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낀 돈으로 다 뭐했냐고? 술 사먹었삼'에 해당되는 글 1건
- 2010.06.14 Get Used 2
차부터 중곤데 뭐. ㅎㅎ
get used는 모 청바지 브랜드로 유명하다. get used to~ 는 ~에 익숙해지다는 뜻이지만 이 글에서는 전혀 그런 뜻이 아니다. 그냥 중고에 대한 얘길 하고 싶었을 뿐. secondhand라고도 한다. 참 쉽죠잉? ㅎㅎ
난 중고에 대해서 별로 거부감이 없다. 사실은 제대로 된 물건이라면 중고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똑같은 물건을 더 싼 가격에 사서 쓸 수 있으니까. 설레는 마음으로 새 물건의 포장을 뜯는 기분도 나쁘진 않지만 단순히 기분 때문에 돈을 더 쓴다는건? 글쎄다.
이 케이스도, 사진을 찍은 카메라랑 렌즈도 다 중고다.
1. 쓰는 데 지장이 없는 물건
값이 싸다고 폐차 직전의 중고차를 사면 고치느라 돈이 더 들어간다. 카메라를 샀는데 셔터 박스가 고장이 나 있다면? 그런 건 사봐야 쓰지도 못한다. 뭔가를 살 때는 쓸 일이 있어서 사는건데 이래서는 곤란하다. 사용한 감이 있더라도 쓰는데 지장이 없다면 그건 괜찮다. 지금 타는 차, 카메라, 렌즈 등이 그렇다. 새 것은 아니지만, 조금 흠집도 있지만, 고장난 곳도 없고 쓰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
2. 새 것과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물건
이건 뭐 당연하지. 새 것이나 중고나 가격 차이가 별로 안난다면 물건에 문제가 있을까봐 마음 졸이느니 몇 푼 더 주고 새 물건의 포장을 뜯는 상콤한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끔 중고거래를 하다 보면 자기는 사서 한 두 번 밖에 안써봤다면서 가격을 높게 부르는 경우가 있다. 거기에 택배비 보태면 새 것 사는 거랑 얼마 차이 안나거든요? 그런 점을 잘 설명하면 대부분 가격을 깎아준다. 안깎아준다면? 그냥 안고 죽으라고 얘기해주면 끝. 같은 물건 제대로 된 가격에 내놓는 사람 많다.
3. 전 주인이 아껴 쓴 물건
자기 물건에 애착을 가지고 쓰는 사람들이 파는 물건은 관리가 잘 되어 상태가 좋다. 손때가 묻었다고 해야 되나? 어떤 경우에는 원래 물건에 있던 결함이나 불편한 점을 공을 들여 고쳐 놓기도 한다. 이런 물건은 값이 아깝지 않다. 일반적인 중고 시세보다 조금 높더라도 이런 물건은 놓치지 않는 편이다. 이런 물건을 찾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자세한 설명이 붙어 있는 물건들을 찾으면 된다. 설명이 자세하면 자세할 수록 좋다. 관심이 없다면 애착도 없다. 손때 묻은 물건은 남한테 주기 아까운 법이다.
4. 더 이상 새 것이 없는 물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가끔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발견했는데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거나 팔지 않는 경우가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 케이스가 그런 경우다. 케이스가 커서 조립이 편하고, 통풍에도 유리하고, 드라이버 없이 조립할 수 있고, 게다가 요란하지 않고 단순한 것이 딱 내 스타일이었다. 당장 물건을 사려고 했지만 단종이랜다. 수입사가 망했다나. 중고 장터에도 없어서 포기할 뻔했는데, 어느 날엔가 우연히 쓰지도 않은 새 것을 중고로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바로 연락해서 구했다. 18만원 짜리를 10만원에 샀으니 1석 2조.
요즘에 캠핑을 시작하느라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사는데 중고를 많이 알아보고 있다. 캠핑 용품은 다양하기도 하지만 비싸기도 하다. 등에 지고 다니든 차에 싣고 다니든 무겁고 부피가 큰 것은 불편한 법이다. 그래서 접히는 물건이 많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싼 편이다(순전히 상표 때문에 비싼 물건도 많다). 텐트, 타프, 버너, 코펠, 테이블, 의자... 다 새 것으로 사려면 100만원도 우습고 200 넘게 쓰는 사람도 허다하지만, 중고로 알뜰살뜰하게 구해서 쓰는 사람들도 많다. 사실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장터 매복하느라 눈알이 빠질 것 같지만. ㅡ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