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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6 내가 된장찌개냐? 간을 보게?

내가 된장찌개냐? 간을 보게?

문제의 장기주택마련저축, 이런걸 계륵이라고 하나?

같이 일하는 후배들을 보면 월급을 집에서 부모님이 관리해주시는 경우가 꽤 있다. 나는 객지에 나와서 혼자 살고 있기도 하지만, 우리 집안 분위기(?)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내 월급은 내가 관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성격상 재테크 같은 것은 따로 신경써서 하지 못하고 있다. 남들 흔히 하는 펀드나 주식 같은 것도 하고 있지 않고, 통장이 열 몇 개씩 되는 짠돌이도 아니다. ㅡㅅ-

근데 입사 첫 해에 연말정산이라는 것을 해보니 이게 웬 일? 다달이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데도 연말에 40만원 돈을 더 내라는거다.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부양 가족이 없으면 어지간하면 더 내게 되어 있다고. ㅡㅅ- 그러나 그 와중에도 돌려받는 (법정) 솔로들이 있었으니... 자기 명의 신용카드를 가족이 쓰고 있다거나(이건 더 손해일지도) 가짜로 기부금 영수증을 끊어다 낸다거나(이건 탈세잖아. ㄷㄷ) 갖가지 방법이 있긴 하더라. 내가 피땀흘려 버는 돈으로 세금을 내는데 정치인, 공무원들이 삽질하는 것도 모자라 자기 돈처럼 쏙쏙 빼다 쓰는 꼴을 보니 도저히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탈세가 아닌 절세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치인과 공무원이란 족속들이 어떤 족속들인가? 그렇게 쉽게 자기 돈줄을 양보할 것들이 아니지 않은가? 가능하면 현금보다는 카드를 많이 쓰고, 현금을 쓰게 되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는 것 말고는 그닥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비과세 저축. 어차피 월급 통장에서 놀아봐야 이자도 얼마 붙지 않을텐데 비과세 저축이라도 들어야겠다 생각했다.

우연히 직장생활 초기에 근로자우대저축을 들어 짭짤한 재미를 봤기 때문에, 비슷한게 있을까 찾아봤지만 그럴리가. ㅡㅅ- 2007년 연말정산할 땐가? 같이 일하던 차장님이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들면 소득 공제도 되고 이자 소득도 비과세라 하시길래 급히 가입해서 약간 이득을 봤다. ㅋㅋ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연 불입액의 40%(최대 300만원까지)가 소득에서 공제되고 분기당 최고 30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다. 연 불입액의 40%가 300만원이 되려면 300만 / 0.4 = 750만원을 1년 동안 넣으면 된다. 그래서 올해분까지 넣었는데...

내년부턴 소득 공제가 없어진다고? 이자 소득 비과세도 2012년 이후 가입분부터는 없어진다는 뉴스를 몇 달 전에 접했다. 정치인들 하는 꼬라지가 다 그렇지~ 하고 오만 욕을 퍼부어주면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는 넣지 않기로 했었다. 적금 해지하면 그동안 혜택본 세금도 다 뱉어내야 하니까 지금 넣어둔 상태로 7년 동안 놔두기로 하고. 벌써 2년 지났으니 한 5년만 더 넣어뒀다가.

근데 어제 뉴스를 보니까 2012년까지 소득 공제도 해주기로 했단다(연봉 8,800만 이하 가입자에게만). 가입자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심해지니까 슬 겁이 났는지? 2012년이면 쥐박이 임기도 끝이고 국회의원 선거도 있으니까 딱 그 때까지만 연장해주나보다. 잔대가리 굴리는 꼬락서니가 뻔히 보이지만. 이걸 더 넣어야할지 어째야할지 완전 계륵이네.

장기주택마련저축. 단기가 아니라 장기다. 무려 7년. 서민들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 7년간 묶일 수도 있는데 손바닥 뒤집듯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꼬라지를 보고 있으려니 내가 낸 세금이 정말 아깝다. 이것들이 사람데리고 간을 보는건지. 내가 된장찌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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