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출사 캠핑 2부

초입에 잘못 접어든 골목에서 만난 검은 고양이, 이게 불운의 시작이었나? ㅋ

3년 전에 왔던 우포늪에는 탐방 코스가 따로 없었던 것 같은데 아침에 지도를 보니 탐방 코스가 4개나 있네? 11.1km 같으면 올레길 하루 코스 거리도 안되니 가볍게 돌아볼 수 있겠다 싶었다. 어차피 저녁에 다른 분들 오실 때까지는 낮에 혼자 할 일도 없겠다 잘됐다 싶어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저녁에는 소목제방에서 일몰을 찍어야 하니까 소목에 차를 대놓고 소목에서 출발~

 

그림자가 조금 아쉬운 사진

가을 볕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한적한 시골길을 혼자 걷는 느낌도 나름 굿~

 

우포 늪에는 갖가지 종류의 새들이 정말 많았다.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풍경, 푸른 우포 사람들 입구

 

얼핏 보면 땅인 것 같지만 발을 디디면 풍덩 빠지게 되니 조심

 

나 사진찍는 남자야~

 

부표에 물풀들이 걸려 얼핏 섬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내가 정말 좋아라 하는 구불구불한 시골길

 

버려진 배마저 운치가 있다.

 

가끔은 뒤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자.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포토박스 형님께 전화가 왔다. 일출은 잘 찍었는지. 오후에 혼자 오는 분이 있다시는데 저는 종일 우포늪을 돌아보고 일몰 찍고 나면 해떨어져서 들어갈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궁금해서 올라가본 제방 위에는 억새가 만발

 

많이 본 꽃인데 이름을 모르겠다.

 

물 속에는 파란 하늘이 있다.

 

황금들판

3코스가 끝나고 차가 다니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황금들판을 만날 수 있다. 소목은 3코스 중간에 있는 곳이라 조금만 걸으면 3코스는 끝이다. 나머지는 돌아오는 길에 마저 걸으면 되니까.

 

길을 따라 왼편에 볏단을 거꾸로 매달아 놓고 벼를 말리고 있었다.

 

새벽에 그렇게 찾아 헤매던 당수 나무

여기서 왼쪽으로 접어들면 4코스의 시작이다. 마을 이름은 우만마을.

 

이거슨 금추! ㅎㄷㄷ

 

길가에 햅쌀을 말리고 있다. 황금빛이네. @ㅅ@

 

A++ 등급 한우를 보면서 군침 한 번 흘려주시고. ㅋㅋㅋㅋㅋ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접어들면 우포, 목포, 쪽지벌 가는 길

4코스는 새벽에 일출을 찍기 위해 차를 타고 갔던 길이다. 새벽에는 해뜨는 시간을 맞춰야 해서 차를 타고 급하게 지나갔지만 지금은 남는게 시간이니까 여유롭게 거닐면서 사진을 담는다.

 

정다운 한 쌍

 

목포제방 옆에 있던 한옥 건물

 

목포제방에서 목포 쪽으로, 아침과는 사뭇 다르다.

점점 햇볕이 뜨거워진다. 반팔을 입었는데도 땀이 날 정도면. 한낮에는 강한 빛이 위에서 내리쬐기 때문에 고운 빛이 도는 아침이나 저녁과는 달리 빛깔 고운 사진을 찍기 힘들다.

 

한가로운 풍경

4코스 쪽은 주로 일출을 찍기 위해 오는 사람이 많아서 낮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한낮에는 볕도 따갑고.

 

그늘이 드리운 곳에는 묘한 색깔이 돈다.

 

꼭 꽃이 핀 것 같잖아? ㅎㅎ

 

오리들이 지나간 길을 따라 흔적이 남는다.

 

몰래 한 컷

오리들이 어찌나 귀가 밝은지 사람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날아가기 바쁘다. 나무 뒤에 숨어서 몰래 한 컷 담아본다.

 

나무 그늘 밑이 참 아늑해 보인다.

 

이름 모를 제방 위에 올라, 여기가 4코스의 끝이다.

뙤약볕 밑에서 걷다보니 어느 덧 4코스도 끝이다. 여기서 1코스로 가려면 토평천을 건너야 할텐데 이리 계속 가다보면 건너는 곳이 있겠지 싶어 제방 위를 걷기 시작. 그런데 이것이 험난한 삽질의 시작이었다. ㅡㅅ-

 

어? 길이 왜 반대 방향으로 휘는거야?

여기서라도 되돌아 갔어야 했는데...

 

일단 먼 발치로나마 학도 담아 보고

 

드넓은 들판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저기 보이는 저거 다리 아님? 파란색 말고 그 옆에 밤색 저거.

그러면 그렇지 다리가 없을 리가 있나 하면서 제방을 따라 좀 더 걷다가 사람이 내려간 흔적이 있는 길을 발견, 따라 내려갔다.

 

요런 숨겨진 풍경을 발견하면 보물이라도 찾은 것 처럼 기분이 좋다.

내려가다 보니 버려진 쪽배도 보이고 이거이거 조금만 들어가면 아까 봤던 다리가 보일 것 같다.

 

아뿔싸. ㅡㅅ-

근데 가다보니 길이 없어지고 바닥은 약간 습기를 띄고 있다. 나뭇가지들이 무성. 기왕 들어온거 가는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단단한 땅을 따라 계속 전진. 우포늪에 간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가서 빠져죽지 말라고 농담처럼 얘기했는데 이러다 정말 사람들 눈에 띄지도 않는 곳에서 빠져 죽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는거 아님? ㅋㅋㅋㅋㅋ

깡다구 좋게 수풀을 헤치면서 계속 들어가봤는데 다리를 불과 10여 미터 앞두고 4~5미터 폭의 강을 만났다. 짚고 넘어갈 바위 같은 것도 보이지 않고 깊이를 알 수가 없어서 돌아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팔뚝엔 잔가지에 긁힌 상처가. ㅋㅋㅋㅋㅋ

제방에 올라와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을 했다. 다시 돌아가기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너무 멀었고 제방을 따라 계속 걷자니 이 앞에 건너편으로 건너는 길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물어볼 사람도 없고. 시계를 보니 시간은 여유가 있긴 한데 어쩌지? 저 앞을 보니 마을이 있다. 일단 거기까지 가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기로 하고 ㄱㄱ

 

그래서 도착한 이산마을

밭을 갈고 있는 어르신께 제방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곳이 있는지 여쭤보니 온만큼 더 가야 한단다. ㅡㅅ- 마침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는 시간표를 보니 10분 정도만 기다리면 차를 대놓은 소목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그러면 시간상 1코스와 2코스는 걷기 힘들 듯. 다음을 기약하고 소목가는 버스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