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병 완치?

응?

컴퓨터 문제로 파워를 교체했으나 결론은 보드 문제였다고 얼마전 글을 썼는데... 처음엔 CMOS 초기화로 해결을 본 듯 했으나 곧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쓰다가 멈춘다거나 아예 부팅이 안된다거나 등등. 아무래도 2년 쓴 메인보드가 말썽을 부리는 모양.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쇼핑몰을 뒤졌으나... 775 소켓용 새 보드는 팔지를 않는다. 좋든 싫든 중고를 사야되겠군. ㅡㅅ-

쓰던 보드는 P43 칩셋이라 최소한 그것보단 나은 것을 써야겠고... 나은 칩셋이라고 해봐야 P45 뿐이네. ASUS P5Q Deluxe와 GIGABYTE GA-EP45-UD3R이 물망에 올랐다. 중고 장터를 뒤져보니 그래도 GA-EP45-UD3R이 물건이 많다. 새 것이 거의 15만원 하던 보드인데 중고가는 5-6만원 정도. 단종된 물건을 중고로 사니까 고급형 보드도 한 번 써보게 되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

 

으응?

마침 매물이 올라온 것이 있어서 잽싸게 주문을 했는데 판매하는 분이 안전거래는 안한다고 하셔서 조금 망설였지만... 그래도 사진까지 찍어서 공들여 설명을 적어놓은 글을 보고 설마 속겠나 싶어서 사기로 하고 입금을 해드렸다. 다음 날 물건을 받고 겉 포장을 뜯었더니 저런 이상한 상자가? 설마 저 안에 벽돌 몇 장 들어 있는건 아니겠지? ㄷㄷㄷ

 

휴. 아니구나. ㅎㅎ

 

짜자잔-

역시 고급형 보드라 때깔부터 다르다. 큼지막한 방열판하며 솔리드 캐패시터까지. 부속들도 푸짐하고 보기 드물게 LPT와 COM 포트까지 달려 있다. USB가 12개에 SATA 8개까지. 전원부도 튼실하게 되어 있다. 오버용으로 나온 보드라 오버 클럭은 기본. 시스템 팬을 장착할 수 있는 커넥터가 3개나 달려 있어서 케이스에 장착된 모든 팬들을 별도의 젠더 없이 꽂아서 쓸 수 있다. 이거 마음에 드네? 고급 보드 처음 써보는 티를 내요 티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립을 마치고 전원을 넣었으나 보드에 전혀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라? 파워를 다른 것으로 바꿔봐도 마찬가지. 이거 또 보드 불량인가. ㅡㅅ- 무거운 케이스를 낑낑대며 다시 옮겨서 전부 분해한 다음에 CPU와 램만 꽂고 전원을 연결하여 드라이버로 점퍼를 쇼트시켰더니 전원이 들어온다. 그렇다면 설마 다른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건가?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부품을 하나하나 다시 조립하면서 그 때마다 전원을 넣어봤는데 전원이 잘 들어온다. 뭐지? 뭐가 문제지? 케이스 어딘가에 보드가 닿아서 쇼트가 났나? 조립을 차근차근 하면서 원인을 찾다가 드디어 원인 발견! USB 케이블을 거꾸로 꽂았다. ㅡㅅ- 그래도 고급 보드라 그런지 전원이 아예 안들어와서 다행. 싸구려 보드 같았으면 USB 전원이 거꾸로 들어가 태워먹었을지도 모르는데.

부팅을 해서 CMOS 세팅에 들어갔는데 고급 보드 답게 설정할 것이 많고 사소한 것 하나까지 입맛에 맞도록 세팅할 수 있다. 하나하나 입맛에 맞게 세팅을 마치고 윈도우에 진입. 드라이버 최신 버전으로 깔아주고 지금까지 쓰고 있는데 별 다른 문제가 없다. 하드를 태워 먹은 이후로 계속 잔병치레를 하던 컴퓨터가 드디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몇 달이 지났는지.

 

2년 쓰고 고장난 ASROCK P43DE

이거 A/S 기간이 남았나? 기간 남았으면 보내서 고쳐보고 아니면 버려야겠다. 싸구려 보드라 돈 들여 고칠 값어치는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