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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7 우포늪 출사 캠핑 1부 10
  2. 2009.08.04 설악산에 다녀왔어유 - 둘째날 & 셋째날 2

우포늪 출사 캠핑 1부

우포늪, 탐방 코스 1부터 4까지 합계 11.1km.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지난 주는 조선학회가 있어서 대학원 수업이 이틀 모두 휴강이었다. 목금토일 4일간의 연휴가 생긴 셈. 뭘하며 보낼까 고민했는데 캠핑퍼스트 경상방 게시판을 보다가 우포 번캠글을 발견. 3년만에 우포에 다시 가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양념 곰장어 1kg

목요일 점심을 먹고 여유있게 출발. 중간에 주전 상품수산에 들러 곰장어를 2kg 샀다. 소금구이하고 양념을 각각 1kg씩. 3년전에는 당일치기로 간거라 전날 새벽에 출발했는데 이젠 캠핑을 하니까 느긋하게 갈 수 있어서 좋다.

 

이 넓은 캠핑장에 오늘은 나 혼자 뿐이다.

느긋하게 갔더니 세 시간 정도 걸린 듯? 평일이라 캠핑장은 텅 비어 있었고 체험학습 하러 온 초등학생들이 시끌벅적했다. 30분 정도 기다려 버스가 아이들을 태우고 간 후에 텐트와 타프를 쳤다. 이것도 몇 번 해보니 요령이 붙어서 금방 끝냈다. 땅에 돌이 많아서 팩 박느라 고생 좀 했네. 사이트가 좁아서 타프 줄을 가능한한 짧게 쳤다. 옆 사이트에 폐를 끼치면 안되잖아? 창녕읍내 마트에 가서 라면과 맥주, 내일 아침에 먹을 3분 카레를 사왔다.

 

붉은 노을

요즘 해가 짧아지긴 짧아진 모양. 금새 해가 떨어지고 하늘이 붉게 물든다. 내일 일몰을 담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장작을 한 더미 사서 화로대에 불을 붙이는데 장작이 너무 두꺼워서 쉽사리 불이 붙지 않는다. 손도끼를 사야 하려나? 겨우겨우 불을 붙이고 라면과 햇반으로 저녁을 먹었다.

 

캠핑의 묘미는 역시 불장난

저녁을 먹고 타들어가는 장작을 보면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많은 일들을 잠깐 동안 잊을 수 있어서 좋다.

 

친절한 주인 아저씨가 가져다 주신 잡채와 동그랑땡, 알밤

잠깐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주인 아저씨가 잡채와 동그랑땡, 알밤을 갖다주셨다. 고맙게 받고 잠깐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아저씨는 주인집 텐트로 가셨다. 맥주를 마시면서 대부 2를 봤다. 알밤은 호일에 싸서 화로대에 던져 넣었다. 조용하니 좋구나.

맥주 피처와 소주 한 병을 비우고 텐트 안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할텐데...

 

3년만에 돌아왔어.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날씨는 나쁘지 않은 듯?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네비가 말썽이다. 메모리 카드 인식이 안되다니. 혹시 몰라 뽑아온 지도를 보면서 일출 포인트를 찾으려는데 주변이 어두컴컴하여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ㅡㅅ- 이방교를 지나 당수 나무가 있는 곳에서 좌회전하라는데 어두워서 나무가 어딨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근처 파출소에 물어서 포인트에 도착. 몇 사람이 먼저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근데 구름이 낮게 깔려서 일출보긴 틀린 듯.

 

어떻게 해뜰 자리에만 구름이 딱 끼냐. ㅋ

 

결국 개울을 건너 돌아나왔다.

 

고요한 우포늪의 아침

 

아침 공기가 너무 상쾌하다.

차를 타고 목포제방 쪽으로 온길을 되짚어 갔다.

 

날씨가 조금만 도와줬으면 멋지게 나왔을텐데.

 

들리는 것은 지저귀는 새소리 뿐

 

이 넓은 곳에 나 밖에 없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 사진 찍기에 빛이 너무 좋다.

 

하루 중 가장 기분좋을 무렵

 

요놈들 딱 걸렸어. ㅋㅋㅋㅋㅋ

간단하게 아침 산책을 마치고 캠핑장에 돌아와 아침을 먹고 샤워를 했다. 사이트를 간단히 정리를 하고 다시 우포늪으로 ㄱㄱ

설악산에 다녀왔어유 - 둘째날 & 셋째날

중청대피소, 어느새 깔려있던 구름이 걷히고 속초 시내가 보인다.

출발하기 전 날 세 시간 밖에 못자고 종일 운전에 산을 탔더니 피곤했던 모양이다. 저녁을 먹으면서 소주를 한 잔 하고 8시 좀 넘어 잠깐 누운 것 같은데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주변에 코 고는 사람도 많고 부부가 싸움하는 통에 다들 잠을 설쳤다는데 난 한 번도 안깨고 4시 좀 넘어서 일어났으니. ㅋㅋ 밑에 깔려있던 구름이 걷히고 속초 시내가 보이는 걸 보니 오늘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여명이 밝아온다. 빛이 정말 환상적인 듯.

 

멀리 울산 바위가 보인다.

밑에 깔린 구름은 걷혔는데 위에는 여전히 구름이 덮여있다.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없을까? 발걸음도 가볍게 대청봉으로 향한다.

 

어라? 저게 뭐지? ㅋㅋ

사람들의 탄성과 함께 해가 구름 사이로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위에 깔린 구름이 멋지게 물들었다.

작년에 지리산 종주할 때도 일출을 봤는데 그 땐 문제가 있었다. 짐이 무거울 것 같아서 렌즈를 40리밋만 들고 간데다 충전한 줄 알았던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사진도 제대로 못 건지고 카메라를 껐다 켰다 하면서 힘들게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ㅋㅋ 그래서 이번에는 10-20과 18-200을 챙겼다. 뭐 40리밋 하나 들고 갈 때랑 별 차이 안나네? ㅎㅎ

 

그래서 초큼 땡겨봤다. ㅎㅎ

 

아마 대포항일 듯, 땡겨보고 밀어보고~ ㅎㅎ

 

해가 구름에 걸렸다. 그래도 좋기만 하구만.

 

뭐가 부끄러운지 구름 속으로 숨는다. 새색시... 라기엔 해는 주로 남성으로 묘사되지 않나? 그럼 새신랑~ ㅋㅋㅋㅋㅋ

 

그리곤 완전 숨어버렸다. 구름이 참 멋지게 물들었구나.

 

제대로 된 노출에선 이렇게 보인다는거. ㅋㅋㅋ

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니 제정신이 돌아왔다. 보름달이 뜨면 미치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해가 떠도 그런거야? ㅎㅎ 어쨌든 정신 차리고 단체로 기념 사진도 찍고 그제서야 주변도 둘러보고. 물론 정상주가 빠질 수 없지. ㅋㅋ

 

운해도 멋지고~

 

빛내림은 더 멋지고~

 

산에 오면 이런 멋진 장면도 볼 수 있어요~

다시 중청대피소로 내려와서 라면과 햇반으로 아침을 해결하고(햇반 만세~ 지어먹는 밥도 물론 맛있지만 산에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설익기도 쉽다),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코스는 올라가는 코스랑 좀 다르게. 봉정암까지는 같지만 수렴동으로 가지 않고 오세암을 들렀다가 영시암을 거쳐서 가기로 했다. 거리는 비슷비슷한가? 조금 더 먼가?

 

어젠 운해에 묻혀서 보이지 않던 풍경이 오늘은 멋지게 잘 보인다.

 

구름 사이로 보는 봉우리들이 멋지구나.

 

다시 찾은 소청산장, 저런 사진들을 찍으려면 여기서 살아야 할텐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래보고 싶다.

 

그리고 다시 봉정암, 어제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래도 역시 안개가 낀 편이 좋아.

 

봉정암에서, 아침 공양하고 남은 것을 다람쥐 먹으라고 놔둔 것 같다. 주변에 다람쥐 서너 마리가 분주하게 아침 공양 중이다.

 

맛있어? 떨어질 줄을 모르네. 귀여워라~ ㅎㅎ

봉정암에서 어제와 다른 갈림길을 택해서 오세암으로 향했다. 어제 봉정암까지의 길이 대체로 평탄했다면 오늘은 경사도 가파르고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이라 어제보다 체력소모가 심하다. 게다가 내리쬐는 햇살까지. 형님은 죽을 맛이다. 형~ 우리 저녁에 대포항에서 회떠다가 쐬주 한 잔 하기로 했잖아~ ㅋㅋㅋ

 

뻔뻔한 다람쥐, 그래도 귀엽다. ㅎㅎ

바위 길을 오르락내리락하다보니 발바닥에 불이 난 것 같다. 중간에 발을 담글만한 계곡만 보이면 어김없이 발을 담근다. 얼음장 같은 물에 발을 담그고 천연 냉찜질을 하면 다음 계곡까지 문제 없다. 발에 물을 담그고 먹는 삶은 감자도 진미~ 감자 냄새를 맡았는지 다람쥐 너댓마리가 주위를 맴돈다. 근데 어쩌냐. 감자 다 먹었는데. ㅋㅋㅋㅋㅋ

다시 등산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을 때까지 녀석들이 계속 주위를 맴돈다. 도망도 안가고 발 밑에서 나를 쳐다보는 표정이 꼭...

"야! 너 일루와봐! 그래 너! 너말야~ 거기 뒤돌아보는 너~ 와보라고 짜샤~ 치사하게 냄새만 풍기고 그냥 가냐? 뭐 좀 있으면 내놔 봐. 엉아가 널 삥뜯는게 아니고 빌리는 거야. 빌리는 거~"

무서워라. 저기 이거라도 드세요~ 초코파이를 하나 뜯어놓자마자 바로 달려든다. 자기들끼리 서로 장난치면서 초코파이 쟁탈전을. ㅋㅋ 근데 진작 이렇게 했으면 사진찍기 편했을텐데. 나 바보 아냐? ㅡㅅ-

 

드디어 봉정암 도착, 사람들이 뭔가를 기다리는 것 같은데? 뭐지?

 

아하~ 밥! ㅋㅋㅋ

중간에 버너를 켜서 밥을 먹을만한 곳이 없었고, 앞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그럴만한 곳이 없어서 점심은 공양을 하기로 했다. 처음 먹어보는 절 밥! 미역국에 고사리 나물, 오이 김치가 전부였지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시주는 부장님이. ㅋㅋㅋㅋㅋ

 

오세암에서

 

점심도 해결했겠다. 그대로 내려가도 되지만 중간에 갈림길로 접어들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부장님 말씀에 잠깐 들러보기로 한다. 형님은 여전히 죽을 맛. 형~ 우리 저녁에 대포항에서 회떠다가 쐬주 한 잔 하기로 했잖아~ 새우튀김도 먹자며~ ㅋㅋㅋ

 

어느새 오세암이 저 멀리 보인다. 형 결국 올거면서. ㅋㅋㅋ

영시암에서 봉정암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 길인데(어제 올라간 길과 오늘 내려가는 길), 그 사이에 용아장성이 버티고 있다. 만경대에 올라가면 그걸 볼 수 있다는데... 근데 만경대는 북한에 있는거 아냐? ㅎㄷㄷ 나중에 알고보니 만경대가 아니라 망경대라고. 월북할뻔했네. ㅡㅅ-

 

망경대에서, 멋지긴 하구만. 오른편에 보이는 것이 용아장성. 이제 온 길로 다시 내려가야. ㅡㅅ-

 

백담사 입구, 물가에 사람들이 돌 탑을 쌓고 있다. 뭘 빌고 있을까?

영시암에서 백담사 입구로 돌아오는 길은 어제 왔던 길이라 그런지 별 감흥이 없다. 얼른 가서 씻고 쐬주나 한 잔 했으면. ㅋㅋㅋ

 

백담사에서

 

백담사에서

 

백담사에서

백담사는 전대갈이 다녀간 이후로 유명해졌다. 그 전까지는 절까지 가는 냇가를 건너기 위해서 부실한 나무 다리를 건너야 했고, 비가 많이 오면 쓸려가기 일쑤였다는데, 지금은 널찍한 돌 다리가 있고 절도 많이 커진 것 같다. 전대갈이 머물렀던 방은 아예 비워두고 일반 개방하고 있었는데 별로 보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패스~ 만해 한용운 기념관도 있었는데 빨리 씻고 쉬고 싶은 마음에 패스~ 난 큰 절은 절 같지 않아서 싫더라. 그래서 절 구경은 안하고 꽃 사진만 몇 장 찍었다. 이제 대포항으로 궈궈~

대포항은 그냥 일반적인 포구랑 다르지 않았다. 흥정을 해서 회를 좀 사고, 새우 튀김과 오징어 순대를 사서 미리 예약해둔 콘도로 향했다. 시원한 물에 씻으니 살 것 같구나. 산에서는 자연 보호를 위해 세제나 비누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고,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샤워는 꿈도 꿀 수 없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내내 땀은 비오듯하지만 간간이 만나는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세수를 하는 것이 전부다. 그래도 나는 산이 좋다. 산에서 해먹는 밥 맛도 좋고, 산에서만 볼 수 있는 경치들도 너무 좋다.

장만해온 안주들을 놓고 뒷풀이로 쏘주가 빠질 수 없다. 매운탕에 밥을 먹고, 라면에 쏘주를 곁들여 오늘 밤도 깊어만 간다.

사온 술을 적당히 마시고, 밖으로 맥주를 한 잔 더하러 가자고 사람들이 꼬셨지만.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산에서 내려와서 부고를 들었다. 같이 설악산에 오기로 한 차장님이 아버님이 위독하시다는 연락에 대구에 가셨는데 결국 돌아가셨단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문상을 가려면 안전운전을 위해 일찍 자야지.

 

숙소에서 바라본 설악산, 카메라를 가지러 간 사이에 울산바위에 구름이 걸렸네. ㅡㅅ-

 

숙소 뒤편은 골프장이다. 아침부터 라운딩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나마 구름이 좀 걷힌 울산바위. 울산에서 여기까지 오느라 니가 고생이 많다~ ㅋㅋ

 

구름이 이쪽을 향해 오는 것을 보니 걷힐 것 같지는 않네. 울산바위야 잘 있어~

 

즐거웠던 설악산 산행은 이걸로 끝. 내년 여름엔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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