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46건

  1. 2010.12.20 생선구이 4
  2. 2010.12.05 이틀 동안의 새벽, 그리고 일출 6
  3. 2010.07.14 맥콜의 추억
  4. 2010.06.22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5. 2010.06.14 Get Used 2

생선구이

전갱어 구이 ⓒ심야식당

어제 주말 칠천도 캠핑을 마치고 돌아와서 맥주 한 캔을 하면서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다시 보고 있었다. 근데 9화에서 나오는 벌린 전갱어 구이 장면을 보니 저기에 쐬주 한 잔 했음 좋겠다는 생각에 침이 질질. ㅋㅋㅋㅋㅋ 근데 사실은 전갱어 구이도 전갱어 구이지만 그 밑에 있는 석쇠에 자꾸 눈이 가더라는. 보통 생선을 석쇠에 올리고 구으면 타거나 눌어붙을텐데 그런 것 없이 깔끔하게 잘 구워지는 것이 아닌가? +ㅅ+ 저런거 하나 있으면 캠핑 가서 생선구이에 쐬주 한 잔 할 수 있겠다 싶어서 바로 검색 시작.

저런 석쇠를 야키아미(- )라고 한단다. 밑에 붙은건 세라믹 판인 듯? 생선 등을 직화로 구울 때 쓰는 석쇠라는데 생선 기름이 불에 바로 떨어지지 않아 불냄새도 덜 나고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단다. 일본 현지 가격은 945엔, 오늘 환율로 치면 13,000원 정도다. 우리나라에 파는 곳이 없을까 검색을 하다가 부산에 파는 곳을 발견. 뭣이? 28,000원? 두 배도 넘네. 너무한거 아님? ㅡㅅ- 구매대행으로 구하면 얼마나 하려나 싶어 라쿠텐에 들어가봤으나... 여긴 배송료가 ㅎㄷㄷ 하나만 사면 국내에서 파는 가격이랑 큰 차이가 없을 듯. 사려면 여러 개를 한 번에 사던지 해야. 쯔읍.

이틀 동안의 새벽, 그리고 일출

동이 터오를 무렵의 울산역

누군가를 좋아할 때 가장 힘든 것?

좋아하는 사람이 힘들어 할 때, 힘들어하는데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내 도움을 원하지 않을 때.

 

하서 해안공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새벽녘. 동이 트기 전의 고요한 바닷가를 걸으며 생각에 잠겨본다. 들리는 것은 파도 소리 뿐.

 

드디어 해가 떴다.

힘든 일이 있을 땐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나만의 착각이 되면 정말 마음이 아프고 섭섭하다. "당신의 도움따윈 필요없어. 당신이 뭔데?" 라는 글이 커다랗게 쓰여 있는 벽을 마주한 기분. 한동안 계속 마음이 아플 것 같다.

맥콜의 추억

요즘 요고에 꽂혔다

최근에 회사 자판기에 맥콜이 새로 들어왔다. 처음 봤을 때는 이게 아직도 나오나 싶어,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래서 하나 뽑아먹었는데 요즘엔 계속 이것만 먹는 듯. 국민학교 때였는지 중학교 때였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더운 여름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냉장고에 항상 요놈이 있었다. 1.5리터 피티병이 며칠을 못간 듯?

그 땐 이거 꽤 인기있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안나왔는지 어쨌는지 안마시게 되었다. 이게 언제 나왔나 싶어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일화가 통일교쪽 회사라서 기독교쪽이 이단이 만든 제품이라고 불매운동을 하는 바람에 한동안 안나왔다는 얘기도 있는데. 왠지 기독교라면 그럴 것도 같은 느낌이. ㅡㅅ- 이번에 언양에 생기는 KTX 역 이름이 울산(통도사)역으로 정해지자 기독교 단체에서 특정 종교 편향이라며 역 이름에서 통도사를 빼라고 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과연 기독교의 어이없음은 어디까지 갈건지.

제사를 지내면서 조상님께 절을 하는 것이 우상숭배인가? 절을 해서 그렇다고? 그건 예의를 차리고 인사를 하는 형식일 뿐이다. 그런 식이라면 설에 어른들께 세배를 하는 것도 우상숭배겠네? 통도사는 물론 불교 사찰이지만 우리의 오랜 문화유산이기도 하고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관광차 많이 가는 곳이다. 절에 가는 사람들이 다 불교를 믿어서 가는건 아니지 않는가?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자.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안보이는 예수님은 어떻게 믿나?

얘기가 옆으로 샌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어쨌든 요즘 맥콜 마시는 소소한 재미에 산다. ㅎ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이랬던 우리 아이가...

 

이렇게 달라졌어요.

몇 달 전부터 HDTV 녹화를 하고 인코딩을 할 일이 잦아졌다. 명색이 듀얼 코어 CPU인데도 녹화를 하는 동안에 무거운 작업을 하면 녹화된 동영상에 잔상이 생기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컴퓨터가 전체적으로 무거워져서 녹화를 하는 도중에는 아무런 다른 작업을 하지 않았다.

인코딩을 할 때는 더 심했다. 파일 하나에 기본적으로 30분 이상, 도중에 뭔가 다른 작업을 하기라도 하면 4, 50분으로 작업 시간이 늘어났고 다른 작업을 하기 힘들 정도로 컴퓨터가 버벅거렸다. 아무리 CPU가 몇 년 전 물건이라지만 이거 그래도 듀얼 코어인데 너무한 거 아냐? 하루에 최소한 두 개씩 인코딩을 해야 하는데 이래서는 컴퓨터를 못 쓰는 시간이 최소 한 시간에서 두 시간. ㅡㅅ-

그래도 요즘엔 컴퓨터로 하는 일이 간단한 웹 서핑이나 TV 시청 정도라서 그럭저럭 불편해도 참을 수 있었는데, 이런저런 일 때문에 일주일 동안 인코딩을 못했다가 한 번에 하려니... 30분만 잡아도 30분 x 2개 x 5일 = 300분 = 5시간... 인코딩 걸어두고 잘까하다가 예민한척 구는 방돌 영감탱이 때문에 인코딩이 끝나길 기다렸더니 새벽 3시... 조금 있으면 해뜨겠네. 이건 아니쥐.

 

세종대왕님 열 네 분에 중고로 모셔온 쿼드 코어 CPU. 왠지 광채가 나는 것 같지 않은가? ㅋㅋ

지금까지 쓰던 CPU는 세종대왕 열 일곱 분과 퇴계 이황 한 분을 모시고 2006년 말에 구입했었다. 당시만 해도 쿼드 코어라는 것은 세종대왕 오십 분으로도 어림 없던 시절. 요즘엔 세종대왕 열 일곱 분 정도면 충분히 쿼드 코어를 새 것으로 구입할 수 있다. 세상 많이 좋아졌네. 그러나 내가 누군가? 중고의 달인! 중달 아닌가? ㅋㅋ CPU는 오래 쓴다고 닳는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전에 쓰던 사람이 2주도 안쓰고 파는 물건이라. ㅎㅎ 3년 반동안 고생한 듀얼 코어는 요즘 시세가 신사임당 한 분 더하기 세종대왕 한 분 정도. 난 돈을 아껴서 좋고, 세종대왕님과 신사임당님은 커플이 되어 좋고. (읭?)

물건을 받자마자 잽싸게 교체하고 오늘분의 동영상 인코딩을 시작했다. 여전히 무겁다. 게다가 걸린 시간이... 26분? 겨우 4분 차이야? 이거 왠지 경제 살린다는 말 믿고 찍어줬다 뒤통수 맞은 기분이네. ㅡㅅ-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보니 지금 쓰는 프로그램이 듀얼이나 쿼드 코어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것 같다. 이리저리 알아봐서 프로그램을 바꾸고 다시 돌려본 결과는 16분! 인코딩 작업을 하고 있어도 컴퓨터가 전혀 무겁지 않다. 덤으로 전에는 인코딩 되지 않던 파일들도 다 인코딩이 된다. 올레~

 

쿼드 코어의 위엄. 지금까지 밀렸던 동영상들을 인코딩 하면서 TV도 틀어두고 뽀샵질해가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전설의 명기라 불렸던 Q6600과 그 왕좌를 뺏으려는 Q8300. 둘 다 쿼드코어에 성능도 엇비슷하다. Q6600은 L2 캐시가 크고, Q8300은 FSB가 크다. 오버 성능도 막상막하에 중고 값도 비슷해서 고민했지만 결국 저전력 Q8300을 택했다. 저전력이라 파워에 부담도 덜하고 쿨링 팬 속도를 높이지 않아도 되니까. 중고가 거의 없어서 며칠 걸리긴 했지만... 만족만족.

 

3년 반 동안 고생 많았어. 이젠 새로운 주인에게로 가렴.

쓰던 듀얼 코어는 그 동안 고이 보관하던 박스에 잘 포장해두었다. 조만간 중고 장터로.

Get Used

차부터 중곤데 뭐. ㅎㅎ

get used는 모 청바지 브랜드로 유명하다. get used to~ 는 ~에 익숙해지다는 뜻이지만 이 글에서는 전혀 그런 뜻이 아니다. 그냥 중고에 대한 얘길 하고 싶었을 뿐. secondhand라고도 한다. 참 쉽죠잉? ㅎㅎ

난 중고에 대해서 별로 거부감이 없다. 사실은 제대로 된 물건이라면 중고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똑같은 물건을 더 싼 가격에 사서 쓸 수 있으니까. 설레는 마음으로 새 물건의 포장을 뜯는 기분도 나쁘진 않지만 단순히 기분 때문에 돈을 더 쓴다는건? 글쎄다.

 

이 케이스도, 사진을 찍은 카메라랑 렌즈도 다 중고다.

1. 쓰는 데 지장이 없는 물건

값이 싸다고 폐차 직전의 중고차를 사면 고치느라 돈이 더 들어간다. 카메라를 샀는데 셔터 박스가 고장이 나 있다면? 그런 건 사봐야 쓰지도 못한다. 뭔가를 살 때는 쓸 일이 있어서 사는건데 이래서는 곤란하다. 사용한 감이 있더라도 쓰는데 지장이 없다면 그건 괜찮다. 지금 타는 차, 카메라, 렌즈 등이 그렇다. 새 것은 아니지만, 조금 흠집도 있지만, 고장난 곳도 없고 쓰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

 

2. 새 것과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물건

이건 뭐 당연하지. 새 것이나 중고나 가격 차이가 별로 안난다면 물건에 문제가 있을까봐 마음 졸이느니 몇 푼 더 주고 새 물건의 포장을 뜯는 상콤한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끔 중고거래를 하다 보면 자기는 사서 한 두 번 밖에 안써봤다면서 가격을 높게 부르는 경우가 있다. 거기에 택배비 보태면 새 것 사는 거랑 얼마 차이 안나거든요? 그런 점을 잘 설명하면 대부분 가격을 깎아준다. 안깎아준다면? 그냥 안고 죽으라고 얘기해주면 끝. 같은 물건 제대로 된 가격에 내놓는 사람 많다.

 

3. 전 주인이 아껴 쓴 물건

자기 물건에 애착을 가지고 쓰는 사람들이 파는 물건은 관리가 잘 되어 상태가 좋다. 손때가 묻었다고 해야 되나? 어떤 경우에는 원래 물건에 있던 결함이나 불편한 점을 공을 들여 고쳐 놓기도 한다. 이런 물건은 값이 아깝지 않다. 일반적인 중고 시세보다 조금 높더라도 이런 물건은 놓치지 않는 편이다. 이런 물건을 찾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자세한 설명이 붙어 있는 물건들을 찾으면 된다. 설명이 자세하면 자세할 수록 좋다. 관심이 없다면 애착도 없다. 손때 묻은 물건은 남한테 주기 아까운 법이다.

 

4. 더 이상 새 것이 없는 물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가끔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발견했는데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거나 팔지 않는 경우가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 케이스가 그런 경우다. 케이스가 커서 조립이 편하고, 통풍에도 유리하고, 드라이버 없이 조립할 수 있고, 게다가 요란하지 않고 단순한 것이 딱 내 스타일이었다. 당장 물건을 사려고 했지만 단종이랜다. 수입사가 망했다나. 중고 장터에도 없어서 포기할 뻔했는데, 어느 날엔가 우연히 쓰지도 않은 새 것을 중고로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바로 연락해서 구했다. 18만원 짜리를 10만원에 샀으니 1석 2조.

요즘에 캠핑을 시작하느라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사는데 중고를 많이 알아보고 있다. 캠핑 용품은 다양하기도 하지만 비싸기도 하다. 등에 지고 다니든 차에 싣고 다니든 무겁고 부피가 큰 것은 불편한 법이다. 그래서 접히는 물건이 많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싼 편이다(순전히 상표 때문에 비싼 물건도 많다). 텐트, 타프, 버너, 코펠, 테이블, 의자... 다 새 것으로 사려면 100만원도 우습고 200 넘게 쓰는 사람도 허다하지만, 중고로 알뜰살뜰하게 구해서 쓰는 사람들도 많다. 사실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장터 매복하느라 눈알이 빠질 것 같지만. ㅡ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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