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15코스 (한림-고내)

올레 15코스, 19km ⓒ제주도청

끝나지 않을 것 같던 3주간의 일정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오늘 15코스와 내일 16코스만을 남겨두고 있으니까. 돌이켜보면 시간이 언제 흘러 벌써 이렇게 됐나 싶다. 설레는 마음으로 혼자 제주도에 왔던 것이 어제 같은데 그게 언제였던가 싶다니. 두 코스만 남았지만 언제나와 다름없이 오늘도 많은 것을 보고 느끼려 한다. 오늘은 재민이랑 현주랑 같이 걷기로 했다. 서일주 버스를 타고 한림항으로.

 

제주도라 그런지 장승도 돌하르방처럼 갓을 쓰고 있다.

아침부터 더운 날씨지만 구름이 조금 있어 그런대로 괜찮네. ㅎㅎ

 

제주도에 와서 자귀나무는 구별할 줄 알게 되었다.

꽃이 없으면 구별 못할테지만. ㅋㅋㅋㅋㅋㅋㅋ

 

길을 따라 솟대들이 늘어서있다.

 

조개잡이 현장체험도 할 수 있는 모양?

올레길 후반부 코스로 갈수록 정보가 많지 않아 미리 알아보지도 못하고 지도 한 장만 달랑 들고 이정표를 의지해 걸었다. 남은 것은 사진 뿐이라 뒤늦게 후기를 쓰려고 하니 그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지금은 정보가 좀 많이 있으려나?

 

해변의 바위 틈에도 솟대들을 세워놓았다.

 

나무 모양이 참 재미있다. ㅎㅎ

김무스씨 머리를 보는 듯. ㅋㅋㅋㅋㅋㅋㅋ

 

집까지 들어가는 골목을 따라 잔디를 심었다.

이것 참 멋지잖아? 콘크리트 포장보다 훨씬 낫다.

 

걷다보니 어느 덧 영새생물에 이르렀다.

암반 위에 고여 있는 연못으로 깊은 곳은 1m가 넘는단다.

 

연못에 연꽃이 만발하여 한 장 담아주고

 

밭들 사이로 난 굽이진 길을 따라 걷는다.

사진만 봐도 덥다. ㄷㄷㄷ

 

그늘이 보이면 조금 쉬기도 하고

 

참깨꽃이 만발

 

사거리를 지나면서 찰칵-

15코스는 볼거리가 참 없네. 덥기도 덥고 심심한 길이다.

 

끝까지 볼게 없으면 어떻게 하지? ㅡㅅ-

 

한참을 걸어 도착한 선운정사

절은 그닥 볼 것이 없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다시 고고~

 

날은 덥고 배는 고프고

뭐 이렇게 무미건조한 길이 있는지. 점심은 어디서 먹나? 선운정사를 지나 그늘이 나오자마자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털푸덕 앉아 쉬기 시작했다. 현주는 물을 채우는 것을 깜빡해서 선운정사에 물을 채우러... 근데 우리를 부른다. 아 왜? 덥단 말야.

 

헐?!

마침 점심 공양 시간이었나보다. 절 지하에 있는 방에는 많은 분들이 점심 공양을 하고 계셨다. 현주가 물 뜨러 갔다가 공양하고 가란 말씀에 우릴 부른 것. 우리는 더운데 왜 부르냐고 짜증을 부렸는데 생각지도 않게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게 되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절밥 치고는 찬이 너무 많고 푸짐하네. 역시 예수님보다는 부처님이 짱! (읭?)

 

점심도 먹었겠다 다시 힘내서 걸어보자.

주위에 버드나무가 많았'던' 연못이란다. 지금은 없다는 얘긴가? 곽지리 10경 중에 하나로 꼽혔다던데 아쉽.

 

한 300미터 정도 도로를 따라 걷는다.

 

감이 완전 덜 익었네. ㅎㅎ

 

깨를 말리고 있다.

 

매미를 잡았다.

현주가 보면 기겁을 할텐데.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절반은 더 온 듯?

백일홍 나무를 배롱나무라고 하는 모양이다.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고 뿌리가 길게 뻗지 않아 무덤가에 많이 심는다고.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여 간즈름 나무라고도 한단다. 그럼 이제 무덤길을 지나는건가?

 

꽃이 만발했네. ㅎㅎ

 

이쁘다.

정말 간지럼을 타는지 해볼걸 그랬네. 깜빡했다.

 

오름을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주변을 둘러간다.

 

여기서 어디로 갔었지?

아마 맨 왼쪽으로 갔던 듯.

 

집 돼지라 위험하지 않단다. 단 절대 먹을걸 주지 말라는.

근데 돼지는 못 봤다. 똥 냄새만 실컷 맡은 듯. ㄷㄷㄷ

 

돼지가 지나가지 못하게 문을 달아 놓았다.

 

왼쪽에 있는 간세를 따라 고내봉으로

 

고내봉을 넘어가야 하는 모양이다.

 

보광사 입구인 듯

우린 저기로 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중간에 그늘에서 좀 쉬다가

현주는 힘들어서 못 오겠단다. 재민이랑 둘이 먼저 올라가다가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잠깐 드러누워 쉬었다.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계속 걸어야 되네.

정상엔 별거 없었다. ㅡㅅ-

 

하르방당과 고내리 둘레길을 거쳐서 하가리 갈림길에 도착

돌담과 연못이 아름다운 하가리에 들렀다 가려면 1km 더 걸어야 한다. 패스. ㄷㄷㄷ

 

끝이 머지 않았다.

 

드디어 고내포구에 도착

 

무인카페가 있는 모양이다.

 

내일 여기서 걷기 시작하면 되는거야?

 

방파제 장식이 귀엽다. ㅎㅎ

 

무인카페와 편의점이 보인다.

배가 고파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

 

저녁을 먹고 나오니 해가 떨어진다.

버스 타러 가야지. 술이나 한 잔 할까하고 애월에 들렀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 다시 한림으로.

 

한림항에서

 

하루의 마무리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무는구나.

현주는 제주시에 숙소가 있어 버스를 타고 가고, 나랑 재민이는 금능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내일은 아침에 제주 시내에 숙소를 잡아 짐을 놔두고 고내포구에서 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