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7-1코스 (월드컵 경기장-외돌개)

올레 7-1코스, 15.6km ⓒ제주도청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오고 있다. 오호. 이거 제주도 와서 처음으로 비맞으면서 코스를 걸어보는건가? 오늘로 서귀포도 마지막이다. 다음 숙소는 아직 정해둔 곳이 없는데 아마 재민이가 있다는 곳으로 갈 것 같다. 산야 게스트하우스라고 했던가? 완전 넓고 사람도 자기 밖에 없다고. ㅎㅎ

 

아침은 뼈해장국

제주도에서 웬 뼈해장국? 현주가 뼈해장국이 먹고 싶단다. 한 그릇 간단히 먹어주고 버스를 타고 월드컵 경기장으로.

 

월드컵 경기장

버스를 탈 때까진 비가 그치나 싶었는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미친 듯이 퍼붓기 시작. GS25였던가? 편의점에서 도장을 찍고 비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근데 시작이 어디야?

 

이런데다 리본 묶어두지 말라고. ㅡㅅ-

코스는 경기장을 한 바퀴 돌고 길을 건너 마을로 이어진다.

 

밀감 밭이다. ㅎㅎ

 

나무가 정말 울창하네. @ㅅ@

 

야트막한 단독주택들이 몰려 있는 거리

동네도 한산하고, 울창한 나무들도 있고. 이런데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숨은 그림 찾기냐능. ㅡㅅ-

슬슬 오르막이 시작되려는 모양이네. 왼편에는 아파트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인 듯. 단독주택들만 있는 동네가 마음에 들었는데 아파트 생기고 나면 다른 동네랑 똑같아질 것 같구만. 비옷이 자꾸 거치적거려서 벗어버렸다.

 

전봇대들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동네 약수터 가는 길.jpg

 

멀리서 한 컷

 

눈이 시원해지네. 돌담도 좋고.

 

이런 길 참 좋아라한다는. ㅎㅎ

 

어디서 본건 있어갖고. ㅋㅋㅋㅋㅋㅋㅋ

 

거지가 따로 없구만. ㅡㅅ-

비옷은 대충 접어서 가방 끈에 걸어놓고. 등산화 밑창 한 쪽은 떨어져 나갔고. 왠 밀짚모자를 쓴 흑형이. ㄷㄷㄷ

 

월산농장이라... 월산... 월산... 월산?!

 

아놔. 왜 이런게 생각나냐고. 제기랄. ⓒ대한민국 자식연합

 

못볼 걸 봤으니 안구 정화 좀 하고. ㅡㅅ-

 

엉또폭포란다. 폭포 보러 가잡. ㅎㅎ

 

그래서 폭포는?

밤부터 그렇게 비가 왔는데 폭포는? 응? 여기까지 비맞고 왔는데 폭포는? 응?

 

건천으로 평소에는 물이 없으며... 70mm이상...

이런건 들어가는 입구에다 좀 써놓으라고. 아놔 다시 돌아나가야 되잖아. ㅡㅅ-

 

아쉬운대로 연못이나. ㅡㅅ-

 

담쟁이가 손짓하는 방향으로

 

가끔은 나무 밑에서 비도 좀 피해주고

비오는 날 고즈넉한 빗소리를 들으면서 걷는 것도 꽤 괜찮다. 어차피 땀으로 젖으나 비에 젖으나. ㅎㅎ

 

가끔은 이렇게 남은 거리만 알려주는 간세도 있다.

 

생뚱맞게 산 중턱에 왠 가정집이?

여기서 고근산을 넘어가야 하는데 갑자기 빗발이 굵어진다. 현주는 감기기운이 있어 힘들어하고. 그러길래 쉬라니까. ㅡㅅ- 근데 여기서 딱히 어떻게 할 방법도 없어서 그대로 ㄱㄱ

 

요런 계단을 사뿐사뿐 밟고 올라오시면 되겠다.

 

정상에서

생각외로 정상까지는 몇 발짝 안된다. 비도 긋고, 벤치가 있어 잠깐 앉아 쉬고 가기로.

 

저기가 서귀포시

 

비온 후의 공기는 상쾌하다.

 

길 한 편에는 이런 숲도 있다.

 

한라산 꼭대기는 구름에 가려 안보이고

 

아무렇게나 던져둔듯한 무심한 표지판이 가리키는 대로 산을 넘어간다.

 

제주도엔 이쁜 길이 참 많은 것 같아.

근데 슬슬 배가 고프다. ㅡㅅ-

 

비가 와서 내려가는 길이 미끄러웠는데 이런 계단은 방가방가~

 

이런거 한 번 해보고 싶었어. ㅎㅎ

 

열심히 걷다보니 도로가 나왔다.

저기가 마을인 것 같은데 밥 먹을 곳은 있겠지? 점심 때를 훌쩍 넘겨 배가 많이 고팠다.

 

색감이 참 알록달록하니 이쁜 집

근데 무슨 동네가 밥집이 없어. 여기 사람들은 외식도 안하나? ㅡㅅ-

 

학교 운동장은 다 잔디구나. 제주도 좋아유. ㅎㅎ

 

결국 밥은 못 먹고 다시 큰 길로 나와서

 

열심히 걷는데 또 비가 옴.

비맞는건 괜찮은데. 거기다 밥까지 못먹으니까 이건 좀 불쌍해지는건가. ㅡㅅ-;

 

하논분화구

분화구인데 용천수가 솟아 제주도에서는 드물게 논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란다. 하논은 큰 논이라는 뜻.

 

빗발은 굵어지고...

 

그래도 요런 사진은 담아줘야징. ㅎㅎ

 

요런 투명한 느낌은 살리기가 쉽지가 않네. 바닥 내공. ㅡㅅ-

 

올레다리, 좀 허접해 보이네.

 

아저씨 저 좀 바구니에 잘 접어서 넣고 가주세...

 

길이 왜 이따위냔. ㄷㄷㄷ

여길 지나 막판 오르막을 올라가면 휴게소가 하나 나온다. 닥치고 들어가주는거다.

 

휴게소 안에서 본 풍경

비맞은 생쥐 꼴을 하고 휴게소 들어가서 푹신한 의자에 앉으려니 왠지 미안. 커피하고 토스트를 먹으면서 좀 쉬어주고.

 

길은 외돌개로 이어진다.

 

여기만 지나가면 외돌개 주차장. 오늘도 한 코스 끝냈구나. ㅎㅎ

잽싸게 들어가서 씻고, 등산화를 사러 나왔다. 밑창 떨어진 등산화를 신고 빗길을 걸으려니 아무래도 위험해서. 두어번 미끄러지기도 했고. 등산화를 사러 어디로 갈까 하다가 월드컵 경기장 근처 이마트에 갔는데 마음에 드는 신발은 사이즈가 없단다. 무슨 마트가 단층이고 물건도 별로 없고. 택시를 타고 기사 아저씨한테 등산용품 매장이 많은 곳으로 데려다 달라 했더니 서귀포 시장에 내려다 주시네. 바로 보이는 K2 매장으로 들어가서 경등산화를 하나 샀다. 생각지도 않은 지출이. ㅜㅜ

저녁은 동문로터리 근처에 있다는 고기국수집을 찾다가, 결국 못찾아서 새로 개업한 듯한 두루치기집에서 해결하고. 용이식당이랑 비슷하긴 한데 여긴 해물이 들어간다고 가격이 더 비싸다. 그럭저럭 맥주를 곁들여 먹어주고. 현주랑 헤어져 민중각에 들어왔는데 1층 카운터에서 사장님이랑 사람들이 한 잔 하는 것을 발견, 꼽사리 껴서 술 한 잔 하고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