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었냐고?
누가 빨갱이라고? 장난하냐? ㅋㅋㅋㅋㅋㅋㅋ ⓒ네이버
FTA, 비정규직, 4대강, 민간인 사찰... 참 살맛나는 세상이다 그죠? 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었는가 남탓할 것 없다. 투표하지 않은 45.7% 당신들 덕분입니다. 쌩유베리캄사.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비정규직이 하고 싶다면야 ⓒ네이버
평생들 하시라. 나는 (지금은) 정규직이니까 상관없다.
100호 울산 오픈하우스
100호 울산 전경
얼마 전 카페에 100호 울산 준공 소식이 올라왔다. 다른 곳이 아닌 울산에 생기는 첫 땅콩집이고 작년에 대학원 다니면서 여유 시간이 많아 오며가며 집 짓는 과정을 지켜본터라 특별한 의미가 있는 집이라 꼭 구경을 가보고 싶었다. 임군님과 박양님께 괜찮은 시간에 구경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그러라고 하셔서 오늘 오전에 찾아뵙게 되었다. 선물을 무엇을 준비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마당이 있는 집이니 꽃 나무를 하나 심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소담스레 피어 있는 일본산 철쭉 화분을 하나 사들고 성안동을 찾았다. 카페 보경이님과 아이엠님 내외분이 먼저 와 계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집구경을 시작. ㅎㅎ
언제나 그렇듯이 1층 평면도부터. ㅎㅎ ⓒ광장건축
이 집은 층당 12.8평의 국민주택 규모로 MBC 집드림에 나왔던 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데크 1.5m까지는 연면적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하고 봐야 할 듯.
12.8평이라도 거실은 전혀 좁지 않다.
1층은 거실과 주방으로만 사용하고 2층은 침실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12.8평이라고 해도 거실과 주방은 20평대 아파트와 비슷하거나 조금 넓은 수준이다. 탁자는 인테리어팀에서 자작나무를 사용하여 만들어주셨다. 기성품은 알맞은 크기가 없고, 원하는 크기로 공방에 주문하면 너무 비싸다. 집을 지으면서 인테리어팀에 부탁하면 재료비와 공임을 지불하더라도 원하는 사이즈로 공방에 주문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가구들을 장만할 수 있다. 카메라를 보시는 분이 집주인 임군님. 완전 훈남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
여자분들이 궁금해하실 주방
주방 가구는 안산에서 내려와 해주셨다. 양산에 있는 76호와 77호도 같은 분이 하신 걸로 들었음. 한샘에 납품도 하시는 분이니 실력은 더 물어볼 것도 없고. 메이커 딱지 하나 붙었나 아닌가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아일랜드 테이블의 싱크는 물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가림막을 설치할 예정이다. 천정에 있는 들보는 하중과 상관없이 장식을 위하여 사용하고 노출시켜 두신 것이다. 목재 9겹을 겹쳐 접착하여 만든 공학목재로 가격이 좀 센 편이다. ㅎㅎ
주방 창문. 이쁜 컵 두 개를 놓아두는 센스. ㅎㅎ
창문은 발주 후 받아보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사 들어가기 전에 미리 창호 도면을 보고 주문을 넣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설계된 창문의 생산이 가능한지 아닌지도 미리 확인하는 것도 필수. 이 창은 처음에 폭 600mm로 설계되었으나 800mm 이상만 생산할 수 있다고 하여 창의 크기를 키웠다.
앞서 거실 사진으로는 잘 알 수 없지만 벽과 천정이 만나는 곳은 마이너스 몰딩으로 되어 있으며 창문의 걸레받이 또한 벽에서 약간 돌출되어 있다. 이런 디테일은 김주원 소장님 스타일인데 시공사가 같다보니 양산 76호, 77호에서 먼저 적용된 디테일이 100호 울산에도 동일하게 사용되었다.
다용도실
12.8평이다보니 다용도실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다. 일반적인 문 크기로는 들어갈 수가 없는 김치 냉장고와 드럼 세탁기가 들어가 있다. 비밀은 다용도실에 사용된 문. 아파트 거실 등에 중문으로 사용하는 3단 짜리 문인데 미닫이 문이지만 3단이 모두 연결되어 있어 하나만 밀어서 열어도 나머지가 같이 움직여 넓게 열린다. 소리도 별로 안나고 부드럽게 열리는 것이 마음에 든다.
1층 화장실
바닥 타일은 자갈이 우둘투둘 튀어나온 것 같은 질감이다. 물기가 있어도 미끄러지지 않는다고. 세탁기(탈수기?)가 놓여 있는 바닥을 살짝 올려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화장실에 배수를 위하여 구배를 두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배수를 위하여 구배를 둔 바닥은 통이 회전하여 세탁 및 탈수를 하는 세탁기의 특성 때문에 생각지 않은 진동이 생길 수 있다.
2층 평면도 ⓒ광장건축
2층에는 침실 2개와 욕실, 드레스룸이 하나씩 있다.
넓은 방은 지우방. ㅎㅎ
책상과 의자는 역시 인테리어팀 작품. 지우랑 태양이(저기 나머지 한 명은 뉴규?)는 계단이 있는 집도 너무 신나고, 손님들이 오니 더 신나는 모양이다. 구경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면서 쉴새 없이 뛰어다니고 논다. 생각보다 계단이 높은 편인데도 열심히 기어 오르고, 기어 내려가는데도 전혀 지장이 없다. 어쩌면 계단은 어른들한테 더 위험한 걸지도.
지우방의 다른 한 쪽
지우야. 니 방이 내 방보다 넓다. 알간? ㅋㅋㅋㅋㅋㅋㅋ
부부침실
우리 집 좋죠? ㅎㅎ
집도 부럽지만 이쁜 딸이 더 부럽다. 나는야 과년한 노총각일 뿐이고. ㅋㅋㅋㅋㅋㅋㅋ
부부침실에 딸린 드레스룸
문은 중국 장인의 손길로 한땀한땀 인테리어팀 사장님 솜씨다. 통풍을 고려하여 정성들여 만드셨으나 청소할 때는 먼지 때문에 아무래도 번거로운 것도 사실. 문이 열리면서 벽을 때리지 않도록 끝이 고무로 된 받침을 달아놓은 것도 체크 포인트.
문을 열면 짜자잔~
붙박이 장이 들어가 있어 조금 답답한 느낌도 있는데 원래 행거로 하려다가 먼지를 생각해서 붙박이장으로 하셨다고. 일장일단이 있을 듯 하다. 방마다 있는 붙박이장은 주방가구 사장님 솜씨.
2층 화장실
바닥 타일 재질은 1층과 같다. 원래 변기와 샤워기 사이에 유리로 된 칸막이가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깨질 수도 있어 안 넣으셨다고. 비데 콘센트 위치가 물이 닿는 쪽에 있어 조금 아쉽긴 한데 콘센트가 방수 재질이라 큰 상관은 없을 듯.
2층 화장실 문 안쪽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3층 평면도 ⓒ광장건축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계단은 요런 느낌?
등이 괜찮네요? ㅎㅎ
미혼 동지들 염장 한 번 질러주시고. ㅎㅎ
계단은 심심할수도 있는 공간이지만 꾸미기 나름.
루바로 마감한 다락 천정과 천창
천창은 백만원짜리. 그리 크지도 않드만 비싸다. ㅜㅜ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능. 천정 루바는 따로 칠을 하지 않았고 올라가면 그윽한 나무 냄새가 향기롭게 퍼진다.
다락 높이가 시원하게 잘 나왔다.
공사 도중에 왔을 때는 마감이 안돼서 높은 줄 알았는데 마감이 끝난 후에도 상당히 높다. 물론 주변은 낮지만. 루저인 이 몸도 허리 펴고 당당하게 서 있을 수 있다는. ㅋㅋㅋㅋㅋㅋㅋ
사모님 저런~
접촉 사고네요. 보험 부르셔야겠어요. ㅎㅎ
다락은 역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뭘 보고 있니? ㅎㅎ
뉘집 딸인지 부모님을 닮아 아주 미인이로세. 또래 머스마들이여. 나중에 눈물 흘릴 준비들 하시라. ㅎㅎ
행복한 가족의 모습(롱다리는 서비스로 ㅋ)
왜 집을 짓는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도 아니고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 짓는 집이다. 아파트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아파트에 살면 그만이고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마당이 있는 집에 살면 된다. 집이 넓고 좁고는 중요하지 않다. 집을 다 구경하고 거실에 앉아 우리끼리 왜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은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요즘 카페 분위기가 많이 뒤숭숭하다. 나름 카페 활동을 열심히 한 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좋지 않아 카페 방문이 조금 뜸하기도 했다. 행복하기 위해 짓는 집인데 힘들어하는 분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내가 집을 짓겠다고 나선 것이 과연 잘하고 있는 일인지 생각이 많았다. 집을 구경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임군님과 박양님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고, 지우가 너무 신나게 뛰어 노는 모습도 보기가 좋아 그래도 집을 짓는 것이 잘하는 일이라는 확신과 용기를 얻었다. 모쪼록 힘들어하는 분들의 일이 원만하게 잘 해결되어 모두가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시작은 내가 먼저 했지만 토지 허가 문제로 진행이 많이 늦어지고 있어 지우네가 먼저 울산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많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늦어진 덕분에(?) 오늘 집을 구경하면서 궁금한 점도 많이 물어볼 수 있었고, 임군님이 이것저것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셔서 구경도 잘 하고 힌트도 많이 얻었다. 이것도 인연이라면 큰 인연인데 앞으로도 행복하시고 친하게 지내요 우리. 행복한 집 구경 잘 하고 왔습니다. 많이 부럽고 또 고마워요. 다음에 또 만나요. ㅎㅎ
전통이 살아 숨쉬는 안동 여행
안동 관광 지도 ⓒ안동시청
봄이 오니 꽃구경하러 순매원에 갈까 했는데 이번 겨울이 너무 추워 꽃 소식은 아직이라 하여 어딜 갈까 하다가 안동에 가보기로 했다. 근처 예천은 두 세번 갔었는데 안동은 처음이네. ㅎㅎ
안동도 식후경
8시에 출발하여 안동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30분 정도. 안동에 왔으니 안동찜닭을 맛봐야 하지 않겠는가? 점심을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아침도 일찍 먹었고, 시간이 더 지나면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가 없을 듯 하여 점심을 미리 해결하고 돌아보기로 하였다. 1박 2일에 나와 유명해진 현대찜닭에 가서 공기밥과 함께 찜닭 한 마리를 뚝딱... 할랬는데 양이 많아 조금 남겼다. ㅎㅎ
고산정 앞 풍경
고산정이 좋다고 하여 가보려고 하니 거리가 만만치 않다. 하회마을 탈춤 공연이 2시부터라고 하니 2시간 반 정도 남았는데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여 고산정에 먼저 가보기로. 가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거리가 더 멀다. 그러나 경치는 일품! ㅎㅎ
날씨가 너무 좋다.
날씨는 너무 좋았으나 바람이 겁나 불었다는거. ㅡㅅ- 고산정을 풀어 말하면 외로운 산의 정자. 사방에 산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어 조선시대 변변한 이동 수단도 없던 그 시절에 이 깊은 산속까지 들어와 집을 지으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한 곳에서 공부를 하려 이 외딴 곳에 집을 지었다는데 멋진 풍경을 보니 물놀이 하기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ㄷㄷㄷ
여기까지 와서 고산정만 보고 가기엔 아쉬운 생각이 들어 근처에 있는 농암종택에 가보기로 했다. 어부가로 유명한 농암 이현보의 종택이라고 하는데 첩첩산중에 있다고 생각하기 힘든 멋진 저택이었지만 숙박을 위해 빌려주는 방이 많아 자세히 들여다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잠깐 둘러보고 나오면서 가는 길에는 도산서원에 들러보기로.
퇴계 이황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도산서원
도산서원에 가려다가 잘못하여 퇴계종택에 가게 되었다. 농암종택에 비하면 규모가 조금 작고 소박한 맛이 있었으나 역시 가정집 겸 숙박을 위해 빌려주는 용도라서 한 번 둘러만 보고 다시 도산서원으로 왔다.
도산서원 주차요금은 2천원. 입장료 성인 1명당 2천원. 매표소에서 도산서원으로 오는 길 옆으로 줄줄이 늘어선 나무와 흐르는 강이 인상적이다. 날씨가 추워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아 호젓한 분위기를 느끼기 좋았다.
도산서당
퇴계 이황이 직접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으로 도산서원에 있는 건물 중 가장 오래 되었다고. 직접 설계한 건물이라고 하니 옛날 사람들은 한자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집도 직접 설계할만큼 박학다식했구나 싶다.
도산서원 현판이 멋드러진 전교당
원장실과 강당으로 구성된 본채라고 보면 되겠다. 현판 글씨가 멋지다 싶었는데 명필 한석봉의 글씨라고. ㄷㄷㄷ
도산서원을 나서면서
나가는 길에 오른편에 있는 옥진각에 들러 퇴계 선생이 생전 쓰시던 유물들을 모아둔 전시관을 구경하였다.
시사단
도산서원 건너편에 있는 시사단. 자그마한 건물이 하나 있는데 무슨 건물이길래 저렇게 만들어놓았나 했더니 옛날에 과거 시험을 치던 곳인데 안동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되지 않도록 10미터 축대를 세우고 그 위에 옮겨 지었단다. 돌아가는 물굽이가 참 멋지구만. 예천의 회룡포도 물굽이로 유명하지만 근처 안동에도 물굽이가 돌아가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나중에 가볼 하회마을도 물굽이가 마을을 돌아나가는 형태로 되어 있으며 하회라는 이름도 거기에서 연유되었다.
하회마을 전경
한참을 운전하여 하회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경. 탈춤 공연은 물건너 갔지만 이런 날씨에 야외 공연을 구경하는 것도 곤욕이었을거라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마을 구경하러. 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주차장에 주차하고 보니 온통 음식점 뿐이라 어디로 가야 하나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매표소 표지판을 발견하여 표를 사러 갔다. 표를 사고 들어가서 다시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것은 미리 알고 있었던터라 편도 500원의 버스비를 내고 하회마을 입구에 도착.
한옥 골조는 처음 본다.
초가집도 저렇게 나무로 뼈대를 세우고 만드는건가? 집을 짓는 입장에선 신기한 구경이다. ㅎㅎ
충효당
서애 류성룡의 종택이다. 오늘 교과서나 위인전에서만 보던 사람들이 살던 집을 많이 보네. 안동에 정말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살았었구나. 정말 몰랐다.
충효당의 뒤편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에 보면 더 멋있을 것 같다.
충효당 뒤편의 영모각에서 서애 선생의 유물을 관람하고 나오면서
유물을 관람하면서 두 가지를 느꼈다. 서애 선생은 발이 참 컸구나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신발 사이즈가 350은 되어 보였다. 그리고 몇 백년 동안 유물을 잘 간직한 후손들도 대단하다는 것. 세월의 흔적이 남아 다소 해진 물건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수백년이 지났는데도 조상의 물건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은 역시 대단.
으리으리한 기와집도 많지만 이런 초가집도 많다.
하회마을은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아무 집에나 불쑥불쑥 들어가면 곤란하다. 하회마을에 가면 부용대에 꼭 올라가 마을 전경을 찍어보려고 했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라 다음을 기약하고. 나오는 길에 하회탈 박물관이 있던데 입장료까지 내면서 볼 것이 있을까 싶어 패스하고 병산서원으로.
병산서원 앞 풍경
만대루
입구에 커다란 누각이 있다. 누각 밑을 지나 본채로 들어가는 특이한 구조.
여름에 여기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정말 좋을 듯
멋지구만.
이런 건물을 보면 나도 어서 집을 짓고 싶어진다. 툇마루는 없겠지만 대신 데크를 만들어야지. ㅎㅎ
천등산 봉정사 입구
마지막으로 부석사만큼 오래된 목조건물이라는 봉정사로 향했다. 해가 뉘엿뉘엿 스러지기 시작하는 때에 도착.
계단으로 요래요래~
매표소에서 5분? 10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봉정사로 향하는 계단이 나타난다.
들어가는 입구가 웅장하다.
병산서원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대웅전 건물에서 수백년의 역사가 느껴진다.
무려 신라시대 때 창건되었다고 하는 봉정사.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고려시대 때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최소 12세기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동안은 극락전이 가장 오래된 건물이었는데 2000년 대웅전을 보수하면서 나온 상량문에 따르면 대웅전이 더 오래된 건물이라고.
아 이거 뭥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부처님 이마에 떡하니 500원 짜리 동전을.
3층석탑
한눈에 보기에도 오래되어 보인다.
호젓한 경내
이런 고풍스럽고 소박한 절을 좋아한다. 사람들 바글바글하고 대리석 떡칠한 절은 사절. 절 같지도 않다.
봉정사를 구경하고 안동 시내로 돌아와 간고등어 명인 이동삼 선생님의 아드님이 운영하신다는 일직식당에서 간고등어 구이 정식으로 저녁을 해결. 고등어 살이 통통한 것이 발라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동삼 선생님도 실물(?)로 보고. ㅎㅎ
멋진 저녁 노을을 보며 안동을 출발하여 숙소에 들어온 시간은 오후 9시 반. 날씨가 따뜻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간만에 카메라 들고 멀찍이 다녀온 안동 여행이 나름 괜찮았다. 처음 가본 안동이지만 의외로 볼 거리가 풍성하다는 것에 놀랐고, 우리 나라엔 역시 가봐야 할 곳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엔 어딜 가볼까?
제주 올레 Epilogue
돌아오는 비행기는 창가쪽 자리 ㅋㅋㅋㅋㅋㅋㅋ
일찌감치 일어나 씻고 짐을 챙겼다. 재민이랑 같이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택시 기사 아저씨는 올레란 것은 큰 길에서 집까지 들어가는 골목을 말하는건데 '올레'길이란 것은 잘못된 말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선은 제주도의 푸른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3주라는 시간이 정말로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구나.
안녕을 고하듯
저 아래 어딘가를 3주 동안 걸어다녔다니 기분이 묘하다.
바이바이-
이륙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육지'다.
낙동강과 김해 평야가 보인다.
지금 쯤은 그놈의 4대강 때문에 많이 변했을려나?
내가 떠나 있던 3주 동안 저 아래의 사람들도 저마다의 일로 바쁘게 보냈을테지?
터치 다운!
이렇게 쉽게 오갈 수 있는데 왜 그리 힘들었는지? 일단 저지르면 어떻게든 되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핑계를 대며 산다.
이젠 집으로...
재민이랑 버스 타는 곳으로 나와 버스를 기다리며 담배를 피워 물었다. 드디어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다시 만날 기약을 하며 버스에 올라 창밖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이제 일상이 다시 시작되겠지.
올레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떠나 새로운 곳에서 좋은 경치를 구경하고, 맛있는 것들을 먹으면서 맛볼 수 있는 작은 일탈. 소소한 즐거움. 이런 것들은 상당히 공통적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이유인지 부차적인 어떤 것인지는 각자 다를 것이다.
재민이는 힘이 들어서 왔다고 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때문에 힘들어 하다가 바람을 쐴 겸 제주도에 와서 나를 만났다. 우리는 같이 길을 걸으면서, 저녁에 술을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왜? 나도 힘이 들었다. 드러 내놓고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같은 이유로 제주도에 왔고 길을 걷다가 만났으며 길을 걸으면서 친해지게 되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때문에 너무 힘이 들었다.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고 언제 끝난다고 기약이 있는 일도 아니었다. 결과가 보장된 일이 아니었기에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몸은 멀쩡했지만 마음은 공허했고 피폐해져 있었다. 돌아버릴 것 같은 일상으로부터 어떻게든 도망치기 위해 제주도를 택했다. 같이 간다는 사람이 없어도 상관없었다. 그게 더 편했으니까.
3주 동안 때로는 땡볕에서, 때로는 비를 맞으면서 매일 10km가 훌쩍 넘는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머리를 식히고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택한 방법 치고는 아주 괜찮은 방법이었지만 3주 내내 혼자 걸었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 생전 본적도 없었지만 길을 걷다 만나 같이 걷고, 술마시고, 웃고... 동고동락한 3주 동안의 시간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다. ㅎㅎ
3주의 시간이 흘렀어도 나를 둘러싼 고민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2년 가까이 지나 후기를 마무리하는 지금은? 고민의 원인은 달라졌지만 고민 자체는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그 땐 왜 그렇게 힘들었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다른 고민이 있는 것을 보면 고민이라는 것이, 산다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하는 고민도 먼 훗날 언젠가는 왜 그랬을까 생각하게 되는 날이 오겠지? 일상으로 돌아가 열심히 고민하며 살자. 그러다 못 견디면 또 어떤 '제주도'를 찾자.
To be continued?
올레 16코스 (고내-광령)
올레 16코스, 17.8km ⓒ제주도청
드디어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다. 빠진 것이 없는지 짐을 확인하고 챙긴 후에 재민이랑 같이 금능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바이바이- 다시 올 일이 있을까?
서일주 버스를 타고 제주시에 내렸지만 도무지 어디에 숙소가 있는지 알 수가 있나? 택시를 잡아타고 모텔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가격이 저렴한 곳을 찾아 짐을 맡기고 현주를 만나기로 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민속 5일시장 앞에서 보기로 했는데 도무지 어딘지. ㅡㅅ- 안내도도 보고 사람들한테 물어물어 정류장을 찾아갔다. 제법 멀리 돌아간 듯.
아침은 찐빵으로
아침부터 움직인다고 아침 먹을 틈이 없었다. 이거 현주가 가져왔던가? ㅡㅅ-a
당연(?)하지만 팥이 들어있다.
자. 이제 버스를 타고 고내 포구로 가자.
아침부터 날씨가 기가 막히구만.
마지막 날 환송을 제대로 해 줄 모양이다. ㅎㅎ
오늘이 정말 마지막 날인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제 봤던 편의점 앞에서 선크림을 바르고 출발.
초반은 가벼운 오르막으로 시작
이거 정말 너무한거 아닙니까? 날씨가 이렇게 좋다니. 사진은 정말 멋지게 나오는데 초장부터 힘들어 죽을 맛이다. 내리쬐는 햇빛이 아주 그냥. 끝까지 이래야겠니? ㅋㅋㅋㅋㅋㅋㅋ
셔터질을 쉴 수가 없다.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어떤 멋진 길이 기다리고 있을지 두근거린다.
그래서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인생도 그렇지 않나? 과거의 추억은 아름답지만 거기에만 매달리면 더 아름다울지 모르는 미래를 맞이할 수 없잖아? 물론 항상 아름다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과거의 추억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내 마음 속에서 다시 찾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가련다.
얘들아 같이 가.
내가 자뻑질 좀 한다고 나를 버리고 가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되오~ ㅡㅅ-
이런 길 정말이지 내 스타일이야.
차를 타고 달려도 멋있을 것 같아. ㅎㅎ
사진을 찍느라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ㅡㅅ-
재민이 폼 잡는 사진도 하나 찍어 주고. ㅎㅎ
여기가 신엄 포구 근방이지 싶다. 오면서 횟집도 많고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 했지만 어떻게 어떻게 참고 고행을 계속. ㅋㅋㅋㅋㅋㅋㅋ
신엄 포구 전경
하늘과 바다 빛이 정말이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경사가 제법
해를 가릴 곳이 없는 길을 계속 걷다가 오르막을 어지간히 올라갔더니 나무 그늘에 의자가 있고 그 앞에 포장마차가 있다. 아침에 찐빵 쪼가리 먹은 것만 갖고는 도저히 더 걸을 수 없다. 참외 몇 개랑 막걸리 몇 병을 집어들고 시원한 나무 그늘의 의자로 향했다.
그늘에 갔더니 나이 지긋한 할아버님이 의자에 누워 계신다. 어르신이 계신데 우리끼리 먹을 수 있나? 나는 이런데 참 약하다. 막걸리도 좋아하실 것 같아 조심스레 여쭤본다. "어르신~ 막걸리 한 잔 하시죠."
어르신 반색을 하며 일어나신다. 참외를 깎아 막걸리를 한 잔 따라드렸더니 신이 나신 모양. 6. 25 참전하신 얘기하며, 사람은 모름지기 기술을 배워야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말씀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마지막은 항상 "내 말이 옳나? 그르나?"
요 앞이 내 집이고 아들이 한 자리 하고 있으니 다음에 언제든 근처를 지나거든 꼭 마을에 와서 내 이름을 대고 묵어가라 하신다. 그러마고 대답은 드렸으나 다시 언제 오게 될지. 지금은 그 어른 성함도 까먹었다. 제주도 사투리가 많이 섞여 있어 하시는 말씀을 다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다. 포장마차에서 라면 하나씩 끓여 먹고는 다시 길을 재촉해 본다.
배를 채우니 힘도 나고 좋다. ㅎㅎ
그리고 도착한 구엄 포구
한창 더운 한 낮이다. 느껴지는가? ㄷㄷㄷ
물이 뜨뜨 미지근하다. ㅎㄷㄷ
그래도 일단 세수를 하고 머리에 물을 마구 끼얹는다. 이런 날씨엔 도저히 더 걸을 수 없다. 그늘에 널부러져 잠깐 자고 가기로.
딱 봐도 충혼탑스럽지 않은가? ㅎㅎ
구엄 포구에서 길은 내륙을 향한다. 한 시간 남짓 잠을 청한 후 다시 ㄱㄱ
시원한 저수지와 멋진 나무가 우리를 맞는다.
여기가 수산 저수지인 듯.
입구를 지키고 있는 두 개의 방사탑
붙어 있는 담쟁이들이 연륜을 느끼게 한다.
수산 저수지 둑방길을 걸어 봅시다. ㅎㅎ
둑방길을 걸어보는 것이 얼마만인가?
우리가 지나온 둑방길이 어느새 저 멀리에
그리고 설익은 밤송이까지
이 뜨거운 여름도 지나고 얼마 안가 낙엽지는 가을이 오리라는 신호.
근데 가을은 아직 멀었나보다.
해가 구름 뒤로 숨었어도 너무 덥다. ㄷㄷㄷ
아 근데 내가 이런 길 좋아하는걸 어떻게 알았지? ㅋㅋㅋㅋㅋㅋㅋ
더 못 걷겠다 싶을 때마다 어떻게 이런 길이 탁탁 나타나는지. 걷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도착한 항몽유적지
잘 꾸며놨네. 매점이 있으면 어떻게 하라고? 물론 들어가서 시원한걸 마셔주는거다. 시원한 음료수를 벌컥벌컥-
음료수 하나 마시고 나왔더니 하늘이 심상치 않다.
그리곤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 오늘 정말 쓴맛 단맛 다 보여주는구나. 마지막 날이라 이거지? 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바다가 보인다.
재민아 미안. 사진 찍는다고 하트를 못 해줬네.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고맙다. 네 덕분에 3주라는 긴 시간이 심심하지 않고 즐거웠어.
아무렇지도 않게 풀을 뜯는 말을 어디서 또 볼 수 있단 말인가?
광령초등학교
끝이 머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
더 이상의 코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후기를 쓰는 지금은 17, 18, 18-1, 19코스가 생겼지만.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한다.
축배를 들지 않을 수 없지?
버스를 기다리며 시원한 캔맥주 한 캔을 마셨다.
삼대 국수회관
저녁은 당연히 그 동안 먹어보고 싶었지만 못 먹어본 고기국수를 먹으러. 진석이 형이 동네 단골이라며 알려준 서귀포 고기 국수집을 찾지 못해 고기국수를 먹어 볼 기회가 없었다. 오늘 못 먹으면 언제 먹을까? 제주도에서 고기국수로 유명한 삼대 국수회관을 찾았다.
이거 완전 대박인데?
역시 명불허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면이라고 하면 사족을 못 쓰는 나지만 이건 정말 꼭 먹어봐야 한다능.
국수를 배불리 먹고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며 셋이서 의기투합. 술잔을 기울이며 제주도에서의 3주를 마감하는 마지막 밤은 깊어만 갔다.






