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집'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11.04.18 담은 어떻게?
  2. 2011.04.16 집의 윤곽을 생각해 보자
  3. 2011.04.13 복부인? 복총각! 4
  4. 2011.04.09 나만의 땅콩집을 짓자 10
  5. 2011.03.29 땅콩집? 땅콩파는 집이야? 31

담은 어떻게?

내 땅은 3면을 다른 땅과 공유하고 있다.

집은 땅에 맞게 짓는다고 치고 그러면 담은 어떻게 하지?

 

담 :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

울타리 : 풀이나 나무 따위를 얽거나 엮어서 담 대신에 경계를 지어 막는 물건.


내가 짓고 싶은 담은 아무래도 울타리로 표현을 해야할 것 같다. 근데 그건 내 생각이고, 네이버 지식인에 담장으로 검색해보니 온통 옆집이랑 담 때문에 싸운 얘기 뿐이다. ㅡㅅ- 이웃끼리 담 때문에 싸우는 일이 정말 많구나.

 

인천 자유공원 올라가는 길

자유공원을 가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 지형이 어떤지 알 거다. 이 뒤로 10여미터 높이 차이가 있고 거기엔 단독 주택 같은 것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거의 달동네 수준.

 

집을 짓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담의 모양도 다 다르다.

담은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 막기 위해서 쌓은 것이라고 하는데. 이게 언제부터 생긴 것일까? 집이 아마 먼저 생겼을 것이다. 집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는 없을 것 같다. 비를 피하고, 추위를 막고, 옛날에는 들짐승들로부터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집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담은? 가끔 다큐멘터리를 보면 아마존 원주민이라던지 몽골의 유목민족들을 보면 집은 있어도 담은 없다. 몽골 유목민족들은 옮겨다니면서 치는 텐트가 집이니까 담이 있으려면 좀 이상하기도 하겠지만.

그런데 그런걸 떠나서도 영화에 나오는 미국 주택들을 보면 담이라는 것이 없다. 물론 으리으리한 저택들에는 담이 있지만서도 일반인들이 사는 주택에는 담이 없다. 정원도 시원하게 뚫려 있다. 왜 그런 차이가 있을까? 미국은 땅이 넓어서?

 

보이는 담보다 보이지 않는 담이 사람을 더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 살던 연립주택 한 켠에 놀이터가 있었다. 처음에는 미끄럼틀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공터에는 연립주택 쪽을 빼고 3면이 담이었고, 한 면은 단독주택, 한 면은 다른 연립주택, 다른 한 면은 콘크리트 포장된 길이었다. 그 공터에서 항상 이런저런 놀이들을 하면서 놀았다. 테니스 공 같은 걸로 야구도 하고 그랬는데 그 땐 그걸 짬뽕이라고 불렀다. 투수랑 포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타자가 테니스 공을 위로 던진뒤 팔을 휘둘러 방망이질을 대신 하는 뭐 그런 놀이였다.

그런걸 하다보면 공이 담 너머로 넘어가는 경우가 꽤 있었고 어린 아이들이 휘둘러봐야 유리가 깨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다른 집 유리창에 맞으면 그 집 주인이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소리를 지르고, 우린 도망가기 바빴다. 어쨌든 넘어간 공은 주워와야 하는 법. 그 담은 꽤 높았지만 여러 번 넘다보니 나중엔 요령이 생겨 쉽게 넘을 수 있었다.

단독주택에 살던 할아버지는 꽤 무서운 분이었는데 아이들이 자기 집 담을 밥 먹듯 넘어 다니니까 짜증이 나셨는지 나중에 담 위에 깨진 병을 시멘트로 발라두어서, 그 뒤로는 공이 넘어가도 가지러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애들 입장에서는 공이 어디서 솟아나는 것도 아니고 그 공이 없으면 놀 수가 없으니까 위험하지만 깨진 병을 피해 공을 주으러 가기도 했었다. 그 담이 어찌나 원망스럽던지. 내 나름대로는 어린 마음에 어렴풋이 담이라는 것을 그닥 좋게 보진 못했던 것 같다.

좀 더 나이를 먹게 되면서 세상엔 보이는 담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이는 담은 돌아가거나 넘어가면 되지만 보이지 않는 담은 그러기 쉽지 않았다. 그런 담을 넘지 못해 좌절하고, 나도 모르게 그런 담을 쌓게 되고... 한 번 쌓은 담은 쉽게 허물 수가 없었다. 세상을 살려면 할 수 없다고 그럴 듯한 핑계를 대면서 한 편으로는 그런 담이 없어지면 나 자신이 상처를 입을 것만 같은 마음에 겁이 났던게지. 지금은 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말야.

 

이러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일단은 담 없이 살아봐야겠다. 그러면 동네 사람들이랑도 더 친해지기 쉬울 것 같고. 아니다 싶으면 담은 나중에 해도 되잖아? 옆 집 사람이 담이 있어야겠다 하면 측백나무 같은 걸 심어서 경계를 나누자 얘기 해보고, 안된다고 하면 자기 땅에 자기 돈으로 세우라고 하면 그만이고. 남의 담을 허물려면 내 담부터 허물어야 말이 되니깐.

이러다 옆에 원룸이라도 들어오면 대략 난감. ㅋㅋㅋㅋㅋㅋㅋ

집의 윤곽을 생각해 보자

볕은 잘 들까?

어제 회식 때문에 9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ㅡㅅ- 수치해석특론 중간고사 공부를 하긴 해야겠는데... 해야되는데... 문득 월요일에 계약하기로 한 땅에 집을 지으면 볕이 잘 들까 궁금했다. 며칠 전 땅보러 다니면서 받은 지도 한 장을 들고 고민해봤지만 잘 모르겠다. 이럴 땐 역시 직접 그려보는 것이 최고!

 

DraftSight ⓒDassault Systèmes

도면은 역시 CAD로 그려야 제 맛. 무료 CAD 프로그램 따위 있을까 찾아보니 이것도 무료가 있다?! 프랑스 다쏘에서 만든 DraftSight라는 프로그램인데 이거 AutoCAD랑 사용법이 똑같아 회사에서 하듯이 똑같이 그릴 수가 있다. 우왕ㅋ굳ㅋ

 

방구석에서 끄적끄적 그린 도면

복덕방에서 얻은 지도는 콩알만해서 치수는 대충 어림 잡았다. 지도에서 보기엔 땅 가로 세로 비율이 1대 1.5 정도인 것 같아서 55평을 환산해보니 딱 가로 11m, 세로 16.5m가 나온다. 토지구획정리의 특성상 땅 크기는 딱 떨어지는 크기로 하기 때문에 아마 맞을 것 같다. 호수지구가 정남향이 아니기 때문에 어림잡아 30도 정도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주니 지도랑 비슷한 듯.

주택을 지을 때에는 내 땅이라고 다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옆 집과 뒷 집도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뒷 집의 일조권 보호를 위해서 지으려는 건물의 층 수마다 1m 씩 남쪽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난 2층 집을 지을거니까 2m 떨어뜨리고. 옆 집이랑은 1m 정도 떨어뜨려야 하니까 땅 폭이 11m면 집 폭은 9m. 이렇게 내가 지을 집의 뒤와 옆 벽이 결정되었다.

그럼 앞 벽은? 그건 집을 어느 정도 크기로 지을 것이냐에 달렸다. 난 건평 16평 정도로 2층집(다락방까지 하면 3층이지만 다락방은 등기면적에 포함이 안된다)을 지을 생각이니까 바닥 면적은 16 x 3.3 = 52.8㎡가 된다. 폭이 9m니까 뒷 벽에서 앞 벽까지는 5.85m. 이러면 16평이 살짝 안된다. 마찬가지로 마당 면적은 28.3평. 이 정도면 딱 적당하다.

옆 집은 집을 어떻게 지을지 알 수가 없지만 중개사 말로는 원룸을 지으려는 사람들도 땅을 많이들 보러 온다고 하니까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려면 역시 원룸을 생각해야 한다. 지을 수 있는대로 꽉 차게 짓고 층도 높이 올리려고 하니까. 55평 땅이 건폐율 60%에 용적률 200%면 바닥면적은 33평이고 3층 정도 올릴 수 있다. 코너에 있는 땅은 모서리를 도로가 물고 있어서 땅 면적이 조금 작아지니까 바닥 면적은 32평 정도에 역시 3층. 이거 아무리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고 했지만 진짜 양쪽에 이렇게 지으면 암울하다. ㅡㅅ-

마당을 넓게 쓰려니 집을 작게 지을 수 밖에 없고(물론 크게 지을 돈도 없다), 마당에 볕이 들려면 집을 북쪽에 붙여 지어야 하는데 저런 식으로 옆 집 건물이 들어선다면 아침 햇살이나 나른한 오후의 햇살, 석양 같은건 물건너 간다. 아 슬퍼. ㅜㅜ

이웃을 잘 만나야 할텐데 말이지. 비나이다 비나이다~

 

개발사업현황도 ⓒ울산 북구청

그림은 그려 봤는데... 그림을 제대로 그린 건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북구청 홈페이지를 보니 호수지구는 93년 2월 11일에 시작했다고 하는데 벌써 19년째다. ㄷㄷㄷ 중간에 시행사 부도, 조합원 간의 의견 불일치로 14년을 후루룩 후루룩 말아 드시고 2007년 5월 24일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여 9월 18일 환지계획 인가를 받고 사업을 속행하게 되었다. 올해 말 완공 예정.

어쨌건 사업 현황도라든지 무슨 지도 쪼가리 하나 찾아보려고 해도 민간조합이라 그런지 아무 것도 없다. 북구청 홈페이지를 이리저리 훑어봐도 아무 것도 없고, 딸랑 저 지도 하나 뿐이다. 복덕방 아저씨는 어디서 지도를 뽑아준거지? ㅡㅅ-

북구청 홈페이지의 행정정보 > 행정자료 > 도시계획정보를 보면 개략적인 내용이랑 위에 있는 저 지도 한 장만 딸랑 있다. 그리고 그 밑에 이렇게 되어 있다.

 

토지이용규제정보시스템(http://luris.mltm.go.kr)을 이용하시면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의 열람이 가능하며, 도시관리계획 입안 중인 사항은 본 시스템으로 확인이 불가합니다.

지구단위계획 구역별 건축물의 건축 등 규제사항은 "부서별 홈페이지" → "도시녹지과" → "지구단위계획"을 이용하면 세부지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도시녹지과의 지구단위계획에는 역시 아무 것도 없어서 토지이용규제정보시스템이란 곳에 가보기로 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토지이용계획 > 토지이용계획열람을 선택하면 아래와 같은 페이지가 뜬다.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 이름 참 해괴하다.

근데 보려는 땅의 번지수를 입력해야 된다. 복덕방 아저씨한테 받은 지도에는 근처 땅의 번지수는 나와 있지만 토지구획지구 안의 번지수는 나와 있지 않다. 대충 근처 땅의 번지수를 넣고 몇 번의 시행 착오 끝에 지도 한 장을 얻었다.

 

토지이용계획

내가 사려는 땅은 과거 "595-1대"와 "산66-3임"을 합쳐 분할한 곳이네. 끝의 대는 대지, 임은 임야를 뜻한다. "595-1대"의 2007년 개별공시지가는 80만 천 9백원. 난 세 배가 넘는 가격으로 땅을 사는건가. ㅡㅅ-

소로2류라 함은 8m 짜리 도로라는 뜻이다. 내 집 앞으로 8m 짜리 도로가 지나간다. 편도 1차로 정도의 흔한 동네 길 정도. 도로에 접하지 않는 땅은 맹지라 하여 땅 값어치가 확 떨어진다. 속칭 속집이라고도 하고.

지도를 내가 그린 도면에 얹어보니 딱 맞는다. 각도라든지 길이라든지. 한 눈썰미 하는 듯? ㅎㅎ

 

595-1대의 지적도등본

한국토지정보시스템에 가면 지적(임야)도등본을 볼 수 있다. 호수지구는 개발 이전에는 거의 논과 밭이었구나. 그런 땅이 개발을 거쳐 택지지구가 된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번에 집을 지을 마음을 먹고 땅도 사고 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

이웃을 잘 만나야 할텐데 말이지. 비나이다 비나이다~

복부인? 복총각!

복덕방에서 지도 한 장을 받아 들고

어젠 땅을 보러 가기로 한 날. 아침에 일어나서 울산소식 페이지를 뒤져 관심이 가는 땅들의 넓이, 가격, 공인중개사 연락처들을 수첩에 빼곡히 적어 들고 방을 나섰다. 맥도날드 런치세트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출발~

처음 보러가기로 맘 먹은 땅은 호계에 있는 43평 짜리 땅, 평당 300만원이니 1억 2천 9백만원. 처음부터 좀 빠듯하다. 일단 적어둔 연락처를 보고 전화를 걸었는데... 팔렸단다. 처음부터 뭐 이래?

다음은 역시 호계에 있는 44평 짜리 땅, 1억 3천 5백만원이면 평당 300만원 조금 더 된다. 연락처를 보고 전화를 걸어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하고 출발했는데... 자동차 출고 사무소를 지나 오토밸리로에 접어들자 문자가 온다. 주인이 안판단다. 아놔. ㅡㅅ-

호계 호수지구에 있는 50평 짜리 땅, 평당 250만원이니 1억 2천 5백만원. 북구청 옆에 차를 대놓고 전화를 걸었다. 어디냐고 하길래 북구청이라 했더니 지금 밥먹는 중이라고 조금 있다 전화를 준단다. 컬투쇼를 들으면서 4, 50분을 기다렸는데 전화가 안온다.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인가 꿍시렁거리면서 전화를 걸었다. 깜빡했단다. 미안하단다. ㅡㅅ- 어쨌거나 연암초등학교 앞에 있는 사무실에 도착. 자. 이제 시작이구나. 쉼호흡을 하고 사무실 문을 열었다.

인상 좋아보이는 아저씨가 반가이 반긴다. 호수지구 50평 땅을 보러 왔다고 하니 그런 땅은 없단다? 55평이 아니냐고 하는데 50평을 보고 왔다고 했더니 한참 수첩을 뒤적거린다. "아. 여기 있네요." 이봐요 아저씨. ㅡㅅ- 근데 지도를 보여주면서 50평보단 55평 짜리 땅이 낫단다. 50평은 서향이고 55평은 남향이라고. 보여주는 지도를 보니 내가 보기에도 55평 짜리가 나아 보인다. 5평 차이면 천 2백 5십만원. 그 돈을 더 주더라도 55평 짜리 땅을 하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을 했다. 자. 그럼 땅보러 갑시다.

뭐라구요? 시간이 없다구? 나보고 1억이 넘는 땅을 지도만 보고 사라는 겁니까? ㅡㅅ- 혼자라도 보고 올테니 지도라도 한 장 달라고 했다. 그래서 얻은 것이 위에 있는 저 지도.

 

여긴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택지 지구라서 집터만 덩그라니 있다. 도로가 다 닦여 있는 것을 보니 완공이 머지 않은 듯.

 

경사가 조금 있네.

북쪽과 동쪽이 높고 남쪽과 서쪽이 낮다. 땅에 경사가 있으면 집을 짓기 전에 콘크리트 기초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공사비가 조금 더 들어간다. 그래도 경사가 심하지는 않아보여 다행.

 

동쪽으로는 밭이 있고 그 뒤로는 산이 있다. 저 밭은 차후에 2차 택지 개발 예정지란다(라고 다른 중개사가 나중에 얘기해줬다). 그 뒤로는 오토밸리로 2공구가 뚫릴 예정이다.

다음 보기로 마음 먹은 땅은 호계 호수지구에 있는 55평짜리 땅, 평당 250만원이니까 1억 3천 8백만원이다. 그거 혹시 이 땅 아냐?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극동 스타클래스 근처에 있다는 복덕방으로 출발. 오늘 날씨가 꽤 덥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적중하는 법. 사무소에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얻어마시면서 중개사가 꺼내든 지도는 다름 아닌 그 지도. ㅡㅅ- 방금 보고 온 그 땅이구나 하면서 내심 심드렁해 있는데 중개사 아저씨가 물어본다. "과도 아세요?"

과도? 과일 깎는 칼인가? ㅡㅅ-a

택지 개발을 하는 경우, 개발 구역 내에 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동의를 먼저 얻어 땅 주인들이 동의를 하면 그 사람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택지 개발 조합이 구성된다. 그런데 택지 개발을 하려면 돈이 든단 말이지. 기존에 있던 집들도 철거를 해야 하고, 땅도 네모 반듯하게 구역을 나눠야 하고, 전기, 상하수도, 도시가스 라인도 끌어와야 하고, 도로도 포장해야 한다. 그 돈은 누가 대주는데? 당연히 그런 돈을 대주는 사람은 없다. 그럼 택지 개발은 무슨 돈으로 하는가?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환지다. 환지? 한자로 쓰면 地. 바꿀 환에 땅 지. 땅을 바꾼다? 이게 무슨 양은 냄비로 엿 바꿔 먹는 소린가?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을 해보자. 3만평의 땅을 택지 개발을 한다고 하자. 개발 전의 땅값은 평당 100만원이라고 하고, 개발 후에 평당 200만원에 땅을 분양한다고 하자. 그럼 땅값이 두 배로 올랐지? 그 차익을 가지고 공사를 한다. 그 차익을 갖고 공사만 하면 시행사는 뭘 남겨먹는가? 그래서 개발이 끝난 땅의 일부를 시행사에게 떼어주는 것이다. 너 그거 먹고 떨어져. 그거 팔아서 이득 보면 되잖아. 유노? 유노윤호 말고 You know?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시행사에 땅을 떼어주려고 보니 3만평 개발해서 5천평만 떼어준다고 쳐도 조합원들한테 돌아가는 땅의 면적이 줄어든다. 그런데 택지를 개발하면 땅을 필지로 나눠서 팔거나 조합원에게 준다. 요즘 택지 개발을 하면 한 필지가 최소 60평인데, 호수지구는 개발을 시작한지 오래된 곳이라 가장 작은 필지가 50평이다. 그러면 택지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50평이 넘는 땅을 갖고 있어야 나중에 50평을 받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조합원들도 있다. 그럼 걔들은 빼고 할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걔들 빼고 한다고 하면 걔들은 택지 개발에 동의 안해준다. 택지 개발 지구 한가운데 쪼가리 땅을 남겨놓고 택지 개발을 할 수는 없다. 나 빼놓고 어디 되나 보자. 어차피 내가 못 먹을 밥상이면 밥상 걷어차고 말지.

그래서 개발을 하긴 해야겠고, 땅이 부족한 애들도 끼워주려다보니 과도라는 것이 생겼다. 택지 개발 끝나고 내가 받을 땅이 최소 50평인데, 내가 지금 가진 땅 넓이로 계산해보니 40평밖에 못 받는다. 그럼 나머지 10평은? 조합원 가격으로 조합에 돈을 내고 사야한다. 이걸 과도환지라고 하는데 줄여서 과도라고 한다.

중개사 아저씨가 이걸 다 설명해준건 아니고, 이 땅은 과도인데 땅 주인 지분이 46평이니까 46평을 평당 250만원에 사고, 나머지 9평은 택지 개발이 완공된 다음에 조합에 돈을 내고 사란다. 이건 뭥미? 라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안돌아가는 머리를 굴려보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55평을 평당 250만원 다 주고 사려면 1억 3천 7백 5십만원을 한 번에 마련해야 한다. 46평을 먼저 산다면? 1억 천 5백만원만 있으면 일단 땅을 살 수 있다. 나머지 9평은 택지 개발이 완공되는 올해 말에 조합원가로 사면 된다. 땅 주인이 조합원가에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 250만원이니까 틀림없이 조합원가는 그것보다 싸겠고, 250만원의 80%만 생각해도 200만원. 나중에 천 8백만원만 더 내면 된다는 소리다. 그럼 총 가격은 1억 3천 3백만원. 한 번에 사는 것보다 싸고, 돈을 두 번에 나눠 낼 수 있어 좋다. 이런 판에 못끼면 비읍시읏이지. 짧은 순간에 여기까지 생각한다고 나 힘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필지 모두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라 건폐율 60%, 용적률 200%. 쉽게 말하면 땅이 50평이면 바닥 면적 30평까지 지을 수 있고, 총 면적 100평이 될 때까지 층을 올릴 수 있다. 건평 20평 이내로 2층 집을 지으려는 나한테는 둘 다 충분하다는 뜻이다.

 

호수지구,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빨간 선은 필지. 위에 있는 것이 55평이고, 아래 있는 것이 50평 짜리다. 다음 지도가 업데이트가 덜 되어 길이 다 안난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가보면 도로 공사는 끝났다. 집을 길이 있는 방향으로 짓는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55평 짜리 땅은 동남향, 50평 짜리는 서향이다. 파란 선은 어린이 놀이터. 놀이터가 가까우면 애들 놀기에 좋지만 그만큼 시끄러워질 수도 있다. 녹색 선은 아파트가 들어올 자리.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좋다고 사놓은 땅이 아파트 그늘에 가려 하루 종일 빛 한 번 못 볼 수도 있기 때문에. 55평 짜리 땅은 동남향에, 가까이 놀이터가 있고, 아파트 그늘에도 가리지 않는다. 게다가 과도라 가격 부담도 덜하다.

 

호수지구가 어디냐 하면,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7번 국도 타고 쭈욱 오다가, 농소 방향으로 빠져서 농소 운동장을 끼고 들어가면 된다. 앞으로는 7번 국도가 있고, 뒤로는 오토밸리로 2공구(오른쪽 연하게 표시된 도로)가 신설될 예정이고, 7번 국도와 나란히 달리는 도로를 따라가면 바로 북부 순환로로 연결되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한 편이다. 농소까지는 버스도 많이 다니는 편이고, 근처에 호계역도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근처에 있고, 호계 5일장이 열리는 장터도 가깝고(매곡에 사는 후배 말에 따르면 마트보다 저렴하단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가까이에 있다. 나중에 진장동에 코스트코까지 생기면 화룡점정. 매곡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편의시설은 계속 늘어날 듯.

이제 동동에 있는 50평 짜리 땅을 보러 가자. 평당 2백만원이니 1억이다. 전화를 했다. 안판단다. 아 네.

동동에 있는 다른 땅을 보러 가자. 52평에 1억 천이란다. 평당 2백 조금 더 된다. 전화 통화를 하고 중구청 앞에 있다는 사무실에서 보기로 했다. 차를 댈 곳이 마땅치 않아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갔더니 중개사 아저씨가 땅을 본 다음 다른 곳을 들러야 된다면서 자기 차를 따라오란다. 오늘 날이 참 덥구만.

 

오래된 동네라 길이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하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집을 구할 때 동동하고 서동은 피하라고 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계획 없이 땅 생긴대로 집을 지어가며 생긴 동네라 좁고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한 길 투성이다. 보러 간 땅은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관 근처.

 

이런 동네다. ㅡㅅ-

 

흐미. 답 안나오네.

땅 자체는 네모 반듯한 편이지만 서향이다. 그리고 쌓여 있는 저 흙들을 깎아내야 한다. 52평이라지만 이런 땅을 1억 천 주고 사느니 아까 호수지구 50평 짜리 땅을 사겠다. 천 5백만원 차이에 별도 토목 공사도 필요 없고, 깔끔하게 길까지 나 있으니깐.

복덕방 아저씨는 볼 일이 있어 먼저 가시고. 다음 땅은 남외동에 있는 57평 짜리. 8천 5백 5십? 남외동이면 푸르지오 있는 그 동네 아님? 근데 가격이 8천 5백 5십 밖에 안해? 가격이 싼 것도 그렇고 끝에 붙은 50만원도 그렇고 예감이 좋지 않다.

일단 전화를 했다. 땅을 보고 싶다니 사무소가 태화동이란다. 뭐 그리 멀어. 자그마한 집을 지으려고 한다고 했더니 땅이 삼각형이란다. 어쩐지 값이 많이 싸더라. 땅 보실 생각이 있으면 여기까지 온다길래 그럴 것 없이 지번만 알려달라고 했다. 오늘 처음 땅보러 다니기 시작했는데 몇 군데 다니다보니 이젠 관록이 붙었다. ㅡㅅ-

알려준 주소대로 네비에 찍었더니... 어라? 바로 옆이네? 동동이랑 남외동이 붙어 있는 거였어?

 

푸르지오가 있는 남외동을 생각하면 안된다. ㅡㅅ-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여기도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한 동네다. 그리고 자연과 아주 가깝다. 바로 옆이 밭이다. ㄷㄷㄷ

 

개갈안나.

땅이 삼각형인 것도 그렇고, 이것도 치우려면 골치 아플 듯. 이 오묘한 기분을 충청도 사투리로 표현하면... 개갈안나.

마지막으로 성안동에 있는 48평 짜리 땅을 보러 갈 차례. 1억 천. 동동이나 남외동 같으면 어쩌지 싶긴 한데 경찰청 뒤라니 그렇진 않을 것 같다. 전화를 넣어보니... 땅 주인이 안판단다. 깔끔한 마무리. ㅡㅅ- 땅 본다고 고생했으니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좀 쉬자. 벌써 여섯 시가 다 됐구만. 슬슬 방으로 돌아가볼까?

오늘 본 땅 중에는 호계 호수지구 55평 땅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일단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여태 땅사서 집 짓겠다는 얘기를 드려본 적이 없어서 혹시 반대하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그러라고 하시네. ㅎㅎ 땅 값은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으니 이리저리 잘 알아보고 사라고 하신다. 그래서 오늘 본 땅 중에 55평 땅이 마음에 든다고 말씀드렸다. 땅부터 사놓고 집은 천천히 지을 생각이라고 말씀드리고 이런저런 얘기도 좀 하고.

이리저리 고민을 하다가 오늘 출근해서 부동산에 전화를 했다. 호수지구 55평 땅은 두 군데 부동산에 모두 매물로 나와있지만 나중에 간 곳에서 거래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직접 차에 태워 땅보러 가서 차근차근 설명도 잘 해주고. 처음 간 곳에선 그 땅이 과도란 얘기도 안했는데 알면서 안한건지 아님 몰라서 안한건지. 믿음이 안가서. ㅎㅎ

근데 땅 주인이 땅값을 10만원 올려 평당 260을 받겠다고 전화를 했단다. ㅡㅅ- 바로 옆 땅이 270에 팔리는 것을 보고 그랬다는데. 또 모르지. 땅값 더 받아주기로 하고 복비를 더 받기로 했는지. 46평이니 460만원 더 줘야 한다는건데. 그러면 1억 천 9백 6십. 끝에 60은 깔끔하게 떼고 1억 천 9백에 하기로 하고 계약금을 걸었다. 계약은 다음 주 월요일에.

드디어 내 집 마련에 한 발 더 가까워진 느낌.

나만의 땅콩집을 짓자

나만의 땅콩집을 위하여 ⓒ이현욱

요즘 내 머릿속은 내 집 마련의 꿈으로 가득하다. 두 남자의 집 짓기 책은 지난 번 글을 쓴 다음 날 도착해서 그 날 바로 다 읽어버렸고, 틈틈이 땅콩집 카페와 부동산 카페, 울산소식을 들락거리며 새로 올라오는 글도 읽고 울산 땅값이 어떻게 되는지도 알아보고 있다. 이쯤에서 뭔가 한 번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 몇 자 적어보기로.

 

누군 10억을 찾아가지도 않는데 말야 ⓒ머니투데이

아무리 계획이 거창해도 일단은 돈이 필요하다. 땅을 살래도 돈이 들고, 집을 지을래도 돈이 든다. 예산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아야 계획도 세울 수 있다. 두 남자의 집 짓기 책을 참고로 필요한 돈이 얼마나 되는지 정리해보았다.


 

공사비용 : 1억 5천 2백만원 (건평 16평 기준, 1층 및 2층은 평당 350만원, 다락방은 평당 250만원)

땅값 : 1억 ~ 1억 3천만원 (최소 40평 이상)

마당 토목 + 조경 : 5백만원 (나무 데크, 나무 기둥벽, 잔디, 유실수, 울타리용 키 작은 나무, 직접 심는 조건)

인입비 : 5백만원

설계 및 감리비 : 2천만원

건물 및 토지 취득세, 등록세 : 9백만원 (땅값 1억 3천만원 기준 4.6%, 공사비 1억 기준 3.16%)

합계 : 2억 8천 6백 ~ 3억 천 6백만원


대략 3억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 대출을 거의 1억을 받아야 한다는건데. 로또라도 사야 되나. ㄷㄷㄷ

1억 중 5천만원은 회사에서 이자를 3% 보조해주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원래는 퇴직금 담보 조건이었는데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으로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바뀌었다. 회사 새마을금고에 문의한 결과 무주택자가 주택을 신축하는 경우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가지고 있는 회사 주식은 절반을 2년 반, 나머지 절반을 3년 반이 지나야 처분할 수 있고, 그 때의 가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나머지 5천만원은 토지 담보 대출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집을 지을 시점까지 알뜰살뜰 돈을 모으면 대출 받아야 할 액수는 줄어들 수 있다.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우선적으로 대출을 갚고, 당분간 받는 성과금도 대출을 갚는데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 아무래도 회사에서 이자를 보조해주는 쪽이 이자가 쌀테니까 토지 담보 대출을 받은 쪽을 먼저 갚아야 할 것 같다. 상환 만기 시점에 대해서 정확히 해둬야 할 듯.

 

문제는 땅.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다른 것은 다 나중에 한다고 쳐도 땅만은 미룰 수 없다. 시간이 갈 수록 오르는 것이 땅값이니까. 1억에서 1억 3천 정도로 40평 이상의 땅을 구할 수 있는 곳은 북구 호계(농소), 중구 동동, 서동, 약사동, 성안동, 울주군 구영리 정도.

북구 호계는 아직 개발이 덜 된 곳이 많지만 오토밸리로가 완공되면 교통이 매우 편리해져 출퇴근에 부담이 덜하다. 근처 매곡이나 농소도 눈여겨 볼만하고. 울산에 차후 개발될만한 곳으로는 거의 마지막 남은 곳이고, 오토밸리로 호재가 있어서 최근 땅값이 많이 올랐다. 한 2, 3년만 빨랐어도 상당히 저렴하게 땅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 ㅡㅅ- 근처에 호수지구가 올해 말 완공이라는데 평당 250만원 정도에 반듯하게 정리된 택지가 매력적이지만, 요즘 한 필지가 최소 60-70평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최소 1억 5천은 필요하고 조합과 갈등이 있어 쉽게 손이 가기는 좀 힘든 듯. 화봉지구는 말할 것도 없이 땅값이 비싸다. 송정지구는 시작도 안했으니 논할 가치도 없고.

중구 동동, 서동, 약사동은 계획지구가 아니라 대지 모양이 삐뚤빼뚤해서 버리는 공간이 많을 듯. 쉽게 말해 오래된 동네라 땅을 사려면 여유있게 넓게 사야 하는데 그런 것 치고는 땅값이 저렴한 편도 아니다. 근교에 우정지구 단독 택지가 있지만 필지 수가 많지 않고 땅값 또한 만만치 않을 듯 하다.

중구 성안동은 비교적 동네가 깨끗하긴 한데 들어오고 나가는 길이 외길이라 교통이 좀 불편할 듯.

울주군 구영리는 비교적 최근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왔고 KTX 울산역에서도 멀지 않아 교통이 편리하긴 한데 회사 출퇴근이 너무 멀다. 고속도로나 KTX 역이 가깝다곤 하지만 돌아다닐 일이 많지 않다면 그닥. 최근 나오는 매물들은 구영리에서도 외곽 지역인 것 같고, 좀 괜찮다 싶은 곳은 이미 땅값이 장난이 아니다.

순위를 매기자면 역시 호계쪽이 앞으로의 전망으로보나 땅값으로 보나 현실성이 있을 것 같다. 사실은 화봉지구가 더 좋겠지만 역시 땅값이 비싸다는 것이 문제. 거기에 땅사고 나면 땡전 한 푼 안남는다. ㅡㅅ- 여차하면 땅을 사두고도 24평 아파트 전세 들어갈 돈 정도는 남겨둬야 하기 때문에 위치는 참 좋지만 어쩔 수 없고.

 

요런 식의 집이 되지 않을까? 물론 땅은 저것보다 작게 구입할거고 당연히 집도 저것보다 작게 지을거다. ⓒ아톰월드

목표는 일단 마당이 있는 집이니까 말이지. 주변 풍경은 저거랑 비슷할 것도 같다. 만약 내가 산 땅 앞에 다른 집이 있으면 사진에서 보듯이 그늘도 질테고. 가능하면 그런 상황이 안되면 좋겠지만. 근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주차장으로나 써야지 뭐. ⓒ아톰월드

최근에는 주차장을 확보해야 건축허가가 나는 경우가 많다.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곳은 대부분의 경우 골목이 좁고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고 예전보다 차량 보유가 늘어나는 추세라 한 집에 차가 두 대씩 있는 경우도 꽤나 많은 편이다. 집이야 작게 짓는다고 쳐도 좁은 땅에 주차장까지 있어야 한다면 그만큼 마당이 좁아지는건데. 차만 세워두긴 왠지 아깝다. 땅값을 생각하면 주차장으로만 천만원 가까이 쓴다는건데 그럼 이게 안아까워? 응? 안아깝냐고?

 

오홋? ⓒ아톰월드

나 말고도 누가 그런 생각을 했나보다. 요고요고 괜찮은 아이디어 같은데? 차가 한 대라면 밑에 넣어버리면 그만이고, 차가 두 대라도 한 대 주차할 공간으로 해결되니까 괜찮은 생각 같다. 밑에 넣어 둔 차는 비도 안맞고, 위에 남는 공간은 온전히 마당으로 쓸 수 있고. 물론 추가로 공사 비용이 들어가긴 하겠지만 당장은 일반 주차장으로 쓰다가 나중에 여유가 생길 때 만들면 그만이다.

 

가구는? ⓒIKEA

내 집을 마련하고 나면 그 다음으로 신경 쓰이는 것은 역시 가전제품이나 가구일 것이다. 공사비용에 기본적인 인테리어나 주방가구, 붙박이장 같은 것들은 포함되지만 책상이라든지 침대, 책장, 의자 같은 것들은 따로 구입해야 한다. 근데 가구값이 만만치 않단 말이지. 한데 내가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스웨덴의 이케아가 올 해 중으로 우리 나라에 진출한단다. ㅋㅋㅋㅋㅋㅋㅋ 들어본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케아는 중저가 가구 브랜드로 유명하고 전세계에 300여 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중저가라고 해서 단순히 값만 싼 것이 아니라 품질도 썩 괜찮다. 괜찮은 품질에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조립을 직접해야 한다는 것과 포장이 매우 간소하다는 정도? 조립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직접 칠하면 그만이다. 그 동안은 수입 대행으로 판매했지만 직접 국내에 진출하면 가격도 더욱 저렴해질 듯.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도 딱 내 스타일.

내 집을 마련하려니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많다. 하지만 꼭 한 번에 완성할 필요는 없잖아? 집부터 지어놓고 천천히 내 취향에 맞게 완성해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차근차근 나무도 심고, 잔디도 깔고, 가구도 들여놓고. 도중에 인생을 같이 할 짝을 만나면 조금 바뀔 수도 있고, 둘이 일을 해서 같이 벌면 생각보다 빨리 우리 집을 완성할 수도 있을거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당장 혼자 사는데 필요한 것들만 마련하면 되니까. 집 짓는데 필요한 돈은 열심히 일하다보면 시간이 해결해 줄테니 일단 땅부터 보러 다녀야겠다. 나의 소박한 꿈을 위해서.

땅콩집? 땅콩파는 집이야?

땅콩파는 집은 아닌 것 같은데? ⓒ이현욱

나른한 토요일 아침. 같이 일하는 형님과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늦게 잠자리에 들어 일어나니 벌써 해는 중천이다. 월요일까지 해야 하는 대학원 숙제도 있고... 더 자고 싶지만 일어나야지. 일어나서 책상에 앉자마자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고 평소 자주 들르던 홈페이지들을 한 바퀴 돌고. 별다른 새로운 건 없구만. 블로그에 들어가 봤지만 역시 새로 달린 댓글은 없다. 엊그제 새로 포스팅한 Nine Park 삼산 글을 보다가 마지막 사진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 어디 괜찮은 사진이 없나 네이버에서 단독주택 사진을 뒤지고 있었는데... 땅콩집? 두 남자의 집 짓기?

 

3억 원으로 48평형의 단독주택을 땅에서 인테리어까지 해결한다고?

책 광고라지만 좀 뻥이 센거 아닌가? 아니면 어디 시골 구석에 집을 지었나? 평소에 단독주택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단독주택을 지으려면 평당 건축비가 350만원 정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350만원에 48평이면... 어림 잡아 1억 7천인데 그럼 땅값이 1억 3천? 그걸로 48평짜리 집을 지을 수 있다면 어디 시골이 아니면 좀 힘들 것 같은데... 보통 전원주택도 한 3억이면 그럴 듯 하게 짓던데 이게 뭔 대수로운 일이라고 책까지 내는거야 하면서 스크롤을 좀 더 아래로 내렸다.

블로그 몇 군데를 돌아다녀보니 좀 더 충격적이다. 시골 구석이 아니라 용인에 집을 지었고, 그것도 채 한 달도 안걸렸단다. 헐?

 

밤에 본 전경. 뒤에 있는 아파트가 인상적이다. ⓒ중앙일보

이야기는 이렇다. 아이들이 있는 40대 초반의 두 가장이 있다. 한 명은 16년째 건축가를 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16년째 신문사 기자를 하고 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지만, 살고 있는 3억짜리 아파트를 팔아봐야 서울 근교에서 땅사고 집을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60-70평 짜리 택지 하나를 분양받으면 갖고 있는 돈이 다 날아가는데 거기서 텐트치고 살 수는 없는거 아니냐. 그 때 건축가를 하는 친구가 아이디어를 낸다.

 

 둘 다 아파트를 팔면 6억인데 그걸로 땅 하나 사서 거기에 집 두 채 지으면 되겠네. 마당은 같이 쓰면 되고.

 

얼핏 들으면 그럴 듯도 하지만 사실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두 사람은 그걸 바로 실행에 옮겼고, 결국 이런 영화같은 일이 몇 달도 안되어 현실이 되었다.

 

일단 책부터 주문하고 ⓒ도서출판 마티

바로 카페에 가입해서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미 대학원 숙제는 뒷전이고 카페에 올라온 글을 모두 읽고 나니 동이 틀 무렵. 카페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면도 많았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두근거려 잠이 안 올 지경이었다.

 

이런 집을 꿈꿔오던 나지만 현실은...

난 원래 인천 사람인데 대학을 마치고 취업을 하면서 울산에 오게 되었다. 지금은 울산 생활 10년차. 처음엔 땡전 한 푼 없이 내려와 회사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 집 같은 것은 생각도 못했다. 몇 년이 지나 친구들이 하나 둘 씩 결혼을 하고, 주변 사람들이 아파트를 새로 분양 받았다는 얘기를 할 무렵엔 이미 집 값이 너무나 올라버려서 엄두를 낼 수가 없는 지경. 이게 뭐야? 처음엔 돈이 없어서 집 생각을 못했고, 이젠 내가 돈을 버는 속도보다 집 값 오르는 속도가 빨라서 집 생각을 못해? 뭐 이런 뭣 같은 경우가 있어? 대기업에서 10년이나 일했는데도 집 한 칸 얻으려면 몇 천에서 억 단위로 대출을 받아야 된다고? 그런 얘긴 아무도 안했잖아?

사실은 아무도 안한 건 아니지만 말야. 기억이 잘 안날만큼 어렸을 때 우리집은 서울 개봉동 단독주택에서 월세방을 얻어 살았다. 가진 것 없이 상경하신 우리 부모님은 젊음 하나를 재산 삼아 땀흘려 일해 월세방을 전전하며 사셨다. 이후 아버지 직장이 인천으로 옮겨가면서는 인천 석남동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월세방을 살았고, 내가 국민학교 들어갈 무렵 대출을 받아 살던 곳 근처 새로 지어진 연립주택을 얻었다. 언젠가 대출금을 다 갚았다며 기뻐하시던 모습도 생각이 나고. 그리고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지금 살고 계시는 아파트에 들어갔다. 물론 이것도 대출. 두 분이 열심히 일하셔서 지금은 대출금도 다 갚은 우리집이다. 아무도 그런 얘기를 별달리 해준건 아니지만 나도 보는 눈이 있고 직접 경험한 것이 있으니 대충 알고는 있었던거지.

가만히 생각을 해보자. 인천은 수도권이고, 우리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면서 지금의 30평대 아파트를 얻기까지 무려 17년이 걸렸다. 대출을 다 갚기까지는 얼추 20년은 더 걸렸을거다. 거기에 비하면 울산은 수도권도 아니고, 나는 혼자 벌기는 하지만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들어가서 10년을 일했다. 물론 나는 부모님처럼 허리띠를 졸라 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돈을 흥청망청 쓴 것도 아닌데, 여긴 수도권도 아니고 나는 그 때 당시의 부모님 맞벌이를 합한 것보다 많이 벌고 있는데, 이 정도 일했으면 대충 그림은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나도 이런 마당! ㅜㅜ ⓒ왕규태

땅콩집은 상식으로 지은 집이라는 것이 직접 집을 지어 살고 계시는 이현욱 소장님의 말씀이다.

 

아파트, 주상복합, 빌라, 단독주택에서 가장 집의 상식에 가까운 형태는 단독주택입니다.
단독주택의 상식은 마당이 있는 집입니다.
그리고 단독주택은 따듯해야 합니다. 그게 상식입니다. 세상에, 집이 왜 추워야하나요?
그리고 직장생활 10년 쯤 한 사람이면 누구나 지을 수 있는 금액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상식적이죠.
집을 설계하는 것은 또한 당연히 설계 전문가인 건축가가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이 모든 상식이 거꾸로입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춥고 불편하고,
단열이 잘 안되니 당연히 유지비도 많이 들고,
어쩌다 단독주택을 짓는 이들도 공사비를 아낀다며 설계를 건축가가 아닌 시공업체에 맡기고,
일생에 한 번 짓는 집 최대한 크게 지어야 하니까 마당을 최소화하고 건물을 최대한 크게 짓습니다.
그러다보면 집 하나 짓는데 10억 정도는 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땅콩집(Duplex home) 3억으로 한 달만에 짓는다
http://cafe.naver.com/duplexhome/701

상당히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 말씀이다. 대기업을 다니든, 중소기업을 다니든, 10년 일했으면 집 하나 정도는 마련하는 것이 상식에서 어긋난 일인가? 물론 집의 크기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10년이면 전체 인생에서 그리 작은 기간이 아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의식주라는 말들을 한다. 사람은 입어야 하고, 먹어야 하고, 집이 있어야 한다. 집이란게 뭘까?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인가?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이라면 그게 아파트든 주상복합이든 빌라든 단독주택이든 심지어 천막이든 큰 상관은 없을 것이다. 여관은? 호텔은? 둘 다 먹고 자는 곳인데 그걸 집이라고는 안한다. 과연 그것 뿐인가?

 

1 .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
 
집을 짓다
집을 수리하다
집 한 채를 마련하다

2 .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사람이나 동물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의 수효를 세는 단위.
 
세 집 건너 외가가 있다.
한 집 걸러 하나씩
구호물품은 한 집에 하나씩만 배당되었다.

3 .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는 집안.
 
객지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집이 그리워진다.
그녀는 가난한 집 딸이었다.
그는 열 일곱에 집을 나와 독립했다.

...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집을 찾아보았다. 내 생각에는 3번이 집을 좀 더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느샌가 집이라 하면 다들 1번을 생각하는 것 같다. 누구네 집이 얼마 올랐다는데 우리집은 오르기는 커녕 떨어졌다던지. 그러라고 만든 집이 아닐텐데?

 

가족이 같이 즐겁게 지내고, 추억을 만드는 곳이 집이 아닌가? ⓒ이현욱

어떻게 보면 마당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이 그런 의미가 아닌가 싶다. 단순히 먹고 자는 것만 생각한다면 마당 같은 것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내가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마당이 있다는 것이니까. 나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아본 기억이 없다. 기억도 안날 무렵 마당이 있던 단독주택에 단칸방을 얻어 살면서 마당에서 찍힌 사진은 있지만 그 이후 살았던 단독주택에는 마당이 없었고, 그것은 그 이후 살았던 연립주택이나 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마당이 없었다고 해도 내가 어렸을 때 살던 연립주택 근처에는 논과 밭이 있었고 여름엔 논에 개구리를 잡으러 다니고, 겨울에 논이 얼면 썰매를 타고, 밭에서 불을 피워 고구마를 구워먹고, 2층짜리 연립주택 앞에 달린 텃밭에 병아리를 닭이 될 때까지 키웠던 추억도 있으니 그게 마당 역할을 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다. 시골에 살지 않는 다음에야 어딜 봐도 아파트 뿐인걸? 개구리를 잡으러 다니고, 썰매를 타고, 불을 피워 고구마를 구워먹는다고? 요즘 세상에?

 

이거 너무 맘에 든다. 다락방 천장에 달린 유리창. ⓒ이현욱

다락방도 마찬가지. 내 또래 정도라면 다락방이든 어디든 나만의 비밀 기지를 찾아 즐거워했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 살던 연립주택 뒤에 있던 공터에 커다란 개집이 있었다. 개는 없었지만. 공놀이 하다가 남의 집 유리창을 깨고 거기로 달려가서 숨었던 일이 있었다. 결국엔 그 집 주인이 우리집에 찾아오는 바람에 혼은 났지만. 거기 말고도 집 근처에 쌓여 있던 하수관, 방에 있던 책상 밑, 장농 안...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 굳이 다락방이 있으면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다는 어른들의 말이나 이유랑은 상관없이 다락방이라는 말만 들어도 왠지 설레잖아?

 

1층 평면도 ⓒ광장건축

땅콩집은 왜 땅콩집인가? 땅콩 껍질을 까면 안에 땅콩 두 알이 들어 있다. 필지 하나를 분양 받아서 집을 두 개 지었다고 해서 땅콩집이란다. 보통 주택공사에서 분양하는 단독주택용 필지는 60-70평이다. 평당 400만원만 잡아도 70평이면 2억 8천, 평당 500만원이라면 3억 5천. 이 정도면 3억짜리 아파트를 팔아도 땅사면 땡이다. 그래서 두 집이 돈을 합쳐 한 필지만 사고, 집은 두 채를 짓는다는 기발한 아이디어. 두 집 합쳐 32평이니까 한 집에 16평이고 마당은 20평 남짓? 16평이면 좀 작은게 아니냐 하지만 다락방까지 층이 셋이니까 48평, 33평 아파트 전용면적이 24, 5평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두 배 넓이다. 1층에는 남쪽으로 마당이랑 바로 통하는 테라스와 주방, 거실이 있다.

 

이게 좁아? 응? 좁냐구? ⓒ구본준

 

2층 평면도 ⓒ광장건축

2층에는 부부 침실과 옷방, 화장실, 아이들 방(겸 침실)이 있다. 큼지막한 테라스는 기본. 여기에 빨래도 넌다고.

 

층과 층 사이는 요런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구본준

 

3층 평면도 ⓒ광장건축

3층에는 다락방이 두 개나! 다락방이 있으면 여름에는 직사광선을 막아주기 때문에 시원하고, 겨울에는 집안의 더운 공기가 모여 따뜻하단다. 다락방에는 바닥에 온돌이 없는데 난방을 하게 되면 등기부 면적에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이란다. 즉 분양받은 필지의 용적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바닥 온돌이 없어도 따뜻한 편이라니 큰 상관은 없을 듯.

 

이렇게 서재로 꾸며도 되고 ⓒ구본준

 

TV와 쇼파를 두어도 좋다. ⓒ이현욱

 

물론 아이들 방도 빠질 수 없다. ⓒBruprin's delicious Life...I (http://bass007.tistory.com)

 

이건 좀...

내가 살고 있는 울산도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을 넘긴지 이미 오래다. 최소 3억은 들고 있어야 아파트라도 하나 장만할 수 있다는 것. 곰곰 계산을 해보니 그 돈이면 차라리 단독주택에 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다. 이웃이 누군지도 잘 모르는 닭장 같은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 전세난... 같은 돈을 주고 이런 골치 아픈 문제들을 일부러 안고 살 필요가 있을까?

곰곰 따져보니 울산 외곽이면 1억원 안쪽으로 40-50평 정도 구할 수 있을 것 같고, 땅콩집처럼 건평 16평으로 다락방까지 올리면 20평 정도의 마당이 딸린 집을 2억원 안쪽으로 지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회사 출퇴근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장점이 많이 있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도 키울 수 있겠지? ㅎㅎ

 

두 남자의 집짓기 홍보 영상 ⓒ도서출판 마티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

그 동안 막연하게나마 동경해오던 단독주택이었지만 아는 것이 너무도 없어 생각만 갖고 있었는데, 어느 날 오전의 우연한 만남으로 좀 더 내 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된 것 같아 가슴이 벅차 오른다. 구체적인 목표도 생기고. 주문한 책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기회가 된다면 땅콩집에도 직접 가보고. 행복한 꿈을 꾸느라 주말을 그냥 보내고 대학원 숙제를 하느라 3시간 밖에 못잤지만 그래도 좋다. 이런 행복한 꿈을 꾸게 해준다면.

 

내 비밀창고가 생기는 그 날까지 ⓒBruprin's delicious Life...I (http://bass007.tistory.com)

아차. 그 전에 결혼을 먼저 해야 되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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