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에 해당되는 글 33건

  1. 2011.04.19 비용은 얼마나 들까? 10
  2. 2011.04.18 호수지구 16블록 5놋트 6
  3. 2011.04.18 담은 어떻게?
  4. 2011.04.16 집의 윤곽을 생각해 보자
  5. 2011.04.13 복부인? 복총각! 4

비용은 얼마나 들까?

땅을 구했으니 이젠 건축비용에 대해 생각할 차례다.

땅은 처음 예산보다 천만원 정도 초과하여 구했다(과도 9.7평이 2천만원이라 가정할 때). 이젠 나머지 예산에 대하여 하나 하나 따져봐야 대출을 얼마나 받아야 할 지 어림잡아 볼 수 있다.

 

2층 평면도 ⓒ광장건축

먼저 공사비용 1억 5천 2백만원. 처음 계산은 건평 16평에 1층과 2층은 평당 350만원, 다락방은 평당 250만원으로 계산하여 나온 비용이다. 같은 건평을 가지는 용인 동백 땅콩집은 1억 6천만원이 나왔다(부가세 포함). 비슷한 배치와 인테리어로 짓는다고 가정하면 비슷하게 나오겠지만 문제는 화장실과 주방, 지방에서 건축할 경우의 추가 비용이다.

땅콩집에는 2층에만 화장실이 두 개가 있다. 부부 침실에 딸린 전용 화장실과 복도에 있는 공용 화장실. 1층에는 화장실이 없다. 이후 땅콩집을 지으려는 사람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는 것은 1층에 화장실이 없다는 점이다. 손님이 오셨을 때 또는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다 들어왔을 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1층에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화장실이 문제가 되는 점은 높은 공사비에 있다. 방수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평당 6백만원 정도의 공사비가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화장실의 배치에 따라 전체 공사비용이 올라갈 소지가 있다.

주방의 경우에도 평당 공사비용이 8백만원 정도 들어가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용인 동백과 비슷한 크기로 지을 경우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지방에서 건축할 경우의 추가 비용에 관한 문제는... 주요 구조를 대림이앤씨에서 미리 만들어서 운송해 오기 때문에 추가적인 운송비용의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처음 상담할 때 짚고 넘어가두는 것이 좋을 듯.

 

마당이 있는 것은 좋지만... ⓒ왕규태

마당 토목 + 조경 5백만원. 마당이 있는 집이 목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마당은 땅만 비워 놓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무도 심고, 잔디도 깔고, 사진에 있는 것처럼 데크도 깔고 해야 한다(전면 벽이 있어야 할까는 조금 생각해 보고). 즉 마당 토목 + 조경 비용이 들어간다. 용인 동백은 코너 부분 땅인데다 경사가 꽤 있어 모서리 부분에 콘크리트 옹벽을 한다고 4백만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내가 집을 지을 땅은 코너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마당 토목 부분은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경 비용만 생각하면 될 것 같아 처음엔 5백만원으로 잡았는데...

 

조경 비용은 마당 면적에 따라 달라진다.

경우 1은 처음 가정했던 상황으로 양 옆 땅에서 1m, 뒷 땅에서 2m를 띄운 상태. 그런데 조금 더 알아보니 옆 땅과는 0.5m만 띄우면 되고, 뒷 땅과는 담당 관청의 재량에 따라 0.5m만 띄워도 되는 곳이 있고 집 높이 4m마다 1m를 띄워야 하는 곳이 있다.

경우 2는 뒷 땅과 0.5m만 띄워도 되는 상황으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마당 넓이가 상당히 넓어진다. 용인 동백의 경우 70평 대지에 16평씩 두 집을 지어 마당 넓이는 34평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와 비슷한 상황.

경우 3은 집 높이 8.5m를 고려하여 뒷 땅과 2.5m를 띄운 상황이다. 뒷 마당 8평이 생기는데 집 뒤로 문을 내던가 해놓고 장독을 묻던가 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마당은 용인 동백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조경비는 조금 덜 들 듯.

 

촘촘히 얽힌 가스 배관과 계량기

인입비 4백 5십만원. 인입비가 뭔가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택지를 조성하는 경우 각 필지까지 기본적인 배관은 끌어놓은 상태이다. 한데 집을 짓다보면 사진에 있는 것처럼 계량기도 달아야 하고 계량기까지 배관도 연결해야 한다. 계량기를 단다는 것은 내가 여기에서 수도, 전기, 가스를 쓰겠다고 신고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휴대폰으로 말하면 가입비라고 해야 되나? 여튼 그런 가입비 명목과 계량기, 배관 비용 등을 합친 것을 인입비라 하는 것 같은데 이것은 연면적당 2만~2만 5천원을 받는 것 같다.

연면적이라 함은 간단히 얘기하면 각 층 면적의 합이라 볼 수 있는데, 용인 동백의 경우 16평 2층집(다락방은 등기 면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이 두 채가 있는 셈으로 연면적은 16평 x 3.3㎡/평 x 2층 x 2집 = 211.2㎡. 두 집 합쳐 450만원의 인입비가 들었으므로 연면적으로 나누면 약 2만 천 3백원 꼴이다. 내가 짓는 집의 연면적은 105.6㎡으로 2만 5천원으로 계산해도 2백 6십 4만원.

기존에 주택이 있는 대지를 구입했다면 철거시에 계량기는 철거하면 안된다. 계량기를 철거할 경우 인입비를 다시 내야 한다.

설계 및 감리비는 2천만원으로 고정이므로 어찌 해볼 도리가 없고.

건물 및 토지 취득세, 등록세는 땅 값을 천 만원 정도 더 줬으므로 9백 6십만원.

이리저리 따져봐도 처음 예상보다 2천만원은 더 필요하다. 대출을 1억 3, 4천은 받아야 한다는건데... 그건 좀 무리지 싶고. 갖고 있는 돈에 맞게 집 평수를 줄이던지. 일단 상담을 받아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겠지.

호수지구 16블록 5놋트

계약서에 첨부된 환지계획도

오늘은 계약서를 쓰기로 한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은행 문 열자마자 들어가 잃어버린 도장 대신 새로운 도장으로 통장을 다시 발급 받았다. 오랫동안 온라인 거래만 했던터라 새로 만든 통장이 꽉 차는 바람에 통장을 하나 더 만들었다. 계약금을 찾아 들고 9시 50분쯤 출발했다. 중간에 공사현장에 들러 땅을 한 번 더 보고 중개사무소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50분. 잠깐 앉아 있으려니 땅을 파실 부부가 도착하여 간단히 인사를 하고 중개소장님의 설명을 들었다.

토지대장과 등기부등본을 보여주시는데 토지구획 전에 원래 갖고 계시던 땅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었다. 원래 지번은 890-3전과 890-7전. 둘 다 47.5평 정도의 땅이었는데 구입 일자가 1984년 4월 4일. 등기부등본에는 소유자가 이사한 사실부터 근저당 설정을 했다가 말소된 내용까지 일목요연하게 나와 있었다. 남편되는 분은 현대자동차에서 35년 근무하시다가 작년에 정년퇴직하셨다는데 이 두 땅은 부부가 처음 구입한 땅이자 처음 파는 땅이라 하신다.

환지계획도를 보면 890-3전, 890-7전, △183.8, +32.1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것은 환지하기 전의 땅이 890-3전과 890-7전이고, 그것을 16블록의 5놋트 땅으로 환지해주겠다는 뜻이다. △183.8은 16블록 5놋트의 땅 넓이가 183.8㎡, 즉 55.7평이라는 뜻이고, +32.1은 그 중에 32.1㎡, 즉 9.7평이 과도환지로 내가 나중에 조합에 비용을 정산해야 할 면적이다. 토지구획정리사업 중인 땅을 살 때에는 환지 전의 원래 땅의 소유주가 본인이 맞는지, 그 땅에 근저당 설정이 된 것은 없는지, 환지계획도와 환지예정지 지정 설명서 상에 원래 땅의 지번이 잘 적혀 있는지, 환지해주겠다는 땅이 내가 본 땅이 맞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이것을 확인한 후에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토지 매매 계약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환지계획도, 환지예정지 지정 설명서, 공제증서를 각 3부 작성하여 도장을 찍고 매도인, 매수인, 공인중개사가 한 부씩 나눠 갖는다. 그것으로 실질적인 계약은 끝.

토지 매매 계약서에는 어떤 부동산을 거래하는지, 매매대금(계약금, 중도금, 잔금)은 얼마이며 언제 지불하는지, 특약사항(내가 사려는 땅이 과도환지이며 과도 부분은 내가 차후에 조합과 정산한다는 내용), 매도인, 매수인, 공인중개사의 주소와 연락처, 등록번호 같은 것들이 들어간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땅에 대한 자세한 내역이 들어간다. 소재지, 면적, 지목, 권리관계, 토지이용계획(건폐율, 용적률 등), 환경조건(1km 이내 비선호시설), 입지조건(도로를 접하고 있는지, 주변에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역 같은 것이 있는지), 거래 예정 금액, 취득세 비율, 중개수수료 같은 것들이 들어간다.

환지계획도와 환지예정지 지정 설명서에는 환지 받기 이전의 땅과 환지 받을 땅의 정보가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공제증서는 계약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가 적법한 업체이며 계약상 하자가 있을시 공제금액만큼의 배상을 하겠다는 일종의 보험증서이다.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이 공제증서와 공인중개사의 신분증을 대조하여 본인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법적으로는 계약서를 작성하고 날인이 끝난 다음 중개수수료를 지급하여야 하지만 이것은 공인중개사와 합의에 따라 매매 잔금을 지불할 때에 지불하여도 된다. 나는 절반을 먼저 주고, 나머지 절반은 잔금 지불할 때 주기로 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남다른 감회를 느끼시는 듯 했다. 가지고 계신 여러 땅들 중에 가장 먼저 사서 가장 오래 갖고 계시던 땅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팔려고 하니 기분이 묘하다 하셨다. 부부는 젊은 사람이 집을 짓겠다고 땅을 산다는 것이 매우 기특한 생각이라며 내 땅을 사가는 사람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아끼지 않으셨다. 사람 좋아 보이는 분들한테 땅을 산 것 같아서 참 기분이 좋았다. 나중에 잔금 지불할 때 뵙기로 하고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다.

 

환지 이전의 땅, 890-3전과 890-7전이 나란히 붙어 있다.

계약이 끝난 후 돌아와서 토지이용계획을 열람해 보았다. 토지구획정리지구 내에 중로2류가 지나가는 것으로 보아 아파트가 서게 될 땅인 듯 싶었다. 공시지가는 각각 51만 천 5백원과 47만 천 9백원(개발 전 890-3전이 도로에 접하고 있으므로 더 비싸다). 2007년 당시 땅 값으로는 4천 7백만원이 조금 안되는 돈이다. 95평의 땅이 환지 후에는 46평이 되는 거니까 약 48% 비율이네. 감보율 52%로 보면 되겠다. 즉, 원래 땅의 52%가 공공용지(도로, 공원 등)로 사용되거나 토지구획 공사비용으로 사용되었다고 보면 된다. 땅 넓이가 52% 줄었으므로 전체적인 땅의 가치가 비슷하려면 환지받은 땅 값은 8천 9백 5십만원 정도 되어야 한다. 여기에 프리미엄 얹어 팔고 양도세 내고 남는 돈이 손에 쥐는 순수익.

물론 그것은 이 땅을 2007년에 구입했을 때의 얘기다. 두 분은 1984년에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셨으니 이익이 훨씬 많을 것이다. 돈이 생길 때마다 틈틈이 땅을 사두셨다니 땅부자라 불러도 되려나? ㅎㅎ

 

호계동 890-7전의 위치, 예상대로다. ㅎㅎ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이제 땅을 샀으니 집을 넓게 지어 2층은 전세를 주면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다고 했지만... 그렇게 크게 지을 돈도 없고 그러려고 산 땅이 아니니까 미련 없이 패스.

계약을 마치고 돌아와 광장건축에 전화를 드려 상담 일정을 예약했다. 요즘 땅콩집 지으려는 분들이 많아 좀 기다려야 할 듯.

담담하게 써내려갔지만 사실 떨린다. ㅎㅎ

담은 어떻게?

내 땅은 3면을 다른 땅과 공유하고 있다.

집은 땅에 맞게 짓는다고 치고 그러면 담은 어떻게 하지?

 

담 :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

울타리 : 풀이나 나무 따위를 얽거나 엮어서 담 대신에 경계를 지어 막는 물건.


내가 짓고 싶은 담은 아무래도 울타리로 표현을 해야할 것 같다. 근데 그건 내 생각이고, 네이버 지식인에 담장으로 검색해보니 온통 옆집이랑 담 때문에 싸운 얘기 뿐이다. ㅡㅅ- 이웃끼리 담 때문에 싸우는 일이 정말 많구나.

 

인천 자유공원 올라가는 길

자유공원을 가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 지형이 어떤지 알 거다. 이 뒤로 10여미터 높이 차이가 있고 거기엔 단독 주택 같은 것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거의 달동네 수준.

 

집을 짓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담의 모양도 다 다르다.

담은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 막기 위해서 쌓은 것이라고 하는데. 이게 언제부터 생긴 것일까? 집이 아마 먼저 생겼을 것이다. 집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는 없을 것 같다. 비를 피하고, 추위를 막고, 옛날에는 들짐승들로부터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집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담은? 가끔 다큐멘터리를 보면 아마존 원주민이라던지 몽골의 유목민족들을 보면 집은 있어도 담은 없다. 몽골 유목민족들은 옮겨다니면서 치는 텐트가 집이니까 담이 있으려면 좀 이상하기도 하겠지만.

그런데 그런걸 떠나서도 영화에 나오는 미국 주택들을 보면 담이라는 것이 없다. 물론 으리으리한 저택들에는 담이 있지만서도 일반인들이 사는 주택에는 담이 없다. 정원도 시원하게 뚫려 있다. 왜 그런 차이가 있을까? 미국은 땅이 넓어서?

 

보이는 담보다 보이지 않는 담이 사람을 더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 살던 연립주택 한 켠에 놀이터가 있었다. 처음에는 미끄럼틀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공터에는 연립주택 쪽을 빼고 3면이 담이었고, 한 면은 단독주택, 한 면은 다른 연립주택, 다른 한 면은 콘크리트 포장된 길이었다. 그 공터에서 항상 이런저런 놀이들을 하면서 놀았다. 테니스 공 같은 걸로 야구도 하고 그랬는데 그 땐 그걸 짬뽕이라고 불렀다. 투수랑 포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타자가 테니스 공을 위로 던진뒤 팔을 휘둘러 방망이질을 대신 하는 뭐 그런 놀이였다.

그런걸 하다보면 공이 담 너머로 넘어가는 경우가 꽤 있었고 어린 아이들이 휘둘러봐야 유리가 깨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다른 집 유리창에 맞으면 그 집 주인이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소리를 지르고, 우린 도망가기 바빴다. 어쨌든 넘어간 공은 주워와야 하는 법. 그 담은 꽤 높았지만 여러 번 넘다보니 나중엔 요령이 생겨 쉽게 넘을 수 있었다.

단독주택에 살던 할아버지는 꽤 무서운 분이었는데 아이들이 자기 집 담을 밥 먹듯 넘어 다니니까 짜증이 나셨는지 나중에 담 위에 깨진 병을 시멘트로 발라두어서, 그 뒤로는 공이 넘어가도 가지러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애들 입장에서는 공이 어디서 솟아나는 것도 아니고 그 공이 없으면 놀 수가 없으니까 위험하지만 깨진 병을 피해 공을 주으러 가기도 했었다. 그 담이 어찌나 원망스럽던지. 내 나름대로는 어린 마음에 어렴풋이 담이라는 것을 그닥 좋게 보진 못했던 것 같다.

좀 더 나이를 먹게 되면서 세상엔 보이는 담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이는 담은 돌아가거나 넘어가면 되지만 보이지 않는 담은 그러기 쉽지 않았다. 그런 담을 넘지 못해 좌절하고, 나도 모르게 그런 담을 쌓게 되고... 한 번 쌓은 담은 쉽게 허물 수가 없었다. 세상을 살려면 할 수 없다고 그럴 듯한 핑계를 대면서 한 편으로는 그런 담이 없어지면 나 자신이 상처를 입을 것만 같은 마음에 겁이 났던게지. 지금은 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말야.

 

이러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일단은 담 없이 살아봐야겠다. 그러면 동네 사람들이랑도 더 친해지기 쉬울 것 같고. 아니다 싶으면 담은 나중에 해도 되잖아? 옆 집 사람이 담이 있어야겠다 하면 측백나무 같은 걸 심어서 경계를 나누자 얘기 해보고, 안된다고 하면 자기 땅에 자기 돈으로 세우라고 하면 그만이고. 남의 담을 허물려면 내 담부터 허물어야 말이 되니깐.

이러다 옆에 원룸이라도 들어오면 대략 난감. ㅋㅋㅋㅋㅋㅋㅋ

집의 윤곽을 생각해 보자

볕은 잘 들까?

어제 회식 때문에 9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ㅡㅅ- 수치해석특론 중간고사 공부를 하긴 해야겠는데... 해야되는데... 문득 월요일에 계약하기로 한 땅에 집을 지으면 볕이 잘 들까 궁금했다. 며칠 전 땅보러 다니면서 받은 지도 한 장을 들고 고민해봤지만 잘 모르겠다. 이럴 땐 역시 직접 그려보는 것이 최고!

 

DraftSight ⓒDassault Systèmes

도면은 역시 CAD로 그려야 제 맛. 무료 CAD 프로그램 따위 있을까 찾아보니 이것도 무료가 있다?! 프랑스 다쏘에서 만든 DraftSight라는 프로그램인데 이거 AutoCAD랑 사용법이 똑같아 회사에서 하듯이 똑같이 그릴 수가 있다. 우왕ㅋ굳ㅋ

 

방구석에서 끄적끄적 그린 도면

복덕방에서 얻은 지도는 콩알만해서 치수는 대충 어림 잡았다. 지도에서 보기엔 땅 가로 세로 비율이 1대 1.5 정도인 것 같아서 55평을 환산해보니 딱 가로 11m, 세로 16.5m가 나온다. 토지구획정리의 특성상 땅 크기는 딱 떨어지는 크기로 하기 때문에 아마 맞을 것 같다. 호수지구가 정남향이 아니기 때문에 어림잡아 30도 정도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주니 지도랑 비슷한 듯.

주택을 지을 때에는 내 땅이라고 다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옆 집과 뒷 집도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뒷 집의 일조권 보호를 위해서 지으려는 건물의 층 수마다 1m 씩 남쪽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난 2층 집을 지을거니까 2m 떨어뜨리고. 옆 집이랑은 1m 정도 떨어뜨려야 하니까 땅 폭이 11m면 집 폭은 9m. 이렇게 내가 지을 집의 뒤와 옆 벽이 결정되었다.

그럼 앞 벽은? 그건 집을 어느 정도 크기로 지을 것이냐에 달렸다. 난 건평 16평 정도로 2층집(다락방까지 하면 3층이지만 다락방은 등기면적에 포함이 안된다)을 지을 생각이니까 바닥 면적은 16 x 3.3 = 52.8㎡가 된다. 폭이 9m니까 뒷 벽에서 앞 벽까지는 5.85m. 이러면 16평이 살짝 안된다. 마찬가지로 마당 면적은 28.3평. 이 정도면 딱 적당하다.

옆 집은 집을 어떻게 지을지 알 수가 없지만 중개사 말로는 원룸을 지으려는 사람들도 땅을 많이들 보러 온다고 하니까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려면 역시 원룸을 생각해야 한다. 지을 수 있는대로 꽉 차게 짓고 층도 높이 올리려고 하니까. 55평 땅이 건폐율 60%에 용적률 200%면 바닥면적은 33평이고 3층 정도 올릴 수 있다. 코너에 있는 땅은 모서리를 도로가 물고 있어서 땅 면적이 조금 작아지니까 바닥 면적은 32평 정도에 역시 3층. 이거 아무리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고 했지만 진짜 양쪽에 이렇게 지으면 암울하다. ㅡㅅ-

마당을 넓게 쓰려니 집을 작게 지을 수 밖에 없고(물론 크게 지을 돈도 없다), 마당에 볕이 들려면 집을 북쪽에 붙여 지어야 하는데 저런 식으로 옆 집 건물이 들어선다면 아침 햇살이나 나른한 오후의 햇살, 석양 같은건 물건너 간다. 아 슬퍼. ㅜㅜ

이웃을 잘 만나야 할텐데 말이지. 비나이다 비나이다~

 

개발사업현황도 ⓒ울산 북구청

그림은 그려 봤는데... 그림을 제대로 그린 건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북구청 홈페이지를 보니 호수지구는 93년 2월 11일에 시작했다고 하는데 벌써 19년째다. ㄷㄷㄷ 중간에 시행사 부도, 조합원 간의 의견 불일치로 14년을 후루룩 후루룩 말아 드시고 2007년 5월 24일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여 9월 18일 환지계획 인가를 받고 사업을 속행하게 되었다. 올해 말 완공 예정.

어쨌건 사업 현황도라든지 무슨 지도 쪼가리 하나 찾아보려고 해도 민간조합이라 그런지 아무 것도 없다. 북구청 홈페이지를 이리저리 훑어봐도 아무 것도 없고, 딸랑 저 지도 하나 뿐이다. 복덕방 아저씨는 어디서 지도를 뽑아준거지? ㅡㅅ-

북구청 홈페이지의 행정정보 > 행정자료 > 도시계획정보를 보면 개략적인 내용이랑 위에 있는 저 지도 한 장만 딸랑 있다. 그리고 그 밑에 이렇게 되어 있다.

 

토지이용규제정보시스템(http://luris.mltm.go.kr)을 이용하시면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의 열람이 가능하며, 도시관리계획 입안 중인 사항은 본 시스템으로 확인이 불가합니다.

지구단위계획 구역별 건축물의 건축 등 규제사항은 "부서별 홈페이지" → "도시녹지과" → "지구단위계획"을 이용하면 세부지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도시녹지과의 지구단위계획에는 역시 아무 것도 없어서 토지이용규제정보시스템이란 곳에 가보기로 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토지이용계획 > 토지이용계획열람을 선택하면 아래와 같은 페이지가 뜬다.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 이름 참 해괴하다.

근데 보려는 땅의 번지수를 입력해야 된다. 복덕방 아저씨한테 받은 지도에는 근처 땅의 번지수는 나와 있지만 토지구획지구 안의 번지수는 나와 있지 않다. 대충 근처 땅의 번지수를 넣고 몇 번의 시행 착오 끝에 지도 한 장을 얻었다.

 

토지이용계획

내가 사려는 땅은 과거 "595-1대"와 "산66-3임"을 합쳐 분할한 곳이네. 끝의 대는 대지, 임은 임야를 뜻한다. "595-1대"의 2007년 개별공시지가는 80만 천 9백원. 난 세 배가 넘는 가격으로 땅을 사는건가. ㅡㅅ-

소로2류라 함은 8m 짜리 도로라는 뜻이다. 내 집 앞으로 8m 짜리 도로가 지나간다. 편도 1차로 정도의 흔한 동네 길 정도. 도로에 접하지 않는 땅은 맹지라 하여 땅 값어치가 확 떨어진다. 속칭 속집이라고도 하고.

지도를 내가 그린 도면에 얹어보니 딱 맞는다. 각도라든지 길이라든지. 한 눈썰미 하는 듯? ㅎㅎ

 

595-1대의 지적도등본

한국토지정보시스템에 가면 지적(임야)도등본을 볼 수 있다. 호수지구는 개발 이전에는 거의 논과 밭이었구나. 그런 땅이 개발을 거쳐 택지지구가 된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번에 집을 지을 마음을 먹고 땅도 사고 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

이웃을 잘 만나야 할텐데 말이지. 비나이다 비나이다~

복부인? 복총각!

복덕방에서 지도 한 장을 받아 들고

어젠 땅을 보러 가기로 한 날. 아침에 일어나서 울산소식 페이지를 뒤져 관심이 가는 땅들의 넓이, 가격, 공인중개사 연락처들을 수첩에 빼곡히 적어 들고 방을 나섰다. 맥도날드 런치세트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출발~

처음 보러가기로 맘 먹은 땅은 호계에 있는 43평 짜리 땅, 평당 300만원이니 1억 2천 9백만원. 처음부터 좀 빠듯하다. 일단 적어둔 연락처를 보고 전화를 걸었는데... 팔렸단다. 처음부터 뭐 이래?

다음은 역시 호계에 있는 44평 짜리 땅, 1억 3천 5백만원이면 평당 300만원 조금 더 된다. 연락처를 보고 전화를 걸어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하고 출발했는데... 자동차 출고 사무소를 지나 오토밸리로에 접어들자 문자가 온다. 주인이 안판단다. 아놔. ㅡㅅ-

호계 호수지구에 있는 50평 짜리 땅, 평당 250만원이니 1억 2천 5백만원. 북구청 옆에 차를 대놓고 전화를 걸었다. 어디냐고 하길래 북구청이라 했더니 지금 밥먹는 중이라고 조금 있다 전화를 준단다. 컬투쇼를 들으면서 4, 50분을 기다렸는데 전화가 안온다.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인가 꿍시렁거리면서 전화를 걸었다. 깜빡했단다. 미안하단다. ㅡㅅ- 어쨌거나 연암초등학교 앞에 있는 사무실에 도착. 자. 이제 시작이구나. 쉼호흡을 하고 사무실 문을 열었다.

인상 좋아보이는 아저씨가 반가이 반긴다. 호수지구 50평 땅을 보러 왔다고 하니 그런 땅은 없단다? 55평이 아니냐고 하는데 50평을 보고 왔다고 했더니 한참 수첩을 뒤적거린다. "아. 여기 있네요." 이봐요 아저씨. ㅡㅅ- 근데 지도를 보여주면서 50평보단 55평 짜리 땅이 낫단다. 50평은 서향이고 55평은 남향이라고. 보여주는 지도를 보니 내가 보기에도 55평 짜리가 나아 보인다. 5평 차이면 천 2백 5십만원. 그 돈을 더 주더라도 55평 짜리 땅을 하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을 했다. 자. 그럼 땅보러 갑시다.

뭐라구요? 시간이 없다구? 나보고 1억이 넘는 땅을 지도만 보고 사라는 겁니까? ㅡㅅ- 혼자라도 보고 올테니 지도라도 한 장 달라고 했다. 그래서 얻은 것이 위에 있는 저 지도.

 

여긴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택지 지구라서 집터만 덩그라니 있다. 도로가 다 닦여 있는 것을 보니 완공이 머지 않은 듯.

 

경사가 조금 있네.

북쪽과 동쪽이 높고 남쪽과 서쪽이 낮다. 땅에 경사가 있으면 집을 짓기 전에 콘크리트 기초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공사비가 조금 더 들어간다. 그래도 경사가 심하지는 않아보여 다행.

 

동쪽으로는 밭이 있고 그 뒤로는 산이 있다. 저 밭은 차후에 2차 택지 개발 예정지란다(라고 다른 중개사가 나중에 얘기해줬다). 그 뒤로는 오토밸리로 2공구가 뚫릴 예정이다.

다음 보기로 마음 먹은 땅은 호계 호수지구에 있는 55평짜리 땅, 평당 250만원이니까 1억 3천 8백만원이다. 그거 혹시 이 땅 아냐?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극동 스타클래스 근처에 있다는 복덕방으로 출발. 오늘 날씨가 꽤 덥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적중하는 법. 사무소에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얻어마시면서 중개사가 꺼내든 지도는 다름 아닌 그 지도. ㅡㅅ- 방금 보고 온 그 땅이구나 하면서 내심 심드렁해 있는데 중개사 아저씨가 물어본다. "과도 아세요?"

과도? 과일 깎는 칼인가? ㅡㅅ-a

택지 개발을 하는 경우, 개발 구역 내에 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동의를 먼저 얻어 땅 주인들이 동의를 하면 그 사람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택지 개발 조합이 구성된다. 그런데 택지 개발을 하려면 돈이 든단 말이지. 기존에 있던 집들도 철거를 해야 하고, 땅도 네모 반듯하게 구역을 나눠야 하고, 전기, 상하수도, 도시가스 라인도 끌어와야 하고, 도로도 포장해야 한다. 그 돈은 누가 대주는데? 당연히 그런 돈을 대주는 사람은 없다. 그럼 택지 개발은 무슨 돈으로 하는가?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환지다. 환지? 한자로 쓰면 地. 바꿀 환에 땅 지. 땅을 바꾼다? 이게 무슨 양은 냄비로 엿 바꿔 먹는 소린가?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을 해보자. 3만평의 땅을 택지 개발을 한다고 하자. 개발 전의 땅값은 평당 100만원이라고 하고, 개발 후에 평당 200만원에 땅을 분양한다고 하자. 그럼 땅값이 두 배로 올랐지? 그 차익을 가지고 공사를 한다. 그 차익을 갖고 공사만 하면 시행사는 뭘 남겨먹는가? 그래서 개발이 끝난 땅의 일부를 시행사에게 떼어주는 것이다. 너 그거 먹고 떨어져. 그거 팔아서 이득 보면 되잖아. 유노? 유노윤호 말고 You know?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시행사에 땅을 떼어주려고 보니 3만평 개발해서 5천평만 떼어준다고 쳐도 조합원들한테 돌아가는 땅의 면적이 줄어든다. 그런데 택지를 개발하면 땅을 필지로 나눠서 팔거나 조합원에게 준다. 요즘 택지 개발을 하면 한 필지가 최소 60평인데, 호수지구는 개발을 시작한지 오래된 곳이라 가장 작은 필지가 50평이다. 그러면 택지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50평이 넘는 땅을 갖고 있어야 나중에 50평을 받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조합원들도 있다. 그럼 걔들은 빼고 할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걔들 빼고 한다고 하면 걔들은 택지 개발에 동의 안해준다. 택지 개발 지구 한가운데 쪼가리 땅을 남겨놓고 택지 개발을 할 수는 없다. 나 빼놓고 어디 되나 보자. 어차피 내가 못 먹을 밥상이면 밥상 걷어차고 말지.

그래서 개발을 하긴 해야겠고, 땅이 부족한 애들도 끼워주려다보니 과도라는 것이 생겼다. 택지 개발 끝나고 내가 받을 땅이 최소 50평인데, 내가 지금 가진 땅 넓이로 계산해보니 40평밖에 못 받는다. 그럼 나머지 10평은? 조합원 가격으로 조합에 돈을 내고 사야한다. 이걸 과도환지라고 하는데 줄여서 과도라고 한다.

중개사 아저씨가 이걸 다 설명해준건 아니고, 이 땅은 과도인데 땅 주인 지분이 46평이니까 46평을 평당 250만원에 사고, 나머지 9평은 택지 개발이 완공된 다음에 조합에 돈을 내고 사란다. 이건 뭥미? 라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안돌아가는 머리를 굴려보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55평을 평당 250만원 다 주고 사려면 1억 3천 7백 5십만원을 한 번에 마련해야 한다. 46평을 먼저 산다면? 1억 천 5백만원만 있으면 일단 땅을 살 수 있다. 나머지 9평은 택지 개발이 완공되는 올해 말에 조합원가로 사면 된다. 땅 주인이 조합원가에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 250만원이니까 틀림없이 조합원가는 그것보다 싸겠고, 250만원의 80%만 생각해도 200만원. 나중에 천 8백만원만 더 내면 된다는 소리다. 그럼 총 가격은 1억 3천 3백만원. 한 번에 사는 것보다 싸고, 돈을 두 번에 나눠 낼 수 있어 좋다. 이런 판에 못끼면 비읍시읏이지. 짧은 순간에 여기까지 생각한다고 나 힘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필지 모두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라 건폐율 60%, 용적률 200%. 쉽게 말하면 땅이 50평이면 바닥 면적 30평까지 지을 수 있고, 총 면적 100평이 될 때까지 층을 올릴 수 있다. 건평 20평 이내로 2층 집을 지으려는 나한테는 둘 다 충분하다는 뜻이다.

 

호수지구,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빨간 선은 필지. 위에 있는 것이 55평이고, 아래 있는 것이 50평 짜리다. 다음 지도가 업데이트가 덜 되어 길이 다 안난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가보면 도로 공사는 끝났다. 집을 길이 있는 방향으로 짓는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55평 짜리 땅은 동남향, 50평 짜리는 서향이다. 파란 선은 어린이 놀이터. 놀이터가 가까우면 애들 놀기에 좋지만 그만큼 시끄러워질 수도 있다. 녹색 선은 아파트가 들어올 자리.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좋다고 사놓은 땅이 아파트 그늘에 가려 하루 종일 빛 한 번 못 볼 수도 있기 때문에. 55평 짜리 땅은 동남향에, 가까이 놀이터가 있고, 아파트 그늘에도 가리지 않는다. 게다가 과도라 가격 부담도 덜하다.

 

호수지구가 어디냐 하면,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7번 국도 타고 쭈욱 오다가, 농소 방향으로 빠져서 농소 운동장을 끼고 들어가면 된다. 앞으로는 7번 국도가 있고, 뒤로는 오토밸리로 2공구(오른쪽 연하게 표시된 도로)가 신설될 예정이고, 7번 국도와 나란히 달리는 도로를 따라가면 바로 북부 순환로로 연결되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한 편이다. 농소까지는 버스도 많이 다니는 편이고, 근처에 호계역도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근처에 있고, 호계 5일장이 열리는 장터도 가깝고(매곡에 사는 후배 말에 따르면 마트보다 저렴하단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가까이에 있다. 나중에 진장동에 코스트코까지 생기면 화룡점정. 매곡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편의시설은 계속 늘어날 듯.

이제 동동에 있는 50평 짜리 땅을 보러 가자. 평당 2백만원이니 1억이다. 전화를 했다. 안판단다. 아 네.

동동에 있는 다른 땅을 보러 가자. 52평에 1억 천이란다. 평당 2백 조금 더 된다. 전화 통화를 하고 중구청 앞에 있다는 사무실에서 보기로 했다. 차를 댈 곳이 마땅치 않아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갔더니 중개사 아저씨가 땅을 본 다음 다른 곳을 들러야 된다면서 자기 차를 따라오란다. 오늘 날이 참 덥구만.

 

오래된 동네라 길이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하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집을 구할 때 동동하고 서동은 피하라고 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계획 없이 땅 생긴대로 집을 지어가며 생긴 동네라 좁고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한 길 투성이다. 보러 간 땅은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관 근처.

 

이런 동네다. ㅡㅅ-

 

흐미. 답 안나오네.

땅 자체는 네모 반듯한 편이지만 서향이다. 그리고 쌓여 있는 저 흙들을 깎아내야 한다. 52평이라지만 이런 땅을 1억 천 주고 사느니 아까 호수지구 50평 짜리 땅을 사겠다. 천 5백만원 차이에 별도 토목 공사도 필요 없고, 깔끔하게 길까지 나 있으니깐.

복덕방 아저씨는 볼 일이 있어 먼저 가시고. 다음 땅은 남외동에 있는 57평 짜리. 8천 5백 5십? 남외동이면 푸르지오 있는 그 동네 아님? 근데 가격이 8천 5백 5십 밖에 안해? 가격이 싼 것도 그렇고 끝에 붙은 50만원도 그렇고 예감이 좋지 않다.

일단 전화를 했다. 땅을 보고 싶다니 사무소가 태화동이란다. 뭐 그리 멀어. 자그마한 집을 지으려고 한다고 했더니 땅이 삼각형이란다. 어쩐지 값이 많이 싸더라. 땅 보실 생각이 있으면 여기까지 온다길래 그럴 것 없이 지번만 알려달라고 했다. 오늘 처음 땅보러 다니기 시작했는데 몇 군데 다니다보니 이젠 관록이 붙었다. ㅡㅅ-

알려준 주소대로 네비에 찍었더니... 어라? 바로 옆이네? 동동이랑 남외동이 붙어 있는 거였어?

 

푸르지오가 있는 남외동을 생각하면 안된다. ㅡㅅ-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여기도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한 동네다. 그리고 자연과 아주 가깝다. 바로 옆이 밭이다. ㄷㄷㄷ

 

개갈안나.

땅이 삼각형인 것도 그렇고, 이것도 치우려면 골치 아플 듯. 이 오묘한 기분을 충청도 사투리로 표현하면... 개갈안나.

마지막으로 성안동에 있는 48평 짜리 땅을 보러 갈 차례. 1억 천. 동동이나 남외동 같으면 어쩌지 싶긴 한데 경찰청 뒤라니 그렇진 않을 것 같다. 전화를 넣어보니... 땅 주인이 안판단다. 깔끔한 마무리. ㅡㅅ- 땅 본다고 고생했으니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좀 쉬자. 벌써 여섯 시가 다 됐구만. 슬슬 방으로 돌아가볼까?

오늘 본 땅 중에는 호계 호수지구 55평 땅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일단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여태 땅사서 집 짓겠다는 얘기를 드려본 적이 없어서 혹시 반대하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그러라고 하시네. ㅎㅎ 땅 값은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으니 이리저리 잘 알아보고 사라고 하신다. 그래서 오늘 본 땅 중에 55평 땅이 마음에 든다고 말씀드렸다. 땅부터 사놓고 집은 천천히 지을 생각이라고 말씀드리고 이런저런 얘기도 좀 하고.

이리저리 고민을 하다가 오늘 출근해서 부동산에 전화를 했다. 호수지구 55평 땅은 두 군데 부동산에 모두 매물로 나와있지만 나중에 간 곳에서 거래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직접 차에 태워 땅보러 가서 차근차근 설명도 잘 해주고. 처음 간 곳에선 그 땅이 과도란 얘기도 안했는데 알면서 안한건지 아님 몰라서 안한건지. 믿음이 안가서. ㅎㅎ

근데 땅 주인이 땅값을 10만원 올려 평당 260을 받겠다고 전화를 했단다. ㅡㅅ- 바로 옆 땅이 270에 팔리는 것을 보고 그랬다는데. 또 모르지. 땅값 더 받아주기로 하고 복비를 더 받기로 했는지. 46평이니 460만원 더 줘야 한다는건데. 그러면 1억 천 9백 6십. 끝에 60은 깔끔하게 떼고 1억 천 9백에 하기로 하고 계약금을 걸었다. 계약은 다음 주 월요일에.

드디어 내 집 마련에 한 발 더 가까워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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