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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10 원동 순매원
매화가 더 푸짐(?)했으면 멋졌을텐데
해마다 매화가 피는 봄이 되면 원동의 순매원에서 매화? 매실? 축제를 한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그 전보다는 계절의 변화에도 민감해지고, 뭔가 찍을 거리도 찾게 되고 그런 것 같다. 나른한 봄날, 작년에 가보려다 못 가본 순매원이 생각나서 같이 일하는 후배를 꼬셔 공짜밥을 얻어먹고 왔다.
매화가 참 탐스럽게 피었다. 파란 하늘이 배경이라 더 도드라져 보이는지도.
날씨도 좋고 해서 국도를 통해 양산을 지나 원동으로 가는 길에 접어 들었다. 한참 신나게 달리다 산등성이에 들어서니 갑자기 차가 어찌나 밀리기 시작하는지... 다들 매화 구경가나 보다. 30분 넘게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원동역 근처에 다다르니 고소한 찌짐 부치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찌짐에 막걸리 한 잔 하면 정말... 쓰읍-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밥을 타고 있다. 배는 고픈데 줄이 어찌나 길던지. ㅡㅅ-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포인트는 첫 사진에 나온 곳이다. 매화를 배경으로 기차를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면 잘은 몰라도 아마 원동에서 찍은 사진일 것이다. 나도 사진 찍는 사람인 다음에야 그림이 잘 나온다는 곳을 마다할 이유는 없어서, 차를 대고 제일 먼저 그 포인트를 찾았다. 사진 찍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삼각대를 들이댈 곳도 잘 없더만. ㅎㅎ
순매원도 식후경
꽃구경도 꽃구경이지만 배부터 채워야. 순매원에서 축제 기간에 공짜로 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왔으니 공짜밥 얻어먹기도 오늘의 미션 중 한 가지 되겠다. 줄이 아무리 길어도 서라고 있는 것이 줄이니 일단 줄부터 서고.
입구 근처에 있는 물레방아를 배경으로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더라.
사진이야 줄서서도 찍을 수 있잖아? ㅋㅋ
후배와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사진도 찍다 보니 어느새 밥이 눈앞에. 아줌마 그리 좋아요? ㅋㅋㅋ
회사에서도 밥줄을 이렇게 길게 서본 일이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서서 기다리다보니 어느새 반환점(?)을 돌았다. 다들 밥이 눈앞에 보이니 즐거운 모양이다. 밥! 밥! 밥!
아지매들 고생이 많네요. 밥 좀 많이 주세요. 배가 고파요. ㅋㅋ
근데 이걸 어째? 밥이 다 떨어져가는 모양이다. 주걱으로 바닥을 긁고 있네. 그래도 나까진 차례가 돌아오겠지? 제발~
양은 좀 적다 싶지만, 배고픈데 이게 어디야? 보기보다 꽤 맛있었다구! ㅎㅎ
예쓰!!! 거의 막차를 타고 밥을 얻었다. 저 뒤에 저 긴 줄 서계신 분들에겐 애도를. ㅡㅅ- 꽃에 둘러싸여 밥을 먹으니 밥맛이 꿀맛이더라. 식판을 박박 긁어서 깨끗이 비웠다. 이제 좀 정신이 돌아오는 듯. ㅋㅋㅋ
이런데서 먹으면 뭘 먹어도 진수성찬이라구!
배도 채웠고 슬슬 꽃구경을 해볼까나?
요거이 홍매화. 곱다~
사진이란걸 시작하길 참 잘했다. 혹가다 건지는 저런 사진들도 좋지만 사진을 시작하면서 사물을 좀 더 자세하게 보는 습관도 생겼고, 날씨 좋은 날이면 카메라 둘러메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재미도 있고. 이날은 꽃도 꽃이지만 하늘도 파랗게 참 잘 나왔다. 저 몽롱한 빛망울 어쩔거야~ +ㅅ+
투명한 꽃잎이 참 이쁘다.
막 벌어지려는 꽃망울들하며... 40리밋 참 좋은 렌즈다. 어떻게 이런 콩알만한 렌즈가 이런 좋은 사진을 찍어줄까?
순매원 전경, 보고만 있어도 꽃향기가 나는 것 같지 않아? 사실은 찌짐 부치는 기름 냄새가 더 날 것 같은데. ㅋㅋㅋ
이 사진들이 GX-20으로 갈아타기 전에 GX-10으로 찍은 거의 마지막 사진들인 것 같은데. 장비 탓만 할 건 아닌 것 같다. 저질 내공을 탓해야.
남들 다 찍는건 나도 해봐야. 나중 보니 여기 말고 다른 포인트도 있더라.
꽃구경도 하고 밥도 먹고 하다보니 해가 슬슬 기울기 시작하네. 또 다른 포인트는 나중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언제가 될진...
노출 오버라 꽃이 영 어둡길래 흑백으로 바꿔봤는데... 그래봐야 똑같구나. ㅎㅎ
다음엔 또 다른 사진을 찍으러 가봐야지.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