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7코스 (외돌개-월평)

올레 7코스, 15.1km ⓒ제주도청

아침에 일어나보니 재민이는 일찌감치 나갔다. 오늘은 현주랑 둘이 7코스를 걷기로 했다. 씻고 아침을 먹으러 어제 갔던 식당으로.

 

시원하게 갈치국 한 그릇 하고

버스를 타고 그제 6코스 마치고 갔던 외돌개에 갔다. 오늘은 날씨가 좀 덥지 않아야 할텐데. 출발 도장을 찍어주고.

 

저 멀리 세연교가 보인다. 저기 야경도 담아야 했는데. 쩝.

 

바위가 특이하게 생겼네.

 

저기 저게 범섬인 듯?

 

물빛이 참...

갑자기 시끌시끌하다. 저쪽에 사람이 바글바글. 근데 시끄럽긴 한데 뭔가 그냥 시끄럽단 말로 하기엔... 가만 보니 중국 사람들이다. 여태 제주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중국 사람들이 단체로 돌아다니는건 본적이 없는데 뭐지? 여기 무슨 유명한 곳이야?

 

외돌개

바다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 외돌개란다. 근데 왜 중국 사람들이 많냐고? 응? 뭔데? ㅡㅅ-

 

사진 찍어준다는 할아버지가 광고용으로 깔아둔 사진처럼은 잘 안나온다.

알고 보니 여기가 대장금 촬영지라고. 그래서 중국 사람들이 엄청나게 온단다. 대장금을 안봐서 몰라봤사옵나이다. ㅎㅎ

 

시끄럽거나 말거나 바다는 시원할 뿐이고. 근데 오늘도 덥겠다. ㅡㅅ-

 

요런 예쁜 펜션도 있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시원한 커피 한 잔 하고 가기로

오늘도 날씨가 너무 덥다. 해가 내리쬐기 시작하니 살갗도 따갑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그래도 7코스엔 중간중간 매점이 있어서 목을 축이기에 좋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코스라 그런 듯.

 

뭐, 뭐하는 거지?

펜션이 잔뜩 있는 곳을 지나 다시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나왔더니 사람들이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꿈과 희망의 담장 가꾸기라? 어영부영 지나가다가 나도 모르게 붙들려버렸다. 초등학교 담장에 붙일 타일 그림을 그려 달란다. 그림 같은건 중학교 때 그려보고 안그려봤는데? 난감해하자 꼭 그림이 아니라 좋은 글을 써줘도 좋단다. 그러니까 말이죠. 그런게 갑자기 될 리가... ㅡㅅ-;

 

이 너저분한 글씨는 뭐냔. ㅡㅅ-;

현주는 어느샌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고. 난 붙들려서 뭐라도 한 장 그리든지 쓰든지 해야 했다. 그림은 영 자신이 없고, 뭘 쓸까 한참 고민하다 대충 써버린 너저분한 문장. 왜 저걸 썼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새로 지을 새서귀초등학교 담장에 장식할 거라고 하니 너무 너저분해서 빼버리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그 학교 담장 어딘가에 붙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기자기한 우체통들

보내지 못한 편지를 넣는 통이 따로 있는 것이 신기. 나머지는 1년 후에 배달되는 편지를 넣는 우체통이란다. 신선하네.

 

요런 징검다리를 건너게 되어 있다. 녀석들 시원하겠네. 부럽다. ㅎㅎ

 

징검다리 옆에는 보기만해도 시원해 보이는 평상들이 있다.

저기서 잠깐 앉아 쉬어갔으면...

 

여기가 제주도라고 온몸으로 외치는 것 같은 야자수 길을 지나

 

바다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이런 아기자기한 길을 따라 올라오면

 

올레지기 김수봉님이 염소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삽과 곡괭이만 갖고 만드셨다는 수봉로가 나온다.

많은 분들이 고생한 덕에 이런 좋은 경치를 보면서 길을 걸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하고.

 

물빛이 아름다운 법환포구에 도착

여기 유명한 식당이 있다해서 점심이나 먹을까 했는데 역시나 자리가 없다. 그냥 패스~

 

둑을 쌓아 물을 가둬놓고. 놀러들 오셨나? 아님 뭘 파는 곳인가?

 

오호? 저 아래 다리가 있다? 이걸 건너 저 위로 올라가는건가?

 

스릴 있어 보이는 다리를 건너자!

 

올레 베이스 캠프? 여기가 풍림 리조트구나.

옆에 세수도 할 수 있고 물도 마실 수 있는 개수대가 있어서 땀을 식히고 물도 보충했다.

 

요런 정보 게시판도 있다. 얼마나 자주 업데이트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훈씨가 걷고 싶다고 하던 사려니 숲길. 다음엔 나도 꼭 걸어봐야겠다.

 

카페 간판이 보이자 커피를 좋아하는 현주는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고...

 

시원하게 아이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땀을 식히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7코스 같으면 걸어볼만 하겠다. 중간중간 이런 쉴 곳도 있고.

 

보기만 해도 시원하네. 리조트는 리조트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을지도.

여기에 7천원인가짜리 점심부페가 있단다. 나는 모르고 그냥 지나갔음.

 

은어가 산다는 강정천

제주도엔 흔치 않은 민물 하천이다. 서귀포 사람들이 여름 더위를 식히기 위해 자주 찾는다는 곳.

 

근처에 매점이 있나보다. 점심 먹을 때가 한참 지나긴 했어.

 

여기에 해군기지가 들어온다고? ㅡㅅ-

 

매점 한 쪽 벽에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사진들이 걸려 있고, 책상 위에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제주도 사진들 옆에는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집회 사진도 걸려 있다.

후기를 쓰기 얼마 전,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본 것 같다.

 

해군기지 짓지 마세요. 자연에 양보하세요.

순간 자연을 라면으로 보고 흠칫. ㅡㅅ-;

 

시원한 멸치 국수로 허기를 달래고

 

솟대들

 

꽃구경도 식후경

 

갈 길이 아직 멀구나. ㅡㅅ-

 

고놈 참 자알 생겼다. ㅎㅎ

의젓하게 생긴 요 녀석도 더운건 어쩔 수 없는지. 아이스크림 앞에선 꼬리를 살랑살랑. ㅋㅋㅋㅋㅋㅋㅋ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이고 다시 길을 나섰다.

 

얼추 다 와 가는 것 같은데?

 

다 왔다! 월평포구다!

빨랑 들어가서 씻고 싶다. 도장 찍는 곳은 어디지? @ㅅ@

 

이거 왠지 운치있고 좋은뒈?

 

헐? 이 멍미? 님아 매너효. ㅡㅅ-

 

ㅁㅇㄼ뎅횽ㄻㅇ레 ㅜㅜ

 

기왕 이래 된거. 경치 구경이나 하면서 좀 더 걷지 뭐. ㅎㅎ

 

요런 흙길도 좀 걸어주고

 

화살표 위에 웬 여자가? 누구의 센스? ㅋㅋㅋㅋㅋ

다시 마을길이 나온다 싶더니 어느새 코스 끝이다. 송이슈퍼에서 종료 도장을 찍어주고 버스를 타고 다시 서귀포로.

 

여긴 항상 밤에 도착해서 몰랐는데 낮에 보니 이런 벽화도 있다. 테우 타고 고기라도 잡으러들 가시나?

 

며칠 동안 묵었던 민중각. 여기도 낮에 찍긴 처음.

오늘은 약속이 있어 현주랑 여기서 헤어지고 냉큼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었다. 깨끗히 씻어 봐야 얼굴하고 팔다리 껍질이 흉하게 벗겨져서. ㄷㄷㄷ 예전에 같이 일하던 진석이형이 휴가를 맞아 제주도 집에 내려온다 해서 회에 소주 한 잔 하기로 해서. ㅎㅎ 동문로터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거긴 중앙로터리였을 뿐이고. ㅋㅋㅋㅋㅋㅋㅋ 형수랑 딸 혜리도 같이 나왔는데 홀랑 탄 내 모습에 깜짝 놀라시더라능.

서귀포에 유명한 횟집은 죽림횟집과 쌍둥이횟집이 있는데 쌍둥이횟집으로 ㄱㄱ. 상에 깔아주는 음식이 왜 이리 많은지. 회가 나오기도 전에 배가 부를 지경. 소주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좀 하고. 여기가 형 어릴적에 걸어서 학교 다니던 그 동네란다. 집도 근처에 있고. 우리 동네에 니가 오니까 왠지 신기하다던 형. 저녁을 너무 기분 좋게 먹어서 횟집은 내가 계산하고, 형수님이랑 혜리는 집에 모셔다 드리고 둘이서 맥주 한 잔 더 하러 갔다. 나도 형이 나고 자란 곳에 와 있다 생각하니 신기합디다. 나중에 누가 우리 동네 놀러오면 나도 그런 생각이 들려나? 기분 좋게 맥주 한 잔 하고 들어와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