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 책책책!

기숙사 침대 위, 갑자기 책 세 권이 하늘에서 떨어졌... 응?

친구가 책을 냈다. 간만에 얼굴도 볼 겸, 책에 들어갈 프로필 사진을 찍으러 온지 열흘도 안되었는데 벌써 책이 나와서 내 침대 위에 놓여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필 사진 같은건 찍어본 적도 없는데다가 내공 자체가 즈질이라 딱히 이거다 싶은 사진은 없었는데 그래도 친구가 책을 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서 초큼 기쁘다.

 

문제의 프로필 사진, 근데 이거 이렇게 보니까 영락없이 교도소 면회가서 찍은 사진 같은데? ㅋㅋ

 

작가 친필 사인, 이거 나중에 이 녀석 대박나면 비싼 값에 팔리는건가? 친구야 열심히 좀 해라. ㅋㅋ

허접한 사진인데 찍어줘서 고맙다고 대만족이라는 맘좋은 친구 녀석. 책 나온거 축하한다. 대박나길 그래서 니 돈으로 맛난 거 좀 먹길 바라마. 소감은 나중에 읽어보고 나서.

 

동철이가 생일 선물한 책 두 권

무슨 책을 한 권도 아니고 두 권이나. 평소에 책 잘 안읽는걸 들켰나보네. 제목이... 내가 요즘 힘들어 보이나? ㅎ

꿈꾸던 인생을 살고 있습니까? 내 인생의 꿈은 뭐지? 일단 꿈부터 꾸어봐야겠다. 그러려면 잠부터. 고마워. 잘 읽으마.

아들을 낳으면 이름을 순돌이라고 지을까?

기숙사 방, 배선 작업은 수축 튜브로

4월쯤엔가 간만에 싼타페 동호회에 들렀다가 뽐뿌를 받았다. 요즘 대세는 그랜져 TG 오디오라나? 평소에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인데 차를 살 때 달려있던 순정 오디오는 불편한 점이 몇 가지 있었다. MP3 지원되고 한글 제목이 나오는 것은 좋은데, USB 지원이 안돼서 최신 가요(웃지마. ㅡㅅ-)를 들을 때마다 매번 씨디를 구워야 하고 노래 제목이 길면 뒤가 끊겨서 가수 이름과 노래 제목을 같이 볼 수가 없어 불편했다. 그렇다고 사제 오디오를 달자니 디자인이 하나 같이 너무 요란해서 고상하고 품격있는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근데 TG 오디오는 일단 순정이라 디자인 요란하지 않고, USB 지원은 물론이고 노래 제목이 길면 스크롤해서 보여준다는 것이 아닌가? 기특하잖아? 바로 장터 매복 ㄱㄱㅅ~

근데 문제가 있었다. 자동차 오디오에는 앰프가 내장된 자출과 앰프가 없는 무출이 있는데 내 차는 자출이라서 무출 오디오는 안된다는 것. 그럼 자출로 구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고? 자출은 택시에만 달려 나오는 거라서 물건이 별로 없었고 설사 장터에 물건이 나온다해도 비싸다는거지. 6CD 체인저 무출보다 달랑 CD 한 장 밖에 안들어가는 자출이 더 비싼 어이없는 상황이... 물건을 구하는데 한 달은 걸린 것 같다. 기왕 구하는 김에 블루투스 기능이 내장된 09년식 오디오를 업어왔다.

 

기숙사 야외 주차장, USB 배선을 심는다고 기어박스 커버까지 들어냈다. ㅡㅅ-

오디오를 구하면서 필요한 부품은 미리 준비를 해둔터라 토요일을 맞아 기숙사 야외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작업을 시작했다. 배선 작업은 미리 다 해뒀고(전선 껍질 벗기느라 손아귀가 얼얼), 동호회에서 수집한 자료를 가지고 센터페시아 뜯어내고 기어박스 커버 뜯어내고... 현대자동차 다니는 사람들은 다들 손이 작은거야? 손이 안들어가는 곳에 있는 컨넥터와 나사들을 분해하자니 입에서 저절로 욕이 나왔다. 욕으로 랩배틀을 하면 순위권에 들 수 있을 듯. ㅋ

 

기숙사 야외 주차장, 롤리롤리롤리팝~ 아싸 좋구나~

오디오 연결해서 테스트 해보고, 자리를 잡고, 뚜껑만 덮으면 되는데. 아뿔싸! 가장 어려운 센터페시아 가공이 남았네?

TG 오디오는 싼타페 오디오보다 가로 세로 사이즈가 커서 센터페시아 상하좌우를 5mm씩 깎아내야 한다. 프라스틱이다보니 아차 잘못하면 흠집은 물론이고 부러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쥐박이 어묵먹다 꼬지에 찔리는 난감한(그건 잘된건가? ㅡㅅ-a)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조심 또 조심! 가장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지루한 작업이었지만 어쨌든 성공했다는거~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라는 명언을 누가 얘기했던가? ㅋ

 

블루투스 작업을 위한 회로도

남은 작업은 블루투스를 살리는건데, 회로도에 따르면 8.2K와 3.9K 저항, 택 스위치가 두 개 필요하다. 둘 다 병렬 연결이니 딱히 어려운 것은 없는데 뽀대나게 잘 하려면 이것도 안좋은 머리 좀 써야 할 듯. 그 전에 일단 폰부터 블루투스되는 걸로 바꾸고. ㅡㅅ-

근데 납땜 인두가 인천 집에 있는데... 누구 인두 좀 빌려줄 사람? ㅋ

고마운 사람들

일본 기후현 MIC 생산성 연구소, 까맣게 탔네 ㅋ

내년부터 대학원에 가게 되었다. 회사에서 학비의 절반을 대주고 일주일에 이틀 동안 근무를 빼주는거라 경쟁이 상당히 치열했다. 사업부에서 단 한 명만 선발하기에 더더욱.

처음에 모집 공문이 났을 때 난 별로 관심이 없었다. 대학원 공부를 한다는게 보통 일이 아닐 뿐더러, 부서를 옮긴지 얼마 안되어 아직 내 할 일도 제대로 잘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올해도 모집을 하는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고, 며칠 전 아침에 팀장님이 한 번 가보는게 어떻겠냐는 권유를 하셨을 때 솔직히 그런 점이 좀 걸려서 부담스럽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팀장님은 이런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요즘 업무량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별로 폐가 될 거 없으니 가보는게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점심 먹기 전까지 결정을 해서 알려달라시면서.

그래서 주변에 이미 다녀온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예전부터 같이 일하던 분들과 이번에 부서에 올라오면서 알게된 분들은 한결같이 갈 수 있으면 무조건 가야한다고, 내가 그럴만한 능력과 자세가 되기 때문에 가보라고 권유를 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될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씀하시는게 아닌가. 평소에 이런저런 일들을 터놓고 얘기하던 동생도 오빠라면 할 수 있을거라고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신청하라고 말해주어 큰 힘이 되었다.

신청만 한다고 무조건 선정되는 것은 아니었고 경쟁이 치열했지만,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시고 어줍잖은 후배에게 기회를 양보한 선배님 덕분에 결국 내년부터 대학원에 가게 되었다. 솔직히 기쁘기도 하지만 기회를 양보한 선배님께 죄송한 마음도 있고 잘 할 수 있을까 부담이 더 크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야겠다.

돌이켜보면 난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예전에 일하던 부서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집 떠나와 혼자 생일을 맞을 때, 오랫동안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졌을 때, 정든 부서를 떠나서 새로운 부서로 옮길 때, 새로 옮긴 부서의 낯선 환경에 적응할 때, 그리고 이번 대학원에 갈 사람을 모집할 때, 크고 작은 일들이 있을 때마다 주변에 있는 많은 분들이 나를 도와주신 덕분에 좌절하지 않고 버틸 수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았다면 타지에서 혼자서는 절대 버틸 수 없었을 텐데. 내가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신 많은 분들, 정말로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내까소

기숙사 복도 창가, 내 까페를 소개합니다

담배를 피우긴 하지만 방이나 차 안에서는 피우지 않기 때문에 기숙사에 있을 땐 주로 복도 창가를 애용하는 편이다. ㄱ자로 생긴 기숙사 건물 모양 때문에 복도 끝 테라스를 제외하면 내가 있는 라인에는 창문이 이것 뿐인데 다행히 방에서 매우 가깝기 때문에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뽑아들고 담배를 피우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멍하니 창밖 풍경을 바라보기도 한다.

기숙사 생활이 어영부영 벌써 8년째라서 같은 자리에서 매일 보는 풍경이 얼핏 똑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계절이 다르고 날씨가 다르고 하루 중 어느 때인가에 따라서 볕도 다르기 때문에 지겹지가 않다. 담배는 중간에 끊었던 적도 있었지만, 울산에 몇 번인가 눈이 많이 왔을 때나 태풍이 지나가고 폭우가 올 때에도 복도 창가는 언제나 변함없이 나에게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내가 기숙사를 나가더라도 여긴 여전히 누군가의 까페로 남아있겠지?

 

내 까페, 그제 비가 와서 오늘 아침 하늘이 너무나도 파랗다

 가끔 이 풍경이 생각날 것 같다. 당신에게도 자신만의 까페가 있나요? 그렇다면 언젠가 한 번 초대해주세요.

끝났다, 그 바보

동백이네 집 네모난 하늘, 이거 아니라도 요즘 단독주택 뽐뿌 받는 중인데 ㅡㅅ-

두어 달 동안 나를 울리고 웃겼던 그 바보(그저 바라 보다가)가 끝났다. 평소에 TV는 잘 안보는 편인데 나른한 토요일 오후에 무심코 TV를 틀고 아무 생각없이 보다보니 재미가 있어서 챙겨보게 됐다. 탑스타와 일반인의 사랑이라는 소재도 나름 신선한 편이긴 하지만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요즘 오랜만에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을 다루는 드라마라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동백이네 집 평상, 저런 평상 있으면 좋겠네.

동백이는 매우 순수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하는 남자다. 그런 점이 나랑 비슷해서 좀 더 몰입해서 드라마를 봤는지도 모르겠지만(미안, 순수하지는 않다. 거기 돌 내려놓지? ㅡㅅ-) 중간중간 눈물도 흘리고 웃기도 하면서 느낀 점도 많았다. (이 나이에 눈물 질질 흘리면서 드라마보는게 추하다는 것도 초큼 느꼈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고 위하는 마음은 똑같겠지만 자기 생각대로 아끼고 위하는 것은 오히려 그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것. 평소에 생각하던 것을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금 느끼게 됐달까? 근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사람 마음이 다 내 맘 같진 않기 때문에 그 사람의 입장에 서려고 노력할 뿐이다. 물론 그러려면 꾸준한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겠지.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훌륭하다. 환상의 커플에 공실장으로 나왔던 김광규씨를 비롯하여 조연들이 보이는 코믹 연기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낄낄대고 있으니... (근데 울다가 웃으면 큰일난다던데 ㅡㅅ-)

 

세상엔 말이야, 사랑이 넘쳐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내 꺼 하나가 없을리가 없지? 그치?
그 중에서 딱 한 개만, 한 개만 욕심낼테니까, 하나만큼은 가질 수 있게 해주세요!

- 구동백, 그저 바라 보다가 14회 中

 

김아중 이쁘네. 왜 난 웃는 모습이 이쁜 여자들만 보면 정신을 못차리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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