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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29 2차 도면 15

2차 도면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1차 도면을 21일에 받아 주말 동안 살펴보고, 수정해야 될 점이나 궁금한 점들을 23일에 메일로 보내드렸다. 워낙 바쁘신 분들이니 메일을 보낸 후에 메일 보냈다고 문자 한 통 넣어드리고... 27일이 되었는데 2차 도면이 안 올라온다. 5월도 벌써 끝이고, 7월 하순에 착공하려면 7월 초까지는 모든 도면이 나와야 한다. 결국 6월 한 달 밖에 시간이 없다는 소린데.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박이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사정이 이러이러한데 설계는 진행중인가요? 역시나... 일이 한꺼번에 치이면 우는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아무 소리 없으면 잊게 되는 것이 사람인지라. 그래도 싫은 말씀을 조금 드렸더니 진행 상황을 문자로 꼬박꼬박 남겨주시고, 그 날 밤 늦게 2차 도면을 받았다. 하루하루가 힘들어 매일 술에 절어 살다보니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도면을 보게 되었다.

 

1층 ⓒ광장건축

1차 도면에는 땅의 윤곽이 약간 비뚤게 그려져 있어서 수정을 부탁드렸는데... 그대로네. 조합에 알아본 바로는 땅은 반듯한 직사각형이고 그 크기는 11m x 16.5m 정도 된다고 했다. 이건 3차에 수정하기로 하고.

1차 도면의 건물 크기는 8.6m x 5.2m였다. 카페에서 여러 평면들을 보자니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부분 가로 폭이다. 2층에 방을 셋 하려는 경우에도 8.6m 가지고는 얘기가 안된다. 땅의 가로 폭이 11m니까 건물 폭은 법적으로는 10m까지 가능. 그런데 너무 바짝 붙으면 갑갑해 보이니까 양쪽 1m의 여유를 두고 건물 폭을 9m로 수정하였다.

이것을 수정함으로써 다용도실에 세탁기를 놓고, 세탁기가 있던 자리에 건식 세면대를 놓게 되었다. 주방 가구와 아일랜드 식탁 사이의 간격도 충분히 확보하고 말이지.

욕실의 세면대가 있던 자리에 샤워부스를 넣어달라고 했는데 반영이 되어 있지 않다. 이것도 3차에 수정.

주방의 냉장고 위치가 조금 애매한 감이 있다. 오븐, 밥솥 자리까지 냉장고를 밀어버릴까? 1층은 이 정도면 그럭저럭 만족.

 

2층 ⓒ광장건축

2층에 방이 둘 있었는데 셋으로 하는 건 어떨까 싶어 검토를 부탁드렸다. 나중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둘 갖게 된다면 각자 방이 필요할텐데... 1차 도면에서는 2층에 방이 하나, 3층에 방이 하나. 3층 작업실은 내 서재로 쓴다고 하면 마누라방은? 없잖아? 나한테 서재가 필요한 것과 같이 마누라한테도 방은 틀림없이 필요할거다. 방을 하나 마련해주고 싶어 생각해보니 만들만한 곳은 2층 뿐이다. 2층에 방이 하나 더 생기면 아이들 방은 2층에 하나씩 주고, 3층에 있는 방을 마누라한테 줄 수 있겠구나.

그러려고 보니 역시 건물 폭 8.6m로는 모자란다. 사실 건물 폭을 9m로 키운 것은 1층 배치 때문이 아니라 2층에 방을 하나 더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건물 세로 폭을 5.2m에서 5.4m로 키운 것도 방을 셋으로 하면 폭이 좁아지니까 세로 길이라도 확보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마냥 키우면 좋겠지만 그러면 공사비도 많이 들 뿐더러, 마당이 좁아진다. 마당있는 집을 갖고 싶어 짓기 시작한 집인데 마당이 줄어든다는 것은 주객전도다. 최소한의 공간만 확보하는 정도로 마무리.

근데 도면 나온 것을 보니까 양쪽 방문 공간 때문에 가운데 방이 폭이 좁다. 음. 이걸 어쩐다? 다른 집에 살아봤으면 대충 감이 올텐데 그런 것도 아니고. 24평 아파트 살고 있는 후배한테 전화를 넣었다. 늬 집 작은 방 크기 좀 재서 알려주라. 3m x 2.2m 정도 되는 작은 방이 둘이란다. 그럼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충분하겠네?

근데 결혼해서 애를 둘 낳을지도 잘 모르겠고, 결혼을 할 수나 있을련지는 더더욱 모르겠고. 암울하다. ㅡㅅ-

 

3층 ⓒ광장건축

3층은 비는 공간에 수납장을 추가한 것 말고는 별 다른 수정사항은 없다. 남쪽에 책꽂이를 넣는 것 말고는 거의 이대로 될 듯.

집을 8.6m x 5.2m에서 9m x 5.4m로 늘렸더니 1.2평 정도 넓어졌다. 3층 전부로 따지면 천만원 좀 더 되네. 땅값부터 벌써 예산 초과인데 이래서야 계획한 돈에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맞춰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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