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뒷풀이 캠핑

비소식이 있거나 말거나 ㄱㄱ ⓒ승영

재민이랑 올레길을 걸으면서 나중에 꼭 캠핑을 한 번 같이 가기로 했었다. 성아랑 주연이도 같이 가기로 해서 날짜를 이리저리 맞춰보려고 해도 쉽지가 않네. 결국 제주도 다녀온지 거의 한 달이 다 된 11일로 결정. 같이 일하던 승영이랑 재민이 친구, 여자 친구, 사촌 동생까지 더해 8명이 캠핑을 가게 되었다. 내 장비로는 5명까지만 어떻게 어떻게 되는데 재민이 친구가 텐트와 코펠을 가져오기로 해서 따로 더 준비할 필요는 없을 듯. 전날 자정이 다 되어 내려온 성아랑 주연이를 근처 찜질방에 맡겨 놨다가(?) 아침 일찍 찾아서 ㄱㄱ

 

만원 어치 멍게를 사고. "하나 더."라는 딱 세 마디로 멍게 한 마리 더 얻었다. ㅋ

주말 내내 비소식이 있어 다들 망설였지만 캠핑의 참맛은 역시 빗속에서! 강력 주장하여 강행. 아니나 다를까 포항을 지나니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강구항에 들러 회 삼만원 어치하고 멍게 만원 어치를 샀다. 회는 역시 좌판에서 사야 푸짐하다는.

 

삼만원에 고등어 두 마리, 광어 작은거 세 마리, 오징어 한 마리 Get!

매운탕 거리 챙겨 달랠걸 그랬나? 강구항 맞은편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봤다. 술, 고기, 저녁 찌개거리, 햇반, 라면, 새우, 소세지, 감자, 고구마... 먹는게 남는거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다 보니 19만원 넘게 썼다. 그래도 8명이 이틀을 먹을 건데.

 

표정이 너무 므훗? 흐뭇? ⓒ승영

비 소식도 있고, 오붓하게 1박할 곳을 생각하다 영덕 오천 솔밭에 다시 왔다. 이틀 내내 우리 밖에 없어서 한적하니 좋았다. 도착하니 마침 비가 그쳐서 타프를 치고, 텐트를 치... 이거 사서 처음 쳐보는거라 어닝을 어떻게 쳐야 하는지 몰라서 걍 텐트 위에 얹어놓고. ㅡㅅ- 맥주 한 잔 하면서 땀을 식히다 배가 고파서 만두 넣고 라면을 끓이던 도중에 재민이 일행 도착.

아뿔싸. 재민이 친구가 가져온 텐트는 비박용이라 둘 밖에 못자겠다. 내 텐트는 4명이 자기엔 넓고 5명이 자기엔 조금 좁고. 근데 사람은 8명이니 나중에 잠자리 복불복해서 야외 취침해야 되나? ㅋ

첨이라 그런지 다들 어색한 것 같아서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회랑 멍게를 꺼내 대낮부터 소주를 들이 부었다. 바베큐 의자까지 의자는 7갠데 사람이 8명이라 재민이가 아이스 박스 위에 앉고. 간단히 통성명을 하고 소주 마시기 시작. ㅡㅅ- 좌판에서 회를 떴더니 회끼리 뭉쳐서 떡이 돼서 잘 안팔렸다. 나중에 라면인지 찌개인지에 투하되는 불상사가. ㅜㅜ

일단(?) 한 잔 하고, 물놀이 가실 분들은 물놀이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항정살과 갈매기살, 새우 등등을 구워 먹어치우기 시작. ㅋ

 

왜 갑자기 어두워진거야? ⓒ승영

캠핑의 꽃은 역시 캠프 파이어. 불 피워놓고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술도 한 잔 하고. 감자랑 고구마도 구워 먹고.

 

쬐는 자와 피우는 자 ⓒ승영

재민이 친구는 산을 상당히 좋아하는 듯. 재민이랑 같이 5일 동안 둘레길 걷고 지리산 종주를 하고 바로 캠핑하러 왔다. ㅎㄷㄷ 갖고 있는 장비들도 대부분 등산 장비고 밥도 엄청 잘하더라능. 코펠에 밥해서 태우지 않고 밥 잘하기 힘든데 평소에 집에서도 코펠에 밥해먹는단다. 덕분에 밥은 맛있게 잘 먹었는데 햇반 이거 어쩔. ㅋ 나중에 같이 산타러 가기로 했다.

 

주연아 뭐해? ㅋ ⓒ승영

마시고, 마시고, 마시고... 재민이가 소주 10병 더 사왔다. 8명이서 낮부터 마시기 시작해서 거의 소주 한 짝을. ㄷㄷㄷ

 

주인공은 소주였단 말인가? ⓒ승영

 

장작 활활 때어 주시고~ ⓒ승영

 

이렇게 마셔대다간 ⓒ승영

 

이렇게 된다. ㅡㅅ- ⓒ승영

전날 3시간 밖에 못자고 대낮부터 마셔대다가 중간에 뻗어버렸나보다. 잠자리 복불복 할 필요도 없이 당첨된 듯. ㅡㅅ- 새벽에 잠을 깨보니 비가 꽤 오고 있어서 장비들을 타프 안으로 옮겨놓고 다시 누웠다가... 잠이 안와서 기상.

비가 제법 와서 완전 난장판이다. 타프 밖에 있던 의자니 이런저런 장비들 비 쫄딱 맞고. 타프 안으로 물이 흐르고 있고. 텐트 안에도 물이 고이고. 그러고보니 텐트 아래 방수포 까는걸 깜빡했네. ㅡㅅ-;

다들 추운지 달달 떠는 것 같아서 남은 장작으로 불을 피웠다. 멍때리면서 커피도 한 잔씩 하고, 승영이가 들고 온 물담배도 피우고. 물담배 요고 재밌네? 그닥 독하지도 않고 향도 괜찮고. 담배를 빨면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가는 것이 재밌다. 남은 라면에 이것저것 다 때려넣고 잡탕 라면을 끓여 먹었다. 다들 이제서야 살 것 같다며. 사실 추운게 아니라 배가 고팠던 걸까나?

 

비가 제법 왔는데도 물은 그닥 불지 않았다. 흙탕물도 안됐고. ⓒ승영

 

조용한 아침 ⓒ승영

비가 그친 틈을 타서 개수대에서 머리를 감고, 설겆이도 했다. 젖은 장비들도 널어 말리고.

 

타프 몇 번 쳐봤다고 이젠 제법 각이 나온다. ⓒ승영

 

승영이가 터키 여행갔다 사온 물담배, 위에 담배를 넣고 숯불을 붙여 피운다. ⓒ승영

 

이런건 언제 찍은겨? ⓒ승영

 

다들 멍때리는 중 ⓒ승영

굳이 뭘 하지 않더라도 조용한 아침에 멍때리고 있으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건가? ㅋ

 

어제 재민이가 물놀이하면서 고디를 한 코펠 잡아왔다. ⓒ승영

 

재민아. 또 물놀이 가려고? ㅋ ⓒ승영

 

주연아. 그거 멍때리는거지? ㅋ ⓒ승영

 

해가 중천인데... ⓒ승영

 

여긴 아직 한밤중 ⓒ승영

 

성아는 여기서도 컴질중이고 ⓒ승영

 

나라도 사람들 먹여 살려야. ㅡㅅ- ⓒ승영

옛날에 인형 눈 붙이는 부업이 있었는데 꼬지에 오뎅을 끼우면서 왜 그 생각이 나는걸까? ㅋㅋㅋㅋㅋ

 

언제들 물놀이 다녀오셨대? 어느 샌가 옆에서 삼겹살 꼬지 제조중. ⓒ승영

 

먹을만 한가욤? ㅋ ⓒ승영

 

태우지 말고 잘 좀 구워봐봐. ⓒ승영

어떻게 어떻게 남은 쏘세지, 오뎅, 삼겹살을 다 구워 해치우고. 마지막 남은 라면에 이것저것 때려넣고 잡탕 라면 시즌 2 전격 방영. 라면보다 만두가 많아서 만두 라면이 아니라 라면 만두가 될 지경. ㅋ 밥 앉혀서 밥까지 말아서 거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성아랑 주연이가 포항에서 5시 기차를 타야 해서 3시에는 출발해야 할 듯?

다들 달라 붙어서 설겆이 하고, 쓰레기 치우고, 주변을 정리했다. 이것저것 차에 싣고 타프 걷으려고 하니 비가 오네. ㅡㅅ- 할 수 없이 타프랑 텐트는 대충 말아서 구겨 넣고 나중에 말리기로. 아쉬움을 남기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3시에 부산 팀과 바이바이했다. 성아랑 주연이는 포항역에 내려 주고, 승영이랑 둘이서 울산으로 ㄱㄱ

울산에 도착해서 승영이랑 둘이서 치킨에 맥주로 간단히 뒷풀이를 하고. 재민이하고 주연이한테서 잘 놀았다고 문자 날아오고. 뭘. 덕분에 내가 잘 놀았지. ㅎ 성아는 2kg 쪘다고? 10kg 책임증량이었는데 아깝. ㅋㅋㅋㅋㅋ

다음엔 누구랑 어딜 갈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