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출사 캠핑 1부

우포늪, 탐방 코스 1부터 4까지 합계 11.1km.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지난 주는 조선학회가 있어서 대학원 수업이 이틀 모두 휴강이었다. 목금토일 4일간의 연휴가 생긴 셈. 뭘하며 보낼까 고민했는데 캠핑퍼스트 경상방 게시판을 보다가 우포 번캠글을 발견. 3년만에 우포에 다시 가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양념 곰장어 1kg

목요일 점심을 먹고 여유있게 출발. 중간에 주전 상품수산에 들러 곰장어를 2kg 샀다. 소금구이하고 양념을 각각 1kg씩. 3년전에는 당일치기로 간거라 전날 새벽에 출발했는데 이젠 캠핑을 하니까 느긋하게 갈 수 있어서 좋다.

 

이 넓은 캠핑장에 오늘은 나 혼자 뿐이다.

느긋하게 갔더니 세 시간 정도 걸린 듯? 평일이라 캠핑장은 텅 비어 있었고 체험학습 하러 온 초등학생들이 시끌벅적했다. 30분 정도 기다려 버스가 아이들을 태우고 간 후에 텐트와 타프를 쳤다. 이것도 몇 번 해보니 요령이 붙어서 금방 끝냈다. 땅에 돌이 많아서 팩 박느라 고생 좀 했네. 사이트가 좁아서 타프 줄을 가능한한 짧게 쳤다. 옆 사이트에 폐를 끼치면 안되잖아? 창녕읍내 마트에 가서 라면과 맥주, 내일 아침에 먹을 3분 카레를 사왔다.

 

붉은 노을

요즘 해가 짧아지긴 짧아진 모양. 금새 해가 떨어지고 하늘이 붉게 물든다. 내일 일몰을 담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장작을 한 더미 사서 화로대에 불을 붙이는데 장작이 너무 두꺼워서 쉽사리 불이 붙지 않는다. 손도끼를 사야 하려나? 겨우겨우 불을 붙이고 라면과 햇반으로 저녁을 먹었다.

 

캠핑의 묘미는 역시 불장난

저녁을 먹고 타들어가는 장작을 보면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많은 일들을 잠깐 동안 잊을 수 있어서 좋다.

 

친절한 주인 아저씨가 가져다 주신 잡채와 동그랑땡, 알밤

잠깐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주인 아저씨가 잡채와 동그랑땡, 알밤을 갖다주셨다. 고맙게 받고 잠깐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아저씨는 주인집 텐트로 가셨다. 맥주를 마시면서 대부 2를 봤다. 알밤은 호일에 싸서 화로대에 던져 넣었다. 조용하니 좋구나.

맥주 피처와 소주 한 병을 비우고 텐트 안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할텐데...

 

3년만에 돌아왔어.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날씨는 나쁘지 않은 듯?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네비가 말썽이다. 메모리 카드 인식이 안되다니. 혹시 몰라 뽑아온 지도를 보면서 일출 포인트를 찾으려는데 주변이 어두컴컴하여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ㅡㅅ- 이방교를 지나 당수 나무가 있는 곳에서 좌회전하라는데 어두워서 나무가 어딨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근처 파출소에 물어서 포인트에 도착. 몇 사람이 먼저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근데 구름이 낮게 깔려서 일출보긴 틀린 듯.

 

어떻게 해뜰 자리에만 구름이 딱 끼냐. ㅋ

 

결국 개울을 건너 돌아나왔다.

 

고요한 우포늪의 아침

 

아침 공기가 너무 상쾌하다.

차를 타고 목포제방 쪽으로 온길을 되짚어 갔다.

 

날씨가 조금만 도와줬으면 멋지게 나왔을텐데.

 

들리는 것은 지저귀는 새소리 뿐

 

이 넓은 곳에 나 밖에 없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 사진 찍기에 빛이 너무 좋다.

 

하루 중 가장 기분좋을 무렵

 

요놈들 딱 걸렸어. ㅋㅋㅋㅋㅋ

간단하게 아침 산책을 마치고 캠핑장에 돌아와 아침을 먹고 샤워를 했다. 사이트를 간단히 정리를 하고 다시 우포늪으로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