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유곡천 다목적캠핑장 & 다시 찾은 우포늪

의령 유곡천 다목적캠핑장 ⓒ승영

용준이형이 날 추울 때 함 떠야 된다고, 3주 동안 형수한테 빌었다고 꼭 캠핑을 가잔다. ㅋㅋㅋㅋㅋ 어딜 갈까 알아보던 중 소백산에 새로 생긴 캠장에서 개업(?) 기념으로 하루 5천원에 다섯 팀만 모신다기에 냉큼 신청해놓고 소백산 산행을 겸하려고 했는데 캠핑장 사정으로 좌절. ㅡㅅ- 어딜 갈까 하다가 먹캠 카페에서 의령에서 떼캠을 한다길래 근처에 뭐가 있나 보니까 우포늪이 멀지 않다. 한 20km 정도? 초겨울의 우포는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승영이를 꼬셔서 셋이서 캠핑 겸 출사를 다녀왔다.

 

우포늪 단기 속성 코스, 8km

금요일 저녁 출발했으면 좋았겠지만 각자 사정이 있으니 토요일 아침에 출발하기로. 마침 솔캠 카페의 쌀님과 땅님, 풍류님이 우포마을 캠장에 자리를 꾸려두고 낮에 할 것이 없다해서 우포늪에 같이 가기로 했다. 10월말에 발로 뛰어서 그런지 이젠 우포늪 지도만 봐도 대략 감이 온다. 연약한(?) 여자 두 명과 자전거를 타신다는 풍류님을 감안하여 단기 속성으로 엑기스만 뽑을 수 있는 코스를 미리 뽑아두고 도착해서 만나기로.

 

각 따윈 무시한 발로 친 텐트 ⓒ승영

의령에 도착하니 금요일부터 와 계신 분들이 제법 된다. 콤비 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해서 다니는 분까지. ㄷㄷㄷ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텐트부터 쳤다. 바람이 제법 불어서 큼지막한 돌로 흙받이를 눌러 두고 우포늪으로 출발~ 점심은 동네 식당에서 백반으로 해결하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소주 한 병을 셋이 나눠 마셨다. 쌀님과 땅님을 만나기로 한 소목 마을 주차장으로 ㄱㄱ

 

우항산에서 바라본 나무벌(목포)

소목 마을에서 우항산을 넘어가면 목포제방으로 바로 나온다. 우항산은 사실 산이라고 하기도 미안한 야트막한 언덕인데 연약한 척하는 두 분이 어찌나 초장부터 엄살을 피우는지. ㅡㅅ-

 

이거 뻥 조금 보태면 우리 나라 닮지 않았?

후딱 우항산을 넘어 주고 목포제방에 도착. 이리저리 둘러보며 사진을 좀 찍었다.

 

목포제방에서 바라본 소벌(우포)

대낮이라 그런가 조용하구만. 가을이랑은 조금 다른가?

 

고기잡는 그물

아침마다 쪽배를 타고 저 그물을 걷겠지? 아닌가? 치는건가? 곡선에 묘한 매력이 있다.

 

우포를 가로지르기 위해 개울을 건너며, 형 좋수?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1/4이나 왔다. 지난 번 왔을 때보단 개울 물이 좀 줄어든 듯?

 

겨울 냄새가 나는구나.

고작 한 달 반이 지나는 사이에 나뭇잎은 다 떨어지고 늪은 노란 옷으로 갈아 입었다.

 

억새의 물결

몽글몽글한 느낌을 주려고 조리개를 열었다. 몽글몽글한건 좋은데 정작 초점은 어디에? 조리개를 한 스탑 조이고 ISO를 높여서 셔속을 빠르게 가져갈걸 그랬다. 막상 찍을 땐 잘 몰랐는데 좀 더 생각을 하고 사진을 찍어야 할 듯.

 

이거 한 달 반 전이랑은 또 다르네?

아마 이 풍경을 매일 본다면 달라진다는 것을 좀처럼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느 날 문득 느끼게 되겠지?

 

늦가을하고는 왠지 물 빛도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이건 뭔가 좀 어정쩡한데?

아래를 자르고 하늘을 좀 더 담을걸 그랬나? 아님 위를 자르고 땅을 좀 더 담든지. 이것저것 다 담으려고 하면 너무 산만해지는 듯. 적당히 버릴 줄 알아야 다른 것을 담을 수 있는데 알면서도 항상 그게 힘들다. 꼭 사진 얘기만은 아니겠지만.

 

계단을 다 내려가면 저 길로 이어지는걸까?

전망대에 잠깐 들러 다른 사람들 올라와 구경하는 사이에 담배 한 대 피워주고. ㅎㅎ

 

아까 나무와 쪽배를 담은 그 곳인 듯?

빛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같은 것도 어디서 담는가에 따라 색도 느낌도 너무 다르다.

 

워디들 가는겨~어?

 

저 안에 뭐가 있을 것 같긴 한디.

막상 들어가보기 전에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곳. 뭐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들어가면 몸 버릴까봐 두렵기도 하고. 사람 사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대대제방

반도 더 왔네. 이 무렵 햇살은 나른하니 기분 좋다. 물론 사진 찍기에도 참 좋다.

 

미운 오리 백로 새끼?

 

이 정도 느낌이었나?

사진을 보정할 때는 가능하면 찍을 당시 느꼈던 색감으로 보정하고 싶은데 그게 의외로 만만치가 않단 말이지.

 

이런건 언제 담았대? ⓒ승영

분위기는 참 좋은데? 근데 담부턴 발목은 자르지 말아주셈. 사람을 찍을 땐 관절 부분을 자르지 않는 것이 기본임. ㅎㅎ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사진을 찍을 때 가능하면 해를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카메라의 측광 방법상, 해가 들어가면 사진이 엄청 어두워지기 때문에 시커먼 사진이 나오기 일쑤. 그런데 이 사진은 밑에 억새가 빛을 받고 있어서 한 번 담아봤다.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느낌? 은 개뿔. ㅡㅅ-

 

이런 느낌도 가끔은 나쁘지 않은 듯

 

사실은 이런 느낌

 

모래벌(사지포)

근데 저 새카만건 다 뭐래?

 

저게 다 오리임? ㅎㄷㄷ

여기가 따뜻한가? 아님 먹이가 좀 많은가?

 

사지포제방에서 주매제방으로 워프하는 숲 속에서

 

오늘의 베스트샷?

가끔 이런거 한 장 건지는 재미에 사진을 찍는다.

 

해가 떨어지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

지난 번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 일몰은 대대제방에서 담아야 할 듯.

 

이 길은 항상 봐도 좋은 듯

지난 번 왔을 땐 하늘도 맑고 온통 파릇파릇했는데 고작 한 달 반이 지나는 사이에 이렇게 되다니 역시 자연의 신비. 이런 모습은 처음이지만 좋아 좋아. ㅎㅎ

 

겨울에 눈이 쌓이면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

겨울에 눈이 왔을 때 또 올 수 있을까?

 

내 새끼들(?) 여전히 잘 있구나. ㅎㅎ

한 바퀴 돌아 다시 소목 마을 주차장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슬슬 걸어도 세 시간이면 충분하구나. 주차장 매점에서 오뎅 꼬지를 먹으며 맥주 한 잔 하고 쌀님과 땅님은 저녁하러 갈 시간(?)이 되어 바이바이~ 그리고 우리는 일몰을 담으러 ㄱㄱ

그런데~ 그러언데~ 오뎅 먹느라 시간을 너무 보냈는지 우포늪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는 사이에 해는 벌써 떨어져 버렸다. ㅡㅅ-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다시 캠핑장으로.

 

그 새 해는 떨어졌을 뿐이고~ 칼바람은 불어댈 뿐이고~ 배는 고플 뿐이고~ ⓒ승영

경연씨한테 저녁은 어쩌나 물어봤더니 각자 간단하게 먹고 모여서 술을 한 잔 하잔다.

 

용장금은 요리중 ⓒ승영

칼바람이 불어 텐트 안에서 저녁을 하기로. 용준이형이 실력 발휘하는 중. 저녁 메뉴는 김치 순두부 부대찌개?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 찍으려고 보니 이미 냄비는 텅~ ⓒ승영

역시 주부의 솜씨는 좀 다른 듯?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 거기에 라면까지 끓여 먹었다. 그리고 술 한 잔 하러 갔는데...

낚였다! ㅎㄷㄷ 술안주 나와봐야 뭐 나올까 했던 것은 내가 먹캠 카페를 너무 쉽게 본 듯. 우리가 들고 간 닭봉 말고도 부대찌개, 콘치즈, 순대볶음, 막창, 오징어회, 닭갈비, 감자샐러드, 육포... 으헤~ 으헤~ 으헤헤~ 인증샷은 용준이형 폰이 제정신이 돌아오면 나중에 업데이트 하기로 하고. 근데 그 폰은 언제 제정신으로 돌아오는거유? ㅡㅅ-

 

그 와중에도 불놀이는 해줘야 제 맛!

칼바람이 부는 날씨였지만 장작을 활활 때면서 불가에 앉아 있으니 생각만큼 춥진 않았다. 가져 온 수제 소세지도 꼬지에 끼워 구워 먹고, 담배도 한 대씩 피우면서 남자들끼리 이런 저런 얘기도 좀 하고. 하늘에 별이 쏟아질 듯 많았다.

그렇게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수다를 떤 듯. 다행히 우리 일행들 말고는 없어서 늦게까지 떠들어도 별 부담이 없었다.

 

내일 일출 찍으려면 자야지? ㅡㅅ- ⓒ승영

이 술, 저 술 섞어 마시면서 안주를 흡입하다가 용준이형은 먼저 자러 들어간지 이미 오래. 내일 오늘 일출을 찍으려면 그래도 좀 자야겠다는 생각에 1시 반이 넘은 시각에 텐트로 철수. 승영이가 가져온 옥장판이 의외로 따뜻해서 침낭까지 덮었더니 더울 지경. 그래도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 피곤했는지 다들 이내 잠이 들었다.

중간에 알람을 맞춰 둔 시간에 잠시 깼지만... 날씨를 보아하니 일출은 틀린 듯. 그대로 다시 잠이 들었다. ㅡㅅ-

 

이런 날씨에 일출은 무슨. ㅡㅅ- ⓒ승영

아침에 일어나니 9시 조금 넘었네. 바깥 날씨가 차서 그런지 텐트 안에 이슬이 좀 맺혀 있었다. ㅡㅅ- 뭐 잠은 따시게 잘 잤으니까. 스팸이랑 삼겹살을 굽고, 에그 스크램블을 하고, 라면을 끓여 햇반이랑 같이 아침을 먹었다. 이슬이로 해장도 좀 하고. ㅋㅋㅋㅋㅋ 텐트는 말려야겠기에 딩굴딩굴하면서 컬투쇼를 좀 듣다가 1시 조금 안돼서 다 걷어치우고 철수~

점심은 느지막히 울산 손짜장집에서 짬뽕이랑 탕슉으로 해결. 전날 의령이 영하 10도 였다는데 겨울 캠핑도 생각보단 할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고생 많았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