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넘게 주고 장만한 램이 1년도 안되어 10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떨어지면 피눈물 난다'에 해당되는 글 1건
- 2009.08.31 옆그레이드 - 잠들었던 악의 제왕이 깨어나다!
옆그레이드 - 잠들었던 악의 제왕이 깨어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녀석들이 내 방에 ㄷㄷㄷ
예전에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온통 컴퓨터에 쏟아붓던 때가 있었지만, 금 값보다 비싸던 램 값이 똥 값이 되어버린 후에는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깨달아버렸다. 요즘 컴퓨터들이 워낙에 성능이 좋아서 쓰기에 딱히 불편함도 없을 뿐더러, 컴퓨터에 돈을 쳐바르는 원인이 되는 게임을 잘 안하게 되니까 굳이 업글을 해야겠다는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가끔씩 정신이 혼미해졌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카드 영수증과 함께 못보던 물건을 손에 들고 있는 일이 생기긴 한다. ㅡㅅ-
내가 마지막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시스템을 갈아엎었던 것은 아마 2006년에 한창 와우에 빠져있었을 때였던 것 같다. 밥통 2500에 쥐포 네 마리 4200TI를 쓰고 있었는데 프레임이 만족할만큼 나와주지 않아서 불만이었다. 정신줄 한 번 놓고 새로 쥐포 여섯 마리 6800XT로 바꿔봤지만, 여전히 프레임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결국 곤로 6300을 질러버렸다. 옛말에도 있지 않은가? 새 술은 새 부대에 새 쥐포는 새 곤로에~
그 때 일말의 양심(?)은 남아 있어서, 가능하면 돈을 덜 쓰고 시스템을 업글하려고 골랐던 보드가 연구소의 775Dual-VSTA였다. DDR1과 2, AGP와 PCI-E 슬롯이 모두 달려 있어서, 모든 부품을 한번에 바꾸지 않고 차근차근 업글할 수가 있어서 경제적이었다. CPU만 곤로로 바꾸고 기존에 쓰던 DDR1 램과 AGP 쥐포를 그대로 쓸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게 오래 갈 리가 없지. 결국 차근차근 23인치 와이드 LCD도 지르고, 쥐포 여덟 마리 8800GTS까지 질러버렸다. 와우는 악마의 게임이다. ㅡㅅ-
그 후로 한 동안은 정신을 잃는 일이 없...을 리가 있나. 다만 대상이 카메라와 자동차로 옮겨갔을 뿐이다.
이번에 정신줄을 놓은 계기는 굴러다니던 DDR2 램이었다. 쓰고 있던 DDR1 램 2기가를 DDR2 램 4기가로 바꾼 것 까지는 좋았는데 연구소 보드가 램을 2기가까지 밖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바꾸고 나서야 알았다. 결국 DDR2 램 2기가는 언젠가 깨어나 세계를 정복할 날을 기다리면서 책상 서랍 속에서 잠들어 있게 되었... 글이 자꾸 옆으로 새는 느낌인데?
아무튼 그 날이 오고야 말았다. 영화에 보면 누군가 잠들어 있던 악의 제왕을 우연히 깨우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나잖아? 화창한 여름날 책상 속을 산책하던 용진씨는 우연히 악의 2기가 램을 깨워버리고 말았다. 그리곤 정신을 잃은 채 카드 결제를 마치고 말았다. 과연 세계 정복은 성공할 것인가?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