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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16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4
- 2009.09.29 원서 접수 4
- 2009.09.28 자동차 보험 갱신
- 2009.09.28 나른한 오후의 단상 2
- 2009.09.17 파란 하늘, 하얀 뭉게 구름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길 끝에는 바다가 있다. 도망치고 싶어도 갈 곳이 없는...
대학원 면접이 있었다. 전공 면접이 있을거라고 미리 얘기를 들었지만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 난 무슨 배짱으로 어떻게든 될거라고 생각한걸까? 뭘 믿고? 조선소에서 8년째 일하고 있다는 근거없는 알량한 자신감 따위?
1학년 때 공부했던 개론 책을 어제 처음 펼쳐보니 페이지가 누렇게 바래있었고, 뭘 흘렸는지 여기저기 얼룩이 묻어 있었다. 회사에서 오후에 시간을 내어 잠깐 읽어보고, 오늘 학교 앞 공영주차장에 2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서 나머지를 잠깐 읽었다.
시간에 맞춰 대기실에 도착해보니 40여명이나 되는 지원자들이 쪽지를 외느라 정신이 없었다. 갑자기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차례를 기다리며 나가서 담배를 물었다. 긴장은 가시지 않았다.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내 차례가 되어 면접실에 들어갔다.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세 교수님 중에 오른쪽에 앉아 계시던 분이 질문을 하셨다.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횡설수설. 교수님들 표정이 살짝 굳어졌고, 질문을 하셨던 교수님이 좀 더 알아듣기 쉽게 다른 표현을 써서 같은 질문을 다시 하셨다. 이 정도면 거의 답을 알려주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겨우 어떻게 대답을 했다.
다음 질문. 제대로 입을 뗄 수가 없었다. 횡설수설 아무 소리나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을 늘어놓고 있으니(이것이 정말로 입에서 나온다고 말이 아니라는 그 소리구나) 가운데 앉은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이용진씨, 지식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자기 소개서에 읽어보니 상세설계에서 6년 반 동안 근무하면서 많은 지식을 쌓았다는데..."
6년 반 동안 쌓은 지식이 뭐냐고 묻는 소리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질문. 가운데 교수님이 최적화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가 물어보셨다. 친절하게 보기까지 말씀해주시면서. 그런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내 생각에 맞는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겨우 말했지만 교수님은 고개를 가로 저으셨다.
"관심 분야에 최적화라고 되어 있는데... 최적화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조곤조곤 정답을 말씀해주셨다. 그분이 바로 최적화를 담당하는 교수님이셨다.
"됐습니다. 나가보세요."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 찰나에 오른쪽에 앉아 있던 교수님이 "넥타이가 비뚤어졌는데 바로 하지? 너무 긴장했나본데."
고개를 꾸벅하고 돌아나왔다. 하늘이 내려 앉는 기분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왠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나 때문에 기회를 빼앗긴 부서 선배의 모습이 떠오르고, 부서 사람들을 생각하니 무슨 얼굴로 봐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열심히 하겠다고 썼던 글과 엔지니어 운운하던 글이 부끄럽기만 하구나.
5만 2천 9백 3십원 짜리 수험표
오늘이 원서 접수 첫 날이다. 하필 추석 연휴 직전에 원서 접수 기간을 잡아놓은 것도 그렇지만, 일과시간 중에만 접수를 받아서 할 수 없이(?) 회사에서 원서를 접수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도 업무의 연장이니까 뭐. ㅋㅋㅋ
간만에 자기소개서를 쓰려니 뭘 써야 할지 통 모르겠더라는.
이번에 갱신할 보험료, 올해로 3년째인데 왠지 비싼 듯?
2007년 10월에 중고로 차를 샀는데 벌써 만으로 2년이 다 되어간다. 그 동안 2만여 km를 탔으니 1년에 만 km 조금 더 탄 듯? 차가 2005년 10월식이라서 이번에 처음으로 정기 검사도 받아야 한다. 그것도 미리 예약하고 설문 조사에 참여하면 검사비를 꽤 깎아주던데 그건 다녀와서 나중에 올리기로 하고.
차를 가지고 있으니 여러 가지로 편리한 점도 있지만 역시 돈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기름값이야 너무 당연하고, 오일 갈고, 타이어 갈고, 각종 필터에 와이퍼에 소모품 갈아주는 비용도 들고, 자동차세, 환경부담금... 딱지라도 끊으면 뭐. ㅎㅎ (다행히 딱지는 딱 한 번 4만원 짜리 과속 딱지) 중고로 샀지만 차가 비교적 새 차라서 어디가 고장나서 돈이 든 적은 없으니 다행이다. 주차해둔 다른 차를 긁어서 수리비 주고, 내 차 수리하느라 돈 든 적이 한 번 있었고, 얼마전 휴가 때 뺑소니 당해서 펜더 교체하느라 돈 든 것 말고는 이렇다할 사고도 없으니 그 동안 나름 안전운전에 신경쓴 보람이 초큼은 있네. (벤츠 스포츠카 몰던 그 자식 자기 범퍼 값이 더 나왔을거라능)
남은 것은 보험료인데... 처음 중고차 구입하면서 가입한 현대해상을 2년째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사고가 난 일도 없고, 벌점을 받아본 적도 없으니 딱히 할증이 될만한 이유도 없고, 작년에 갱신하면서 보험료가 20만원 이상 내리길래 딱히 다른 곳 알아보기도 귀찮아서 보험료 다 그렇겠거니 하면서 놔두고 있었다.
그래서 올해도 9월 중순인가? 보험 갱신할 때가 다가온다고 현대해상에서 안내서가 날아오길래 얼마나 되려나 인터넷으로 갱신 조회를 해봤다. 첫 해에 89만원, 작년에 67만원, 올해는 59만원? 내리는 폭이 좀 줄었네?
오늘 회사 후배랑 커피를 마시는데 후배가 보험 갱신할 때가 됐다는 얘길 하길래 나도 갱신할 때 됐다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후배는 매년 보험료를 그대로 내는 것이 아니라 보험 설계사한테 깎아 달라고(?) 해서 10%씩 할인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이고~ (이건 그 전에도 잠깐 얘기가 나온 적이 있어서 알고는 있었다. 아는 동생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오빤 게임기 중고로 살 땐 돈 잘 깎더니 보험료 깎을 수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나도 올해는 깎고야 말리라 다짐했을 뿐이고~ 엄마 보고 싶을 뿐이고~ (응?)
근데 얘기하다보니 첫 해 보험료가 꽤 많이 나왔다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군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했기 때문에 경력 증명서를 제출하면 할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도 날짜가 잘 맞아서 무려 2년 인정! 당연히 병무청에서 서류를 떼어뒀다가 보험 가입할 때 같이 팩스로 보냈으니 어련히 할인 된 줄 알고 있었지. 그러니까 나는 실제로는 보험 4년차인 셈이다. 후배는 이제 5년이라던가?
근데 후배는 30만원 후반대의 보험료를 내고 있었다. 물론 보험 회사도 다르고, 10% 할인도 받고 있고, 배상 범위도 조금씩 달라서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그런데 경험상으로 배상 범위로는 그렇게 큰 차이가 안나더라. 내가 대물 1억과 2억을 비교해보고 1년 보험료 몇 만원 차이라서 2억을 들었으니까. 근데 아무리 그래도 1년 차이에 20만원 돈 차이는 좀?
그래서 바로 전화를 했다. 가입할 때 군 운전 경력 증명서를 같이 보냈는데 적용됐는지 알고 싶다고. 근데 대답이 시원찮다? 지금 밖에 나와 있어서 들어가서 알아봐야 하는데 한 2, 3일 걸릴 수 있다고... 물론 가입한지 2년이 다 되어 가니까 그 때 증명서 받았는지 아닌지 당장은 생각 안날수도 있다만... 그게 왜 2, 3일씩이나 걸리는 일이지? 아무리 외근이 많은 일이라도 사무실에도 안들어가나?
이건 신뢰의 문제다. 갱신할 때가 되어도 전화 한 통 없는건 그렇다고 치고, 처음 가입할 때 제출한 서류를 꼼꼼히 따져보고 일을 처리해서 내가 물어보지 않더라도 자기가 일일이 확인을 해주는 것이 당연한거 아닌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런 사람이 혹여 내가 사고라도 나서 보험을 부르면 잘 처리해주기는 할까?
일단 연락은 기다려봐야겠지만. 올해는 보험료도 깎아달라고 하고, 여러 가지로 좀 괴롭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경력 증명서를 적용안했다면 보험료 환급 받고 볼 것도 없이 다른 회사로 옮길 생각이다.
나른한 오후의 단상
장생포, 기분 좋은 오후의 햇살
날씨가 너무 좋은 일요일이었다. 전날 술을 마시고 느지막히 일어나 오전에 빨래를 돌리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날이 좋은데 혼자 방에서 시간을 보내면 하루가 너무 아까울 것 같아서 차를 몰고 장생포로 향했다.
반짝반짝
차에서 내려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들었지만 달리 할 것이 없었다. 담배를 한 대 물고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다가 그린 그림
보고 있자니 몽롱해지네. ㅎㅎ
나랑 놀자
오랜만에 쓰는 수동이라 눈이 빠지는 줄 알았다. 셔속을 확보하려고 감도를 올렸는데도 번번이 흔들리네. 다행히 갈매기가 한참 동안 놀아줘서 외롭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나쁘지 않네
나한테는 과분한 좋은 카메라야. 저질 실력으로 찍어도 마음에 드는 사진이 종종 나오니까.
너도 바다가 좋으니?
해질 무렵의 햇빛은 정말 따스하고 기분이 좋다.
빛이 들어간 필름 같은...
500반사는 구경이 커서 이런 식으로 플레어가 생기는건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
도촬용 렌즈. 미안. 주인을 잘못 만나서.
무슨 생각하세요?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고민이 있다.
이 아저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저기 앉아있는 것이 고민
내 고민은 뭐지?
금빛 물결, 저 아래 금반지는 줍는 사람이 임자
답이 없는 고민도 많지만, 고민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지만, 고민이라는게 원래 그런 거잖아?
이게 뭘까?
고민하다보면 답이 나올 수도 있고.
구름이네
이렇게?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낙서들, 여기에 사랑의 흔적을 남긴 커플들은 지금도 행복하게 함께 하고 있을까?
물론 그런 경우는 행운이겠지만...
바로 옆 난간은 깨끗하다. 선택받지 못한 이유가 뭘까? 너무 깨끗해서 부담스러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해가 저물어간다.
누구의 연락을 기다리세요? 하염없이 핸드폰만 바라 보고 있네요.
내 고민도 많은데 남의 고민까지 신경써 줄 여유는 없네요. 저는 이만 가봐야겠어요.
파란 하늘, 하얀 뭉게 구름
모처럼 너무 파란 하늘, 하얀 뭉게 구름, 시원한 바다 바람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저질 폰카로 찍어도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 기분 좋은 날이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