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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6코스 (쇠소깍-외돌개)

올레 6코스, 15km ⓒ제주도청

평소보다 조금 느지막히 일어나 씻고 민중각을 나섰다. 재민이랑 같이 동일주 버스를 타고 6코스 시작점에 내려 현주랑 만나기로한 아서원을 찾았다. 둥지에서 동훈씨한테 5코스 종점인가 근처에 해물짬뽕이 기가 막힌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어제 거문오름 가려고 만난 김에 위치를 물어봤더니 5코스 종점에서 버스 타러 나오면 일주 도로변에 있단다. 6코스 시작점 가려고 해도 어차피 버스에서 내려 5코스 종점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아침 겸 점심으로 해물짬뽕을 먹고 가기로 했다. 서귀포에서 동일주 버스를 타고 6코스 시작점 한 정거장 전에 내려야 한다. 재민이랑 나는 6코스 시작점 방송을 듣고 내렸다가 잠깐 헤맸다는.

 

GS25 편의점 옆에 있는 아서원, 겉보기엔 보통 중국집 같은데...

아직 11시도 안된 시각이라 문을 열었을까 했는데 방금 문을 열었는지 가게엔 우리 밖에 손님이 없었다. 짬뽕을 세 그릇 시키고 기다리고 있자니 순식간에 가게가 꽉 차더라는. 맛집이 맞긴 한가보다.

 

아서원 해물짬뽕

일단 국물부터 맛을 보고... 이거 뭐라고 해야할지. 맵지는 않지만 얼큰한 맛?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고 콩나물이 들어 있어서 그런지 국물이 아주 깔끔하고 시원했다. 칼칼한 국물에 양도 푸짐해서 한 그릇을 싹 비우고 나니 은근 배도 부르더라.

 

쇠소깍의 테우, 탈까말까 조금 망설였다.

 

하르방이 웬 돼지를? 동네 이름이 효돈동이란다. ㅋ

 

뉘집인지 참 멋지게 지어놨다.

 

6코스 초반에 계속 보게 되는 섶섬

오늘은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진다. 걷기에 좋은 날씨네.

 

보목항 근처 마을길

보목항 근처에 제지기 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올라간 그대로 내려오는 길이라 그대로 지나가도 되지만 모처럼 걷는건데 올라갔다 내려와야지?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섶섬과 보목항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문섬과 서귀포시까지 다 보인다는

꼭대기에 있는 쉼터 겸 전망대에는 고등학생 아들과 같이 온 부부가 쉬고 있었다. 3주 동안 1코스부터 계속 걸을 계획이라니 많이 놀라시면서 참 멋지다는 말씀을 하셨다. 가족이 같이 오신 것도 멋집니다요. 근데 현주야. 휴대폰 음악은 좀 끄면 안되겠니? 난 조용히 걷고 싶거든? ㅡㅅ-

 

바위가 꼭 거북이 머리처럼 생겼다.

보목항을 지나다가 거북이 머리처럼 생긴 바위를 보았다. 지금 향하고 있는 구두미 포구의 구두는 거북이 머리라는 뜻인데, 사실은 저 바위 때문이 아니라 포구 모양이 멀리서보면 거북이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구두미 포구란다. 그래도 저 바위 왠지 거북이 머리처럼 생긴 것 같지 않아? 여긴 구두미 포구가 아니라 보목항이지만.

 

보목항의 물돌이를 보니 예천의 회룡포 생각이 난다.

 

쉰다리, 순다리라고도 한다.

보목항 물돌이가 잘 보이는 곳에 할망이 하시는 쉼터가 있다. 잠깐 쉬어갈까 하는데 할망이 쉰다리 잡숫고 가란다. 쉰다리? 궁금증이 일어 달라고 해보니 막걸리 비슷한 것을 한 양재기 따라주신다. 근데 뭔가 쌀알 같아 보이는 것이 동동 떠있네? 맛을 보니 새콤하다. 새콤해서 쉰다리라고. 보리로 만든거란다. 제주도 가서 쉰다리 먹었다고 자랑하라시던데. 시원하게 한 사발 마시고. ㅎㅎ

 

꼬마 한라봉, 4개 떨이로 2천원에 샀다.

자그마한 한라봉 4개를 사서 셋이 하나씩 먹고, 지나가던 아까 그 고등학생한테 맛이나 보라고 하나 쥐어 주고. 물병을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선다. 조금 더 걷다보니 쉰다리를 파는 쉼터가 많았는데 한 잔에 2천원씩 받더라는. 우린 한 잔에 천원씩 줬는데.

 

구두미 포구, 고기를 잔뜩 잡아 가시던 분

 

응? 웬 과녁이?

 

건너편에 국궁장이 있다.

바닷가에 국궁장이라니 희한하네. 우리 나라에 이런 곳이 또 있을까?

 

돌담 뒤에 잘 꾸며진 정원이 있다.

여긴 어딘데 이렇게 잘 꾸며놨을까 궁금했는데 조금 더 걷다보니 칼호텔 입구가 나온다. 아하.

 

저기 저 오렌지색 지붕은 무슨 건물이지? 멋지네.

호텔 입구가 나온다는건? 거러췌. 큰 길 근처라는거지. 도로 근처엔 매연 때문에 썩 상쾌하진 않은데. 파란색 화살표를 따라 걷다보니 길은 도로를 떠나 내리막길로 향한다. 아까 궁금해하던 오렌지색 지붕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오홋? 이승만 기념관?

그러나 공사 때문에 못들어간단다. 화살표는 오른쪽 길을 가리키고 있고...

 

멋지구리한 다리가 있네?

물이 콸콸거리면서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싶었더니 다리가 하나 나오고 그 밑으로 물이 흐르고 있다.

 

시원하게 흐른다.

길을 따라 조금 더 갔더니 예상치 않게 올레 본부가 나온다. 6코스에 올레 본부가 있다는걸 모르고 걸었으니 나도 참. ㅡㅅ- 일단 중간 도장을 찍고, 선물로 물병 고리를 샀다. 땀으로 너덜너덜해진 지도도 새로 하나 얻고. 옥상에 전망대가 있다고?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간세 모양으로 블럭을 깔았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시원한 풍경

옥상에서 재민이가 현주를 미는척 장난을 쳤다가 울려버리고. ㅡㅅ-

 

올레 본부를 떠나며

근처에 소정방폭포가 있다는데 못봤다. ㅡㅅ- 길을 따라 가다보니 느닷없이 정방폭포가 나오네?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입장료 내고 들어가 보자구. 입장료가 2천원이었던가?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폭포보다 그늘막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예의상 폭포는 구경해주고

 

마음은 콩밭에 ㅋ

재민이의 짧은 한 마디. "행님, 먹고 가지예." ㅋ

 

문어에 전복에 해삼에 멍게... 근데 3만원어치 치곤 양이 좀.

 

낮술 한 잔 걸치고 힘내서 이중섭 미술관으로, 현주 숙소가 이 근처랬나?

그러고보니 영빈이형이 언제 여기 횟집을 차렸지? ㅋ 여기서 표시를 못찾아서 길을 좀 헤맸다.

 

서귀포 초등학교, 축구부인듯?

공차는걸 좋아하는 재민이가 잠깐 보고 가자고 해서 벤치에 앉아 쉬면서 구경 좀 해주고.

 

길을 건너서 이중섭 미술관으로 ㄱㄱ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것

미술관 가기 전에 이중섭 화백이 살던 집이 나온다. 생전 살던 작은 방을 구경하고.

 

정말 자그마한 방

 

아직 살고 계시는 주인 할망, 맨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이중섭 화백의 방이 나온다.

 

빙떡, 메밀로 만든 전병에 무를 넣고 말아 만들었다.

집옆 정자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빙떡, 옥돔구이, 막걸리 등등을 팔고 계셨다. 미리 알아보기로는 휴일에만 마을 부녀회에서 빙떡 체험 행사를 한다고 했는데 체험이 아니라 판매. 뭐. 돈주고 체험하는 것도 체험이라면. 맛이나 보자고 3개를 주문.

 

한 입 베어물면...

빙떡 맛은 조금 심심한 편? 아주머니들이 옥돔구이랑 같이 먹어야 맛있다고 하셨지만 꿋꿋이(?) 그냥 있었더니 맛을 보라고 옥돔구이를 조금 떼어 주셨다. ㅋ 옥돔의 짭쪼름한 맛이랑 잘 어울리네.

 

같이 시킨 콩국. 걸쭉하니 제대로던데? 뒤에 옥돔구이의 잔해가. ㅋ

맛있게 먹긴 했는데 모기가 너무 많았다. 서둘러 도망.

 

이중섭 미술관 앞에서

미술관은 입장료를 받기도 했고, 별로 볼 것도 없을 것 같아서 안들어갔다.

 

이중섭 거주지를 다시 한 번 봐주고

 

나왔더니 이런 곳이? 오래된 극장도 있다. 영업을 하지는 않는 듯.

 

힘들다고 뻗어버린 재민이. 이게 무슨 꼴이니? ㅋㅋㅋㅋㅋ

 

아하. 그래서 이중섭 작품들이.

 

오홋? 배가 불러서 지나쳤는데 여기 맛집이란다.

 

휴일이라 그런지 오카리나 공연을 하고 있길래 잠시 멈춰서서 구경도 좀 하고

 

노점 구경도 좀 하고

 

길은 시장으로 이어져 있었다.

 

제주도 전통 옷을 팔던 가게

시장 구경은 잘했는데 표시가 확실히 되어 있지 않아서 여기서 조금 헤맸다. ㅡㅅ-

 

어찌어찌 동문로터리로 나왔다. 저기 세연교가 있는데 보이려나?

아 근데.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이놈의 물집 때문에. ㅡㅅ- 이거 정말 15km 맞아? 훨씬 더 걸은 것 같은데.

 

길은 구불구불 공원으로 이어지고, 여기가 천지연 산책로인가?

 

천지연 폭포, 더 가까이서 볼 수는 없는거야?

폭포 물소리는 아까부터 들리는데 도무지 폭포는 어디에 있는건지. 한참을 더 걸었더니 폭포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왔다. 폭포 구경을 하고 계속 길을 따라 가려는데 도무지 표시가 보이지를 않는다. 길은 어디에?

 

나중에 알고보니 전망대 들어가는 길 입구에 이런 표시가. ㅡㅅ-

 

이제 외돌개로, 슬슬 끝이 보인다.

 

왓 더 헬?!

난데없이 웬 오르막? 서귀포 송신탑까지? 이거 아무래도 삼매봉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 ㅡㅅ- 끊임없는 오르막.

 

이럴 땐 꽃사진이 최고쥬. (읭?)

 

현실도피

 

설상가상으로 삼매봉 정상에 오르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 잽싸게 정자 아래로 몸을 숨겼다.

 

이제 슬슬 해가 떨어지려나.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다가 잽싸게 걷기 시작했다. 삼매봉에서 외돌개까지는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막판 고비였던 듯? 외돌개 도착해서 종점 도장을 찍고 숙소로 ㄱㄱ

 

용이식당 두루치기

오늘 저녁은 두루치기로 유명한 용이식당으로. 구 터미널 근처 뒷골목에 있다. 비가 제법 오기 시작해서 우산을 쓰고 출발. 식당 안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간신히 비는 자리를 찾았음. 1인분 5천원, 포장은 4천 5백원이다.

 

아~ 침 고여. ㅜㅜ

고기를 먼저 올려 익히다가 콩나물, 무채, 파절이를 모조리 올려 볶으면 된다. 여긴 특이하게 술을 팔지 않는다. 그렇다고 술을 먹으면 안되는건 아니고 밖에서 사오면 먹을 수 있다. 보통은 술값에서 이익을 더 많이 남기지 않나?

배부르게 밥 한 공기씩 해치우고 캔맥주를 사서 들어왔다. 오늘 하루는 정말 길었던 듯. 출발을 좀 늦게하고, 중간중간 군것질 하느라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이건 정말 15km라곤 보기 힘든 거리 아닌감? ㅎㅎ 재민이랑 캔맥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또 어떤 길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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