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호 동백 오픈하우스

17호 동백 전경

다녀온지 근 세 달은 된 듯. 컴퓨터 고장이랍시고. ㅡㅅ-;

7월초에 마티에서 17호 동백 오픈하우스를 한다고 공지가 떴다. 6호 창원 오픈하우스에도 가봤지만 6호는 모바일 하우스를 기초로 한 집이라 오리지널을 볼 기회는 없었기 때문에 구경해보고 싶었다. 책은 두 권을 샀지만... 어디서 샀는지도 가물가물하고 추첨을 한다는데 당첨될지도 알 수 없어서 승아 아버님과 마티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개인적으로 구경을 갔다. 다른 분들께는 조금 죄송하지만 내가 간다고 다른 분들 자릴 뺏은건 아니니까.

1시에 맞추려면 아침 일찍 출발해야 했다. 네비게이션 업그레이드 하다가 지도 데이터가 깨진 것을 뒤늦게 발견. 네비가 없으면 없는대로 일단 달려 보기로. 중부 내륙을 탔어야 하는데 실수로 중앙을 타는 바람에 충주에서 내려 국도를 타고 잠깐 헤매느라 1시간 정도 더 걸렸다. 네이버 지도를 미리 봐둔터라 근처 마트에 들러 휴지를 사들고 봐둔 지도를 되짚어 드디어 도착. 아~ 감개무량. ㅋㅋㅋㅋㅋㅋㅋ

동네가 참 조용하더라능. 마티에서 나온 분께 접선 암호 "울산에서 왔수다래~"를 넌지시 떤지니 반갑게 맞아주셨다. 승아 아버님은 식사하러 가셨다고 하여 염치불구하고 집구경부터. 오늘 볼 집은 왼쪽 집이다.

 

1층 평면도 ⓒ광장건축

 

거실 및 주방

넓지는 않지만 좁지도 않다. 내가 지을 집이 이것보다 약간 더 넓을 것 같네. 첫 인상은 상당히 깔끔.

 

주방도 구경해보고

전체적으로 흰 색을 쓰고 연두색으로 포인트를 준 것이 상당히 깔끔해 보인다. 가스 렌지 아래엔 아마 오븐이 들어갈 자리인 것 같고. 근데 저 책 파는건가? ㅋㅋㅋㅋㅋㅋㅋ

 

주방을 통해 후정으로 나왔다.

후정이 북쪽에 있어 여름에 더우면 나와서 앉아있기 좋을 듯. 아기자기하다. 저거 꽃나무 같은데 꽃이 피면 참 볼만하겠네. ㅎㅎ

 

차양 안에 멋지구리한 등도 하나 달려 있다. ㅎㅎ

요런 소소한 디테일 좋아라 한다. 비록 내가 노총각이지만. 노총각은 그러면 안되남?

 

요기가 어디게?

 

계단 밑 창고라능. ㅎㅎ

 

2층으로 가는 계단

이 창문이 참 걸작이다. 위치도 좋지만 창문 자체도 틸팅되는 창문이라능. 지금도 살짝 틸팅되어 있는데 자세한 사진을 찍어둔게 없다. 어쨌든 2층으로 무브무브~ ㅎㅎ

 

2층에 가기 전에 뭐? 그렇지 2층 평면도. 이제 슬슬 익숙해질 때도 됐잖아? ㅎㅎ ⓒ광장건축

 

2층 남쪽 침실에서 내다 본 모습

아뿔싸! 시원하게 난 창문으로 바깥 풍경을 감상하느라 정작 창문을 찍는 것을 깜빡했다. ㅜㅜ 도면에서 보기로는 미닫이식 창문으로 생각했는데 아니네. ㅎㅎ

 

부부침실

집 전체적으로 하얀 톤을 사용한 것이 인상적이다.

 

부부침실에 딸린 드레스룸

 

요긴 아이방

2층에 방이 둘 뿐이라 방이 큼지막하다. 여기만큼은 알록달록한 벽지가 붙었네. ㅎㅎ

 

2층 욕실 깔끔하지? ㅎㅎ

 

3층 평면도 ⓒ광장건축

 

다락방

다 좋은데 허리를 펼 수가 없다. 나는 키 173의 노총각 루저인데도. ㅜㅜ  가운데 평행부분이 길어서 전체 평균 1.8m 이하로 하려니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애들은 역시 이거거든. ㅎㅎ

뉘신지는 몰라도 꼭 계단 있는 집 지으셔야겠어요. 애들이 이렇게 좋아하잖아요.

 

아까 깜빡한 1층 다용도실

 

짓고야 말테다.

 

역시 마당 있는 집이어야 해.

 

좋아? ㅎㅎ

승아 아버님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는 와중에도 승아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노느라 정신이 없다. 승아 어머님 날도 더운데 쫓아 다닌다고 고생 많으시네요. ㅎㅎ

 

이쁜 집들도 참 많다.

오른쪽 스타코 마감하고 벽돌로 포인트를 준 집은 내가 생각하던 마감과 참 비슷한 면이 많은데... 자세히 보면 창문 아래 벌써 때가 탔다. 흠. 다시 생각해봐야 하나?

 

집이 아무리 이뻐도 마당 없는 집은 좀. ㅡㅅ-

나중에 알고 보니 반대편에 마당이 있단다. 마당을 북쪽에 두는 것이 좀 그렇긴 하지만 길가에 마당을 내려고 일부러 그랬을지도.

 

승아 아버님 말씀을 듣는 중. ㅎㅎ

근처에 16호 동백이 건축 중이란 말씀을 해주셔서. 온 김에 16호 집도 구경하고 가기로.

승아 아버님 덕에 집 구경 잘 했다. 많은 분들이 다녀가셔서 정신 없으셨을텐데 친절한 말씀도 참 고마웠고. 오픈하우스 이후에 이런저런 말들도 많았지만 그런게 중요한가? 내 마음에 드는 집 지어 가족이 모두 행복하게 잘 살면 그게 최고지. 이쁜 집 지으셨으니 승아랑 승아 어머님이랑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사셨으면 좋겠다. ㅎㅎ

37만원짜리 500기가 하드

3만 7천원이 아니라 37만원이다. 500기가 삼성 하드가 37만원?!

아마 7월이었지 싶다. 여름 휴가 다녀오기 전이었으니까. 회식을 마치고 돌아와 컴퓨터를 켰는데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났다. 직감적으로 컴퓨터를 껐다. 다음 날 퇴근하고 컴퓨터 뚜껑을 열어 냄새의 원인이 되는 것을 찾았다. 하드 둘 중 하나에서 납땜할 때 나는 냄새가. ㄷㄷㄷ 그 하드를 제거하고 컴퓨터를 켰다. 살아남은 하드는... 영화나 뭐 그런 것들이 담긴... 그렇다는 얘기는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들어있던 하드가 날아갔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DSLR로 찍은 모든 사진이 들어 있는 그 하드 말이지. ㅡㅅ-

내가 갖고 있는 하드는 메인으로 쓰는 인텔 SSD를 제외하면 모두 삼성 하드였다. 성능에 그닥 까다롭지 않았고 A/S가 쉬웠기 때문인데 얼마 전에 하드 하나가 이상을 보여 거기 있는 데이터들을 백업해놓고 그 하드는 빼둔 상태였다(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Season 2). 근데 전혀 징조가 없던 다른 하드가 날아갔다. 3년 3개월되긴 했지만 1년 남짓 쓰다 이상이 있어 새걸로 교환받은 하드라 실제론 2년 남짓. 딱 2년 지나 고장나다니 삼성의 기술력이란. 어떻게 A/S 끝나자마자 날아가는거지?

어쨌거나 꼭 살려야 할 데이터가 있는 하드라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써보기로 했다. 한 20만원 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던터라 9월 초순에 택배로 부쳤다(그 사이 뭘했는가는... 여러 가지로 정신이 없었단 변명을 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요즘 나사가 빠져버린 듯). 15만원을 얘기하길래 고치기로 하고 1주일 있었나? 타버린 부품을 교체했는데 인식이 안된단다. 교체한 부품의 펌웨어 버전과 다른 부품들의 펌웨어 버전이 맞지 않는 듯 하다며 다른 곳에 보내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10만원이 더 든단다. 어쩌랴. 중요한 데이터가 인질로 잡혀있는데. 수리를 마치고 다시 받는데 대략 2주 조금 더 걸린 듯. 수리비 25만원에 데이터를 백업할 2테라 하드 8만 3천원, 부가세 10%가 붙어 총 37만원. 속은 좀 쓰리지만 데이터는 살렸으니 다행이다. 당장 2중으로 데이터를 백업해뒀다.

근데 왜 2테라 하드가 하필 웬디 그린이야. 5400RPM. ㅡㅅ-

Steve Jobs 타계

故 Steve Jobs ⓒApple Inc.

수요일에 대학원 졸업 논문 접수를 정신 없이 마치고 아이폰 4S에 대한 기사를 뒤늦게 보았다. 5가 아니고 4S라니 "김태희를 기다렸는데 마누라가 온 격"이라느니, "잡스가 없으니 애플도 끝"이라느니 뭐 그런 시시콜콜한 기사를 읽었다. 애시당초 5가 나온다해도 갈아탈 생각은 없었던터라(5가 나오면 4 가격이 떨어질테니 4로 갈아타볼까 생각은 했지만) 4S에서는 뭐가 달라졌는가를 유심히 봤는데 그닥 내 맘을 끄는 추가 기능이 없어서 나중에 4 가격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나 보기로.

어제 대학원 수업이 9시 30분에 있어 일찌감치 출발하여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 컴퓨터를 켰는데... 잡스... 사망? 아이폰 4S를 발표한 다음 날이고, 8월 말에 애플 CEO를 물러난지 한 달 남짓이다. 

 

오늘 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 중 하나에서 여러분의 졸업식을 함께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지금이 제가 대학 졸업에 가장 가까운 순간입니다. 오늘은 저의 인생에 대해 세 가지를 말하고자 합니다. 그것 뿐입니다. 대단할 것도 없는 세 가지 이야기 입니다.

점들을 연결하는 것이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저는 여섯 달 만에 리드 대학을 중퇴했지만, 정말로 그만 두기 전에 열 여덟 달 정도를 청강을 하며 머물렀습니다. 저는 왜 중퇴를 했을까요?

그것은 제가 태어나기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생모는 젊었고, 결혼을 하지 않은 대학생이었는데 저를 입양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분은 저를 대학을 졸업한 부모에게 꼭 보내야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태어나면 변호사 집안에 보내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태어나고보니 그 사람들은 딸을 원했던거죠. 그래서 입양을 기다리던 지금의 제 부모님이 한밤중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갑자기 입양을 보내야 할 사내 아이가 생겼는데 어떠세요?" "물론 좋죠." 저의 생모는 나중에서야 저의 어머니는 대학을 나오지 못했고, 아버지는 고등학교도 나오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몇 달 뒤에 부모님이 저를 꼭 대학에 보내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허락을 했습니다.

17년이 지나 저는 대학에 갔습니다. 한데 저는 순진하게도 거의 스탠포드 만큼 비싼 대학을 골랐습니다. 노동자 부모님이 모아둔 적금은 몽땅 제 대학 수업료로 썼습니다. 여섯 달이 지나도 저는 그럴 가치를 못 느꼈습니다.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몰랐고, 대학이 그걸 알게 해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부모님이 평생을 걸려 모아둔 돈을 쓰고 있었던거죠. 그래서 저는 모두 잘 될거라 믿고 대학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당시에는 꽤 겁도 났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제가 한 결정들 중에 가장 잘한 것 중 하나였습니다. 대학을 그만 둔 순간, 저는 더 이상 관심도 없는데 들어야 할 수업들을 듣지 않아도 되었으므로 재미있어 보이는 수업들을 청강하기 시작했습니다.

낭만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기숙사 방이 없어 친구들 방 바닥에서 잤고, 먹을 것을 사려고 콜라 병을 주워다 5센트를 받았으며, 일요일 밤마다 한 끼를 얻어 먹으려고 7마일이나 걸어 사원에 갔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내 호기심과 직감을 따라 우연히 끼어들었던 많은 일들이 나중에는 값을 매길 수 없을 경험이 되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죠.

당시 리드 대학에는 국내 최고의 서예 수업이 있었습니다. 캠퍼스 안의 모든 포스터나 서랍마다 아름다운 손글씨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중퇴를 해서 정규 과정을 들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서예를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세리프체와 산세리프체를 배웠고, 서로 다른 글자들 사이의 간격 변화를 배웠으며, 좋은 조판이란 어떤 것인가를 배웠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웠고, 역사가 담겨 있었으며, 과학으로 설명하기 힘든 예술적 미묘함이 있었습니다. 대단히 매력적이었죠.

이런걸 배운다고 내 인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10년 뒤에 우리가 처음 맥을 만들 때, 그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맥에 적용했죠. 아름다운 글꼴을 가진 첫 컴퓨터였습니다. 그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맥에는 여러 가지 글꼴도 없었을거고, 글자 사이의 간격도 어색했을 겁니다. 윈도우가 맥을 베꼈으니까 아마 어떤 컴퓨터에도 그런 것은 없었을 겁니다. 제가 자퇴를 하지 않았다면 서예 수업을 듣지 않았을테고 컴퓨터에는 지금과 같은 멋진 글꼴들은 없었을 겁니다. 물론 제가 대학에 다닐 때에는 앞날을 내다보고 점들을 연결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10년 뒤에 뒤를 돌아보니 그것은 매우, 매우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앞날을 내다보며 점들을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뒤를 돌아 봐야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그 점들이 미래에는 어떻게든 연결될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배짱, 운명, 인생, 업보, 어떤 것이든 믿어야 합니다. 저는 이런 방법에 실망해본 적이 없으며, 이것을 통해 저의 인생을 남다르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말씀드릴 것은 사랑과 상실입니다.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일찌감치 하고 싶은 것을 찾았습니다. 스무 살 때, 아버지 차고에서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시작했습니다. 우린 열심히 일했고, 둘이서 차고에서 시작한 애플은 10년 만에 4천명의 직원을 거느린 20억 달러의 회사가 되었습니다. 1년 전에 우리의 가장 뛰어난 작품인 맥을 내놓았고, 저는 서른 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고되었습니다.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해고되다니? 글쎄요. 애플이 커지자 우리는 함께 회사를 꾸려나갈 매우 능력있는 사람을 고용했습니다. 처음 한 두 해는 모든 것이 좋았죠. 하지만 갈수록 우리의 비전은 갈라졌고, 결국에는 헤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이사회장은 그 사람 편에 섰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른 살에 나왔습니다. 그것도 매우 공개적으로 말이죠. 제 모든 삶의 초점이 사라졌고,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몇 달 동안은 정말로 뭘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제 앞의 벤쳐 사업가들을 실망시켰다고 느꼈습니다. 나에게 건네던 바톤을 떨어뜨린거죠. 데이빗 패커드와 밥 노이스를 만나 망쳐버린 것을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제 안에서 천천히 밝아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애플에서 일어난 일은 그것을 조금도 바꿔놓지 못했습니다. 저는 거절당했지만 여전히 사랑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해고된 것은 저에게 무엇보다 잘 된 일이었습니다. 계속 성공해야한다는 중압감은 다시 시작한다는 홀가분함으로 바뀌었습니다. 모든 것을 틀림없이 해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창의적인 때가 시작된거죠.

다음 5년 동안 저는 넥스트라는 회사를 만들고, 픽사라는 회사를 만들었으며, 제 아내가 된 멋진 여성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픽사는 세계 최초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되었습니다. 이런 멋진 일들이 벌어지는 가운데 애플은 넥스트를 인수했고, 저는 애플로 돌아왔으며, 우리가 넥스트에서 개발한 기술들은 애플 르네상스의 심장부가 되었습니다. 로렌과 저는 멋진 가정을 꾸렸죠.

제가 애플에서 해고되지 않았다면 이런 일들도 없었을거라 확신합니다. 그것은 끔찍한 맛이 나는 약이었지만 환자에게는 필요했던 겁니다. 가끔은 인생이 당신의 뒤통수를 칩니다. 신념을 잃지 마세요. 제가 꾸준히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여러분의 일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채울거고, 정말로 만족할 수 있는 길은 자기가 하는 일이 대단한 일이라고 믿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대단한 일을 하려면 그것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직 찾지 못했다면 계속 찾아보세요. 안주하지 마세요. 그것을 찾으면 마음이 알게 될 겁니다. 모든 위대한 관계가 그렇듯이, 그것은 해가 지날 수록 더욱 더 좋아집니다. 그러니까 찾을 때까지 계속 찾아보세요. 안주하지 마세요.

세 번째로 말씀드릴 것은 죽음입니다.

열 일곱살 때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매일을 마지막처럼 산다면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다." 저는 감명을 받아 그 이후로 33년을 살아오면서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자신에게 묻습니다.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하려고 하는 일을 하고 싶을까?" 아니라는 대답이 며칠 연속으로 나오면, 무언가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인생에서 무언가 큰 결정을 할 때마다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내가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외부의 기대, 자부심, 난처함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마저도 죽음이라는 정말로 중요한 문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무언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는 겁니다. 여러분은 이미 벌거벗었습니다. 마음가는대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1년쯤 전에 저는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침 7시 반에 검사를 받았는데 췌장에 종양이 뚜렷이 보였습니다. 저는 췌장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의사들은 췌장암은 치료가 불가능하고, 세 달에서 여섯 달 정도 밖에 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집에 가서 주변을 정리하라고 하더군요. 그것은 죽을 준비를 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집에 가서 아이들한테 10년 동안 할 얘기를 몇 달 안에 모두 하라는 뜻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단추만 누르면 되게끔 모든 것을 쉽게 해두라는 뜻이었습니다. 작별을 고하라는 뜻이었습니다.

그 날 종일 진단서를 끼고 살았습니다. 저녁에 생검이 있어 제 목과 위, 장을 통해 내시경을 넣어 바늘로 췌장에서 종양 세포를 채취했습니다. 저는 조용하게 있었는데 그 자리에 있던 부인이 의사들이 현미경을 보면서 나지막히 외치는 것을 들었다더군요.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아주 드문 경우의 췌장암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괜찮습니다.

이것은 제가 죽음을 직면한 가장 가까운 경험이었고, 앞으로 몇십 년 동안은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그 때 살았기 때문에 저는 지금 여러분에게 감정을 배제한 채로 죽음의 유용함에 대해 좀 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죽기를 바라진 않습니다. 천국에 가고 싶다고, 거기 가려고 죽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죽음은 우리 모두의 종착지입니다. 누구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순리입니다. 죽음이 삶의 가장 유일한 발명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은 삶을 바꿔줍니다. 오래된 것이 새로운 것을 위한 길을 내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은 여러분이 새 것이지만 멀지않은 언젠가 여러분은 점점 낡은 것이 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극적으로 말해 미안하지만 그것이 사실입니다.

시간은 유한합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서 낭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대로 사는 우를 범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의견 속에 여러분 내면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하십시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과 직감에 따르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모든 것은 부차적인 겁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또래 모두의 바이블이었던 전 지구 편람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여기 멘로 파크에서 멀지 않은 곳의 스튜어드 브랜드라는 사람이 시적인 표현을 빌어 쓴 책이었습니다. 개인용 컴퓨터와 전자 출판이 있기 전인 60년대 후반이라 타자기와 가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만들었습니다. 구글이 나타나기 35년 전의 문고판 구글 같았다고나 할까요. 그것은 이상주의적이었고, 근사한 도구들과 멋진 생각들로 넘쳤습니다.

스튜어드와 그 팀은 그 전 지구 편람을 몇 차례 더 내놓았고, 나중에 마지막 호가 나왔습니다. 그 때는 70년대 중반이었고, 저는 여러분 나이였습니다. 마지막 호의 뒤 표지에는 꼭 히치하이킹을 해야 할 것 같은 이른 아침의 시골길 사진이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항상 배고파하라. 항상 바보처럼 살아라." 그것은 그들의 작별 인사였습니다. 항상 배고파하라. 항상 바보처럼 살아라. 저는 항상 그러고 싶었습니다. 이제 졸업하고 새로 시작하는 여러분에게 그것을 빌어주고 싶습니다.

항상 배고파하라. 항상 바보처럼 살아라.

대단히 감사합니다.

- 2005년 스탠포드 졸업 축사


세상엔 수 많은 대단한 사람들이 있지만, 잡스의 사망 소식은 왠지 특별하다. 잘 알지도 못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어딘지도 모를 동네의 차고에서 태어난 애플 컴퓨터와 함께 한 어린 시절의 향수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목조주택 시공 가이드를 받아보자


이 세 가지를 함께~ 저렴한 가격 3만 9천 9백 4천원에~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우연한 기회에 건축 관련 책을 다섯 권 빌려보게 되었다. 그 중에 캐나다우드에서 만든 "목조주택 시공 가이드"라는 책이 있었다. 다른 책들은 다 꼬부랑 말인데 이건 기특하게 한글로 되어 있다. 물론 한글로 되어 있어도 전문용어가 많아서 쉽게 머리에 들어오지는 않는다만 그래도 한글이 어디야! 무슨 뜻인지는 잘 몰라도 일단 읽을 수 있잖아!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책 한 권 있었으면 좋겠는데 빌린 책이라 다 보면 돌려드려야 하고. 꿀꺽했다간. ㄷㄷㄷ 그래서 요즘 인터넷도 좋은데 어디 파일로 올라온 것이 없나 찾아보다가 캐나다우드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으잉?

책을 착불로 보내준다고라? 무려 2007년 11월말의 공지였건만. 밑져야 본전이지 싶어 신청해보았다.



초기화면 왼쪽 아래 빨간 박스 안의 연락처 버튼을 클릭

캐나다우드 홈페이지(http://www.canadawood.or.kr)에 들어가서 초기화면 왼쪽 아래의 연락처 버튼을 클릭한다.



넣으라는 것을 다 넣고 완료 버튼을 클릭

성명, 이메일, 전화번호, 국가를 넣고. 의견 또는 문의 란에 집 주소를 적고, "님아~ 목조주택 시공 가이드 제발 좀 굽신굽신~"이라고 적어 완료 버튼을 눌렀다. 신청을 하고 며칠 동안 소식이 없길래 2007년 11월말 공지라 기간도 오래됐고 책도 다 떨어져 안오는 줄 알았는데 3주 정도 지난 오늘 착불 4000원 짜리 택배가 도착했다. 할~렐루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조주택 시공 가이드" 달랑 한 권만 올 줄 알았는데 다른 책이 몇 권 더 들어있다?!

목조주택 시공 가이드 2010년판 (약 200쪽 분량)

목조주택 감리 매뉴얼 2010년판 (45쪽 분량)

목조주택이 좋아요 (32쪽 분량)

캐나다임산물협회 Fact Sheet, 경골목구조 내화 및 차음구조, 지붕 벤트 후레싱 설치, 스텝후레싱 설치, 외벽 관통 배관(파이프) 설치, 창문설치, 외부 노출 전기 박스 설치, Wood University, 캐나다우드 홍보 팜플렛 등등

뒈~박! 완전 뒈~박! 이제부터 열공해야겠다능. 캐나다우드 쌩유염~ ㅋㅋㅋㅋㅋㅋㅋ

법이 뭐고 조례가 뭐길래

이건 건폐율이 얼마고 용적률이 얼마야? ⓒMoshe Safdie

땅을 사고 건물을 지으려니 도무지 내 맘대로 안되는 것들이 많다. 내 땅 가득 집을 짓고 싶은데 건폐율 때문에 안된다고 하고, 그렇다고 층을 마구 높이려고 하니 용적률과 일조권 때문에 안된단다. 담을 따로 쌓기 싫어 땅 경계에 집을 딱 붙여 짓고 싶은데 그것도 건축법상 안된다고? 그럼 되는게 뭐야? 라는 불만도 잠시. 그게 동네마다 조례가 다 다르단다. 이건 뭐 고스톱 칠 때 오짜가 쌍피냐 아니냐 갖고 싸우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런건 다 어디서 찾아봐야 되는건데?

 

자치법규정보시스템

자치법규정보시스템(http://elis.go.kr)에 접속하면 각 지방자치 조례와 규칙을 찾아볼 수 있다. 건축법 같은 상위법령은 전체적인 큰 틀을 다루고 있지만 지방마다 다른 상황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미비한 점이 있다. 따라서 각 지방마다의 특징을 감안하여 일종의 시행세칙을 만든 것이 조례와 규칙이라고 보면 된다.

위 그림의 빨간 네모를 참조하여 보고자 하는 지역과 검색어를 입력한후 검색을 누른다. 울산시 건축 조례를 찾아볼까?

 

울산시 및 각 구청의 건축 조례들

처음 검색하면 구청이나 군청 내용까지는 안나오니까 빨간 박스 안의 선택 박스에서 "전체"를 고르고 다시 검색을 누르면 구청과 군청의 조례까지 모두 나온다. 초기 화면에서는 "전체"가 왜 안골라지는지. ㅡㅅ-

울산 북구에 집을 지으려면, 울산시 조례와 울산 북구청 조례를 봐야 한다. 일단 울산광역시 건축 조례를 클릭.

 

참 쉽죠잉?

제정된 날짜와 개정된 날짜가 모두 나온다. 원한다면 가장 최근 개정된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도 비교하면서 볼 수 있다.

 

내용을 훑어볼까?

파란 글씨를 클릭하면 상위법도 볼 수 있다. 건축 조례의 상위법은 당연히 건축법이지만, 내용을 보다보면 다른 상위법이 관련된 것도 있다. 이를테면 일조권 부분을 보다보면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한 예외 조항도 있다.

 

건축법을 클릭했더니 건축법이 나온다. (읭?)

이런 식으로 조례를 보다가도 바로 관련 상위법을 찾아볼 수 있게 참 편하게 해놨다. 근데 왜 이렇게 잘 만들어놓고 보통 사람들이 찾기 힘들게 꽁꽁 숨겨둔건지? ㅡㅅ- 어쨌건 울산시 건축 조례를 살살 훑어보자.

제1장 총칙에는 조례의 목적, 적용범위, 각종 용어 정의, 적용의 완화, 기존 건축물에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제2장 건축위원회에는 건축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거기에서 어떤 사항들을 결정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제3장 건축물의 건축 등... 아. 첫 줄부터 건축허가 수수료 얘기다. 이것도 돈이네. ㅜㅜ 다행히 200㎡ 미만 단독주택은 4천원이다. 뭐만 했다 하면 몇 백이라 지레 겁먹었네. ㄷㄷㄷ 안전관리예치금... 또 돈이야? 다행히 이것도 연면적 5천㎡ 이상에만 해당된다. 아슬아슬. 현장조사, 검사 및 확인업무대행시 수수료... 사용승인을 위한 현장조사업무는 당해 건축물의 설계자 또는 감리자가 아닌 건축사가 할 수 있다. 즉 광장건축 외부의 건축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건데 이것도 돈이다. 이런건 얼마나 들려나?

제4장 대지안의 조경... 면적이 200㎡ 이상인 대지에는 반드시 일정 % 이상의 조경면적을 확보하여야 한다. 내 땅은 55.7평이니까 다행히 해당사항은 없는 듯. 면적이 200㎡ 이상인 보전녹지, 개발제한구역, 자연취락지구는 건축 면적에 상관없이 일정 % 이상의 조경면적을 확보하여야 한다. 이것도 역시 해당 없음.

제5장 도로의 지정... 새로 만들어지는 택지지구에는 해당되는 사항 없는 듯.

제6장과 제7장은 삭제. 원래 무슨 내용이 있었을까?

제8장 건폐율, 용적률 등... 건축물이 있는 대지는 주거지역의 경우 90㎡ 아래로는 분할할 수 없구나. 너비 15m 이상의 도로에 접한 대지상호간에는 맞벽건축도 가능하고. 가장 중요한 대지안의 공지. 건축선으로부터 건축물까지 띄어야 할 거리... 내 경우에는 해당 없고.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건축물까지 띄어야 할 거리... 전용주거지역에 건축하는 건축물 1m? 내 땅은 일반주거지역이니까 이것도 해당 없는 듯. 고로 건축법상 정해진 0.5m 이상이면 된다는 소린데. 외벽 중심선에서 1m 이격시킬 생각이니까 괜찮을 듯. 잘 뜯어보면 이리저리 재미난 내용이 많다.

제9장 건축물의 높이, 일조권... 제55조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제한... 높이 8m 이하인 부분은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2m 이상, 높이 8m 초과하는 부분은 인접대지 경계선으로부터 당해 건축물의 각 부분의 높이의 2분의 1 이상. 내가 지을 집의 높이가 얼마나 되려나? 카페를 뒤적거려보니 8m 제한인 경우 다락층의 층고는 가장 높은 곳이 1.5m 정도 된단다. 이거 생각보다 다락방이 아늑해질지도. ㅡㅅ- 뭐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없나? 라고 55조를 훑어보던 중... 다만, 담장, 연면적 10㎡ 이하인 부속건축물 및 영 제119조제1항제5호다목 및 라목에 따라 높이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부분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응?

건축법 시행령은 건축법과 별도의 내용이다. 네이버에서 건축법 시행령을 쳤더니 바로 뜨네. 어디보자 119조... 119조... 찾았다. 근데 다락방이 면제되는 조건은 없었다. ㅡㅅ-;

제10장도 삭제.

제11장 공개공지, 옹벽 및 공작물... 단독주택과는 별 상관 없는 듯 하다. 패스.

제12장 건축분쟁전문위원회... 상관없고 패스.

제13장 건축상... 상 받을 일 없으니 패스.

제14장 이행강제금... 딱히 벌 받을 일은 하고 싶지 않으니 패스.

끝이네? 아. 근데 법이 어렵긴 어렵네. 이래서 나 같은 일반인이 뭐 하겠나? 사시공부를 안하길 천만다행이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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