걷고 또 걸어 남원포구에 도착. 가지고 있던 지도에 따르면 4시 45분에 해비치 호텔로 가는 버스가 있다길래 이를 악물고 갔는데... 남원포구로 가는 도중에 해비치 호텔 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근데 시간은 아직 20분도 더 남았는데? 역시나, 호텔에 전화를 해보니 버스 시간이 바뀌었단다. 이 지도 너무 문제가 많은 듯. 지도도 그렇고 제주올레 홈페이지도 그렇고 업데이트가 너무 더딘 것 같다. 18-1하고 17코스가 생겼는데도 대문에 있는 지도는 여전히 16코스까지만 표시되어 있는 것도 그렇고.

어차피 셔틀 버스도 놓쳤고. 남원포구 방파제에 낚시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재민이가 구경이나 하고 가자길래 방파제에 앉았다. 잡아둔 고기는 좀 있던데, 한 30분 지켜보는 사이에 낚는 분은 한 분도 없었다. ㅡㅅ- 결국 그냥 동일주 버스 타는 곳으로.

버스를 타고 표선에 도착해서 한참을 걸어 해비치 호텔에 도착. 거지꼴로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서 씻고 빨래를 했다. 세탁기는 당연히 없고, 세탁비는 너무 비싸서 손빨래하고 손으로 물을 짜서 베란다 난간에 널었다. 이러면 안되는거지 싶지만 촌놈들은 무서운게 없다. ㅋ

해비치 호텔은 처음인데 시설이 정말 잘되어 있고 직원들도 너무 친절해서 촌놈 둘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감탄했다는. ㅋㅋㅋㅋㅋ 현대중공업에서 가면 14만원까지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길래 우와~ 했더니 저녁 BBQ 뷔페가 한 사람에 6만원(세금 포함)이더라. 둘이 BBQ 뷔페에서 기네스 캔맥 하나씩 시켜 배터지게 먹고 나니 14만원 거의 다 썼다. ㅡㅅ- 그래도 촌놈 둘이 호강했다. 음식도 맛있었고(말고기 육회 첨 먹어봤어), 옆의 무대에서 외쿡인들이 생음악도 연주해주고.

저녁을 먹고 나와서 호텔 앞에 있는 가게에서 캔맥주를 사서 표선 해수욕장 바닷가에 앉았다.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들어와서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올레길 걸으면서 사진을 2,800장 가까이 찍었는데 4코스에서 찍은 사진은 달랑 16장. 4코스가 볼 것이 없는지 내가 너무 준비를 안해와서 그런건지. 어쨌거나 제주도의 5일째 밤이 깊어만 간다.

올레 3코스 (온평-표선)

올레 3코스, 22km ⓒ제주도청

올레 코스들 중에 두번째로 긴 3코스. 중간에 통오름과 김영갑 갤러리를 지나 표선해수욕장에서 끝나는 코스다. 김영갑 갤러리는 사진 찍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고 싶어하는 곳일 듯. 오늘은 같이 가는 사람이 없어서 하루 종일 혼자 걸어야 할 것 같다.

 

어제와는 달라 보이는 온평포구

어제 일찌감치 들어와서 푹 쉰(?) 때문인지 오늘은 몸이 가볍다. 날씨도 어제보다 좋고. 그런데 살갗이 벌써 벗겨지기 시작한다. V에 나오는 파충류가 된 기분? ㅋ 어제 그제 알로에를 좀 바르긴 했지만 날씨가 이대로라면 고생 좀 할 듯.

 

어제 못 찍은 온평포구 사진도 좀 담아주고

올레길엔 도무지 그늘이 없다. 가끔 깊은 숲이나 곶자왈을 지날 때를 빼고는 항상 햇볕을 쬐며 걸어야 하기 때문에 챙이 넓은 모자, 소매가 긴 옷이나 썬크림은 필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간 나처럼 직접 V에 출연하게 될 수도 있다. ㅡㅅ-

 

아침부터 장난 아니네. ㅡㅅ-

오늘은 하루 종일 혼자 걷게 될 줄 알았는데 일행이 생겼다. 바닷가를 벗어나서 막 마을로 접어들었을 무렵, 먼저 걷고 계시던 남자분을 만났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지나가려는데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물으시길래 "저는 울산요. 어디서 오셨어요?" "저는 청주에서 왔는데 원래 집은 서귀포에요." 알고 보니 청주에서 교사 임용을 준비하는 분이란다. 제주도 출신인데 올레길을 걸어본 적이 없어서 여름에 집에 온 김에 한 번 돌아보시는 중이라고.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같이 걷게 되었다. 이게 올레길의 매력인가? ㅎㅎ

 

돌하르방 군락지 (읭?)

근데 3코스 초반은 진짜 지루하다. 딱히 볼 것도 없고. 혼자 걸었으면 정말 심심했을 듯.

 

전체 코스의 1/3을 걷고서야 뭔가 첨으로 볼만한 곳이 나오네.

가을이면 온통 보랏빛 꽃잎으로 덮인다는 통오름. 지금은 여름. ㅡㅅ-

 

그래도 지금도 충분히 좋다.

 

어느새 해도 구름 뒤로 숨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

 

오늘 하루 큰 힘이 되어준 동행

 

중산간의 멋들어진 풍경

 

여긴 가을이 되면 보랏빛 꽃들도 꽃들이지만 노랗게 물든 모습도 멋질 것 같다.

 

멋들어진 이정표

여기서 같은 숙소에 묵고 있던 모녀를 만났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잠깐 동안 같이 걸었다.

 

중산간 도로,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이다.

 

통오름을 내려와 중산간 도로를 건너면 야트막한 산을 하나 지난다.

이곳의 숲은 생각외로 깊은 편이다. 대낮에도 볕이 거의 들지 않아 어둠침침할 정도. 우리가 가진 지도에는 이곳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김영갑 갤러리가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걸어도 걸어도 김영갑 갤러리는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는 우리가 김영갑 갤러리를 못보고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니까. 영갑이형 우릴 죽일 셈이야?

 

곧게 위로 자란 삼나무길, 김영갑 갤러리는 도대체 어디에?

 

어라? 나무를 베어 태우고 있어?

같이 걷던 동행이 설명을 해준다. 제주도에는 바람이 많아서 바람을 막는 방풍목이 많이 필요했는데 일제시대 땐가 삼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삼나무는 자라는 속도도 빠를뿐더러 곧게 위로 자라기 때문에 바람을 막는데 딱이었다고. 그런데 삼나무의 꽃가루는 독성이 심해서 봄마다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많아서(10명에 1명 꼴이란다) 점차적으로 베어내고 다른 나무로 갈아심는 중이란다. 역시 제주도민!

 

트랙터가 지나간 자국인지 소용돌이 모양 자국이 생겼다.

 

김영갑 갤러리는? ㅡㅅ-

오늘 가장 힘든 구간은 여기였을 듯. 가도가도 김영갑 갤러리는 나오지 않고, 감귤밭만 계속. 게다가 날은 다시 개서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갤러리를 지나친 것이 아닌가 불안해 하다가 트럭을 몰고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여쭤봤더니 한 30분 남았단다.

 

드디어!

점심먹을만한 곳도 마땅치 않아 쫄쫄 굶으며 걷다가 만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지도를 어떻게 만든거야!

 

들어가 볼까?

 

오느라 욕보긴 했네유.

 

만사 귀찮은 인형? 정원에는 요런 인형들이 많다.

점심도 못먹었고 날도 더워서 그늘에 앉아 동행이 가져온 초코파이를 맛나게 먹었다.

 

갤러리 뒤에 있는 무인 찻집

물도 떨어지고, 화장실을 가려다 발견한 갤러리 건물 뒤의 무인 찻집.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다. 음악도 좋고.

 

네네 명심할께요.

에어컨 바람도 너무 시원하고 정수기도 있어서 생수병에 물도 채웠다.

 

쓰기도 하고, 팔기도 하는 모양

 

차가운 음료가 마시고 싶은데. ㅡㅅ-

 

아직 아무 것도 안먹었다구요. ㅡㅅ-;

 

방명록인가? 폴라로이드 사진들도 있고.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분위기가 좋아요.

 

창문엔 이쁜 그림도

1시가 넘었는데 점심먹으러 간 언니는 돌아오지 않고. 일단 갤러리부터 구경하기로 했다. 입장료는 3천원. 초코파이 얻어먹었으니 동행 입장료는 내가 계산했다. 제주도민이라 할인받아 2천원인데 그렇게 부담스러하실 것 까지는. ㅡㅅ-; 영갑형님이 찍은 사진엽서를 하나씩 준다.

 

사랑은 집요해서 해뜨기 전에 벌써 문앞에 와 있다.

 

더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꼭 직접 보는 것을 추천

작품들을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있는 영상관에서 20분 정도 다큐멘터리를 봤다. 영갑형님의 인터뷰도 있고, 병에 걸려 카메라도 들기 힘들면서도 카메라를 손질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다.

 

생전에 쓰시던 방

 

오래 기다렸다! 감귤 쥬스!

감귤 쥬스를 마시고 조금 노닥거리다가 다시 출발.

 

시원한 소나기

갤러리를 나서서 길을 따라 조금 걷다보니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를 맞으면서 다시 밭길로.

 

땅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사진에는 안나왔네.

다시 단조로운 길을 한참동안 걸어 일주 도로를 만났다. 레스토랑이 보이길래 늦은 점심을 돈까스로 해결하고. 돈까스가 참 튼실하게 나왔던 기억이. 지금 지도를 보니 나와 있네? 우물안 개구리 레스토랑. 우리가 갖고 있는 지도엔 없었다.

 

길을 따라 걷다 만난 바다목장. 사유지라 철조망이 쳐져 있다.

 

시원한 바다 옆에 넓은 초원이 있다.

 

말과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드넓은 초원

 

파도가 대단했다. 내 마음도 씻어주지 않을래?

 

뭘 그렇게 생각하세요? 같은 숙소에 묵었던 분인데 말이 통 없으셔서.

 

맛있겠다. 소고기... (응?)

 

모자란 사진 내공이 아쉬울 뿐

 

텐트치고 자면 좋을 것 같아. 사유지라 안되겠지만.

 

목장을 지나 계속되는 바닷가, 이 날 파도는 정말 예술이었다.

 

에메랄드 빛 바다

 

바다를 떠난 길은 다시 내륙으로

 

벌써 코스모스가 필 계절이 됐나?

 

다시 마을이 나오고

도로가 공사중이라서 우회해야 된다는 표지판이 나왔다. 3코스를 걸으면서 거의 처음으로 가게가 나온 듯. 쭈쭈바 하나씩 빨아주고, 담배가 떨어져서 담배를 샀다. "담배 피우셨어요? 하루 종일 안 피우시길래 담배 안피우는 분인 줄 알았어요." 저도 하루 종일 어떻게 안피우고 버텼는지 궁금합니다. ㅎ

 

둑방길을 지나

 

배고픈 다리

고픈 배처럼 다리가 쑥 꺼져 있다 해서 배고픈 다리란다. 조수간만에 따라 물에 잠기기도 하는 모양. 근데 배고파. ㅡㅅ-

 

다리 위에서 유유자적 낚시를 하시네. 뭐 좀 잡으셨어요?

 

정낭, 집에 아무도 없단다.

나무가 3개 걸려 있으면 집에 아무도 없고, 2개 걸려 있으면 조금 멀리 간거고, 1개 걸려 있으면 옆집이나 가까운 곳에 갔으니 금방 온다는 표시란다.

 

철근으로 만든 노란 난간이 참 특이하네?

조금 더 걸으니 하천마을에서 만든 쉼터가 나온다. 정자가 있는 공터. 청년회에서 만든거라는데... 제주도 청년회도 나이 많은 중년 아저씨들이 많단다. 제주도 살던 분이랑 같이 걸으니 궁금할 때마다 물어볼 수 있어서 좋다. 정자에서 잠깐 쉬고 다시 출발.

 

표선 바닷가가 보이기 시작, 이제 거의 다 왔나봐.

 

물이 빠지는 중인지 들어오는 중인지

 

아주 작은 해변이 나온다.

 

먼저 지나간 발자국이 많구나. 호젓하니 딱 좋은 느낌.

바위 위에 돗자리를 깔고 시원하게 웃통을 벗으신 아저씨가 계신다. "안녕하세요. 시원하시겠어요." "예. 너무 더워서 나왔어요. 조금만 더 걸으시면 끝이에요." "고맙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도 스스럼 없이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올레길. 좋구나.

 

물이 빠지면서 생긴 무늬. 구멍도 숭숭 뚫려 있다.

 

표선 해수욕장 무료 야영장

 

바닷가 구경도 좀 해주고

사진을 찍을 땐 몰랐는데 사진을 찍고 바닷가를 둘러보고 있으려니 누군가 반갑게 아는 척을 한다. 어라? 어제 본 그 외쿡 커플아냐? ㅋ (윗 사진 가운데 앉아 있는 커플) "헤이~" 라면서 둘이 나란히 손을 흔든다. "어라? 모구리 야영장에 안갔어?" "갔었는데 우리가 생각했던거랑 조금 달랐어. 그래서 여기로 왔는데 여기가 훨씬 좋네. 우리 텐트는 저쪽에 있어." (무료 야영장을 가리키며) "그렇구나. 그럼 오늘도 여기서 자는거야?" "응. 여기가 너무 좋아서 하루 더 있다 가려고. 오늘 걸으면서 좋은 구경 많이 했어?" "응. 그런대로. 오늘은 22km 걸었어." "와우~" 사람 인연이라는 것이 만나려니 또 이렇게도 만나는거구나. 좋은 시간 보내라고 서로 인사를 하면서 헤어졌다.

조금 더 걸어서 해수욕장이 끝나는 곳에 도장 찍는 곳이 있었다. 도장을 찍고 어디로 가야 버스를 탈 수 있는지 확인을 하고. 오늘 하루 종일 같이 걸으며 동고동락을 한 동행과도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됐네.

 

객주리를 말리고 있다. 쥐치를 제주도에선 객주리라고 한다.

하루 종일 같이 걸어준 동행이 고마워 저녁이라도 같이 하자 하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냥 헤어졌다. 서로 길 반대편에서 버스를 타야 해서 덕분에 즐거웠다며 악수를 하고.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못물어봤는데. 너무 반가웠어요. 고마웠고.

한 20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온평 초등학교에 도착. 픽업해달라고 전화를 했더니 고부장님이 "못 걸어 오겠니?" 한 4일째 걸은데다 오늘은 22km를 걸었더니 발에 물집이 제대로 잡혔고, 더 걷기도 싫었다. 기다렸다가 스타렉스를 탔는데 픽업갈 사람이 있다고 해서 성산항으로 ㄱㄱ.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엉덩이를 개한테 물린 분을 픽업하고 돌아온 시각은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사장님은 오늘도 나한테 총무를 맡기려고 했는데 내가 늦는 바람에 민수 형님이 총무를 맡았다. ㅋ

씻고 나와서 오늘도 바베큐 파티. 고양에서 가족과 함께 오신 큰 형님이 준비한 카레와 수박으로 저녁을 맛있게 해결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고, 카레도 잘 먹었습니다. 큰 아드님도 군대 잘 다녀오시고. 옛날 소주의 사카린 맛을 기억하는 당신이 술을 안마셔봤을리 없다고! 부모님 앞이라고 뻥치다가 딱 걸렸어! ㅋㅋ

오늘은 내가 둥지에서 마지막으로 묵는 날이다. 내일부터는 거지 꼴을 하고 해비치 호텔에서 묵어야 할 판. 재민이가 흔쾌히 따라나서기로 해서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다. 민수 형님은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겨서 돌아가봐야 하신다고. 형님, 며칠 같이 안있었지만 반가웠어요. 잘 올라가시고.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오늘도 제주도의 밤은 깊어만 간다.

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1부

올레 1코스, 15km, 1부는 시흥초등학교에서 중산간도로까지 ⓒ제주도청

오름을 두 개 오르고, 종달리 소금밭을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성산일출봉을 지나 광치기 해변까지 가는 코스다. 오름에서 보는 풍경도 멋지고, 해안도로를 지나 성산일출봉을 향하는 해변길이 아주 인상적인 1코스. 드디어 시작인가?

 

여기가 모든 것의 시작. 문 앞에 서 있는 꼬맹이랑 하루 종일 같이 걸었다. 어찌나 따르던지. ㅋ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이랑 스타렉스에 타고 1코스 시작점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1시. 고부장님이 종점에서 같이 만나 들어오라고 신신당부를 하셔서 종일 같이 걷게 되었다. 같이 걸을건데 서로 인사도 안하면 뻘쭘하잖아? ㅎ 먼저 말을 걸었다. 경기도에서 오신 분들이네. 아빠들은 다들 일 때문에 못오셨단다. 단체 사진 하나 찍어드리고 ㄱㄱ

 

날씨가 너무 좋았다. 좀 덥긴 했지만.

 

말미오름으로 가는 길

사진을 찍으면서 다니니 꼬맹이들이 관심이 많다. "아저씨 사진 잘 찍어요?" "뭐 찍는 거에요?" "카메라가 왜 그렇게 커요?"

 

말미오름. "잘 못 찍어." "요런거 찍는다." "카메라가 크면 좀 있어 보이잖아?" ㅋ

제주도에서는 밭 가장자리에 돌을 쌓아 담을 만드는 일이 흔하다. 벽돌을 쌓고 시멘트를 발라도 비가 많이 오면 무너지는 일이 왕왕 있는데 그냥 쌓아놓기만 해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위에 있는 밭은 놀려두는 밭. 몇 년에 한 번씩은 밭에 아무 것도 심지 않고 내버려둔다. 땅의 힘을 회복한다나? 저런 놀려두는 밭들이 생각외로 많다.

 

요 리본만 잘 따라다니면 길을 잃을 일은 없다.

 

뒤를 돌아보고 한 컷. 꼬맹아 얼른 따라오라구~ ㅋ

꼬맹이들 걸음이 느려서 사진을 찍으면서 다녀도 속도는 비슷. 자기는 꼭 내 앞에 가야 한다며 뛰어서라도 앞에 서는게 귀엽네. ㅋ

 

요런 구불구불한 길 너무 좋아. ㅎㅎ

 

말미오름 올라가는 길. 기를 쓰고 내 앞에 가려는 꼬맹이 녀석이 찍혔다. ㅋ

욘석 이름은 생각이 안나는데 지 말로는 별명이 똘똘이라나? 황똘똘. ㅋ 완전 개구지다.

 

뭐가 좀 보이나?

제주도 오름은 높이가 그닥 높지 않고 경사도 거의 없다. 그래서 선이 부드럽다. 조금 올라가나 싶으면 어느 새 꼭대기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이렇게 시야가 트인다.

돌로 쌓은 담들과 노는 밭들 덕분에 들판이 조각보를 펼쳐 놓은 것 같다. 뭔가 아기자기한 느낌?

 

바다가 보이고, 하늘이 보이고, 들판이 보인다.

 

황똘똘 이 녀석. 나를 배신하고 그 아저씨 따라간다 이거지? ㅡㅅ-

 

첫 날부터 이렇게 좋아도 되는겅미? 아무리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그늘이 약간 져서 아쉽긴 하지만. ㅎ

 

조각보에도 볕들날 있다.

 

저건 무슨 오름이지? ㅡㅅ-a

 

아저씨 거기 들어가면 안... 방송 촬영중이라고요? 네네. ㅡㅅ- 제길 부럽다.

 

간세. 말 머리가 보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능.

경치가 너무 좋았던 말미오름을 뒤로 하고 알오름으로 ㄱㄱ. 도중에 처음으로 간세를 만난 듯? 보기엔 꼭 쇠로 만든 것 같지만 친환경 재료를 사용했단다. 플라스틱 비슷한 것 같던데 자연적으로 분해가 된다고. 근데 다니다보니 인위적으로 분해된 놈들이 많더라는. 누가 발로 차고 다니는지. ㅡㅅ-  어떤 간세에는 그 지역에 대한 설명이라든지 남은 거리가 적혀 있기도 하다.

 

이런델 보고 있었냐. ㅡㅅ-

 

비가 왔었는지 땅도 촉촉하고, 물웅덩이도 있고. ㅎㅎ

 

어쩌다 얻어걸린 나비. ㅎㅎ

 

알오름. 이거 윈도우 배경화면 삘인데? ㅎㅎ

알오름은 말미오름하고 분위기가 또 다르네? 처음엔 문이 닫혀있어서 잠겨 있는 줄 알았는데 밀어보니 열린다. ㅎ 알오름 자체가 목장인 듯?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고, 사방에 지뢰(읭?)가 깔려 있어서 잘 보고 다녀야 한다. ㅋ 말 뒤에서 접근하면 발에 차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먹느라 바빠 내가 사진을 찍든 말든 관심이 없다. ㅎㅎ

 

저 자그마한 나무 너무 귀엽다. 내꺼했음 좋겠네. ㅎㅎ

 

알오름에서 보는 풍경도 너무 좋다.

 

요요 개구쟁이. ㅋㅋ 아까 그 아저씬 어디다 버리고 왔어? 응?

 

텐트 가져왔으면 그냥 여기 눌러 앉아 하루 자고 갔음 좋겠네. ㅎ

 

이래서 제주도 놀러왔다가 눌러 앉는 사람이 생기는 걸지도.

 

말이나 소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문. 사람도 게걸음 걸어서 지나가야 된다. ㅋ

 

종달리 가는 길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오름 두 개를 지나 종달리로 향하는 길에는 온통 밭 뿐이다. 날이 쨍하게 개니 사진이 이쁘게 나와서 좋긴 한데... 덥다! 날씨가 좋으면 사진이 잘 나오고 날씨가 흐리면 걷기가 좋고. 정녕 둘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란 말이냐! (읭?)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코스 한가운데 생뚱맞게 매점이나 가게 같은게 있을 리가 없다. 올레 코스를 걷다보면 중간에 매점이나 가게가 나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모른다. 코스를 어떻게 만든건지 있는 가게도 돌아서 피해간다는. ㅡㅅ- 중간에 매점이나 가게가 나오면 꼭 들를 것. 울어도 소용없다. ㅋ

 

매점은 어드메뇨?

 

걸어도 걸어도 나오는 건 밭 밖에. 그래도 파릇파릇하니 참 좋다. ㅎ

 

물에 담긴 파란 하늘이 너무 좋아서 찍었는데 주변이 좀 엉망이네. ㅋ

 

깨밭인가? 대충 쌓은 것 같은 담인데 무너지지 않는게 신기할 지경.

 

드디어 도로가 나왔네.

참 많이도 걸어온 것 같은데 이제 1/3 정도 왔으니 어쩌지? 어쩌긴 2부에 계속이지. ㅋ

D-1

올레길을 걷기 위한 여권?

드디어 하루 남았다. 내일 이 시간이면 제주도 어딘가를 걷고 있겠지?

20박 21일. 3주. 혼자서 낯선 곳을 그렇게 오래 여행하는 것은 서른 다섯 내 인생에 처음이기에 조금 긴장도 되고 그렇다.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처음 2주 정도의 숙소를 잡아둔 것이 내가 준비한 거의 전부. 좀 더 알아보고 준비를 해둘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요즘 여러 가지 일이 있기도 했고, 그런 핑계에 기댄 게으름 때문에 생각만큼 준비를 못했다. 생각지도 않은 일이 생기는 것이 여행의 또 다른 묘미라는 허울좋은 핑계라도 대볼까? ㅎㅎ

준비를 못해서 놓치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지만, 3주라는 시간동안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걷고,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오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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