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서해안공원 크리스마스 캠핑

텐트 안에 걸어둔 크리스마스 장식들

초캠에서 쌀님과 땅님이 하서해안공원으로 크리스마스 캠핑을 온단다. 숙소에서는 한 30분 정도 거리라 방문 모드로 잠깐 놀러나 가볼까 했는데 얼떨결에 2박 3일을 하서해안공원에서 보내게 되었다. 회사 일을 마치고 하서해안공원에 도착한 시간은 8시 정도? 도착해보니 쌀님은 처음 산 텐트를 칠 엄두도 못내고 짐들만 잔뜩 차에서 내려둔 상황. ㄷㄷㄷ 서둘러 둘이서 텐트를 쳤다. 평소 장비에 그닥 관심이 없는터라 스노픽 리빙쉘이 뭔지도 몰랐는데 막상 쳐보니 전에 밀양에 번캠 갔을 때 질리게 쳤던 다른 리빙쉘들이랑 그닥 다르지도 않다. 그래도 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치는 것을 도와만 주다가 직접 쳐보려니 초큼 헤매기도 하고. 그럭저럭 텐트를 치고 짐들을 안으로 들였더니 벌써 10시가 넘었다.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넣어둘거라며 걸어둔 양말이지만 선물은 커녕 물건 담아두는 용도로만 쓰였다능. ㄷㄷㄷ

짐은 대충 쳐박아두고 쌀님이 데워준 잡채랑 오리 고기를 구워 배를 채우고, 맥주를 한 잔 했다. 작업등이 없으니까 너무 어둡더라. 일단 아쉬운대로 가스 랜턴을 켰는데 어디 걸어둘 곳도 마땅치 않고. 맥주를 한 잔 하다가 쌀님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가져왔다며 달자고 해서 그걸 달았더니 이게 생각보다 꽤 밝더라는. 이것부터 먼저 달 걸 그랬네. ㅎㅎ

 

스노픽 마크랑 닮은 눈꽃 장식

스노픽은 일본의 캠핑 메이커로 상당히 고가의 물건들이 많다. 중간에 수입상들이 꽤나 남겨먹는지 아니면 환율 때문인지 해마다 가격 인상폭도 상당히 큰 편이다. 다행히 A/S가 매우 좋아서 일대일 교환 또는 무료 수리를 해주기는 하지만 가격이 너무 사악해서. 국내 메이커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착한 카피제품들도 꽤 나오는 편이라 그것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마크가 비슷하게 생겨서 백설표라고 부르기도 한다.

 

쌀님이 만든 연어 샐러드

캐롤을 틀어놓고 맥주 한 잔 하고 있으려니 땅님이 뒤늦게 일을 마치고 도착. 쌀님이 만든 연어 샐러드를 곁들여 셋이 수다를 떨다가 잠이 들었다. 생각보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 따뜻하게 잘 잔 듯.

 

따뜻한 2박3일을 책임져 준 도요토미 난로

겨울에 쓰는 리빙쉘 종류의 텐트들은 텐트가 상당히 클 뿐 아니라 바닥이 없어서 보통 이너 텐트는 따로 치고 등유 난로를 가지고 난방을 한다. 바닥모드 보다는 의자를 쓰는 좌식모드를 주로 하는 것도 바닥이 없기 때문이다. 이너 텐트에는 바닥이 있기 때문에 잠은 이너 텐트 안에 깔개와 전기장판을 깔고 자거나 야전 침대를 사용하여 침낭을 덮고 자기도 한다.

 

사람이 셋이라 맛이나 보려고 사온 대게 세 마리. 마리당 만원 꼴이다. ㄷㄷㄷ

일어나서 아침을 대충 해결하고 숙소에 돌아와 넷북에 영화를 넣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다. 2박3일 동안 얻어먹기만 하는 것도 미안하고 해서 돌아가는 길에 정자항에 들러 대게와 양념 곰장어를 샀다. 정자항은 대게를 사러온 사람들로 인산인해. 주차해놓고 대게를 사러 다녀온 사이에 누가 내 차 뒤에다 바짝 차를 대놓는 바람에 차뺀다고 고생 좀 했다. ㅡㅅ-

 

김이 모락모락~ 다리는 뜯어서 살 발라먹고 등딱지는 따로 모아서...

 

김치 송송 썰어 참기름 넣고 밥을 비벼먹어야지! @ㅅ@

달랑 세마리였지만 다리 살 발라먹고 등딱지에 밥까지 비벼먹으니 배불배불. 이거거등~ ㅋㅋㅋㅋㅋ 쌀님이랑 땅님은 찜질방으로 목욕가고 나는 야전 침대에 누워서 넷북으로 영화도 보고 낮잠도 자면서 시간을 보냈다.

 

내 사랑 찌짐! @ㅅ@

쌀님이랑 땅님은 어둑어둑해진 다음에야 돌아왔고 배가 고파진 셋은 찌짐을 부쳐먹기로.

 

해바라기 버너는 역시 머스트 해브 아이템

해바라기 버너라는 것이 있다. 자그마한 LPG 가스통에 바로 달아서 쓰는 버너인데 여러 가지로 요긴한 물건이다. 3KG 가스통 기준으로 가득 충전하는데 5천원 정도면 되니 부탄가스보다 저렴할 뿐 아니라 부탄가스가 빌빌대는 겨울에도 변함없는 화력을 자랑한다. 삼발이도 집에서 쓰는 가스렌지 정도의 크기라 냄비나 후라이팬을 얹어도 안정감이 있고, 의자에 앉아서 쓰기에 딱 알맞은 높이까지. 지금까지 구입한 캠핑용품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물건이다.

 

캐논 550D를 써보니

쌀님이 갖고 다니는 캐논 550D, 쌀님은 사진 지식은 전혀 없는데 왜 이것을 사셨을까? ㅡㅅ- 렌즈는 50.8뿐이다. 크롭에는 조금 애매한 화각, 게다가 줌렌즈도 아니고. 실내에서 쓰기에는 꽤나 번거로울건데. 뭐 그런 얘기를 하려는건 아니고, 쌀님이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해서 써 본 550D는 생각보다 쓸만했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잘 잡는게 얼마나 편리한지 삼탁스 사용자로써 절실히 느꼈다는 편이 정확할지도. 조리개를 열고 감도를 올려서 찍으니 결과도 꽤나 봐줄만하다. LCD로 확인할 때는 노이즈도 그닥 못느낀 것 같은데 JPG로 찍은 탓인지 블로그에 올리려고 보정을 조금 하다보니 노이즈가 올라오네. GX-20에 40리밋으로 찍은 사진은 대체적으로 조금 어둡게 찍히는 느낌이었다면 550D에 50.8로 찍은 사진은 전체적으로 밝게 나오는 편인 것 같다.

 

땅님은 골뱅이 소면을 준비하는 중 ⓒ쌀강아지

찌짐을 부쳐 먹는 사이에 풍류님이 도착. 풍류님은 저만큼 떨어진 곳에 텐트를 치고, 쌀님은 잠깐만 잔다며 드러눕고, 땅님은 이것저것 안주거리를 준비. 나는 옆에서 이것저것 도와드렸다.

 

땅님이 크리스마스라고 특별히 준비한 이쁜 접시

 

중간중간 맥주로 입도 축이고

 

완성된 골뱅이 소면. 먹음직스럽다.

풍류님도 텐트를 다 치고 건너 오셨고, 자고 있는 쌀님도 깨우고. 이젠 먹고 놀아야지? ㅎㅎ

 

순대도 찌고 ⓒ쌀강아지

 

꼬지도 굽고 ⓒ쌀강아지

 

케이크에 불도 붙이고. 크리스마스엔 케이크가 빠질 수 없지. ㅎㅎ

 

요건 내꺼임. ㅎㅎ

 저번에 우포에선 못 뵙고 오늘 처음 뵌 풍류님. 개성이 강하고 재미난 분이었다는. ㅎㅎ

 

땅님은 왜 이리 사진 찍는걸 싫어하냐능. ㅋㅋㅋㅋㅋㅋㅋ ⓒ쌀강아지

먹고 마시고 재미나게 떠들면서 크리스마스의 밤은 깊어만 간다. 어찌나 재미나게 떠들었는지 옆 텐트에서 잘 시간이니 좀 조용히 해달라고 찾아오시기도. 죄송합니다. ㅡㅅ-;

 

스노픽 리빙쉘, 백설표 마크가 보이는감유? ⓒ쌀강아지

 

어제 먹다 남은 순대랑 양념 곰장어에 떡을 넣고 볶았다. 살짝 매콤하니 맛나더라능. ㅎㅎ

느지막히 일어나서 아침을 해결하고 점심 무렵에 정사장님이 도착. 순대랑 양념 곰장어에 떡을 넣고 볶아서 밥이랑 같이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어 슬슬 철수 준비를 시작했다. 짐이 어찌나 많던지 짐정리하고 텐트를 걷을 때 쯤 되니 해가 떨어지더라는. 풍류님 텐트에서 푸짐하게 저녁을 얻어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바이바이. 덕분에 크리스마스 재미나게 잘 보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